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 아빠가 대단해!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1609 챕터

제681화

그녀가 아무리 발버둥쳐도, 허리를 감은 김신걸의 손은 쇠사슬처럼 벗어날 수 없었다.“김신걸, 유희를 놓아줘!”화가 난 원수정이 그에게 소리쳤다.“김신걸, 이건 좀 아니지 않아?”표원식은 힘싸움에서 밀릴 거라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 김신걸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다른 경호원들까지 있으니 말할 것도 없다.김신걸의 음흉한 눈빛이 표원식을 향해 쏠렸다.“너 정말 사업하기 싫은가 봐? 감히 내 여자를 노리다니!”“누가 네 여자야!”원유희가 반박하며 손으로 김신걸을 힘껏 밀었다. 하지만 그는 한치의 빈틈도 주지 않았고, 허리의 큰 손바닥이 갑자기 조여들자 원유희는 숨이 막히려 허리가 부러질 것만 같았다.“내 여자가 아니면, 누구 거야? 응?”김신걸의 얇은 숨결은 차가웠고 검은 눈동자는 예리하게 그녀를 관통했다.“누구의 것도 아니야!”원유희의 눈동자가 차갑게 그를 노려보며 계속 말했다.“날 놔줘…….”“나랑 가자!”김신걸이 강제로 그녀를 데리고 가려고 하자, 원유희는 조급해졌다.“싫어! 나는 너와 함께 가지 않을 거야!”“유희야!”원수정과 표원식이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경호원들이 마치 벽처럼 지나가지 못하게 했다. 원유희는 많은 경호원들이 원수정과 표원식을 다치게 할까 봐 겁나 무의식적으로 김신걸의 얼굴을 향해 힘껏 손을 날렸다.‘탁’둔탁한 소리가 나며, 김신걸은 멍해졌다. 그리고 그를 때린 원유희 뿐만 아니라 경호원 쪽의 공기마저 고요해졌다.입을 벌린 원수정은 다물 줄 몰랐고, 표원식도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을 느꼈다. 김신걸을 때리다니,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얼굴을 돌린 김신걸은 흉악하고 무서운 시선으로 원유희를 보았다. 원유희는 심장이 멈추는 듯했다.“뛰어요!”표원식이 낮게 울부짖었고, 원유희는 부들부들 떨며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돌려 호텔로 달려갔다. 하지만 몇 발자국 가지 못하고 검은 그림자가 그녀의 뒤를 따라와 뒷덜미를 움켜쥐었고 원유희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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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천지를 뒤덮듯 검은 그림자가 원유희 위에 깔렸고, 마치 하늘을 보지 못하는 지옥같았다. 그녀는 몸이 떨릴 정도로 무서웠지만, 마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영웅처럼 무뚝뚝하게 김신걸을 노려보았다.마음속의 포악함을 억누른 김신걸의 눈빛이 음산하고 흉악하다.“그렇게 너를 구할 능력도 없는 사람 때문에 이렇게 고민하는 거야?”원유희는 그와 이런 걸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굳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얘기할 필요가 있을까?“가게 해줘.”그녀는 그저 이 남자와 멀어지고 싶었다.“그 사람이 너를 건드렸어?”침울한 목소리의 김신걸이 원유희가 반응하기도 전에 그녀의 옷을 잡아당겨 빛나는 어깨가 드러났다. 그 위에는 아무런 흔적도 없었다.“말해 봐. 그가 너의 어디를 건드렸지?”원유희는 입술을 깨문 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김신걸이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내 말 못 알아들어? 그 남자가 너를 건드렸냐고!”아파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그녀는 계속 말이 없었다. 김신걸의 손이 분노로 떨리며 온몸의 포악한 기운이 차 안에서 사방으로 흩어졌다.“원유희, 이렇게 고집 부려도 소용없어!”“나를 때려, 저번에… 병원에서 그렇게 얼굴 절반이 부었던 것처럼…….”원유희가 어렵게 입을 열자, 김신걸은 약간 굳어져서 그녀를 바라보며 꼬집던 손을 느슨하게 풀었다.“아니면, 너한테 사과하기를 바라는 거야? 아니면 지금 차에서 뛰어내릴까?”원유희가 묻는 모든 말은 한때 김신걸이 그녀에게 했던 짓들이었다. 