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치웠을수도 있잖아요.”원유희가 말했다.“뭘 치워, 있는지 없는지는 내가 제일 잘 알아.”윤설이가 말했다.“이전 여기서 살았던 사람이 나였으니까.”원유희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더 이해할 수 없었다.“난 원래 신걸이 약혼자였는데 우리 둘이 싸우고 나서 신걸이가 화를 내며 내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했어. 그래서 너를 아내라고 말한 것 같아. 아마 일부러 날 화내게 하려는것 같아.”윤설이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근데 내겐 아이도 있는데요.”원유희가 변명하였다.“그건 사고였어. 사실 모든 문제의 근원은 너의 어머니 원수정 때문이야. 너의 어머니가 신걸이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신걸이도 자연히 너를 미워했고, 근데 어떻게 되어서 너희 둘 외국에서 만난거야. 그리고 관계를 가지고 너는 도망쳤고, 그래서 누구도 네가 아이를 낳은 것을 몰랐어. 신걸이도 나중에 아이들의 존재를 알았지만 그때 우린 이미 약혼한 사이였어…….”원유희는 이런 이야기를 들을 줄은 몰랐다.마치 그녀가 아이를 데리고 자기 언니와 김신걸의 사이를 갈라놓은 것 같았다.‘근데 김신걸의 말은 다른데……’“참 어전원의 피아노를 보았어?그건 신걸이가 나를 위해 산거야. 가자, 내가 한 곡 쳐줄게, 어쩌면 모든 것이 생각날 수도 있어.”로비 한 쪽 위치에 값진 피아노 한 대가 놓여져 있었다.원래는 장식품으로 여기에 놓은 것이나 유담에게 사준 것이라고 생각했다.피아노 앞에 앉은 윤설은 마치 우아한 여신 같았다.원유희는 갑자기 어제 드래곤 그룹에 가서 들은 말을 떠올렸다.“혹시……언니가 피아노 여신인가요?”“너 기억났어?”윤설이가 놀래하였다.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윤설이는 피아노 흑백 건반을 누르며 말했다.“이 곡은 신걸이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야. 그래서 내가 자주 들려줬어. 너도 한 번 들어봐.”말하며 열심히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그러나 원유희는 피아노를 들을 심정이 아니다. 그녀의 머리는 아주 복잡했다.그녀 귀에 들리는
“아니야. 친자 확인 결과 너의 아버지와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것이 밝혀졌어. 그건 윤설 어머니가 조작한 거야.”“아니라고?”“믿지 못하겠으면 윤설이와 친자 확인 해봐.”김신걸이 말했다.친자 확인은 검증 가능한 것이니 그녀도 그가 한 이 말은 믿었다.그런데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다.그녀에게 아주 중요한 것이다.“너……우리 결혼했다고 말했지. 근데 왜 결혼사진이 없어?”“우린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어.”김신걸이 말했다.“왜?”“따라와.”김신걸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잡고 서재에 갔다.그는 의자에 앉았고 원유희를 그의 몸에 앉게 하였다.그리고 컴퓨터를 열었다.원유희는 그녀와 김신걸이 아이와 함께 바다에 간 사진을 보았다.호화로운 요트에서, 깊은 곳에서 잠수하는 그들은 아주 기뻐보였다.특히 그녀의 얼굴은 웃음이 가득하였고 부드러웠다.그리고 사진 한 장이 또 있었는데 그녀가 김신걸을 향해 가고 마지막 서로를 안은 모습이였다.그녀가 김신걸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설득력이 없다.김신걸은 앏은 입술을 그녀의 귀가에 대고 말했다.“우리 결혼식을 올리지 않은 것은 그때 상황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야.”그리고 서랍에서 혼인 신고서를 꺼냈다.원유희는 그 위에 담긴 내용을 보았고 거기에는 그와 그녀의 결혼 사진이였다. 그녀는 웃고 있었고, 김신걸의 잘생긴 얼굴은 카메라를 향해 짙은 억압을 주고 있었다.날짜를 보니 반년 전이였다.혼인 신고 2달 전 아이는 2살이였다.“내가 아이를 낳은 것을 알고 나와 결혼했어?”원유희가 물었다.“다른 원인도 있어.”“뭐?”김신걸이 그녀의 얼굴을 깨물며 물었다.“무슨 이유라고 생각해?”원유희가 숙스러워하였다. 그녀의 머리에는 온통 김신걸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사실뿐이였다.“날 봐봐.”김신걸은 그녀의 얼굴을 돌리고 서로의 얼굴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 하며 말했다.“우린 이미 결혼한 사이야. 파온할 기회는 없으니 내 옆을 떠나겠다는 생각 하지도 마.”원유희의 얼굴은 빨개졌다.“미
