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판 / 전능장군 용수님 / 챕터 621 - 챕터 630

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621 - 챕터 630

2444 챕터

제621화

탁수연은 대놓고 경멸했다.강서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SA 가문에서도 내놓지 못하는 씀씀이를 무능한 데릴사위 따위가 통 크게 나올 리가 없다 여겼다.“내가 선물한 거 맞다니까.”강서준은 무덤덤하게 말하며 옆에 앉은 송진을 힐끗 쳐다봤다.그러자 송진이 나서서 말했다.“맞아요, 강 도련님이 선물한 거예요. 네가 증명할 수 있거든요.”탁수연은 얼굴이 수염으로 더부룩한 송진을 힐끗 봤다.딱 봐도 큰 인물은 아닌 것 같아 코웃음을 쳤다.“그쪽이 증명할 수 있다고요? 뭘로 증명할 건데요? 아저씨, 제발 아무 말이나 하지 마세요, 네?”송진도 어이가 없긴 마찬가지였다.선물을 한 것뿐인데 왜 귀찮게 이런 일들이 생기는지 알 수 없었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이준성에게 좀 더 머물라고 했을 것이다.“서준 씨, 곤란하게 됐네요. 아니면 좀 기다리죠. 준성이 고객들을 데리고 오면 그때 나나 생일을 여기서 쇠는 걸로 하죠. 친구분의 사업을 응원할 겸.”“나가! 우리 가게엔 당신들 환영하지 않아!”탁수연이 직원에게 강서준 일행을 내보내라고 시켰다.“너…”임지수가 벌컥 화를 내자 강서준이 말렸다.“됐어. 우리 나가자.”“그런데 서준…”“내 말 들어.”“알았어.”임지수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따라 나갔다.“하하하하.”그 순간, 가게 안에서 호탕한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데릴사위 강서준이 임지수에게 선물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허풍이군.”“그러게요. 허풍도 장소를 가리면서 해야지.”가게 안에서 떠드는 말소리에 임지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서준, 선물은 네가 했는데 왜 우리가 나가야 돼?”너무나 억울했다.강서준이 아무렇지 않게 손을 흔들었다.“괜찮아. 기다려 봐. 지금 아무런 증거가 없으니 말해봤자 입만 아파. 선물을 전달한 분이 오면 다시 들어가자.”“그래.”임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가게 안에서 탁수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정용의 팔짱을 꼈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분부했다.“여기 선물들을 3층 VIP룸에 가져다 놔
더 보기

제622화

가게 입구에 서 있던 탁수연이 이 장면을 보고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선물을 줬던 사람이잖아? 강서준에게 왜 인사를 하지?’그 순간,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버렸다.송진이 이준성에게 분부했다.“선물을 할 때 제대로 말을 했어야지. 지금 가서 얘기해. 강 도련님이 친구한테 드리는 거라고.”“네.”이준성이 탁수연에게 다가갔다. 그제야 탁수연이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인사를 건넸다.“손님, 안으로 드세요. 어서요.”이준성이 손을 흔들었다.“제가 전에 가져온 선물은 강 도련님께서 임 도련님께 드리는 겁니다.”“네?”탁수연이 입을 쩍 벌였다. 잠시 멍하니 서 있더니 뒤를 돌아 이정용을 봤다.이정용이 자신이 선물한 거라고 해서 특별히 3층 VIP룸에서 고마움을 표시하려고 했다.이준성의 말을 듣던 이정용이 겁을 먹었다. 건설현장 청부업체로 어느 정도 돈을 모았지만 눈앞에 있는 거물들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정도였다.천군, 장생, NE 가문, WE 가문의 책임자들이 이곳에 모였다.임지수가 고개를 빳빳하게 쳐들고 넋이 나간 이정용 앞으로 걸어갔다.“다시 말해 봐. 네가 선물한 게 맞아?”“네가?”이정용은 입만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용 오빠, 말을 해.”탁수연은 다급한 나머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임지수가 손을 들어 탁수연의 뺨을 매섭게 후려쳤다.“내 눈앞에서 당장 꺼져!”그제야 탁수연의 친구들이 어떤 일인지 알게 되었다. 모두 이정용이 선물한 줄 알았는데 진짜 강서준이라니 믿기지 않았다.송진이 다가와 임지수에게 말했다.“임 도련님, 오늘 내 딸의 생일인데 가게를 통째로 내주실 수 있어요?”“아, 네. 그럼요.”임지수가 감격에 목이 메었다. 평범한 자신을 임 도련님이라 불러주고 이렇게 많은 거물들을 데리고 온 것에 가슴이 뿌듯했다. 송진이 이준성에게 분부했다.“뭐 해? 모시고 들어가지 않고.”이준성이 바로 거물들을 자리에 안배했다. 가게를 들어가던 거물들이 강서준을 지나갈 때 한 번씩 쳐다봤다. 강서준의
더 보기

