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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7화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

“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

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

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

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

“얼른 병원으로 가!”

“얼른!”

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

“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

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

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

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

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민우는?”

“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

“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

“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

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

“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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