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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시선을 위로 돌려 흰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보았다. 더더욱 원유희 스타일이 아니었다.

원유희는 줄곤 깔끔하고 미니멀한 스타일을 좋아해서 액세서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았다. 심지어 반지를 약지에 꼈는데 뭘 의미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놔요!”

원유희는 힘껏 뿌리쳤다.

“누구시죠? 왜 제 사무실에 함부로 들어오는 거죠?”

김명화는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듯한 원유희의 눈빛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날 몰라?”

원유희는 순간 멍해졌고 곧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아니면 이렇게 함부로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교통사고가 나서 기억을 잃었어요. 혹시 제……친구인가요?”

원유희는 떠보며 물었다.

‘근데 무슨 친구가 이렇게 매너가 없어?’

김명화는 원유희가 기억을 잃을거라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도 머리를 다쳐서 그런가 싶었다.

김명화가 원유희 앞으로 걸어가자 원유희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사무실 문을 바라보았다. 사람을 부를까 말까 고민하는 것 같았다.

“손으로 계속 가리는 게 힘들지도 않아? 내가 보면 뭐 어떻다고.”

김명화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아니나 다를까 팔을 계속 들고 있어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원유희는 잠깐 고민하더니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손을 내렸다. 어차피 흉터도 다 본 마당에 이렇게 가리는 건 의미가 없었다.

김명화는 그 흉터를 보자 가슴이 아파 났다.

“아직도 아파?”

원유희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했다.

‘아직 누군지 안 알려줬잖아?’

“김신걸이 네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틈을 타서 이렇게 너를 속였어?”

김명화가 물었다.

“시계 팔찌, 걔 예전에 널 위해 돈 한 푼도 안 썼는데 웬일로 이런대? 반지는 또 무슨 상황이야? 걔 너랑 뭐라고 얘기했어?”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난 그쪽이 누군지도 모른다고요.”

“김명화야, 김신걸 사촌 동생. 어릴 때 네가 김신걸 집에 있을 때 걔 괴롭힘을 받았는데 내가 널 도와줬어. 작은오빠라고 부르면 돼.”

원유희는 순간 멍해졌다.

‘그러니까 친구가 아니고 오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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