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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강서준은 술을 아주 많이 마셨다. 하지만 마시면 마실수록 정신이 점점 더 멀쩡해졌다.

이때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휴대폰을 보니 전화를 건 사람은 김초현이었다.

강서준은 전화를 받았다.

"서준 씨, 어디예요?"

휴대폰 넘어 들려오는 김초현의 목소리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는 듯 냉정했다. 강서준은 김초현의 무표정한 얼굴이 벌써 보이는 것만 같았다.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강서준이 덤덤하게 물었다.

"지금 말하기는 좀 그렇고... 우리 잠깐 만나요."

"좋아요."

강서준은 바로 승낙을 했다. 그도 이혼을 할 거면 빨리 수속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지금 어디 있어요? 제가 찾으러 갈게요."

강서준은 와인바의 이름을 몰랐다. 왜냐하면 들어올 때 이름을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전화를 끊고 메시지로 자신의 위치를 보냈다.

위치를 받은 김초현은 바로 나와서 택시를 탔다.

김초현은 약 삼십분 후에 와인바 앞에 나타났다.

강서준의 앞에 이미 수십 개의 술병이 있고 술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도대체 어쩌다 이 꼴이 된 거예요?"

강서준은 술을 많이 마시기는 했지만 취기 하나 없이 멀쩡했다. 그는 머리를 들어 그림 속에서 걸어 나온 것만 같은 아름다운 여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는 또 자연스레 10년 전 사방이 불에 타오르지만 옴짝달싹 못하던 자신이 떠올랐다.

"괘, 괜찮아요. 제가 구해줄게요."

그때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하지만 강서준은 머리를 흔들며 애써 목소리를 떨쳐냈다.

그는 김초현에게 마지막으로 2조 원을 준 것으로 모든 은혜를 갚았다.

"저랑 같이 한잔할래요?"

강서준은 미소를 지으면서 김초현을 바라봤다.

그러자 김초현은 그를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일단 나가요."

김초현은 억지로 강서준을 끌고 밖으로 나왔다.

와인바 밖에서.

김초현은 정색을 하며 말했다.

"지금 서준 씨 꼴을 봐봐요. 서준 씨가 조금이라도 진취심이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까지 안 했어요.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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