제623화

다정하게 팔짱을 낀 두 사람은 무척이나 친해 보였지만 강서준은 속으로 불쾌했다.하지만 송진이 자신을 대신해 거액의 선물을 주고 거물들을 작은 샤브샤브 가게에 초대한 성의를 봐서라도 참아야 했다. 거물들이 LY 샤브샤브 가게에 방문한 것이 입소문이 나게 되면 앞으로 손님이 끊어질 걱정이 사라지게 되니까.김초현은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그냥 멀리서 망설이다가 뒤돌아섰다.“초현, 어디 가는 거야?”하연미가 팔을 잡았다.김초현이 시무룩하게 말했다.“들어가서 뭐 해? 무시당하는 꼴 보고 싶어?”“기지배야. 내가 그렇게 가르쳤어?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랑 팔짱을 끼고 있는데 쥐구멍에 숨을 거야? 이럴 때일수록 송나나한테 다가가서 인사를 해야지. 오늘 네 생일이라서 남편을 하루만 빌려준다고 말해. 이런 것까지 내가 가르쳐야겠니?”하연미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창피해. 이혼하자고 말한 건 나야. 이제 와서 다시 친한 척 못해.”김초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또 한 번 암울한 인생이라고 탄식했다.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람과 결혼하고 정작 좋아하는 사람은 절친의 남자친구라니.지지리 복도 없는 팔자를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고생 끝네 낙이 온다’는 말을 누가 지어낸 것인지 10년 동안 개고생을 했는데도 낙은커녕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언니, 포기하면 안 돼.”“100조야, 무슨 단위인지는 알지?”“초현, 우리 가문은 네게 달렸어.”SA 가문 사람들이 나서서 설득했다. 그들의 면상과 말소리만 들어도 역겨웠다.돈만 밝히는 인간들 때문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하연미는 방금 말을 심하게 한 것 같아 다시 다정한 톤으로 말했다. “초현, 네가 흑룡을 좋아하는 거 알아. 하지만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대하국 전신이자 수호자야. 따르는 여자들도 당연히 많겠지. 지금은 청희랑 사귄다고 했으니 쓸데없이 힘 빼지 말자. 그보다 강서준에게 100조나 생긴다잖아. 흑룡보다 100조가 더 좋지 않니? 엄마 말을 들어. 너를 위
더 보기

제624화

그 말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이 가게의 사장이 임지수라는 걸 알았다.“지수.”몇몇 동창들이 갑자기 임지수에게 아부하기 시작했다.샤브샤브 3층 VIP룸에서 송진, 강서준과 송나나가 함께 자리했다.“나나, 이제 만족하냐?”송진이 흐뭇하게 웃으면서 물었다.“응.”송나나가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말했다.“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생일일 거야. 아빠, 고마워.”고맙다는 말에 송진은 가슴이 뿌듯했다.똑똑!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이준성이 문을 열었다. 문 밖에 여자 두 명이 서 있었다.한 여자는 나이가 있고 다른 여자는 훤칠한 키에 화려한 원피스를 입어 기품이 남달라 보였다.바로 하연미와 김초현이다.“송 선생님.”하연미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희가 들어가도 될까요?”그리고 소리를 높여 강서준을 불렀다.“서준, 네 아내도 왔어.”그때 강서준은 창가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창 밖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봤더니 하연미와 김초현이었다.강서준이 벌떡 일어서 김초현에게 다가가며 웃었다.“여보, 여기는 어쩐 일로 왔어요?”그리고 자연스럽게 김초현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였다.김초현은 거절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강서준을 따라 들어갔다.“초현, 얘기 나눠. 난 방해하지 않을게.”하연미가 눈치 빠르게 피했다.자신이 송진과 감히 마주앉을 신분이 아니니 김초현만 들여보낸 것이다.김초현이 소파에 앉았다.“언니, 안녕하세요.”송나나가 달달한 목소리로 불렀다.“안녕하세요.”김초현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인사했다.“젊은이들끼리 얘기해. 난 방해하지 않을게.”송진도 눈치 빠르게 자리를 피하며 이준성에게 눈길을 보냈다.이준성이 송진을 따라 룸에서 나왔다.송나나는 김초현의 옆에 앉은 강서준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언니, 서준 오빠랑 진짜 천생연분이에요. 한 사람은 능력이 있고 한 사람은 미모가 뛰어나고. 역시 영웅에겐 미인이 어울리는 법이죠.”“그래요?”김초현은 건성으로
더 보기

