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의 모든 챕터: 챕터 641 - 챕터 650

2305 챕터

제641화

민경하가 알겠다며 자리를 비켰다. 유현진은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이 자식이 신발도 안 벗었네. 나중에 훈이 오면 어디서 자라고.’그녀는 강한서에게 다가가 그의 신발을 벗겨주었다. 그러고는 그의 다리를 안아 그의 몸을 안으로 밀었다. 힘을 쓰는 순간 발목이 접질렸다. 그녀는 강한서의 몸 위로 넘어졌다. 턱이 강한서의 벨트에 찍혔고, 그 고통에 유현진이 이를 악물었다. 유현진은 침대를 짚으며 몸을 일으키려는데, 갑자기 아래쪽에서 무언가가 느껴졌다. 강한서의 몸 어느 한 곳이 고개를 들려고 했다. 멈칫하던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옆에 놓인 베개를 들어 강한서의 머리를 내려쳤다. “죽어!”그녀는 잔뜩 굳어진 얼굴을 하고 차에서 내렸다. 강한서: ...민경하가 밀크티를 사서 돌아왔을 때, 강한서는 좌절한 얼굴을 하고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고 유현진을 보이지 않았다. “대표님, 사모님은요?”민경하가 물었다. 강한서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갔어요.”어디로 갔냐고 물으려던 민경하는 강한서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임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강한서가 민경하에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알아챈 걸까요?”민경하: ...그는 차에 없었으니 알 리가 만무했다. 3일 후, K가 유현진에게 연락했다. 7년 전 교통사고에 대한 조사에 진전이 없었다.그 당시 한주 유씨 가문의 운전기사는 최근에 갑자기 치매를 진단받았다. 그에게서는 잠시 아무런 정보도 캐낼 수가 없었다. 치매에 걸렸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설사 그에게서 어떤 정보를 알아낸다고 하더라고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그가 쫓고 있던 또 다른 단서인 그 당시 유현진이 타고 있던 차량과 충동했던 택시는 더 이상한 부분이 많았다. 운전기사는 물론, 그 당시 함께 사고를 당했던 승객도 찾을 수가 없었다. 아무런 정보도 알아낼 수 없다는 것이 정말 수상했다. K는 누가 개입해 그들의 정보를 없애버렸다고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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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2화

말을 마친 K가 자리를 떠났다. 유현진은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 당시 교통사고는 확실히 강한서가 그녀를 구해주었다. 그녀는 한 번도 그 일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강한서가 왜 그 교통사고 현장에 있었던 걸까?그날 사고로 차가 뒤집어진 뒤, 두 차량에는 전부 불이 났고, 뒤에 있던 차들은 모두 사고에 휘말릴까 멀리 떨어져 있었다. 모르는 사람에게 무심한 태도를 보이는 강한서가 자신을 구했다는 것은 확실히 이상한 일이기는 했다. 그 교통사고는 단순히 한 사람이 만들어 낸, 사고를 위장한 살인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인제 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K가 말한 것처럼 제일 직접적인 방법은 바로 두 사람을 이간질 하는 것이었다. 만약 그 살인을 두 사람이 같이 계획한 것이라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기만 하면 사건의 진실을 알아내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생각을 마친 유현진이 휴대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눌렀다. 유상수는 이번 달 내내 운이 따르지 않았다. 연현 테크는 일주일 내내 상승세였다. 많은 경제학자들도 연현 테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일주일 동안 주시하고 있던 유상수도 결국 참지 못하고 또 40조를 투자했다. 다음날도 주가가 오르자 그는 자신감이 점점 더 커져 또 수십조를 들여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그다음 주부터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많이 떨어지지 않았기에 유상수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는 심지어 그때를 주식을 추가 매수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돈은 벌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는 그는 주식을 추가 매수했고 그다음 날, 주가는 하한가로 떨어졌다. 그는 원시 주식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하한가에도 불구하고 총자금을 생각하면 마이너스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또 추가 매수를 진행했다. 하한가.추가 매수.하한가. 추가 매수.무한 반복이었다. 유상수가 손에 있는 자금을 거의 다 썼을 때도 주식은 여전히 오르지 않았다.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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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3화

