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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강서준은 외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알지도,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제왕궐에서 실컷 잠이나 잤다.

이튿날 점심이 되어서야 깨어난 강서준은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늦잠을 잔 것 같았다. 만약 배가 고프지 않았더라면 더 오래 잤을 지도 모른다.

강서준은 주섬주섬 옷을 입고 수염도 정리하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

제왕궐 밖으로 나간 그는 문 앞에 한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얀색 스커트를 입은 날씬한 몸매의 여자가 검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있었다.

"하윤지?"

강서준은 놀란 표정으로 걸어가서 물었다.

"네가 어떻게 여기에 있어?"

아침에 도착한 하윤지는 이미 한참을 기다렸다.

강서준의 목소리를 들은 그녀는 몸을 돌리며 미소를 지었다.

"세상 사람들이 다 형부 얘기를 하고 있어요. 아무리 생각해 봐도 제왕궐에 있을 것 같아서 한 번 찾아와 봤죠."

"무슨 일 있어?"

"초현 언니랑은..."

강서준은 손을 들어 하윤지의 말을 끊었다.

"지난 얘기는 더 이상 꺼내지 마. 따로 할 말 없으면 이만 출근이나 하지 그래?"

강서준은 몸을 돌려 떠나려고 했다.

하윤지가 쫓아가며 말했다.

"형부, 초현 언니가 좋아하는 사람은 흑룡이에요. 형부가 흑룡이잖아요. 이건 바람이라고 할 수 없어요. 언니한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고 흑룡의 신분으로 같이 살면 안 돼요?"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

강서준은 심호흡을 했다.

흑룡이고 뭐고 다 듣기 좋은 이름일 뿐이었다. 이런 이름을 벗어던지고 나면 그는 결국 강서준이었다.

김초현과 결혼을 한 강서준이 그의 진정한 모습이다. 하지만 김초현은 그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흑룡에 대한 새로움이 식고 나면 결국 다시 떠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은혜도 다 갚은 마당에 아무리 아쉽다고 해도 더 이상 밀당을 할 이유는 없었다.

하윤지는 어떻게 설득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강서준이 김초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혼을 한 것도 아주 힘들었을 것이다.

"어디 가요?"

"밥 먹으러. 넌 회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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