질문을 마친 후, 그녀의 웃는 얼굴에 눈물이 고였다.“이해가 안 돼, 내가 왜 네 말을 들어야 하니? 내가 그렇게 못났어?”그러자 김신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네가 잘못했으니까!”“그래?”원유희는 웃으며 눈물을 흘렸다.“김신걸, 애들은 필요 없으니까 너한테 줄게. 그러니까 아이를 가지고 나를 위협하지 마. 소용없어.”그 말을 들은 김신걸은 온 몸을 세게 흔들며 극한까지 분노했다. 원유희의 이런 태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날 협박하는 거야?”“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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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영상 속의 화면이 갑자기 그녀의 머리에 충격을 주었다.가로로 긴 대형 화물차가 검은색 승용차의 허리를 꼿꼿이 들이받았다. 밤인데도 부서진 유리가 튀는 걸 볼 수 있었고, 승용차는 마치 플라스틱처럼 도로를 몇 바퀴 굴러서야 멈추었다.차는 심하게 찌그러져 안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번호판조차 분명하지 않다.동영상을 끈 김신걸은 옆에 있는 원유희를 바라보며 검은 눈동자를 예리하게 반짝였다. 원유희는 호흡이 거의 멈추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우리 아버지가 차에 계셨어? 지금 괜찮으셔?”“방금 병원으로 이송해서 아직 응급처치 중이야.”정신을 차린 원유희는 김신걸의 팔을 절박하게 잡고 목소리를 떨었다.“귀국할게, 귀국할게… 나를 데리고 가!”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만지는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는 편집증적인 소유욕을 띠고 있다.“아저씨는 괜찮을 거야. 그리고 너도 반드시 데려갈거야.”“네 말 들을게, 나 갈 거야. 그리고 우리 엄마… 우리 엄마도 같이 가야 해.”“다른 사람은 필요 없어.”김신걸이 몸을 돌려 문을 열고 나갔다.“안 돼!”원유희는 쫓아가서 김신걸의 손을 잡았다.“나는 우리 엄마랑 함께 왔어. 꼭 같이 돌아가야 해! 김신걸…….”그의 검은 눈동자가 냉혹하게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엄마 혼자 있으면 안심이 되지 않아…….”엄마는 분명히 아버지를 걱정할 것이다. 그러니 더욱 아버지의 일을 숨겨서는 안 된다.“지금 이 상황에 아직도 그런 걸 따지고 나를 질책한단 말이야?”원유희는 지금 애가 타고 화가 날 지경이었다.하지만 김신걸의 말은 명확했다.“표원식이 너를 건드렸어?”무섭고 강한 소유욕. 원유희는 그가 다시 이 문제를 물어볼 줄은 몰랐다. 그러나 사실대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 케임브리지에서 그와 우연히 만났고 줄곧 우리 엄마가 있었는데, 내가 뭘 할 수 있었겠어? 너는 왜 꼭 그런 쪽으로 생각하니?”목숨을 걸고 외국으로 도망친 그녀였지만, 아직 김신걸을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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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이건 정상이 아닌데…….”원수정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원유희는 그녀에게 표원식에 대해서 묻지 않았다. 김신걸이 옆에 있기에, 물어보기도 곤란했다. 어차피 원유희가 그녀가 함께 떠나는 마당에, 표원식도 뭔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비해기가 이륙하며 푸른 하늘로 뛰어들자, 원유희는 놀랐다. 개인 비행기는 일반 비행기보다 더 안정적이었지만, 그녀는 이전에 헬리콥터를 타다가 추락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된 안색으로 의자 팔걸이를 꼭 잡고 있었다“겁내지 마, 괜찮아, 헬리콥터랑 달라.”원수정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 속의 두려움이 쉽게 느슨해지지는 않았다.얼굴을 돌린 김신걸은 순식간에 원유희의 긴장되고 불안해서 자신에게 심호흡을 하고 있는 얼굴을 마주했다.“창가에 앉지 마.”그가 입을 열자, 원유희는 멍해져서 자신의 우스운 모습을 보인 것만 같았다.