그 모습을 본 유현아가 손에 들린 가방을 내려놓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엄마도 아빠가 안타까워서 그러죠. 몇 년 동안 고생만 하셨는데, 좋은 거 사드리고 싶어서.”“이게 내가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야? 내 돈으로 생색내는 게?”돈 얘기를 꺼낸 유상수는 화가 치미는 것 같았다. “그냥 취미로 백화점 몇 개씩 돌고, 뭐가 살 게 그렇게 많다고. 너희들 옷방에 옷, 가방, 구두 얼마나 많은데, 아직도 사들이는 거야!”참다못한 백혜주가 말했다. “내가 이렇게 많이 사는 게 내 허영심 때문인 것 같아요? 나는 다 오빠를 위해서! 내가 좀 더 잘 입고 다니고, 좋은 가방을 들고 다녀야 그 사모님들과 어울려 다니죠! 그 사모님들이랑 친해져야 오빠 사업도 도와줄 수 있고!”유상수가 백혜주의 입장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말했다. “우리가 재혼인 거, 모르는 사람도 있어? 그 사모님들 콧대가 얼마나 높은데, 네가 아무리 몸에 금을 휘두르고 다녀도 그 사람들 눈에 들리가 없어. 그럴 시간에 서훈이한테 조금 더 신경 써줘. 그게 백배는 나아!”말을 마친 유상수가 멈칫했다. “서훈이는?”화가 머릴 끝까지 났던 백혜주도 아들이 보이지 않자 다급해졌다. “방금까지 거실에 있었는데.”유상수가 굳은 얼굴로 말했다. “빨리 찾아.”한참 후에야 그들은 다락방에서 유서훈을 발견했다. 그는 바닥에 앉아 스케치북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백혜주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가가 물었다. “너 한참을 불러도 대답도 없고...”유서훈이 그리고 있던 그림으로 시선을 옮긴 백혜주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오, 오빠. 빨리 와봐요...”다락방으로 올라오자마자 보이는 영혼이 나간 것 같은 백혜주의 모습에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래?”“빨리 와서 봐요!”유상수가 미간을 찌푸린 채 다가갔다. 백혜주가 가리킨 물건을 똑바로 본 유상수의 얼굴로 귀신처럼 창백해졌다. 그의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렸다. 유서훈이 그린 것은 뒤집힌 차였는데, 차와 멀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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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유현진은 휴대폰을 들고 낮은 목소리로 몇 마디 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차미주가 마지막 반찬을 들고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향해 외쳤다. “여왕님~ 저녁 드실 시간입니다~”유현진이 풋 웃음을 터뜨리고는 신발을 신고 식탁으로 갔다. 네 가지 반찬에 국 하나였는데, 국은 오리백숙이었다. “미주야, 너 아이디어 아주 끝내줬어. 아빠가 깜짝 놀란 것 같아.”차미주가 눈을 반짝였다. “어떻게 됐어? 어떻게?”유현진이 유씨 가문에서 있었던 일을 차미주에게 알려주었다. 그날 K가 그녀에게 이간질 작전을 얘기한 뒤 그녀는 차미주와 함께 토론했다. 빠른 속도로 머리를 굴리던 차미주는 그들의 막내아들을 이용하자고 제안했다. 어린아이라 어르기도 쉬웠고, 어린아이가 그런 일을 벌이면 공포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국외의 공포 드라마에서 어린아이의 그림을 이용해 죽음을 예언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그런 상황을 마주한다면 누구든 공포에 떨게 될 것이다. 게다가 유상수는 겁쟁이였으니 말이다. 두 사람은 백혜주의 스케줄을 알아낸 후 변장하고 백혜주를 미행했다. 백화점에 도착한 뒤 백혜주와 유현아는 쇼핑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유서훈은 혼자 옆에 앉아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 차미주가 아이를 유인했고 할머니로 분장한 유현진이 아이에게 게임을 제안했다. 그녀는 간단한 마술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을 속이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유서훈도 곧바로 유현진의 마술에 빠져들었다. 유현진은 하현주의 사진을 꺼내더니 아이에게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알려주었다. 그러고는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이 마술처럼 아이의 엄마, 아빠와 누나를 전부 사라지게 만들겠다고 했다. 물론 이 비밀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그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 말은 들은 유서훈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는 사실 유서훈의 몸에 도청기를 달고 싶었다. 하지만 도청기가 워낙 눈에 띄는 데다, 여름옷이 얇아 숨길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유씨 가문의 도우미를 통해 소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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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5화