제625화

하지만 서청희와 흑룡이 서로 끈적하게 껴안고 격렬하게 키스하는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이 아렸다. 김초현이 실망하는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봤다. ‘흑룡의 10분의 1이라도 따라갔으면 얼마나 좋을까?’“서준 오빠, 젊은 나이에 누구한테서 의술을 배웠어요? 싸움도 엄청 잘하고 스승이 누구예요?”송나나가 손으로 턱을 괴며 강서준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 남자에 대해 사소한 것이라도 알고 싶었다. 너무나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지만 의술이며 싸움이며 다 자신의 마음에 쏙 들었다.강서준은 대답대신 피식 웃으면서 김초현을 슬쩍 봤다.김초현의 몸에서 향기로운 향수 냄새와 샴푸 냄새가 풍겼다. 옆에 처음 앉는 것도 아닌데 왠지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세차게 뛰고 열이 올랐다.김초현은 그런 강서준을 무시하고 송나나와 웃으면서 얘기를 나누었다.“나나 씨, 의술과 싸움은 모두 흑룡이 알려준 거예요.”“그래요?!”송나나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뭐라고 말하려고 입을 벌린 순간, 강서준이 SA 가문에 데릴사위로 들어가면서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러니 여기서 말하면 안 되었다.“아, 그렇군요.”그냥 이제야 알았다는 듯 맞장구를 치며 강서준을 힐끗 쳐다봤다.‘당신이 흑룡이면서 흑룡한테서 배웠다고?’두 사람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강서준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연애 상담가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연애 상담사를 그룹 채팅방에 초대하고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곧 그룹 채팅방이 폭발한 듯 다양한 메시지가 떴다. 강서준이 재빠르게 수많은 제안을 훑어봤다.마음에 드는 제안을 발견하고 입고리를 치켜 올렸다.“왜 그래요?”김초현이 화들짝 놀랐다.강서준이 갑자기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얗고 보드라운 손을 잡고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여보, 요즘 새로 나온 영화가 있다는데 같이 보러 가요. 채우석이 주연으로 나온 ‘백점짜리 연애’라나 뭐라나.”지금 채우석은 QS 그룹에서 쫓겨났지만 이 영화는 전성기때 찍은 것이었다
더 보기

제626화

강서준이 손짓으로 옆에 놓인 의자를 가리켰다.“앉아. 탁수연은 어떻게 됐어?”임지수가 의자에 앉더니 덤덤하게 말했다.“확실하게 얘기했어. 하지만 이혼은 어려울 거 같아. 죽어도 이혼은 안 한다는데 강제 이혼을 신청할 거야. 맞다, 바람 피운 증거를 수집해야 되는데 도와줄 수 있어?”“그래.”강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하정보망이 나서면 그 정도 증거는 쉽게 얻을 수 있다.“나한테 맡겨. 내일 보내줄게.”임지수가 기뻐하며 정중하게 감사를 표시했다.“고맙다. 네가 아니었다면 평생 이렇게 주눅 들어 살았을 거야. 내게 새 생명을 준 거나 다름없어.”강서준이 손을 흔들며 웃었다.“말이 지나쳤다. 친구끼리 낯 간지럽게 고맙기는. 주방에 얘기해. 음식을 빨리 내오라고. 점심 먹고 오후에 볼일이 있어.”“그래.”임지수가 고개를 끄덕이고 재빠르게 주방으로 향했다.강서준은 샤브샤브를 맛있게 먹고 송진과 작별 인사를 했다.그리고 김초현과 가게에서 나와 영화관으로 향했다.영화관에서 커플석 티켓을 구매하고 뒤쪽에 위치한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김초현이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지만 강서준의 마음은 딴 곳에 있어 영화를 볼 기분이 아니었다.마침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과 깊은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나왔다.이때다 싶어 강서준이 슬며시 김초현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았다.한참 영화 스토리에 감동을 받은 김초현이 강서준의 어깨에 기대며 품에 안겼다.강서준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연애 상담사들 답게 여자들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 영화관에서 어떻게 하면 스킨십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설명해줬다. 바로 남녀가 키스하는 장면을 본 김초현이 감성에 빠지면서 스스로 안길 때 주동적으로 카리스마 있게 키스를 해버리는 것이다.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다. 이렇게 강압적으로 김초현에게 키스할 수 없었다.수많은 적군과 싸워는 봤지만 키스하는 것이 참 어려웠다.다시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김초현을 꼭 안았다.영화를 열심히 보던 김초현은 갑자기 들어온
더 보기

