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1609 챕터

제931화

원유희는 어린아이들이 작은 손가락을 조몰락거리면서 가격을 계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한잔에 2천원이니까 두 잔에 4천원……그럼 다섯 잔에 만원!”조한이가 생각해 냈다. 그러자 유담이는 깜찍한 가방에서 돈을 찾기 시작했다. 도전하고 싶은지 만 원짜리 한장을 건네지 않고 천 원짜리 지폐를 한장 한장 세어 사장에게 주었다.사장이 돈을 받고 세어 보니 마침 만원이었고 속으로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이 정도로 똑똑할 수 있지라며 감탄했다.하지만 그는 감히 돈을 받지 못했다. 보호자도 없이 물건을 사러 온 두 살짜리 아이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얘네 부모가 내가 사기 친 줄 알고 따지면 어떡해.’“저기……너희 부모님은? 어른이 옆에 안 계시면 아저씨는 이 돈을 받기 곤란한데.”“돈이 부족한가요?”조한이가 물었다.“내가 똑똑히 셌다고, 딱 만원이야!”유담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어떻게 내 계산 능력을 의심할 수 있어?’“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부모님이 계셔야 결제를 할 수가 있어.”“왜요? 돈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요!’상우는 이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에도 스스로 돈을 내고 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원유희를 위해 디저트까지 사준 적도 있었기에 이런 상황이 납득가지 않았다.이때 원유희가 나서서 해결해 주었다.“제가 아이들 엄맙니다, 계산해 주시죠.”사장은 남자 한 명이랑 여자 한명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남자는 포스가 남달랐는데 강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다가왔고 숨 막히는 압박감을 주었다. 그 옆에 선 여자는 아름다운 외모에 무시할 수 없는 귀티가 났다. 조금 전 가방에 큰돈을 넣고 다니고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사장은 이들이 일반인이 아님을 눈치챘다. 바로 돈을 받고 아이에게 주스 다섯 잔을 주었다.“엄마, 이거요!”유담이는 원유희에게 주스 한 잔을 건네주었다.“날 주는 거야?”원유희는 그제야 그들이 왜 다섯 잔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한 잔씩 가졌고 원유희랑 김신걸에게도 한잔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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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은 다가가기 어렵게 생겼고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압박감을 느끼게 하였다. 하지만 옆에 있는 늘씬한 여자는 부드럽고 약해 보였는데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정말 한 집 식구 맞아?”“당연하지! 저 집 아들 얼굴 봐봐, 아빠랑 똑같잖아, 그리고 여자아이는 엄마를 쏙 빼닮았고. 한눈에 딱 알리잖아.”“세상에, 어떻게 저 정도로 자기를 쏙 빼닮은 아이를 낳을 수 있지? 부럽다 정말…….”젊은 여자 몇 명이 옆에 있었는데 큰 소리로 얘기하진 못하고 소곤소곤 얘기를 했다. 그녀들 뿐만 아니라 김신걸 일가가 들어서자 시끌벅적했던 곳이 많이 조용해졌다. 다들 김신걸의 포스를 보고 저도 모르게 겁을 먹어 소리를 낮췄던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디저트를 사자마자 바로 허겁지겁 도망쳐 나왔다. 그나마 겁이 없는 사람은 자리에 앉아 몰래 그들을 쳐다보았다. 무시하기엔 김신걸 일가의 비주얼이 너무나도 훌륭했다.아이들과 함께 디저트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은 원유희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직도 자신한테 있는 것을 느꼈다.‘예전에도 이렇게 관심을 받았을까?’김신걸은 직원에게 손짓을 하자 직원이 다가와 허리를 굽혔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다 내보내.”김신걸은 손가락 사이에 카드 한 장을 끼어 있는 채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보자 조한이도 손가락으로 포크를 쥐고 말했다.“다 내보내요.”어린 조한이의 입가에 크림이 묻어있었지만 그래도 패기 있어 보였다. 직원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얼른 카드를 받아 사장을 찾아갔다.“다 내보려고?”원유희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시끄러워.”김신걸이 말했다.3분도 안 되어 가게의 가게는 비워졌고, 김신걸 일가는 조용히 그곳에 앉아 디저트를 맛보았다.“드디어 조용해졌네.”원유희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조금 부끄러웠다.“엄마, 이거 엄청 맛있어요.!”상우는 숟가락으로 원유희에게 망고를 떠먹여 주려 했다.“엄마도 있으니까 이건 상우가 먹어.”상우는 하나 밖에 남지 않은 망고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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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그럼 우리 먼저 옷 사러 갔다가 게임 하는 게 어때?”"