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걸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세 아이는 기다릴 수 없다는 듯이 달려왔다.“왜 이렇게 늦게 왔어요?”“아빠 어제 엄마랑 데이트한 거에요?”“엄마는요? 너무 오랫동안 엄마를 못 봤어요!”김신걸은 아직 말을 하지 않았는데, 상우는 그의 손에 묻은 피를 발견했다.“아빠, 이게 피에요?”김신걸은 주먹을 쥐고 말했다.’"아니, 물감을 만들었어. 좀 있다가 얘기하자. 아빠는 먼저 방으로 돌아갈게."그리곤 세쌍둥이를 버리고 곧장 떠났다.세 아이는 김신걸의 뒷모습을 의심스럽게 바라보았다.‘손에 왜 다 물감이지? 그림 그렸는가?’샤워기를 틀자 물은 김신걸의 몸에서 흘러내렸고 벗은 옷은 샤워실 바닥에 던져졌다. 발밑의 물은 곧 핏물로 변했다.김신걸의 동공이 흔들리더니 그 핏물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것은 모두 원유희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였다. 김신걸은 몸이 뻣뻣해졌을 뿐만 아니라 추워서 바들바들 떨리는 것 같았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있었지만 몸은 계속 뜨거워지지 않았다.원유희가 차에 부딪힌 모습이 그에게 다시 충격을 주었다. 당시 추락 사고가 났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지만 다만 현장을 보지 못했을 뿐이었다.‘도대체 왜? 왜 이러지? 하긴, 원유희가 죽으면 내가 또 걔를 어떻게 통제하겠어?’원유희가 자기한테서 벗어날 거라고 생각하자 김신걸은 초조하고 짜증 난 느낌이 들었고 진정할 수가 없었다.‘괜찮아, 다 좋아질 거야. 저번 추락 사고 때처럼.......’김신걸은 자신을 씻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로비에 앉아 순순히 기다리는 세쌍둥이를 보았다.“아빠.......”김신걸은 그들 곁에 앉았다."뭐 하고 있었어? 아침 먹었어?"“아뇨, 아빠는요?”유담이가 물었다."아니, 가자, 밥 먹으러." 김신걸은 그녀의 작은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셋을 데리고 아침을 먹었다.“아빠, 엄마 오늘도 출근해요?”“응, 출근하면 바쁠 테니 회사에 가면 안 돼.”“아빠 나빠요!’“왜 엄마를 못 찾게 해요, 엄마가 아빠 것도 아닌데.......”유담이는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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