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장군 용수님의 모든 챕터: 챕터 1261 - 챕터 1270

2341 챕터

제1261화

강천과 김초현이 함께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강영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다. 두 사람은 그렇게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로 강씨 저택 대문 앞에 나타났다.강영은 약간 긴장한 모습으로 앞으로 걸어가서는 억지 미소를 지었다."안녕하세요, 둘째 할아버지. 그리고 초현 씨."강천은 강영을 힐끗 쳐다봤다. 그러자 강영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두 분이 어떻게 교토에 오셨어요? 초현 씨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토록 무서운 기운을 달고 다니는 거예요?""아..."김초현은 머리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강천은 강영이 자신을 속인 것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덤덤하게 물었다."서준이가 지금 이곳에 있나?""네, 있어요. 서준 오빠는 뒷마당에서 치료하는 중이에요."강천은 머리를 들어 강씨 저택 대문 밖에 걸려 있는 명패를 바라봤다. 명패에는 정교한 글씨체로 '강씨'라고 새겨져 있었다. 그로서는 너무나도 오랜만에 보는 것이었다.강천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김초현도 곧장 뒤따랐다.강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김초현을 힐끗 봤다. 그녀의 표정이 이상한 것을 보고서는 무조건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직감했다. 그래서 조용히 김초현의 곁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초현 씨, 진짜 무슨 일 있었어요?""아, 아니에요."김초현은 말없이 강천만 뒤따랐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강천은 익숙하게 길을 찾아 뒷마당으로 갔다.뒷마당의 오두막.강천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자 강서준을 위해 치료하는 강씨 집안사람들이 보였다. 그들 중에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번진 노인도 있었다."가, 강천...?"강천이 들어온 것을 보고 강씨 집안사람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치료를 멈췄다."당장 나가!"강천은 그들을 쓱 훑어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잔뜩 겁먹은 강씨 집안사람들은 거의 기다시피 밖으로 나갔다. 여전히 침대에 누워 있는 강서준을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말이다.모용추는 강천을 힐끗 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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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2화

모용추는 손을 들고 놀란 토끼 눈이 된 표정을 막았다. 몸은 천천히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이런!"강천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진기로 폭동을 일으키는 김초현의 혈기를 억눌렀다.김초현은 이제야 이성을 되찾고 죄책감 섞인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봤다."할아버지...""별문제 아니다."강천은 김초현을 위로하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서, 서준 씨는 어때요? 치료할 수 있어요?"강천은 굳은 표정으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강영은 이제야 바닥에서 일어나 다시 오두막이 있던 곳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 모용추도 마찬가지였다.강천은 잠깐 생각하다가 신중하게 답했다."이 정도의 내상이라면 절대 살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치료가 통할지는 나도 확신할 수 없구나. 그래도 시도는 해볼 것이다."강천은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진기를 손바닥으로 끌어모아 강서준의 가슴팍에 댔다. 막강한 진기는 강서준의 몸속으로 들어가 치료하기 시작했다.약 20분 후, 강천의 안색은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그가 손을 뗀 다음 김초현이 곧바로 다가가서 물었다."할아버지, 어떻게 됐어요?""내상과 경맥은 일단 진기로 치료했다.""그런데 왜 아직도 깨어나지 않는 거죠?"김초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잠깐의 치료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서 그렇다.""근본적인 문제요?"이번에는 강영이 물었다."서준이는 곧 깨어날 거다. 하지만 한 번 부서진 내장과 경맥은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의 힘으로 회복했다고 해도 앞으로 진기를 사용하지는 못할 거다. 진기를 사용하는 순간 경맥이 견디지 못하고 다시 끊어지게 될 테니까.""그러면 서준 오빠가 평범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인가요?""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서준이 스스로 치료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지. 의경에 역천 81침에 천강기공까지 익힌 녀석이니, 경맥을 회복할 방법쯤은 생각해 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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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3화

