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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다정하게 팔짱을 낀 두 사람은 무척이나 친해 보였지만 강서준은 속으로 불쾌했다.

하지만 송진이 자신을 대신해 거액의 선물을 주고 거물들을 작은 샤브샤브 가게에 초대한 성의를 봐서라도 참아야 했다.

거물들이 LY 샤브샤브 가게에 방문한 것이 입소문이 나게 되면 앞으로 손님이 끊어질 걱정이 사라지게 되니까.

김초현은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 그냥 멀리서 망설이다가 뒤돌아섰다.

“초현, 어디 가는 거야?”

하연미가 팔을 잡았다.

김초현이 시무룩하게 말했다.

“들어가서 뭐 해? 무시당하는 꼴 보고 싶어?”

“기지배야. 내가 그렇게 가르쳤어?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랑 팔짱을 끼고 있는데 쥐구멍에 숨을 거야? 이럴 때일수록 송나나한테 다가가서 인사를 해야지. 오늘 네 생일이라서 남편을 하루만 빌려준다고 말해. 이런 것까지 내가 가르쳐야겠니?”

하연미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창피해. 이혼하자고 말한 건 나야. 이제 와서 다시 친한 척 못해.”

김초현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또 한 번 암울한 인생이라고 탄식했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사람과 결혼하고 정작 좋아하는 사람은 절친의 남자친구라니.

지지리 복도 없는 팔자를 원망하고 또 원망했다.

‘고생 끝네 낙이 온다’는 말을 누가 지어낸 것인지 10년 동안 개고생을 했는데도 낙은커녕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언니, 포기하면 안 돼.”

“100조야, 무슨 단위인지는 알지?”

“초현, 우리 가문은 네게 달렸어.”

SA 가문 사람들이 나서서 설득했다. 그들의 면상과 말소리만 들어도 역겨웠다.

돈만 밝히는 인간들 때문에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하연미는 방금 말을 심하게 한 것 같아 다시 다정한 톤으로 말했다.

“초현, 네가 흑룡을 좋아하는 거 알아. 하지만 어떤 사람인지 잘 알잖아. 대하국 전신이자 수호자야. 따르는 여자들도 당연히 많겠지. 지금은 청희랑 사귄다고 했으니 쓸데없이 힘 빼지 말자. 그보다 강서준에게 100조나 생긴다잖아. 흑룡보다 100조가 더 좋지 않니? 엄마 말을 들어. 너를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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