제627화

죄지은 놈이 제 발 저리다고 강서준은 자신에게 정말 잘해줬었다. 그동안 자신의 말이라면 다 들어주었는데도 정작 본인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었다.불륜이다.김초현은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추려고 바닥을 보며 걸었다.강서준을 쳐다볼 면목이 없었다.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에 반박하지 않고 손을 잡게 내버려두었다.영화관을 나서자 한 여학생이 장미꽃을 한아름 들고 강서준에게 다가왔다.“오빠, 꽃 한송이를 예쁜 언니에게 선물할래요? 미인에겐 장미가 잘 어울려요.”“얼마야?”강서준이 웃으면서 물었다.“한 송이에 2만원이요.”“내가 다 살게.”강서준이 호주머니를 뒤졌지만 지갑이 없었다. 평소 갖고 다니는 습관이 없었다.어색하게 웃으면서 물었다.“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지?”“그럼요.”여학생이 웃자 양 볼에 귀여운 보조개가 나타났다. 휴대폰에서 바코드를 꺼내 보였다.“모두 아홉 송이에요.”강서준이 바코드를 스캔하고 18만원을 결제했다.“감사합니다.”여학생이 장미를 건네 주고 신나게 뛰어갔다.강서준이 웃으면서 장미를 김초현에게 주었다.“받아요.”김초현이 입을 삐죽거렸다. 이런 거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억지로 받았다.“우리 쇼핑이나 할까요? 그동안 내가 아무것도 선물하지 않았으니 마음에 드는 거 골라봐요. 내가 다 사줄게요.”“당신이?”김초현이 의심쩍은 눈초리로 봤다.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뭘 산다고 그래요? 원피스, 화장품 당신 월급으로 살 수 있어요?”“돈 걱정은 하지 말고. 나 돈이 부족하지 않거든요.”강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 가족간의 사랑, 우정, 애정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라 여기기 때문이다.김초현이 심호흡을 했다. 확실히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전에 ST 공장을 인수할 때 아무 말없이 370억을 준 것만 해도 그랬다.살짝 기대가 되었다.“알았어요.”김초현은 더는 비꼬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아홉 송이 장미를 들고 살며시 냄새를 맡았다.“너무 향기롭다.”그 모습을 본 강서준도 매우 흡족했다. 김초현의
더 보기

제628화

“영웅과 강중 제일미인의 사랑 스토리,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에요. 두 분은 앞으로 아름다운 미담으로 남을 거예요.”난처한 말에 김초현이 다급하게 해명했다.“오해하셨어요. 저와 흑룡은 그냥 친구에요. 그리고 저 남편과 이혼하지도 않아요. 남편이 전에 흑룡 부하였는데 사이가 아주 돈독하거든요.”옆에서 그 말을 듣던 강서준은 기분이 좋았다. 자신과 이혼하려는 생각이 없어졌으니 지금 노력하면 충분히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김초현이 강서준의 손을 잡고 가게에서 나왔다.지금은 어디 가나 자신과 흑룡에 대해 물어봤다.김초현이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해요. 나와 흑룡 진짜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서준 씨가 전에 구치소에 잡혀갔을 때 나를 도와서 강중 신의로 밀어줬거든요. 그리고 여자친구도 있어요. 서준 씨도 아는 사람이에요.”비록 입으로 사과를 했지만 얼굴에 왠지 모를 실망감이 스쳐 지났다.강서준은 김초현이 아직도 흑룡을 그리워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괜찮은 척했다.따지고 보면 자신의 다른 신분을 좋아하는 것이니 불륜이라고 해도 결국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말이다.“난 괜찮으니까 집에 가요. 쇼핑은 못하겠어요.”“네.”김초현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돌아와 보니 하연미와 김호가 먼저 도착했다.하연미가 강서준을 보자마자 반갑게 맞이했다. 따뜻한 차에 간식까지 챙겨 주었다.강서준은 살짝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하연미가 차를 따르며 물었다.“서준, 송진이 너한테 절반 재산을 준다는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어?”“네?”강서준이 얼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송진이 확실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은 탓에 따져 묻지도 않았다.게다가 자신이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송진이 준다고 해도 받지 않을 텐데.“어머니.”강서준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송 선생이 농담한 거예요. 절반 재산을 준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송진의 재산이 얼마인지 아세요? 대충 계산해
더 보기

