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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나 왜 상우를 제압하지 못한거지?" 당황한 김신걸이 물었다.조한 또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게, 왜 제대로 제압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심기만 건드린거지?"선수들이 축구하는 모습 TV에서도 자주 보지 않았어?”김신걸이 물었다."어떤 선수들은 이마를 대고 헤딩하려 해도 가끔씩 공이 헛된 방향으로 날아가잖아.너도 아직 단지 나이가 어려서 그런거야. 나중에 좀 더 크고나면 너도 헤딩 쉽게 할 수 있을거야.”그러자 조한은 다시 웃음을 보였고, 뭔가를 깨달은 듯 싶었다."네가 공격하는 방식은 맞았어." 김신걸은 그런 그에게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끝없는 칭찬에 조한의 얼굴은 갑자기 발그레해졌다.이렇게까지 칭찬을 받았는데 나중에 사고라도 치면 어떡하지? 나 너무 불안한데... "다만, 넘어지면 우는 버릇은 좀 고쳐." 김신걸은 그에게 조언도 하나 해주었다.조한은 민망했는지 얼굴의 눈물을 씻어내기 시작했다.곧이어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저 다음에는 안 울게요..."김신걸은 훌쩍거리는 콧물을 보고는 얼른 손을 뻗어 깨끗이 닦아 주었다."더러워 죽겠네."아이에게 친절한 김신설의 모습을 확인한 원유희는 괜히 흐뭇했다. 애들이 아빠를 좋아하긴 하네!그나저나 나는 아이들한테 어떤 엄마로 기억되고 있는걸가.그렇게 그녀는 곰곰히 생각에 잠기게 됐다..."자, 이제 놀러 가자!" 곧이어 김신걸은 일어나 공을 찼다.그러자 어린 아이들도 곧바로 그를 쫓아갔다.이 광경을 지켜보던 원유희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떠뜨렸다.그녀의 웃음을 발견한 김신걸 또한 얼굴에 웃음이 사라지지가 않았다.“다 회복된 후에 너랑 놀아줄게."원유희는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쑥스러운 듯 물었다."나 전에는 어떻게 애들을 달랜거지?""이젠 달래지 마.""너 아이들을 다치게 할 수도 있는데, 그게 두렵지도 않아?" 원유희는 여전히 그 공이 무서웠다."안심해, 내가 힘 조절을 할게."원유희는 멀쩡한 사람마냥 정신 없이 달려다니는 조한을 보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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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아, 수고했어." 원유희는 겨우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사장님께서 저한테 믿음을 주시니까 저 또한 매우 기쁘네요."고선덕이 말했다.얼마 후, 원유희는 또 오서진과 조수인 정우를 만났다.기억을 완전히 잃은 그녀는 그들에 대한 인상도 거의 없어 몸이 천천히 나아진 후 다시 열심히 일해서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할 생각만 했다.가족을 잊어버렸다고 해서 책임을 안 진다는건 아니니까.원유희는 회사를 떠나고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또 다른 곳인 드래곤 그룹으로 향했다.문어귀로부터 김신걸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동안 원유희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사무실 문에 들어서자마자 말했다. "너희 회사 정말 크구나."그녀의 회사와 드래곤 그룹은 감히 비교할 수가 없었다.잔뜩 놀란 그녀의 작은 얼굴을 확인한 김신걸은 미소를 띠고는 그녀 앞으로 걸어갔다.큰 체격의 김신걸이 아예 그녀의 그림자를 덮어버렸다. 갑작스런 눈맞춤에 놀란 원유희는 그의 눈빛을 피했다."너......너 뭐하는거야. 얼른 비켜.""뭘 그렇게 놀래......"김신걸이 말을 마치자마자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자 그는 눈썹을 찌푸렸다.아마도 고건에게 맡긴 일이 완성된 듯 싶다.김 선생이 인차 떠나기라도 할까 봐 고건은 손에 든 서류를 빨리 서명하여 다른 부서로 보내 일을 얼른 처리하려 했다.그러자 원유희는 뒤로 물러서고는 한쪽 켠에 놓인 소파로 가서 앉았다."들어와." 김신걸은 목소리를 낮추었다.고건은 들어가자마자 사장님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은 것을 보고는 곧바로 서류를 건네주었다."김 선생님, 서명을 검토해 주세요..."곧이어 얼굴을 돌려 원유희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사모님, 안녕하세요."원유희도 정중하게 그에게 인사를 올렸다.한편 김신걸은 서류를 뒤적거리며 책상 앞에 가서 앉아 사무를 처리했다.고건은 옆에서 조용히 기다리기만 했다.이때 원유희가 일어섰다. "나 나가서 좀 돌아봐도 돼? 잠깐만 보고 올게.""멀리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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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윤설아 뭐야?그녀도 묻고 싶었다.원래 그녀는 김신걸이 유일하게 아끼는 여자였다. 그런데 어떻게 그녀의 모든 것이 원유희에게 옮겨져 갔을까?