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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초현아, 빨리 그 돈을 내 계좌에 이체해. 내가 보관해 줄게.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을 세워야겠어. 우리 먼저 큰 별장을 살까? 그리고 세계 일주 여행은 어때?”

하연미는 벌써 돈을 어떻게 쓸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안 돼.”

김초현이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 돈은 제 거에요. 어떻게 엄마한테 맡겨요.”

하연미에게 주는 순간 돌려받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군병원에서 이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라고요? 형, 아니죠? 초현 씨 에게 2조를 주고 관계를 정리했다고요?”

강서준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우린 전혀 어울리지 않아. 게다가 나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2조를 주고 은혜를 갚은 셈이지.”

“그렇지만 흑룡을 좋아하잖아요. 형이 흑룡이고, 왜 신분을 밝히지 않았어요? 그러면 같이 있어도 되잖아요.”

강서준이 숨을 들이마셨다.

머리가 복잡했다. 자신의 두 신분 때문에 머리가 지긋지긋 아팠다.

“됐어. 그만 말하자. 오늘 이후로 흑룡 강서준은 없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야.”

“에휴.”

이혁이 탄식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사랑은 정말 복잡해요. 역시 혼자가 편해요. 구속도 안 받고 자유롭고, 나 평생 결혼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기분 잡치는 얘긴 하지 말자. 몸은 어때? 나가서 술 마실 수 있겠어?”

“안 돼요!”

조용히 있던 문소정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이혁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형, 지금 걸을 수 있지만 아직 상처가 완전히 낫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2개월은 더 있어야 완쾌할 거 같아요. 미안해요.”

“괜찮아.”

강서준이 손을 흔들었다.

“그럼 쉬어. 또 보러 올게.”

그리고 군병원에서 나왔다.

아주 중요한 물건을 잊어버린 것처럼 가슴 한 구석이 허전했다.

하소연할 사람을 찾고 싶었지만 아무도 없었다.

강중에서 허물없이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이혁뿐이다.

그런데 지금 병원에서 치료 중이니 억지로 데리고 나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한참을 걷다 술집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취할 정도로 술을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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