그녀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바깥 가드레일에 서서 멀리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 임민정이 다가갔다.“사모님,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그녀를 보고 원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고 보니 나와 신걸이 혼인 신고 했었어. 내가 봤거든.”일 보러 간 임민정은 남몰래 하인방에 가서 윤설에게 소식을 전하였다.그 말을 듣고 윤설은 화가 크게 났다.“그건 걔가 나한테 선물한 건데! 그렇게 버려?”“그리고 사모님 말을 들으니 두 사람 이미 혼인 신고한 것 같습니다.”임민정이 말했다.“말도 안 돼!”“만약 거짓이면 사모님도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겁니다.”임민정이 말했다.전화를 끊고 윤설은 사람을 찾아 확인하였다.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 크게 화 난 나머지 소파에 쓰러져 숨을 가파르게 쉬었다.아래층에 있던 장미선은 딸의 그런 상황을 보고 급히 다가갔다.“무슨 일이야?”“신걸과……유희 혼인 신고 했대. 그건 내가 바라던 거였는데 원유희가 그걸 가졌어…….”윤설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이런 굴욕적인 타격, 그녀는 감당할 수 없었다.“말도 안 돼. 원유희 걔 기억상실이라고 하지 않았어. 그럼 완전 백지인데, 뭐라고 해도 거짓이야.”장미선의 첫 반응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다.“이미 확인 했어! 걔네 둘 법적인 부부 맞어!”윤설은 미칠 것만 같았다.“어떻게…….”장미선은 천천히 소파에 앉았다.“신걸이 걔 원유희를 싫어하는거 아니였어? 아무리 달랜다고 해도 이 정도는 아니지. 원유희 진짜 기억 상실한거 맞아? 이게 목적이였다면 정말 성공했어!”“만약 원유희 기억 상실이 가짜라면 신걸이가 알아봤을 거야. 근데 왜 원유희랑 결혼 신고 했지? 모르겠어……정말 모르겠어…….”윤설은 이 물음을 반복하였다.“분명히 어딘가 잘못 되었을 거야. 뭐지…….”“신걸이 걔, 혹시 원유희를 좋아하는 거야? 걔네 아빠도 원수정한테 쏙 빠졌잖아. 원유희 그년 여우 맞다니까!”“신걸이 분명히 나한테 화가 나서 그랬을 거야. 나한테 화난거야! 나 몰라, 신걸은 내꺼야
“저기!” 원유희는 계단 옆 가드레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이를 데리고 거기에 서 있었어. 네가 귀가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그리고 너의 차가 바로 저기에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네가 차에서 내렸어. 그 후에…… 네가 유담을 안았고……, 그 뒤로는 기억이 잘 안 나네. 내 기억이 맞아?” 김신걸의 얼굴은 생각보다 차가워 보이지 않았다. “맞아.” “곧 모든 기억이 돌아올 것 같아.” 말을 마친 원유희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신걸의 얇은 입술에 살포시 입맞춤했다. 심장이 하늘에서 땅까지 아찔한 진자운동을 하였다. 신걸은 멍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유희는 이미 곁에 없었다. 김신걸의 눈을 보고 있으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이윽고 신걸은 송욱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송욱은 유희의 병세를 이렇게 판단했다. “기억이 점점 회복되고 있네요.” 이 말을 들은 신걸은 한층 더 음산해진 기운을 내뿜었다. 김신걸은 유희가 회복되기를 원치 않는다! 송욱은 전화 너머 김신걸의 저조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원유희 씨는 김신걸 씨의 부인이에요. 그녀가 더 이상 도망갈 이유가 없습니다. 어디 가든 원유희 씨는 김신걸씨의 부인이라는 신분을 벗어날 수 없고, 그렇다면 결국엔 이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김신걸은 예전에 유희가 자신과 윤설을 헤어지게 하려고 귀찮게 굴었던 과거를 잠시 회상했다. 그땐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의 일은 그가 결정해야 할 일이지 유희가 결정할 일이 아니었기에. 그런데 만약 원유희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녀가 거절할 이유가 있겠는가? 저녁식사 후, 김신걸은 원유희를 데리고 산책에 나섰다. 물론 산책이라 하였지만 주요 목적은 병원에 가서 그녀의 뇌 상태를 재검사하는 것이었다. 송욱은 김신걸에게 벽에 붙은 X-ray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회복이 잘 되고 있네요.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그럼 머리카락은 언