“자, 엄마랑 자리 바꾸자.”원수정이 그녀를 끌어당겼고, 자리를 바꾸고 창문에서 멀어진 후에야 그녀의 기분이 안정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정신이 없었다. 원수정은 그저 그녀가 비행기를 두려워하는 줄만 알았지, 윤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잠 좀 잘래? 자면 시간이 빨리 갈 수도 있어. 엄마는 안 잘래. 개인 비행기를 처음 타 보니까 많이 구경해야지.”“응, 맘대로 돌아다니지 말고.”의자를 뒤로 젖히고 반쯤 누운 원유희는 눈에서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보일까 봐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수납함 안에 있던 담요를 그녀의 몸에 덮어준 원수정이 말했다.“안심해, 담요 좀 덮어.”눈을 감은 원유희는 김신걸의 나지막하고 위압적인 소리를 들었다.“뒤에 방 있어.”“괜찮아.”계속 눈을 감고 있는 원유희의 마음속에 슬픔이 맴돌았다. 수술실에 계신 아빠는 누가 모실까? 장미선 모녀일까? 아빠는 괜찮겠지? 그때 차 안에 튀어나오지는 않았으니 괜찮을 거야…….가까스로 얻은 아버지인데, 어떻게 빼앗길 수 있을까? 신이 그렇게 잔인하지는 않겠지.동쪽과 서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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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유럽이요.”윤설은 생각에 잠겼다. 유럽 어디일까? 의심하려는 게 아니라, 김신걸은 평소 출장이 잦지 않았다. 지금 원유희도 외국에 있는데, 설마 만나는 건 아니겠지? 마주친다면 의도한 것일까, 우연일까?“윤설 아가씨, 안심하세요. 아버님은 틀림없이 괜찮으실 거예요.”고건이 그녀를 위로했다.“나는 당연히 아버지가 괜찮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근데 유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잖아요. 만약 아버지에게 사고가 났다는 걸 알리면 틀림없이 달려올 텐데, 연락해 보는 게 좋지 않겠어요?”윤설이 그를 떠보았다. 사활이 걸린 일이니 연락처를 알면 바로 알리겠지.“죄송해요, 연락처를 몰라서요.”“신걸 씨는 알아요?”“김 선생님의 사적인 일에는 제가 관여하지 않아서요.”그들의 대화를 듣던 장미선은 참지 못했다.“고건 씨, 우리 설이가 앞으로 김신걸의 아내가 될 거라는 건 알죠? 우리 딸을 속이면 당신한테도 이득 될 게 없어요. 안심해요, 설령 당신이 무슨 말을 해도 우리가 고소할 일은 없을 테니까.”하지만 고건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회사 일만 알고 있어서요.”장미선이 뭔가 말을 더 하려고 할 때, 윤설이 그녀에게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둘은 반대편 벤치에 가서 앉았다.“저 사람은 신걸 씨의 심복이니까, 안 해야 될 말은 하지 마세요.”윤설이 말했다.“저 사람 뭘 모르는 거 아니니? 너는 앞으로 사모님이 될 거고 김 선생이 사모님 말을 들을 건데, 너에게 미움을 사서 무슨 좋은 결과가 있겠어?”장미선의 생각에 윤설도 동의했다. 하지만 어쨌든 그녀는 아직 사모님이 아니었다. 설마 고건이 다른 사모님도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윤설은 이제 그런 문제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수술실에 켜져 있는 불은 몇 시간동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어떻게 되고 있는건지…….저쪽에 있는 고건은 또 전화를 받고 있다. 이를 본 윤설은 김신걸이 걸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고건이 말하는 표정과 말투를 봤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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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당신이 진실을 알아내면 뭐 어때? 우리의 수십 년 동안의 부부 사이, 그리고 딸이 당신을 20여 년 동안 아버지라고 불렀는데, 친자식이 아니라고 그렇게 무정할 수 있겠어? 나는 당신을 원망해.