“이런 우연이 있네요. 901호에 두 분이 살고 계실 줄은 몰랐는데.”한성우가 음식 냄새를 맡더니 눈을 반짝였다. “형수님께서 직접 하셨어요?”유현진이 말했다. “제가 아니라, 미주가 한 거예요.”유현진은 의아했다. ‘성우 씨와 왜 여기로 이사를 온 거지?’며칠 전 아파트 관리소에서 입주자 정보를 확인할 때, 유현진은 그제야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의 집주인이 송민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매니저 이준에게 떠보듯 물었었다. 이준은 회사에서 연예인에게 마련해준 집은 현재까지는 전부 송민준의 명의로 되어있다고 말했다. 회사가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렇게 하는 것이 제일 편리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준은 또 그녀의 위아래 층은 모두 회사 소유라고 했고 때가 되면 다른 연예인들에게 배정되거나 인플루언서에게 임대를 주어 월세라도 벌 계획이라고 했다. 이준의 말을 들은 유현진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요 며칠 동안 902호에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요란스럽게 구는 바람에, 유현진은 회사에서 신인에게 집을 배정해 주어 이사 중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이사를 온 사람은 한성우였다. 이런 우연은, 너무도 우연히 일어나 오히려 억지스러웠다. 한성우는 이 모든 음식을 차미주가 만들었다는 말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홈그라운드를 격투장에서 주방으로 바꾼 거야?”차미주가 콧방귀를 뀌었다. “난 뭐든 다 잘하는 사람이야. 대본을 쓰는 것도 사람을 박살 내는 것도 전부 내 전공이지.”한성우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당당한 표정을 짓는 차미주를 보는 한성우의 마음이 간질간질해졌다. 마치 길가에서 털이 복실복실한 반려동물을 보면 저도 모르고 장난을 치고 싶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박살 내는데?”차미주가 손날을 들어 올려 한성우의 어깨를 찍었다. “이렇게.”한성우: ...“여기서 더 할 일 없으면 빨리 가.”차미주가 사람을 내쫓기 시작했다. 식탁 위의 반찬 향이 솔솔 올라오자 한성우가 배고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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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6화

유현진은 머리가 아파져 왔다.그를 쫓아내기엔 하현주가 입원을 하게 되었을 때 한성우는 그녀를 많이 도와주었기에 그녀는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그를 안 쫓아내기엔 한성우와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차미주가 마음에 걸렸기에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한성우는 온 주방을 다 뒤져보았지만, 수저를 발견하지 못하였다.그는 다시 식탁으로 걸어오더니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설마 그릇도 네 개뿐이에요?”유현진이 답했다.“저희가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그래서 아직 물건들을 채워 넣지 못했어요.”집에는 두 사람의 국그릇과 밥그릇만 있었고 다른 여분의 그릇은 없었다.차미주가 웃으면서 말했다.“집에 나랑 현진이만 같이 살고 있는데 굳이 그릇을 많이 사둬서 뭐 해?”차미주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눈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넌 그냥 손으로 집어 먹어. 넌 어차피 뻔뻔하니까 피부도 두꺼울 거 아냐. 어차피 넌 데이지 않을 거야.”한성우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떨려왔다.“난 딱히 상관없어. 그런데 말이야, 만약 내가 손으로 집어 먹으면 네가 먹을 수나 있고?”차미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됐어, 내가 그냥 사람 시켜서 그릇을 배달해 오라고 할게.”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들더니 이내 누군가에게 연락했다.“그릇과 수저 세트 지금 당장 가져다줘. 난 지금 클라우드 아파트 7동 901호에 있어. 밥이 식기 전에 얼른 가져와. 나 배고프니까.”그는 자신이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절 기다리지 말고 먼저 드세요.”유현진과 차미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 개자식이 올 줄 알았다면 음식에 미리 설사약이라도 타둘걸!”한성우의 말에 유현진은 젓가락을 차마 들 수가 없었다.주인은 식사를 하고 손님은 옆에 모시고 지켜보게 하는 도리가 어디 있겠는가.그녀는 몸을 일으키면서 말했다.“그럼 제가 과일이라도 깎아 드릴게요.”한성우는 전혀 눈치를 보지 않고 말했다.“형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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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7화