원유희는 어린아이들이 작은 손가락을 조몰락거리면서 가격을 계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한잔에 2천원이니까 두 잔에 4천원……그럼 다섯 잔에 만원!”조한이가 생각해 냈다. 그러자 유담이는 깜찍한 가방에서 돈을 찾기 시작했다. 도전하고 싶은지 만 원짜리 한장을 건네지 않고 천 원짜리 지폐를 한장 한장 세어 사장에게 주었다.사장이 돈을 받고 세어 보니 마침 만원이었고 속으로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이 정도로 똑똑할 수 있지라며 감탄했다.하지만 그는 감히 돈을 받지 못했다. 보호자도 없이 물건을 사러 온 두 살짜리 아이의 돈을 받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얘네 부모가 내가 사기 친 줄 알고 따지면 어떡해.’“저기……너희 부모님은? 어른이 옆에 안 계시면 아저씨는 이 돈을 받기 곤란한데.”“돈이 부족한가요?”조한이가 물었다.“내가 똑똑히 셌다고, 딱 만원이야!”유담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어떻게 내 계산 능력을 의심할 수 있어?’“아니아니, 그게 아니라, 부모님이 계셔야 결제를 할 수가 있어.”“왜요? 돈만 있으면 되는 거잖아요!’상우는 이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에도 스스로 돈을 내고 사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원유희를 위해 디저트까지 사준 적도 있었기에 이런 상황이 납득가지 않았다.이때 원유희가 나서서 해결해 주었다.“제가 아이들 엄맙니다, 계산해 주시죠.”사장은 남자 한 명이랑 여자 한명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남자는 포스가 남달랐는데 강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다가왔고 숨 막히는 압박감을 주었다. 그 옆에 선 여자는 아름다운 외모에 무시할 수 없는 귀티가 났다. 조금 전 가방에 큰돈을 넣고 다니고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사장은 이들이 일반인이 아님을 눈치챘다. 바로 돈을 받고 아이에게 주스 다섯 잔을 주었다.“엄마, 이거요!”유담이는 원유희에게 주스 한 잔을 건네주었다.“날 주는 거야?”원유희는 그제야 그들이 왜 다섯 잔인지 알게 되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한 잔씩 가졌고 원유희랑 김신걸에게도 한잔씩
아빠로 추정되는 사람은 다가가기 어렵게 생겼고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압박감을 느끼게 하였다. 하지만 옆에 있는 늘씬한 여자는 부드럽고 약해 보였는데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정말 한 집 식구 맞아?”“당연하지! 저 집 아들 얼굴 봐봐, 아빠랑 똑같잖아, 그리고 여자아이는 엄마를 쏙 빼닮았고. 한눈에 딱 알리잖아.”“세상에, 어떻게 저 정도로 자기를 쏙 빼닮은 아이를 낳을 수 있지? 부럽다 정말…….”젊은 여자 몇 명이 옆에 있었는데 큰 소리로 얘기하진 못하고 소곤소곤 얘기를 했다. 그녀들 뿐만 아니라 김신걸 일가가 들어서자 시끌벅적했던 곳이 많이 조용해졌다. 다들 김신걸의 포스를 보고 저도 모르게 겁을 먹어 소리를 낮췄던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디저트를 사자마자 바로 허겁지겁 도망쳐 나왔다. 그나마 겁이 없는 사람은 자리에 앉아 몰래 그들을 쳐다보았다. 무시하기엔 김신걸 일가의 비주얼이 너무나도 훌륭했다.아이들과 함께 디저트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은 원유희는 사람들의 시선이 아직도 자신한테 있는 것을 느꼈다.‘예전에도 이렇게 관심을 받았을까?’김신걸은 직원에게 손짓을 하자 직원이 다가와 허리를 굽혔다.“무엇을 도와드릴까요?”“다 내보내.”김신걸은 손가락 사이에 카드 한 장을 끼어 있는 채로 말했다. 그 모습을 보자 조한이도 손가락으로 포크를 쥐고 말했다.“다 내보내요.”어린 조한이의 입가에 크림이 묻어있었지만 그래도 패기 있어 보였다. 직원은 감히 거절하지 못하고 얼른 카드를 받아 사장을 찾아갔다.“다 내보려고?”원유희는 목소리를 낮추어 물었다.“시끄러워.”김신걸이 말했다.3분도 안 되어 가게의 가게는 비워졌고, 김신걸 일가는 조용히 그곳에 앉아 디저트를 맛보았다.“드디어 조용해졌네.”원유희도 같은 생각이었지만 조금 부끄러웠다.“엄마, 이거 엄청 맛있어요.!”상우는 숟가락으로 원유희에게 망고를 떠먹여 주려 했다.“엄마도 있으니까 이건 상우가 먹어.”상우는 하나 밖에 남지 않은 망고를 보고
