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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사람 귀찮게 헛소리하지 마요."

강서준은 담배 한 대를 꺼내며 더 이상 김초현을 신경 쓰지 않았다.

이때 고예혁이 김호를 데리고 나왔다.

"김초현 씨의 아버지께서 역사가 유구한 7억 4천만 원짜리 옥반을 깨뜨렸어요. 제가 할인해 드려서 7억 원에 팔 테니 돈을 내고 사람을 데려가요."

김초현은 건장한 남자들에게 잡힌 채로 얼굴에 멍이 잔뜩 생긴 김호를 보고 순간 욱했다. 그녀는 강서준을 바라보며 책망했다.

"이게 뭐 하는 짓이에요? 서준 씨도 이곳에 있었으면서 아빠가 이렇게 되도록 지켜보기만 한 거예요?"

김초현은 강서준의 실력에 대해 알고 있었다. 눈앞의 남자들은 그의 상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강서준은 그녀의 아버지가 이 지경이 되도록 두고만 봤다.

강서준은 덤덤하게 말했다.

"저는 이미 최선을 다해 말렸어요. 만약 안 말렸다면 지금보다 더 심했을 거예요."

"말렸다고요?"

김초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준 씨가 말렸더라면 아빠가 이렇게 됐겠어요? 지금 제가 먼저 이혼 얘기를 꺼냈다고 복수라도 하는 거예요?"

"그만해, 초현아. 서준이는 진짜 말려줬어. 만약 서준이가 없었더라면 나는 죽었을 지도 몰라."

김호가 강서준을 대변해 줬다.

고예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랑싸움은 밖에 가서 하고 일단 돈부터 낼까요?"

김초현은 김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빠가 진짜 옥반을 깨뜨렸어요?"

김호가 답했다.

"내, 내가 손이 미끄러져서 그만..."

김초현은 고예혁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

"배상은 물론 원하시는 대로 할 거예요. 근데 저희 아빠를 다치게 한 건 또 다른 얘기죠."

"네?"

고예혁은 김초현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저한테 이런 식으로 얘기한 사람은 김초현 씨가 처음이에요. 그래도 틀린 얘기는 아니니까 제가 7억 4천만 원에서 할인해 드린 4천만 원을 치료비로 쓰세요."

"그건..."

김초현은 화가 나서 몸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다.

더 이상 입 아프게 얘기하기 싫었던 고예혁은 뒤로 물러났고 건장한 남자들이 몰려와 김초현을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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