좋아요!" 원유희의 말을 듣자 세쌍둥이는 엄청나게 기뻐했다.“걔네들 하고 싶은 대로 안 해도 돼, 어차피 알아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 거야.”김신걸이 말했다.“달라.”원유희가 말했다.“그니깐요, 달라요!”“엄마 아빠랑 같이 놀고 싶어요!”디저트 가게에서 20분 쉬고 그들은 옷 가게로 갔다. 사치품 매장에서 유담, 조한 그리고 상우에게 옷을 사주었다.원유희는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었다. 어차피 집 스위트룸에 있는 옷을 다 입지도 못할 판에 새 옷이 끌릴 리가 없었다.그리곤 게임을 하는 데로 갔다. 완전 3D의 세계가 따로 없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법 했다.유담이는 오빠들을 따라 달아 다녔다. 그러자 조금 걱정이 된 원유희가 입을 열었다.“조한아…….”"괜찮아." 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경호원이 따라가는 것을 보고 쫓아가지 않았다.“코인 사러 갈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알았어.”원유희는 옆에 서서 기다리며 카운터 앞에서 코인을 사는 김신걸을 지켜봤다. 사람이 적지 않았기에 그는 조용히 줄을 서서 기다렸다.“이쁜이, 여기서 뭐 해? 우리랑 같이 춤이라도 출래?”원유희는 옆에서 누가 대화하고 있는 줄 알고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자기한테로 너무 가까이 다가온 남자 때문에 황급히 뒷걸음을 쳤다. 그리곤 느끼하게 말하는 남자를 보며 확신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저랑……얘기하는 거예요?”“당연하지, 여기 이쁜이가 너 빼고 또 누가 있어, 어때?”그 남자는 원유희의 미모에 한방에 뻑 갔다. 별로 꾸미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예쁘다니, 그 남자는 참지 못하고 원유희랑 뭐라도 하고 싶었다.“죄송해요, 저 지금 사람 기다리는 중이어서요…….”원유희는 거절했다.“나 기다리고 있었어? 가자, 우리 저기 가서…….”남자의 더러운 손이 원유희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닿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에게 손목이 잡혔고 너무 아픈 나머지 남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아, 아파!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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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그들은 여기저기를 다 찾아봤다.“엄마? 엄마 어디 갔지?”이 모습을 보자 경호원이 얘기했다.“선생님이랑 사모님 다른 곳에 가셨어요.”“내가 이럴 줄 알았어, 흥!”조한이는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차 안에 있는 원유희는 차창 밖에 지나가는 아름다운 길거리 풍경을 보면서 물었다.“어디 가는데? 아이들을 저기에 두고 나와도 괜찮겠어?”원유희의 말투에서 그녀의 기분을 알기 힘들었다.“경호원들이 있잖아.”김신걸은 어디로 가는지 말하지 않았다.10여 분 후에 차가 멈췄다.원유희는 차에서 내려 고개를 들면 시계 매점이 보였다. 그녀는 이게 무슨 브랜드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력셔리 브랜드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매점에 들어가자마자 인테리어가 눈부셨고 철철 나는 귀티를 느낄 수 있었다.그들을 맞이한 사람은 사장인 것 같았는데 웬만한 력셔리 매점 사장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들도 어느 정도 빽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제성의 왕 김신걸이 온 것을 보자 허리를 푹 숙였다.VIP룸에 들어가니 차와 과자가 이미 준비되었다. 긴 모양 테이블에는 홍보용 전단지와 VIP 고객 무료 서비스가 쓰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헤어 서비스도 공짜로 제공되고 있었다.“선생님, 음료수는 무엇으로 준비해 드릴까요? 다 외국산 비싼 원두만 사용하고 있기에 커피 맛이 일품이에요.”사장의 말을 듣자 원유희는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저 사람 커피 못 마셔요.”김신걸은 원유희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그럼……보이차는 어때요?”사장이 또 추천했다.“그걸로 주세요.”김신걸은 매점 사장이랑 얘기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원유희 얼굴에서 옮겨지지 않았다.원유희는 그가 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다른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원유희는 테이블 아래서 김신걸의 옷깃을 잡고 그를 말리려고 했지만 단번에 그의 손가락을 잡았다. 당황해서 그의 손가락을 놓아주려던 순간 김신걸이 그녀의 손을 냉큼 잡았다.원유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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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원유희는 자신과 김신걸이 결혼했다면 결혼반지를 끼는 것은 별로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응.”