그녀는 원유희가 도대체 어떤 수단으로 남자를 유혹했는지 궁금했다. 어떻게 김신걸을 이토록 빠져들게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장미선은 임민정에게 물었다."또 뭐 있어, 전부 다 말해봐.”임민정이 말했다."아 그리고, 원아가씨께서 기억을 잃은 것 같아요.""뭐? 기억상실? 뭔 막장 드라마를 찍는 거야?"윤설이 물었다.원유희는 이 년은 교통사고가 났는데도 별 쇼를 다 하는구나!"진짜예요, 원아가씨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어요."임민정이 말했다."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데, 왜 김신걸은 그녀를 자신의 아내라고 했을까?"장미선이 물었다."그건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김신걸님이 원아가씨한테 특별히 잘해 주는 것을 같았어요. 어전원에서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모두 원아가씨한테 맞춰줬어요. 그리고 원 아가씨가 어전원으로 돌아온 후부터 김신걸님은 회사에 나간 적이 없어요. 줄곧 집에 같이 있었어요. 오늘 외출한 것도 김신걸님이 원 아가씨를 데리고 같이 나간 거예요."하인 방에 숨어 있던 임민정은 몰래 전화를 걸었다."세쌍둥이의 말을 들으니, 그들은 데이트하러 간거 같은데……."윤설은 더 이상 들을 수 없었다. 핸드폰을 가져와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더 들으면 그녀는 실성할 것만 같았다.장미선은 고통스러운 딸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다."아아아악!" 윤설은 탁자 위의 과일 쟁반을 모두 깨부쉈다."도대체 왜 굳이 나랑 뺐는 건데? X 년!""뭐겠어, 그년의 엄마처럼 X년이니까 그러지!" 장미선은 정말 달갑지 않았다.그녀는 한평생 원수정 때문에 불행한 것 같았다.원수정은 명이 짧았다. 그녀가 죽으면 자신이 좀 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이제 원유희만 남았다. 그녀와 윤설 두 사람 모두 자신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교통사고 때문에 바로 김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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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원유희는 자신의 머리를 들여다보았는데 네모난 거즈 한 조각만 보였다.그렇다면 낮에 나가서 한 바퀴 돌았는데 흉터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만족해?”김신걸은 뒤에서 그녀의 가늘한 허리를 끌어안고 어찌나 가까이 붙였는지 그 낮은 목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들려왔다.원유희는 얼굴이 약간 붉어졌다.“응, 머리카락이 자라야 거즈를 땔 수 있어.”김신걸의 긴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매만지며 한쪽으로 꺽어지자 머리의 거즈는 보이지 않았다.원유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는 김신걸의 깊고 바닥이 보이지 않는 검은 눈동자와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얇은 입술이 닿았을 때 그녀는 전혀 방비하지 않았다.깃털처럼 긴 속눈썹은 가볍게 떨었고 놀란 나비처럼 눈을 뜨고 있습니다.두 손으로 김신걸의 잠옷을 움켜쥐고 밀어내려 했지만, 또 마땅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마치 세상 물정을 모르는 여자아이처럼 악마에게 숨을 빼앗겼다.손을 놓자 그녀는 온몸이 나른해져서 김신걸의 품에 기대어 있었다.얼굴이 붉어지고 눈동자는 순결한 백합과 같았다.김신걸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침실로 걸어갔다.그녀를 침대에 눕히고 불을 끄자 방이 캄캄해졌다.“얼른 자.”김신걸은 그녀를 껴안았다.“어?”원유희는 여전히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김신걸의 행동에 더 어리둥절해졌다.그녀는 또…….“뭐 하고 싶어? 응?” 김신걸의 얇은 입술은 그녀의 입가에 붙이고 물었다.원유희는 마치 입을 벌리면 그가 말하는 숨결이 모두 입으로 들어가는 것만 같았다.“나는……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어…….”“진짜?”“너 왜 이렇게 미워……너랑 말하지 않을 거야.”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싶어했다.하지만 허리가 김신걸의 손에 고정되어 있어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말하지 않으면 안 돼.”김신걸은 또 세차게 그녀의 작은 입술에 키스하였고 어둠 속에서 정확하게 차지했다.“우…….” 원유희는 숨이 막힐 것만 같았다.김신걸은 그녀를 살짝 놓아주고 가슴을 눌렀다.“함부로 움직이지 마. 위험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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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김신걸이 어찌 이렇게 만족할 수 있겠는가, 그 얇은 입술을 주동적으로 붙이려 했다.