강한서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것은 그가 두 번째로 그녀가 맡은 역할에 놀라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그가 첫 번째로 놀라움을 느낀 것은 바로 “법역”이라는 작품 속에서 그녀가 맡은 시체에 집착하는 사이코 역할이었다.유현진이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을 땐 그녀에게서 후광이 보였다.아무리 그녀의 얼굴이 익숙하다 하지만 그녀가 카메라를 보며 연기를 할 땐 그에게 그녀가 바로 사이코라는 느낌을 주었다.다른 사람 눈엔 그녀는 마치 먼지 속에 가려진 야명주 같아 먼지만 제거하면 밝게 빛이 나는 사람이기도 했다.하지만 강한서의 눈엔 그녀는 먼지 속에 가려진 적이 없었고 다만 그 빛은 그에게 가려져 혼자만 봤던 것이었다.그러나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야명주의 빛은 더욱 밝게 빛나기에 그녀는 애초에 사람들의 선망의 눈빛을 받아야 할 사람이었다.그는 애초에 그 빛을 가릴 수가 없었다.과일을 깎아 접시에 담아 나오던 유현진은 주방에 있는 사람들을 보더니 이내 눈썹을 꿈틀거렸다.강한서와 한성우, 그리고 차미주는 이미 식탁에 앉아있었다.아무런 표정이 없는 강한서, 그리고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한성우와 차미주에 주방의 분위기는 아주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유현진이 나오자마자 그 이상한 분위기는 깨져버렸다.한성우가 눈치를 살피더니 이내 유현진의 손에 든 접시를 받아들면서 말했다.“아이고 형수님, 수고하셨어요. 얼른 앉으세요. 밥이 다 식겠네요.”“형수님, 한서도 오늘 저와 같이 이사를 도와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는 김에 제가 수저도 가지고 오라고 했죠. 온 하루 바쁘게 일만 해서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기에 제가 같이 먹자고 했는데, 괜찮죠?”“당연히 괜찮죠. 모르는 사이도 아니잖아요. 그렇죠, 강 대표님?”유현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긴 했지만, 속으로는 욕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역시 한성우를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성우는 강한서의 옆에 찰싹 붙어있는 연애 고수였고 그녀와 강한서의 사이를 이어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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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8화

두 사람은 심지어 전통 쑥떡과 쑥인절미 파로 나뉘어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한성우는 남부 지방 사람이었기에 전통 쑥떡을 선호하고 있었고 차미주는 북부 지방의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고소한 쑥인절미를 더 선호하고 있었다.그들의 논쟁은 차미주의 말에 의해 일이 커져 버렸다.“내가 내일 당장 너에게 쑥인절미 만들어 줄 테니까 누구의 말이 맞는지 한번 해 봐!”한성우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그래, 어디 한번 해보자고, 누구의 말이 맞는지!”차미주는 잔뜩 비장한 얼굴로 답했다.“너 딱 기다려!”그리고 그녀는 이내 주방으로 들어가 쑥과 인절미 가루를 준비해 두었다. 그녀는 쑥인절미로 한성우를 굴복시킬 생각이었다.유현진은 한성우의 흥미로워 보이는 표정에 차미주가 마치 그가 파놓은 함정에 빠진 것 같았다.그들은 식탁 위에 있던 음식들을 깨끗하게 비웠다.사실 강한서는 별로 먹지도 못했다. 그녀도 강한서가 있으니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고 차미주도 음식을 별로 먹지 않았다. 오직 대식가였던 한성우만이 음식을 잔뜩 먹었다.그는 말다툼하면서 오리백숙 절반을 혼자서 다 먹어버렸다.배불리 먹은 그가 먼저 그릇을 치우면서 말했다.“제가 할게요.”유현진이 그런 그에게 말했다.한성우도 사양하지 않고 거실로 가서 차를 홀짝였다.강한서는 겉옷을 벗더니 이내 소매를 걷고 그녀를 도와 설거지를 하기 시작했다.그런 그의 행동에 유현진은 손을 거두었고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깨끗하게 씻어.”그녀는 그 말을 남기고 방으로 들어갔다.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가득 쌓인 그릇을 보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았다.강한서는 어릴 때부터 곱게 자라 설거지를 해본 경험이 없었고 설거지 하나에 그의 와이셔츠와 바지, 그리고 땅엔 물이 가득 튀어 있었다.그는 주방에서 나왔다. 거실에선 한성우와 차미주가 휴대폰을 들고 같이 게임을 하고 있었다.“뭐냐? 벌써 노망났냐? 뭔 속도가 이렇게나 느려 터졌어!”차미주가 한성우에게 욕설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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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9화

