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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그가 다시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만약 누군가가 유현진 씨 알아보는 게 두려운 거라면 제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소개해 드릴게요. 모티브 메이크업 실력이 아주 뛰어나거든요. 그분이 도와주시면 아무리 친분이 있는 사람이라도 알아보지 못할 거예요.”

“...”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왜 미리 다 생각해 두고 나한테 부탁하는 것 같지?'

만약 주강운이 부탁한 일이 다른 일이었다면 그녀는 당연히 군말 없이 바로 들어줬을 것이었다. 여하간에 하현주의 재산과 유씨 가문과의 이혼에 관한 일들을 전부 주강운이 그녀를 도와 변호사로 나서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애인 행세는... 그녀는 다소 들어주기 어려웠다.

물론 들어주기 어려운 원인은 그녀에게 있었다. 요컨대 그녀에게는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들어드리기가 조금 어렵네요. 아니면 제가... 애인 행세해 줄 수 있는 연기자분을 알아봐 드릴까요?”

그녀는 원래 차미주에게 부탁해 보는 것은 어떻겠는가 말해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니 차미주는 최근 조 선생님과 좋은 진전을 보이었기에 차미주는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차미주는 긴장만 하면 연기가 아주 어색해지는 경향이 있었고 누가 굳이 묻지 않아도 스스로 말실수로 들통날 게 분명했다.

주강운은 멈칫하더니 이내 입술을 틀어 물었다.

“지난번에 성우는 도와주셨잖아요. 성우는 되고, 저는 안 되는 거예요?”

유현진은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제야 주강운이 지난번 바에서 열린 솔로 파티 때 그 일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아, 그거요? 그건 성우 씨가 저한테 돈을 주고 고용한 거예요. 안 그러면 제가 왜 그런 델 갔겠어요?”

“얼마를 받았는데요?”

주강운이 나직하게 말했다.

“저도 현진 씨 고용해도 될까요? 가격은 아무렇게나 제시해도 돼요.”

“...”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한성우였다면 그녀는 거절했을 것이었지만 주강운은 이미 그녀를 많이 도와주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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