제629화

김초현이 잠시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송진의 딸을 구해줬으니 치료비를 받는 건 당연해요. 이혼으로 협박하는 게 아니라 나는 그냥 두 사람이 맞으면 같이 있고 맞지 않으면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 둘은 맞지 않아요.”“알았어요.”강서준이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비록 이혼으로 협박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알아들었다.그 순간 SA 가문과 김초현에게 실망했다. 너무나 실망했다.이 가문은 죽으나 사나 돈밖에 모른다. 김초현은 처음엔 이러지 않았는데 어느새 가족들에 물들여 속물이 되어 버렸다.강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진지하게 말했다.“김초현 씨, 마지막으로 도와주죠. 얼마 필요한지말 말해요. 당신에게 진 빚은 돈으로 다 갚을 테니까. 그리고 결혼에 대해선 당신 말이 맞아요. 맞으면 같이 있고 맞지 않으면 이혼해야죠. 그동안 난 할 만큼 다 했지만 당신 마음을 조금도 얻지 못했으니,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봐요.”강서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줄은 몰랐다.김초현이 살짝 당황했다.“얼마 필요한지 말해요.”하연미가 끼어들어서 금액을 요구했다.“똑똑히 들어. 2조야. 2조 아니면 나 가만 있지 않아.”“알았어요.”강서준은 바로 집에서 나왔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초현의 계좌에 입금 할게요.”김초현은 강서준이 사라지는 뒷모습만 바라봤다. 그 순간, 무언가를 잃은 듯 가슴 한 구석이 허전했다.이번에야말로 강서준이 김초현을 떠났다.번화한 도로를 걸으면서 10년 전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했다.김초현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같이 살았던 날들을 떠올렸다.남은 생에 옆에 있어주는 것으로 살려준 은혜를 보답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노력을 해도 김초현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노력한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후.”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서로 맞지 않다면 헤어지면 그만이다.강서준이 휴대폰을 꺼내 백소희에게 연락했다.“강 형님.”휴대폰 너머로 백소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서준이 분부했다. “
더 보기

제630화

“초현아, 빨리 그 돈을 내 계좌에 이체해. 내가 보관해 줄게.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을 세워야겠어. 우리 먼저 큰 별장을 살까? 그리고 세계 일주 여행은 어때?”하연미는 벌써 돈을 어떻게 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안 돼.”김초현이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돈은 제 거에요. 어떻게 엄마한테 맡겨요.”하연미에게 주는 순간 돌려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군병원에서 이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뭐라고요? 형, 아니죠? 초현 씨 에게 2조를 주고 관계를 정리했다고요?”강서준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우린 전혀 어울리지 않아. 게다가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2조를 주고 은혜를 갚은 셈이지.”“그렇지만 흑룡을 좋아하잖아요. 형이 흑룡이고, 왜 신분을 밝히지 않았어요? 그러면 같이 있어도 되잖아요.”강서준이 숨을 들이마셨다.머리가 복잡했다. 자신의 두 신분 때문에 머리가 지긋지긋 아팠다.“됐어. 그만 말하자. 오늘 이후로 흑룡 강서준은 없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야.”“에휴.”이혁이 탄식했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랑은 정말 복잡해요. 역시 혼자가 편해요. 구속도 안 받고 자유롭고, 나 평생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기분 잡치는 얘긴 하지 말자. 몸은 어때? 나가서 술 마실 수 있겠어?”“안 돼요!”조용히 있던 문소정이 갑자기 끼어들었다.이혁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형, 지금 걸을 수 있지만 아직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2개월은 더 있어야 완쾌할 거 같아요. 미안해요.”“괜찮아.”강서준이 손을 흔들었다.“그럼 쉬어. 또 보러 올게.”그리고 군병원에서 나왔다.아주 중요한 물건을 잊어버린 것처럼 가슴 한 구석이 허전했다.하소연할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었다.강중에서 허물없이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이혁뿐이다.그런데 지금 병원에서 치료 중이니 억지로 데리고 나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한참을 걷다 술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취할 정도로 술을 들이마셨다
더 보기
이전
1
...
6162636465
...
245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