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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죄지은 놈이 제 발 저리다고 강서준은 자신에게 정말 잘해줬었다.

그동안 자신의 말이라면 다 들어주었는데도 정작 본인은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었다.

불륜이다.

김초현은 화끈거리는 얼굴을 감추려고 바닥을 보며 걸었다.

강서준을 쳐다볼 면목이 없었다.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에 반박하지 않고 손을 잡게 내버려두었다.

영화관을 나서자 한 여학생이 장미꽃을 한아름 들고 강서준에게 다가왔다.

“오빠, 꽃 한송이를 예쁜 언니에게 선물할래요? 미인에겐 장미가 잘 어울려요.”

“얼마야?”

강서준이 웃으면서 물었다.

“한 송이에 2만원이요.”

“내가 다 살게.”

강서준이 호주머니를 뒤졌지만 지갑이 없었다. 평소 갖고 다니는 습관이 없었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지?”

“그럼요.”

여학생이 웃자 양 볼에 귀여운 보조개가 나타났다. 휴대폰에서 바코드를 꺼내 보였다.

“모두 아홉 송이에요.”

강서준이 바코드를 스캔하고 18만원을 결제했다.

“감사합니다.”

여학생이 장미를 건네 주고 신나게 뛰어갔다.

강서준이 웃으면서 장미를 김초현에게 주었다.

“받아요.”

김초현이 입을 삐죽거렸다. 이런 거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억지로 받았다.

“우리 쇼핑이나 할까요? 그동안 내가 아무것도 선물하지 않았으니 마음에 드는 거 골라봐요. 내가 다 사줄게요.”

“당신이?”

김초현이 의심쩍은 눈초리로 봤다.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뭘 산다고 그래요? 원피스, 화장품 당신 월급으로 살 수 있어요?”

“돈 걱정은 하지 말고. 나 돈이 부족하지 않거든요.”

강서준이 진지하게 말했다. 가족간의 사랑, 우정, 애정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거라 여기기 때문이다.

김초현이 심호흡을 했다. 확실히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전에 ST 공장을 인수할 때 아무 말없이 370억을 준 것만 해도 그랬다.

살짝 기대가 되었다.

“알았어요.”

김초현은 더는 비꼬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홉 송이 장미를 들고 살며시 냄새를 맡았다.

“너무 향기롭다.”

그 모습을 본 강서준도 매우 흡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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