김신걸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이른 아침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차에 오르려고 할 때, 원유희가 김신걸에게 말했다.“너 먼저 가, 나와 엄마는 좀 늦게 갈게.”병원에는 틀림없이 장미선 모녀가 있을 것이다. 만약 그녀가 김신걸과 함께 나타난다면 또 일이 번거로워질 수도 있다.아버지가 수술실에 계신데, 시끄럽게 하면 안 되지.그녀를 힐끗 본 김신걸은 굳이 강요하지 않고 그냥 차에 올라 떠났다. 김신걸은 개인 비행기뿐만 아니라 개인 비행장도 있었고 비행장에는 아직 몇 대의 차가 남아 있었다.경호원이 옆에서 그녀들이 차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차에 오른 후 원수정이 원유희에게 물었다.“어디로 가?”원유희가 답했다.“우리 일단 돌아가요.”그녀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 걸 보고 원수정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리고 별장에 내려 경호원이 차를 몰고 떠난 뒤 지체없이 다시 물었다.“너 아까 김신걸한테 먼저 가라고 했지? 어디로 간 거야?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야?”“엄마, 아빠한테 교통사고가 났어요.”“뭐… 뭐?”원수정은 말을 더듬거렸다.“아빠 차가 대형 화물차에 치여서, 아직 수술실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일단 차를 타고 아버지를 뵈러 병원에 가요.”“심각해?”원수정이 긴장해서 물었다.“몰라요…….”“어떻게… 어떻게 교통사고가 난 거야? 어쩌다가?”원수정은 정신이 없어 보였다.“엄마, 서두르지 마세요. 괜찮을 거예요.”원유희가 그녀를 위로했다. 이건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기도 하다. 둘은 별장에 있던 차에 다시 올라타 병원으로 향했다.수술실 입구에는 김신걸, 그리고 옆에서 눈물을 훔치는 가련한 윤설, 그리고 장미선, 고건이 있었다.원수정 모녀를 본 장미선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누가 오라고 했지?”“저는 아버지 딸이고, 우리 엄마가 저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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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김신걸이 따지지 않자, 윤설은 마음 속의 불쾌함을 억누르고 원유희를 호되게 째려보았다.이때, 수술실의 불이 꺼지며 문이 열리고 송욱이 걸어 나왔다. 장미선과 윤설이 급히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어때요? 수술은 문제없죠?”“수술은 순조롭게 잘 끝났습니다. 그런데 뇌 부상이 심해 이미 식물인간 상태였어요.”송욱의 말에 장미선와 윤설은 할 말을 잃었고, 원수정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원유희는 그녀를 부축하는 것도 잊고 멍하니 수술실 문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그럼 우리 아버지는 깨어날 수 있나요? 식물인간이어도 깨어날 수 있는 거죠?”송욱은 대답 대신 냉정한 표정의 김신걸을 바라보았다. 그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압박했다.“죄송합니다. 뇌 부상이 심각해서 깨어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아… 안돼요… 선생님, 아주 작은 확률도 없나요?”원유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거듭 물었다.“기적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녀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눈을 크게 뜬 채 송욱의 얼굴과 말하는 입을 똑똑히 보려고 노력했다.그때, 원수정도 다가왔다.“그래, 언젠가는 기적이 있겠죠? 그렇게 확신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몸이 그렇게 건강했는데, 어떻게…….”“정말 죄송합니다.”송욱은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었다. 많은 임상 경험으로 봤을 때, 윤정과 같은 증상이 살아날 확률은 적었다. 