김신걸은 짧게 대답했다.“네 것은?”원유희는 김신걸의 손가락에 반지가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러자 김신걸은 남자 반지를 그녀에게 주었다."끼워 줘."원유희는 반지를 들고 김신걸의 약지에 끼웠다. 시계와 같이 반지도 커플 반지였다. 원유희는 생각하더니 김신걸이랑 물었다.“시계도 지금 바로 바꿀 거야?”김신걸은 자기 손목에 찬 손목시계를 풀고 손목을 그녀 앞에 밀었다. 원유희는 남자 시계를 들고 김신걸을 위해 바꿔줬다.김신걸은 왼손으로 원유희의 오른손을 꼭 잡았는데 눈빛은 계속 원유희를 응시했다. 그러자 원유희는 얼굴이 붉어졌고 시선을 아래로 향해 김신걸과 잡고 있는 손을 바라보았다.김신걸의 커다란 손에 잡힌 자기의 작은 손을 보니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착각이 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이런 착각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달콤했다.그러다가 김신걸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원유희는 숨을 죽였다. 김신걸의 얇은 입술이 원유희의 작은 입술을 눌렀는데 그녀를 삼키는 듯 키스를 했다.견딜 수 없는 원유희는 두 손으로 그의 검은 셔츠를 잡고 머릿속이 비어 사고 능력을 잃었다.김신걸이 원유희를 풀어주자 그녀는 힘이 빠져 김신걸의 든든한 품에 기댔다. 힘찬 심장박동 소리는 원유희의 고막을 자극했고 그녀는 그 소리를 들으며 침착함을 잃었다.그러다가 머리가 좀 맑아진 후에 원유희는 김신걸이랑 물었다.“평생 날 안 버릴 거지?”“당연하지.”김신걸은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말에 그는 조금의 거짓도 섞이지 않았다. 애초부터 김신걸은 원유희를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곁에 꽁꽁 묶여 두려고 했다.원유희는 손을 뻗어 그의 목을 껴안고 얼굴을 그의 가슴에 묻었다.“날 속이지 마.”“그래.”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스스로 웃었다.“왜?”김신걸은 그녀의 얼굴을 보려고 했다. 그러자 원유희는 원유희는 오히려 얼굴을 더 깊이 묻었다.“싫어, 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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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원유희는 다음날 김신걸의 차를 타고 회사로 갔다. 직접 그녀를 사무실로 데려다주고서야 김신걸은 떠났다.원유희는 이전에 회사에서 한 일을 모두 기억하지 못했다. 오비서가 그녀에게 예전에 이 부장을 처리한 일을 포함해서 다 알려주었다. 당시 기사도 들춰내서 보여주기도 했다.원유희는 이전의 자신이 아직 능력이 좀 있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그렇다면 더욱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느꼈다.오전 내내 회사의 운영, 방안, 특히 최근 로얄그룹과 합작한 사항을 알아보고 봤다. 고선덕과 오서진은 원유희를 보자마자 그녀의 손에 있는 액세서리에 주의를 돌렸다.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김신걸 부인은 이렇게 정해진 거나 다름없었다.고선덕은 펜을 들고 이마를 긁적긁적했다.‘아가씨가 아픈 틈을 타서 이래도 되는 걸까?’“제가 해낸 거라고요?”원유희는 날짜를 보고 이 자리에 있던 오서진과 고선덕에게 물었다.오서진은 어리둥절하다는 듯이 말했다."로얄그룹의 후계자는 사장님의 친삼촌이에요.”“삼촌?”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김신걸은 나에게 말한 적이 없는데…….”‘가짜 언니가 나타나더니 이젠 삼촌까지. 그나저나 삼촌이라면 우리 아빠 동생인가?’“아마 선생님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아요. 로얄그룹 쪽이랑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얼마 되지 않았다고요?”“그건 사장님 아버님이랑 관계가 있는데 아버님이 일찍 집안과 연을 끊었어요. 그러다가 두 달 전에 교통사고 나셨는데 로얄그룹 후계자 육성현 씨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이런 관계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삼촌만 생긴 게 아니라 할아버지도 생겼어요. 별로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기에 선생님이 언급하시지 않은 것 같아요. 이번 협력도 그냥 지난 일에 대한 보상과도 같으니까 그쪽 사람들은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로 생각하시면 돼요.”고선덕이 얘기했다.“그렇군요.”원유희는 생각에 잠겼다.‘그럼 일단 삼촌은 확실하다는 거네.’“그나저나 왜 연을 끊었대요? 무슨 일이 생겼어요? 저 예전에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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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시선을 위로 돌려 흰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았다. 더더욱 원유희 스타일이 아니었다.