하지만 아직 닿기도 전에 문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엄마. 일어났어요? 햇볕이 엉덩이를 뙤겠어요!”“우리 들어가고 싶어요!”“우리 아침밥 가디고 왔어요!”원유희는 한바탕 뽀뽀를 받고서야 김신걸에게서 내려왔고 얼굴은 빨개졌다.김신걸은 침대에서 내려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한 번 깊게 보고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아이들은 문밖에 서서 작은 머리를 젖히고 작은 입을 벌린 채 삐악삐악거리며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특히 상우의 손에는 아침밥이 담긴 접시를 들고 있었다.하나는 당연히 부족하였고 나머지는 뒤에 있는 하녀의 접시에 있었다.임민정은 고개를 숙이고 방 안의 남자를 감히 보지 못했다.“아빠, 엄마랑 아빠한테 맘마 가뎌왔어요!”유담이 말했다.“들어와.”김신걸은 아이들을 들어오게 하였다.아이들은 바로 기뻐서 뛰어 들어갔다.상우는 손에 든 접시를 엄마 앞으로 내밀었다.“엄마, 다!”원유희는 마음이 따뜻해져서 바로 받았다.“고마워. 하지만 엄마는 먼저 양치하고 세수해야 해.”“네, 엄마 기다려서 같이 먹을 거예요!”다 씻은 후, 어른 둘과 아이 셋은 거실 테이블에서 같이 먹기 시작했다.원유희는 아이들이 아작아작 먹는 것을 보고 배가 고팠을 것이라 생각했다.“다음에는 엄마 아빠를 기다리지 말고 먼저 먹어. 알겠지?”그녀는 김신걸과 이렇게 늦게까지 잘 줄은 몰랐다.정확히 말하면 김신걸도 9시까지 잘 줄은 몰랐다.평소에 그는 예닐곱 시면 바로 일어났다!출근하지 않은 날에도 같았다.“아우아우아아아아아…….”조한은 아직도 음식이 입에 남아 있어 급하게 말했다.유담은 번역했다.“엄마, 아빠랑 먹고 싶어요!”원유희는 눈을 깜박 거렸다. 왜 이 번역의 글자 수가 맞지 않지?그녀는 웃으며 그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었다.“좋아.”이 정도의 요구는 아무것도 아니다.다만 그들이 이렇게 늦게까지 견디는 것을 안타까워했을 뿐, 다음에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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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앞으로 또 무슨 변고가 있는 걸까?’김신걸은 무표정이였다. 사실 그는 이런 사실에 대해 감정적인 기복이 없엇다.“계속 지켜보고 있어.”“네, 알겠습니다.”고건이 말했다.오전에 원유희는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언제 김신걸과 데이트 할 것이냐는 질문도 받았다. 이런 질문으로부터 두 사람이 자주 데이트한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다만 그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일어난 일에 따라 추측하고 상상할 뿐이다. 점심 시간, 김신걸은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밥을 먹었는지, 몸이 불편한 곳이 없는지를 물었고, 일처리 마치고 바로 돌아오겠다고 하였다.사실 처음 며칠 동안 원유희는 이 세상에 대한 낯설음 때문에 많이 긴장하고 김신걸에게 의존하였다.그런데 이제 1주일 지나 적응이 되고 불안감도 사라졌다.더우기 아이 셋과 함께 있어 김신걸에게 걱정하지 말고 일 보라고 말했다. 통화를 마친 원유희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가 가득했다.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낮잠을 잤다.아이들은 잠들었지만 원유희는 아직 잠들지 않았다.아침 늦게 깨어난지라 수면이 충족하였다.그리하여 아래층으로 내려가 화단의 다양한 화초들을 보고 있었다.이때 멀리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울렸고, 원유희는 김신걸이 돌아온 줄로 알았다.기억을 잃은 그녀는 롤스로이스의 소리를 잘 분별하지 못하였다.원유희는 치맛자락을 들고 달려나갔다.멀리서 그녀는 김신걸이 차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레드색 컬러, 여성에게 어울리는 차였다.차는 멀리서 경호원에 의해 멈춰버렸다. 차에서 내린 사람도 여자 맞았다.세련된 옷차림과 트랜드에 맞춘 악세사리, 긴 귀걸이가 눈부셨다.그녀를 보고 여자는 손을 흔들었다.윤설은 경호원에게 말했다.“난 유희 보러 왔어. 정말 내 길 막을 거야?”말을 마치고 경호원이 망설이는 순간 원유희 쪽으로 향했다.그리고 원유희 앞에 멈춰섰다.원유희는 자신을 훑어보고 있는 이 여자에 대해 의혹과 불안함을 느겼다.“유희야 여기서 뭐해?”윤설은 일부러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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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어디에 치웠을수도 있잖아요.”원유희가 말했다.“뭘 치워,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알아.”윤설이가 말했다.“이전 여기서 살았던 사람이 나였으니까.”원유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더 이해할 수 없었다.