그 반응에 원수정은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아니, 어떻게 깨어날 수 없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전문가를 찾아와서 치료하게 해요! 만약 이 병원에서 못하면 병원을 바꿀 거예요!”“네, 일단 환자를 병실로 옮기겠습니다.”말을 마친 송욱은 수술실로 돌아갔고, 따라가려던 원수정이 옆에 있던 장미선에게 힘껏 밀렸다.“꺼져!”원유희는 뒤로 쓰러진 원수정을 바삐 부축하며 말했다.“뭐 하는 거예요?”“내가 뭘 했다고? 여기서 능청스럽게 좋은 사람 연기하지 마! 윤정 씨가 그렇게 된 건 모두 너희 모녀 때문이야!”장미선이 가방 속의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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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문 앞에 있는 경호원을 본 원유희는 조금 긴장했지만 용기를 내어 지나갔다. 딱 입구에 도착하자 경호원이 그녀들을 가로막았다.“들어갈 수 없습니다.”“지금 안에 다른 사람도 없으니까 들어가게 해 주면 안 될까요? 금방 나올게요.”“안 돼요.”원유희가 좋게 말했지만, 경호원에게 어림도 없었다.원수정은 마음이 급했다. 장미선과 윤설이 떠났는데 경호원에게 가로막힐 줄은 몰랐다.“유희야, 어떡하지?”“조급해하지 마세요.”그녀를 진정시킨 원유희는 휴대폰을 꺼내 한쪽으로 가서 김신걸에게 전화했고, 3초만에 연결됐다.“나와 엄마가 병실에 들어가서 아빠를 봐도 될까? 잠깐이면 돼, 상황이 어떤지만…….”하지만 김신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원유희는 더욱 급해져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제발, 아버지를 보게 해 줘!”“유희야…….”원수정이 원유희의 팔을 잡아당기자, 얼굴을 돌린 원유희는 의사 사무실에서 나오는 김신걸을 보았다. 휴대폰이 손에 쥐어진 채 아직 통화중이었다.그를 본 그녀는 바삐 달려갔다.“나와 엄마를 들어가게 해 줄래? 금방 나올 거야! 나도 아빠 딸이야, 아빠도 분명히 나를 보고 싶어할 거야!”김신걸은 그녀가 이렇게 비는 모습이 고집이 셀 때보다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입을 열었다.“들어가.”“고마워!”병실로 들어온 원유희는 병상에 누워 있는 윤정을 보고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원수정은 침대 옆으로 가서 이미 식물인간이 된 윤정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가 다시는 깨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믿을 수 없었고, 이 사람이 평생 이렇게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믿지 못했다.“윤정 씨, 딸이 보러 왔어. 유희가 당신 보러 왔어. 내 말 들려?”원수정이 울먹이며 물었다.“아빠…….”원유희도 윤정을 부르며 손을 잡았지만, 차가운 손이 그녀의 눈물을 더 흐르게 했다.“아빠, 제가 따뜻하게 해 드릴게요.”그녀는 아버지의 두 손을 비비며 붙잡고 있었다.“윤정 씨, 정신 차려. 우리가 돌아왔어. 눈을 뜨고 우리를 좀 봐…….”원수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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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김신걸을 바라보던 원유희는 잠시 멈췄다가 다시 그에게 걸어갔다.“김신걸, 우리 아빠가 너한테 잘해줬지? 예전에도 널 돌봐준 적이 있잖아. 그러니까, 어떻게… 전문가를 찾아서 치료해 주면 안 돼? 그럼 깨어날 거야! 나한테 원하는 게 있으면 다 말해! 아빠만 깨어나면…!”“이제 내 옆에 있어줄 마음이 생겼어?”김신걸은 그녀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차가웠다.“…응…….”원유희는 말하면서 시선을 떨궜다. 김신걸도 그녀가 자의로 이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차린 것 같지만, 지금 다른 방법이 없다.하지만 김신걸은 말없이 차갑게 몸을 돌려 떠났다.“김신걸!”급히 앞으로 다가간 원유희는 그의 팔을 꼭 붙잡고 울면서 말했다.“제발, 이렇게 잔인하게 굴지 마! 만약 아빠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아빠가 없어. 