“그럼 우리 먼저 옷 사러 갔다가 게임 하는 게 어때?”"좋아요!" 원유희의 말을 듣자 세쌍둥이는 엄청나게 기뻐했다.“걔네들 하고 싶은 대로 안 해도 돼, 어차피 알아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 거야.”김신걸이 말했다.“달라.”원유희가 말했다.“그니깐요, 달라요!”“엄마 아빠랑 같이 놀고 싶어요!”디저트 가게에서 20분 쉬고 그들은 옷 가게로 갔다. 사치품 매장에서 유담, 조한 그리고 상우에게 옷을 사주었다.원유희는 딱히 사고 싶은 게 없었다. 어차피 집 스위트룸에 있는 옷을 다 입지도 못할 판에 새 옷이 끌릴 리가 없었다.그리곤 게임을 하는 데로 갔다. 완전 3D의 세계가 따로 없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법 했다.유담이는 오빠들을 따라 달아 다녔다. 그러자 조금 걱정이 된 원유희가 입을 열었다.“조한아…….”"괜찮아." 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경호원이 따라가는 것을 보고 쫓아가지 않았다.“코인 사러 갈 테니까 여기서 기다려.”“알았어.”원유희는 옆에 서서 기다리며 카운터 앞에서 코인을 사는 김신걸을 지켜봤다. 사람이 적지 않았기에 그는 조용히 줄을 서서 기다렸다.“이쁜이, 여기서 뭐 해? 우리랑 같이 춤이라도 출래?”원유희는 옆에서 누가 대화하고 있는 줄 알고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자기한테로 너무 가까이 다가온 남자 때문에 황급히 뒷걸음을 쳤다. 그리곤 느끼하게 말하는 남자를 보며 확신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저랑……얘기하는 거예요?”“당연하지, 여기 이쁜이가 너 빼고 또 누가 있어, 어때?”그 남자는 원유희의 미모에 한방에 뻑 갔다. 별로 꾸미지 않았는데 이 정도로 예쁘다니, 그 남자는 참지 못하고 원유희랑 뭐라도 하고 싶었다.“죄송해요, 저 지금 사람 기다리는 중이어서요…….”원유희는 거절했다.“나 기다리고 있었어? 가자, 우리 저기 가서…….”남자의 더러운 손이 원유희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닿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에게 손목이 잡혔고 너무 아픈 나머지 남자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아, 아파! 놔
그들은 여기저기를 다 찾아봤다.“엄마? 엄마 어디 갔지?”이 모습을 보자 경호원이 얘기했다.“선생님이랑 사모님 다른 곳에 가셨어요.”“내가 이럴 줄 알았어, 흥!”조한이는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차 안에 있는 원유희는 차창 밖에 지나가는 아름다운 길거리 풍경을 보면서 물었다.“어디 가는데? 아이들을 저기에 두고 나와도 괜찮겠어?”원유희의 말투에서 그녀의 기분을 알기 힘들었다.“경호원들이 있잖아.”김신걸은 어디로 가는지 말하지 않았다.10여 분 후에 차가 멈췄다.원유희는 차에서 내려 고개를 들면 시계 매점이 보였다. 그녀는 이게 무슨 브랜드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력셔리 브랜드라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매점에 들어가자마자 인테리어가 눈부셨고 철철 나는 귀티를 느낄 수 있었다.그들을 맞이한 사람은 사장인 것 같았는데 웬만한 력셔리 매점 사장들은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그들도 어느 정도 빽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제성의 왕 김신걸이 온 것을 보자 허리를 푹 숙였다.VIP룸에 들어가니 차와 과자가 이미 준비되었다. 긴 모양 테이블에는 홍보용 전단지와 VIP 고객 무료 서비스가 쓰여 있었다. 자세히 보니 헤어 서비스도 공짜로 제공되고 있었다.“선생님, 음료수는 무엇으로 준비해 드릴까요? 다 외국산 비싼 원두만 사용하고 있기에 커피 맛이 일품이에요.”사장의 말을 듣자 원유희는 무의식적으로 말했다.“저 사람 커피 못 마셔요.”김신걸은 원유희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았다.“그럼……보이차는 어때요?”사장이 또 추천했다.“그걸로 주세요.”김신걸은 매점 사장이랑 얘기하고 있었지만 시선은 원유희 얼굴에서 옮겨지지 않았다.원유희는 그가 왜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고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다른 사람들이 다 보고 있는데…….’원유희는 테이블 아래서 김신걸의 옷깃을 잡고 그를 말리려고 했지만 단번에 그의 손가락을 잡았다. 당황해서 그의 손가락을 놓아주려던 순간 김신걸이 그녀의 손을 냉큼 잡았다.원유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