원유희는 줄곤 깔끔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액세서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반지를 약지에 꼈는데 뭘 의미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놔요!”원유희는 힘껏 뿌리쳤다.“누구시죠? 왜 제 사무실에 함부로 들어오는 거죠?”김명화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듯한 원유희의 눈빛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날 몰라?”원유희는 순간 멍해졌고 곧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니면 이렇게 함부로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교통사고가 나서 기억을 잃었어요. 혹시 제……친구인가요?”원유희는 떠보며 물었다.‘근데 무슨 친구가 이렇게 매너가 없어?’김명화는 원유희가 기억을 잃을거라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도 머리를 다쳐서 그런가 싶었다.김명화가 원유희 앞으로 걸어가자 원유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사무실 문을 바라보았다. 사람을 부를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았다.“손으로 계속 가리는 게 힘들지도 않아? 내가 보면 뭐 어떻다고.”김명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아니나 다를까 팔을 계속 들고 있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원유희는 잠깐 고민하더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손을 내렸다. 어차피 흉터도 다 본 마당에 이렇게 가리는 건 의미가 없었다.김명화는 그 흉터를 보자 가슴이 아파 났다.“아직도 아파?”원유희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아직 누군지 안 알려줬잖아?’“김신걸이 네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틈을 타서 이렇게 너를 속였어?”김명화가 물었다.“시계 팔찌, 걔 예전에 널 위해 돈 한 푼도 안 썼는데 웬일로 이런대? 반지는 또 무슨 상황이야? 걔 너랑 뭐라고 얘기했어?”“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난 그쪽이 누군지도 모른다고요.”“김명화야, 김신걸 사촌 동생. 어릴 때 네가 김신걸 집에 있을 때 걔 괴롭힘을 받았는데 내가 널 도와줬어. 작은오빠라고 부르면 돼.”원유희는 순간 멍해졌다.‘그러니까 친구가 아니고 오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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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교통사고요? 그냥 길을 건널 때 조심하지 않아서…….”원유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김명화는 그녀의 말을 잘랐다.“아니야! 네가 김신걸 곁에서 도망치려다가 생긴 거야. 김신걸은 네 트라우마였고 넌 걔 곁에서 계속 도망치고 싶었어!”김명화는 너무 절박해서 하마터면 고함을 지를 뻔했다.‘어떻게 김신걸의 얘기를 믿을 수 있어?’원유희는 분노를 꾹 참고 있는 김명화를 보면서 어리둥절했다.‘뭐라는 거야? 내 트라우마라고? 그럴 리가?’그때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 기억은 그녀와 아이들이 김신걸이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름다운 장면이었다.‘그런 사람이 내 트라우마라니?’“유희야, 날 믿…….”김명화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닫혔던 사무실 문이 다시 예고 없이 열렸다.김신걸은 한 손으로 문을 열고 음산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보고 있다.원유희는 김신걸이 올 줄은 몰랐는데, 두 사람은 별로 사이가 좋은 것 같지 않았다.‘사촌 형제라더니…….’김명화는 김신걸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그의 얼굴에 주먹을 휘둘렀다."“김신걸, 이 나쁜 놈!’쾅-!김신걸의 얼굴을 때리지 못하고 옆에 있던 의자를 때리게 되었다. 화가 난 김명화는 의자를 뻥- 차버렸다.놀란 원유희는 의자가 굴러가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죽어!”김명화는 소리를 지르며 김신걸에게 달려들었다. 김신걸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이었고 싸우면 피를 보는 사람이었다. 어차피 화난 마당에 그는 김명화랑 주먹 다툼을 하기 시작했다.주먹에 맞는 사람은 원유희가 아니었지만 원유희는 보기만 해도 몸이 아파 났다.사무실 안은 그녀의 테이블 주위만 안전했고 다른 곳은 이미 다 엉망진창이 되었다.경호원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김신걸에게 쫓겨났다.급해 난 원유희는 발을 동동 굴렀다.“싸우지 마! 싸우지 마! 김신걸!”김신걸은 마지막으로 김명화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매섭게 날렸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김명화는 온몸이 테이블 위에 넘어졌다.원유희는 바닥에 넘어진 김명화가 몸부림치더니 입가 피가 흐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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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롤스로이스에 오르자 차는 주차장을 떠나 도로로 올라갔다.