아빠는 나한테 정말 중요해. 아빠는… 세 쌍둥이의 외할아버지고, 아이들도 외할아버지를 좋아해. 나와 상관없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응?”눈썹을 비튼 김신걸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속에 뭘 생각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내가 잘못했어, 난…….”원유희는 계속 애원했고, 저 멀리서 송욱이 다가왔다. 그들을 본 송욱은 잠시 멈추고 끼어들어도 되는건지 고민했다. 그때 김신걸의 얼굴이 그녀 쪽으로 약간 치우치자 즉시 말을 걸어왔다.“김 선생님, 국내외 전문가와 교수들에게 전부 연락했습니다.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죠.”원유희의 마음이 동요되었다. 그래서 김신걸이 아까 의사 사무실에서 나온 걸까? 송욱에게 최고의 전문가한테 연락하라고 분부하기 위해서?“내일 아침 8시에 도착할 수 있어?”김신걸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네, 그렇게 많은 돈으로는 개인 비행기를 타고 남겠어요.”송욱은 말하면서 원유희를 보더니 몸을 돌려 갔다. 정신을 차린 원유희는 바쁘게 김신걸을 잡은 손을 놓았다.동시에, 손목이 세게 끌려갔다.“아!”원유희의 몸에 김신걸의 몸이 붙었다. 이 자세는 아까 팔을 잡은 것보다 훨씬 가까웠다. 가까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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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엄마, 김신걸이 세계 최고의 의사를 불렀어요. 내일 의사가 올 거예요. 오늘은 일단 돌아가고 내일 다시 와요.”“너는 돌아가서 쉬어, 엄마는 여기에 있을게. 아무도 없으면 안 되잖아.”원수정은 떠나고 싶지 않았다.“여기 간병인이 있으니 괜찮을 거예요. 입구에도 경호원이 지키고 있잖아요. 게다가 만약 장미선 모녀를 만나면 또 소란을 피우게 될 거니까 아버지 병세에도 안 좋아요.”원유희의 말에도 원수정이 계속 망설이자, 그녀는 아예 앞으로 다가가 어머니를 끌어당겨 병실에서 데리고 나왔다.돌아가는 길에서, 둘은 모두 침묵했다. 자신들이 해외에 있을 때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원유희는 윤정뿐만 아니라 원수정의 마음도 걱정되었다. 지금까지 원수정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집에 도착해서 원수정이 방으로 들어간 후에 원유희도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씻지도 않고 침대 옆에 앉아 넋을 잃었다. 왜 아버지가 이혼을 언급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최근에 어머니는 아버지를 만나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은 걸로 아는데, 김신걸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하려고 하시다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장미선은 또 뭘 한 거지?내일 전문가를 만난 후에, 반드시 이 일을 분명하게 파헤쳐야겠다고 생각했다.이튿날 아침, 아직 잠이 든 원유희는 누군가 자신을 깨우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눈을 뜨자마자 침대 옆에 있는 원수정을 보았다.“엄마? 몇 시예요?”“6시야, 우리 빨리 가 봐야 하지 않을까?”원수정이 묻자, 원유희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리고 일어났다. 역시 어머니의 옷은 어제와 같았고, 밤새도록 못 잔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한숨을 쉰 그녀는 어머니를 침대 옆으로 끌고 가 앉았다.“8시까지 아직 두 시간 남았어요. 왜 밤새도록 안 자고 있었어요?”“어떻게 잘 수가 있어…….”원수정이 서글프게 말했다.“우리가 지금 가도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늦게 가면 분명히 장미선 모녀와 마주칠 거예요. 아직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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