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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김신걸이 따지지 않자, 윤설은 마음 속의 불쾌함을 억누르고 원유희를 호되게 째려보았다.

이때, 수술실의 불이 꺼지며 문이 열리고 송욱이 걸어 나왔다. 장미선과 윤설이 급히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어때요? 수술은 문제없죠?”

“수술은 순조롭게 잘 끝났습니다. 그런데 뇌 부상이 심해 이미 식물인간 상태였어요.”

송욱의 말에 장미선와 윤설은 할 말을 잃었고, 원수정은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 원유희는 그녀를 부축하는 것도 잊고 멍하니 수술실 문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앞으로 다가가서 물었다.

“그럼 우리 아버지는 깨어날 수 있나요? 식물인간이어도 깨어날 수 있는 거죠?”

송욱은 대답 대신 냉정한 표정의 김신걸을 바라보았다. 그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가 그녀를 압박했다.

“죄송합니다. 뇌 부상이 심각해서 깨어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아… 안돼요… 선생님, 아주 작은 확률도 없나요?”

원유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거듭 물었다.

“기적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녀는 눈에 눈물을 머금고 눈을 크게 뜬 채 송욱의 얼굴과 말하는 입을 똑똑히 보려고 노력했다.

그때, 원수정도 다가왔다.

“그래, 언젠가는 기적이 있겠죠? 그렇게 확신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몸이 그렇게 건강했는데, 어떻게…….”

“정말 죄송합니다.”

송욱은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었다. 많은 임상 경험으로 봤을 때, 윤정과 같은 증상이 살아날 확률은 적었다. 그 반응에 원수정은 더욱 마음이 급해졌다.

“아니, 어떻게 깨어날 수 없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전문가를 찾아와서 치료하게 해요! 만약 이 병원에서 못하면 병원을 바꿀 거예요!”

“네, 일단 환자를 병실로 옮기겠습니다.”

말을 마친 송욱은 수술실로 돌아갔고, 따라가려던 원수정이 옆에 있던 장미선에게 힘껏 밀렸다.

“꺼져!”

원유희는 뒤로 쓰러진 원수정을 바삐 부축하며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내가 뭘 했다고? 여기서 능청스럽게 좋은 사람 연기하지 마! 윤정 씨가 그렇게 된 건 모두 너희 모녀 때문이야!”

장미선이 가방 속의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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