“피 났어?”원유희는 김신걸의 손등에 묻은 피를 보고 걱정했다."내 피가 아니야." 김신걸은 손을 쭉 펴고 아무런 통증도 없었다.원유희는 수건을 찾아내 그의 손등의 피를 닦아줬다. 깨끗이 닦은 후에 보니 확실히 상처가 없었다.비록 김명화가 심하게 맞았지만, 김신걸도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의 볼과 입가에 멍이 들어 있었다.“아파?”원유희의 손가락이 그의 볼을 가볍게 건드리며 물었다.김신걸은 원유희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물었다.“궁금한 거 없어?”원유희는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듯은 눈을 자기를 빨아들일 것만 같았다.“믿으라며?”김신걸의 눈빛이 흔들렸고 점점 더 집착하기 시작했다.“그래, 나만 믿으면 돼.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널 다치지 않게 할 사람이 나야.”“날 속였다면, 절대로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원유희는 입술을 깨물었다.김신걸은 원유희의 눈을 피하며 말했다. "그래."김명화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마음속에는 김신걸을 어떻게 죽일지 그런 생각으로 가득 찼다.김명화는 원유희가 기억을 잃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예상 밖의 일이었다!“왜 그래요?”라인은 들어가자마자 김명화의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것을 보고 급히 다가가 그의 얼굴을 만졌다.하지만 김명화는 짜증이 난다는 듯이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괜찮아!”라인은 그가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일 줄 몰랐고 손등이 아파 나기 시작했다. 그녀도 원유희를 건드리는 것은 좀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팠다."무슨 일이에요? 도와드릴까요?"침착해진 김명화가 입을 열었다.“요즘 조용하게 있는 게 좋을 거야. 김명화가 지금 널 노리고 있어.”“뭐 계속 그랬잖아요? 괜찮아요, 저 그렇게 쉽게 약점 잡히지 않을 거예요.”김명화는 곁눈질로 라인을 보았다.“너 설마 나 몰래 무슨 짓을 한 거 아니야?”“아뇨, 분부한 일만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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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세 번이요.”라인은 김명화에게 들킨 이상 숨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조심해, 난 경고했어.”라인은 위층으로 올라가는 김명화의 뒷모습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엄청나게 언짢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별로 화를 내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 행동을 아예 반대한다는 건 아니란 말이지?’라인은 김명화가 할 수 없는 일을 다 대신 해주려고 생각했다.원유희는 오전에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별일 없자 차를 타고 드래곤 그룹에 갔다. 김신걸이 있는 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나가자 멀지 않은 곳에 김신걸이 있었는데 원유희를 등지고 있었고 그 앞에는 윤설이 있었다.이어서 윤설이 김신걸 품에 안기는 것을 보았다.“신걸 씨, 나 정말 아파…….”윤설은 굳어진 원유희를 보고 김신걸을 더욱 껴안았다.원유희는 가슴이 아파 났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은 채 묵묵히 몸을 돌려 떠났다.김신걸은 윤설을 밀어내고 말했다.“아프면 의사를 찾아가든가.”목적을 달성한 윤설은 눈가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신걸 씨, 우리 나가서 같이 점심이나 먹을까? 자기랑 부부는 될 수 없어도 친구로 남을 순 있잖아?”김신걸은 손목을 들어 시간을 보았다."시간이 없어."이 말만 남기고 사무실로 갔다.그 사이 윤설은 김신걸 약지에 있는 반지를 보고 표정이 어두워졌다. 예전에 자기랑 사귀었을 때랑 아예 딴 모습이었다.방금 원유희가 나타났을 때 윤설은 그녀의 반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비록 가까이 있지 않아 똑똑하게 보진 못했지만 김신걸 손가락에 있는 반지랑 같은 디자인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혼인 신고를 하고 결혼반지를 끼면 득의양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나도 결혼반지는 껴봤어!’하지만 이상하게도 방금 남편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 것만 같은 원유희의 표정을 보자 윤설은 속이 시원했다.‘이런 기분이었구나.’윤설은 예전에 당한 것을 고대로 원유희에게 갚아주려고 마음먹었다.원유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차에 올라 드래곤 그룹을 떠났다. 그녀는 차창 가에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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