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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송민영이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방이진 사건, 강한서 외에는 누가 그런 수단을 쓸 수 있겠어요? 방이진 씨는 그저 유현진 씨에게 장난 좀 쳤던 것뿐인데, 당신은 방이진 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네요. 정말로 언젠가 방이진 씨의 죽은 혼이 원귀가 되어 밤중에 찾아와 당신의 목숨을 앗아갈 거라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유현진은 다소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녀는 도무지 ‘장난 좀 쳤던 것뿐'이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의 성격을 자극하기엔 아주 충분했다.

그녀는 대본을 옆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바로 송민영의 멱살을 잡아 올렸고 시선을 내리깐 채 송민영을 보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강한서의 마음을 얻지 못하니까 이젠 이딴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탈덕도 당신처럼 이렇게 빨리 안 해요. 그동안 강한서가 당신에게 얼마나 많은 작품을 가져다줬는지 알아요? 강한서가 아니었다면, 그만한 실력으로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유현진은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더니 그녀의 귓가에 대고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

“방이진 씨의 사건은 경찰 측에서 직접 조사하고 결론을 내린 거예요. 그렇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면 경찰서로 찾아가서 방이진 씨의 억울함을 호소하세요. 하지만 계속 이 자리에서 개소리를 하며 강한서한테 뒤집어씌울 생각이라면, 다음으로 이 드라마에서 쫓겨나게 될 사람은 당신이 될 거예요.”

그녀의 눈빛엔 독기가 서려 있었고 송민영은 겁에 질려 안색이 창백해졌다.

바로 이때, 촬영장 밖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 씨.”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손을 놓았다. 그녀는 바로 무해한 표정을 지으며 놀란 어투로 말했다.

“강운 씨가 여긴 웬일이에요?”

주강운이 두 손 가득 바리바리 들고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흰 셔츠에 카키색 정장을 입고 있었고 언제나처럼 단추를 맨 위까지 채웠고, 언제나처럼 지적이고 금욕적인 느낌을 주었다.

“촬영장 구경하러 왔어요.”

말을 마친 그는 유현진 코앞까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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