“난 원래 신걸이 약혼자였는데 우리 둘이 싸우고 나서 신걸이가 화를 내며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했어. 그래서 너를 아내라고 말한 것 같아. 아마 일부러 날 화내게 하려는것 같아.”윤설이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근데 내겐 아이도 있는데요.”원유희가 변명하였다.“그건 사고였어. 사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너의 어머니 원수정 때문이야. 너의 어머니가 신걸이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신걸이도 자연히 너를 미워했고, 근데 어떻게 되어서 너희 둘 외국에서 만난거야. 그리고 관계를 가지고 너는 도망쳤고, 그래서 누구도 네가 아이를 낳은 것을 몰랐어. 신걸이도 나중에 아이들의 존재를 알았지만 그때 우린 이미 약혼한 사이였어…….”원유희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줄은 몰랐다.마치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자기 언니와 김신걸의 사이를 갈라놓은 것 같았다.‘근데 김신걸의 말은 다른데……’“참 어전원의 피아노를 보았어?그건 신걸이가 나를 위해 산거야. 가자, 내가 한 곡 쳐줄게, 어쩌면 모든 것이 생각날 수도 있어.”로비 한 쪽 위치에 값진 피아노 한 대가 놓여져 있었다.원래는 장식품으로 여기에 놓은 것이나 유담에게 사준 것이라고 생각했다.피아노 앞에 앉은 윤설은 마치 우아한 여신 같았다.원유희는 갑자기 어제 드래곤 그룹에 가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혹시……언니가 피아노 여신인가요?”“너 기억났어?”윤설이가 놀래하였다.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윤설이는 피아노 흑백 건반을 누르며 말했다.“이 곡은 신걸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야. 그래서 내가 자주 들려줬어. 너도 한 번 들어봐.”말하며 열심히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그러나 원유희는 피아노를 들을 심정이 아니다. 그녀의 머리는 아주 복잡했다.그녀 귀에 들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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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아니야. 친자 확인 결과 너의 아버지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것이 밝혀졌어. 그건 윤설 어머니가 조작한 거야.”“아니라고?”“믿지 못하겠으면 윤설이와 친자 확인 해봐.”김신걸이 말했다.친자 확인은 검증 가능한 것이니 그녀도 그가 한 이 말은 믿었다.그런데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다.“너……우리 결혼했다고 말했지. 근데 왜 결혼사진이 없어?”“우린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어.”김신걸이 말했다.“왜?”“따라와.”김신걸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잡고 서재에 갔다.그는 의자에 앉았고 원유희를 그의 몸에 앉게 하였다.그리고 컴퓨터를 열었다.원유희는 그녀와 김신걸이 아이와 함께 바다에 간 사진을 보았다.호화로운 요트에서, 깊은 곳에서 잠수하는 그들은 아주 기뻐보였다.특히 그녀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하였고 부드러웠다.그리고 사진 한 장이 또 있었는데 그녀가 김신걸을 향해 가고 마지막 서로를 안은 모습이였다.그녀가 김신걸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설득력이 없다.김신걸은 앏은 입술을 그녀의 귀가에 대고 말했다.“우리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것은 그때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야.”그리고 서랍에서 혼인 신고서를 꺼냈다.원유희는 그 위에 담긴 내용을 보았고 거기에는 그와 그녀의 결혼 사진이였다. 그녀는 웃고 있었고, 김신걸의 잘생긴 얼굴은 카메라를 향해 짙은 억압을 주고 있었다.날짜를 보니 반년 전이였다.혼인 신고 2달 전 아이는 2살이였다.“내가 아이를 낳은 것을 알고 나와 결혼했어?”원유희가 물었다.“다른 원인도 있어.”“뭐?”김신걸이 그녀의 얼굴을 깨물며 물었다.“무슨 이유라고 생각해?”원유희가 숙스러워하였다. 그녀의 머리에는 온통 김신걸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뿐이였다.“날 봐봐.”김신걸은 그녀의 얼굴을 돌리고 서로의 얼굴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하며 말했다.“우린 이미 결혼한 사이야. 파온할 기회는 없으니 내 옆을 떠나겠다는 생각 하지도 마.”원유희의 얼굴은 빨개졌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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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바깥 가드레일에 서서 멀리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임민정이 다가갔다.