유현진의 눈가가 떨려왔다.“그럼 난 제일 먼저 너부터 때려죽일 거야!”강한서는 피식 웃어 보이더니 이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 명의로 돌린 그 집은 여기보다 더 커. 사람들을 시켜 청소해 두라고 할 테니까 거기 가서 살아.”유현진은 그를 밀쳐내며 말했다.“나를 스폰해 주려고? 전에 송민영을 스폰해 줬던 것처럼?”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내가 언제 송민영을 스폰해 줬다고 그래?”유현진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언론사에서 낸 기사를 아직도 모르는 사람 있어? 송민영의 스폰서가 당신이었잖아.”강한서는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이내 그 기사를 떠올린 듯하였다.그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만약 내가 일거리 찾아준 것도 스폰에 속한다면 내가 그 사람의 스폰서가 맞는 거겠지. 하지만 난 절대 돈까지 쥐여주면서 스폰하지 않아. 난 그녀에게 일거리 말고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어.”유현진은 실소를 터뜨렸다.“그럼, 송민영이 도대체 어떻게 당신 아이를 임신한 건데? 무성 생식 기술이야?”강한서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내 아이를 임신했다고?”유현진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열어 송민영의 3개월 전 게시물을 보여주었다.그 게시물은 임신 진단서가 찍힌 사진이었다.“송민영 씨가 이 사진을 게시했을 땐 이미 임신 6주였어. 6주 전에 당신은 그녀와 그녀의 별정에서 사진 찍혔지. 비록 그 사진은 너무 흐릿해서 사람을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난 당신이 먼지가 된다 해도 알아볼 수 있었어!”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그 사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한참을 쳐다보던 그는 이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열고 송민영의 게시물을 뒤졌다.그러나 그가 그 게시물을 찾으려고 했을 땐 송민영의 게시물이 보이지 않았다.유현진도 그 점을 발견했다.그녀는 심지어 강한서가 송민영의 계정 알림을 꺼버렸다는 것도 발견했다.그녀는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하, 지금 나에게만 게시물을 공개한 거야?”강한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유현진도 순간 침묵하였다.곧이어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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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0화

유현진은 살짝 집안을 치우더니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어 주었다.송민준은 물건들을 바리바리 들고 있었고 그녀가 문을 열어 주자마자 다정한 눈빛으로 말했다.“식사는 하셨어요?”유현진이 답했다.“네, 방금 먹었거든요.”그녀의 시선은 그의 손으로 향했고 뜸을 들이며 말했다.“민준 오빠, 이게 다 ...”송민준은 머뭇거리며 말했다.“이틀 후면 단오잖아요. 그래서 회사에서 준비한 직원 명절 선물 세트에요. 원래는 현진 씨한테 직접 가져가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제가 이따가 친구랑 술 약속이 있거든요. 그래서 약속 장소 가는 길에 그냥 가져다주려고 한 거예요.”“이렇게나 많아요?”그녀는 계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회사를 위해 일전 한 푼도 벌어다 주지 못했고 먼저 회사가 주는 직원 복지부터 받게 되었다.“제가 들게요.”유현진은 손을 뻗어 물건들을 받으려고 했다.송민준은 그런 그녀의 손길을 쓱 피하면서 말했다.“조금 많이 무거워요. 그냥 문이나 열어 주세요. 제가 안까지 들어다 드릴게요.”회사의 보스가 직접 그녀에게 물건을 전해주러 왔으니 유현진은 당연히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녀는 자리를 슬쩍 비키며 말했다.“민준 오빠, 앞으로도 이런 일이 있으면 그냥 저를 불러주시면 돼요. 이렇게 직접 찾아올 필요 없어요.”순간 송민준은 생각했다.‘이런 수고는 아무것도 아닌데, 내가 원해서 오는 건데.’송민준은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그래요, 다음엔 현진 씨에게 연락하죠.”그가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한성우와 차미주가 거실의 소파에 앉아 게임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순간 그는 멈칫하더니 이내 경계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보았다.강한서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커다란 꽃다발은 아주 뜬금없어 보였다.“한 대표가 여긴 어쩐 일이야?”한성우는 전에 자신이 눈여겨보고 있던 연예인을 빼앗아 간 송민준에게 심드렁한 어투로 답했다.“송 대표도 참 직원을 아끼네. 직접 선물 배달까지 해주는 거야? 왜? 밑에 쓸만한 직원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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