“사모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그녀를 보고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보니 나와 신걸이 혼인 신고 했었어. 내가 봤거든.”일 보러 간 임민정은 남몰래 하인방에 가서 윤설에게 소식을 전하였다.그 말을 듣고 윤설은 화가 크게 났다.“그건 걔가 나한테 선물한 건데! 그렇게 버려?”“그리고 사모님 말을 들으니 두 사람 이미 혼인 신고한 것 같습니다.”임민정이 말했다.“말도 안 돼!”“만약 거짓이면 사모님도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겁니다.”임민정이 말했다.전화를 끊고 윤설은 사람을 찾아 확인하였다.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 크게 화 난 나머지 소파에 쓰러져 숨을 가파르게 쉬었다.아래층에 있던 장미선은 딸의 그런 상황을 보고 급히 다가갔다.“무슨 일이야?”“신걸과……유희 혼인 신고 했대. 그건 내가 바라던 거였는데 원유희가 그걸 가졌어…….”윤설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이런 굴욕적인 타격, 그녀는 감당할 수 없었다.“말도 안 돼. 원유희 걔 기억상실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럼 완전 백지인데, 뭐라고 해도 거짓이야.”장미선의 첫 반응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이미 확인 했어! 걔네 둘 법적인 부부 맞어!”윤설은 미칠 것만 같았다.“어떻게…….”장미선은 천천히 소파에 앉았다.“신걸이 걔 원유희를 싫어하는거 아니였어? 아무리 달랜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지. 원유희 진짜 기억 상실한거 맞아? 이게 목적이였다면 정말 성공했어!”“만약 원유희 기억 상실이 가짜라면 신걸이가 알아봤을 거야. 근데 왜 원유희랑 결혼 신고 했지? 모르겠어……정말 모르겠어…….”윤설은 이 물음을 반복하였다.“분명히 어딘가 잘못 되었을 거야. 뭐지…….”“신걸이 걔, 혹시 원유희를 좋아하는 거야? 걔네 아빠도 원수정한테 쏙 빠졌잖아. 원유희 그년 여우 맞다니까!”“신걸이 분명히 나한테 화가 나서 그랬을 거야. 나한테 화난거야! 나 몰라, 신걸은 내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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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저기!” 원유희는 계단 옆 가드레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를 데리고 거기에 서 있었어. 네가 귀가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그리고 너의 차가 바로 저기에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가 차에서 내렸어. 그 후에…… 네가 유담을 안았고……, 그 뒤로는 기억이 잘 안 나네. 내 기억이 맞아?” 김신걸의 얼굴은 생각보다 차가워 보이지 않았다. “맞아.” “곧 모든 기억이 돌아올 것 같아.” 말을 마친 원유희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신걸의 얇은 입술에 살포시 입맞춤했다.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하였다. 신걸은 멍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유희는 이미 곁에 없었다. 김신걸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이윽고 신걸은 송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송욱은 유희의 병세를 이렇게 판단했다. “기억이 점점 회복되고 있네요.” 이 말을 들은 신걸은 한층 더 음산해진 기운을 내뿜었다. 김신걸은 유희가 회복되기를 원치 않는다! 송욱은 전화 너머 김신걸의 저조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원유희 씨는 김신걸 씨의 부인이에요. 그녀가 더 이상 도망갈 이유가 없습니다. 어디 가든 원유희 씨는 김신걸씨의 부인이라는 신분을 벗어날 수 없고, 그렇다면 결국엔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김신걸은 예전에 유희가 자신과 윤설을 헤어지게 하려고 귀찮게 굴었던 과거를 잠시 회상했다. 그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일은 그가 결정해야 할 일이지 유희가 결정할 일이 아니었기에. 그런데 만약 원유희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녀가 거절할 이유가 있겠는가? 저녁식사 후, 김신걸은 원유희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 물론 산책이라 하였지만 주요 목적은 병원에 가서 그녀의 뇌 상태를 재검사하는 것이었다. 송욱은 김신걸에게 벽에 붙은 X-ray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회복이 잘 되고 있네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그럼 머리카락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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