"강철구 어르신이요?"강영은 멈칫하며 되물었다. 그녀의 추측대로라면 강철구는 강지의 공격을 받았을 텐데, 지금 어디에 있는지는 몰랐다. 더구나 강철구가 공격받았다는 것도 확인을 거치지 않은 추측일 뿐이라서 강천에게 알려줄 수는 없었다."모, 모르겠어요. 돌아오고부터는 한 번도 뵌 적 없어요."강천은 더 이상 묻지 않고 다시 돌아갔다. 김초현의 기운으로 인해 산산이 조각난 오두막으로 말이다."초현아, 서준이는 강중으로 데려가서 계속 치료하자꾸나.""네?"김초현은 멈칫하며 물었다."지금요? 근데 서준 씨는 아직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데리고 나가도 괜찮아요?""콜록콜록."이때 침대에 누워있던 강서준이 갑자기 기침했다. 그리고 서서히 눈을 떠서 김초현과 시선을 마주쳤다."초현 씨..."강서준이 무기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자 김초현은 눈시울을 붉히며 그를 향해 다가갔다."여보, 드디어 깨어났네요. 다행이에요... 진짜 다행이에요... 깨어났으면 됐어요, 흑흑흑..."김초현은 결국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강서준은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조금 움직인 순간 견딜 수 없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피를 토했다. 김초현은 곧바로 휴지를 뽑아서 그의 입가에 흐른 피를 닦아주며 말했다."여보, 내상이 심해요. 아직은 움직이지 마요."강서준은 다시 침대에 눕더니 막연한 표정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 구익에게 습격받았을 때 그는 진짜로 생을 마감하게 될 줄 알았다. 그래서 다시 눈을 뜨니 약간 비현실적인 느낌이 들었다."할아버지..."강서준은 강천을 발견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렀다."오빠!"이때 강영도 오두막이 있었던 곳으로 돌아와서 깨어 있는 강서준을 발견하고는 흥분에 겨운 말투로 그를 불렀다.강천은 강서준의 곁으로 다가가서 또다시 맥을 짚어봤다. 그러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그래도 운이 좋은 모양이다. 내상이 이렇게 심한데도 눈을 떴구나. 지금부터는 절대 진기를 사용해서 안 되니 꼭 조심해야 한다. 너의 경맥으로는 진기를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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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강천은 8단 고수이다. 그러니 치료에 아무리 많은 진기가 필요하다고 한들 여전히 끄떡없었다. 그는 81침을 전부 시전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 말이다.강서준의 몸에는 금방 침이 잔뜩 꽂혔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힘을 만들어 내 내상을 치료하기 시작했다.약 5분 후, 강서준이 말했다."이만 빼도 돼요."강천은 침을 거두기 시작했다. 81침을 전부 거둔 다음 강서준은 기적적으로 침대에서 일어나 스트레칭했다."훨씬 편해졌네요."강천과 모용추는 입을 떡 벌렸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강서준의 내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더더욱 침을 한 번 놓은 것으로 나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강천은 스트레칭하는 강서준을 바라보며 물었다."지금은 좀 어떠냐?"강서준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힘 빠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당분간은 괜찮을 것 같아요. 조금 쉬면 나을 수 있을 거예요.""거 참 다행이구나."강천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강서준은 대충 안정된 것 같으니, 이제는 김초현의 차례였다. 그래서 강천은 강서준을 힐끗 보며 말했다."서준아, 초현이에 대해서 할 얘기가 있다.""네?"강서준은 의아한 표정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 그러자 김초현은 잘못을 저지른 어린아이처럼 머리를 푹 숙였다."초현이한테 무슨 일 있었어요?""초현이 영귀의 피를 접하고 말았다. 영귀의 피는 사람의 이성을 갉아먹는 괴물과도 같은 존재야..."강천은 파사검부터 시작해서 구씨 가문의 구학을 죽인 것까지 자초지종을 쭉 한 번에 설명했다. 강서준의 표정은 점점 더 진지해졌다."여보, 저... 저는 너무 걱정되어서... 그, 그래서 돌아갔을 뿐이에요."김초현은 강서준이 자신을 탓하기라도 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했다."해결 방법은 있어요?""아직은 잘 모르겠다. 현대 의술로 피를 바꿀 수 있을지 연구해 봐야지. 지금은 일단 초현의 피를 병원에 보내 검사해야 한다.""네."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였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이상 강천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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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5화

강영은 잠깐 고민하다가 결국 강서준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강철구가 기습당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강지는 도망갔지, 강천은 집안일을 신경 쓸 리가 없지, 이제는 강서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오빠.""응?"강서준은 몸을 돌려 머뭇거리고 있는 강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무슨 일 있어?""오빠한테 할 말이 있어요.""말해.""지난번 할아버지가 저를 지하 밀실로 불렀을 때 바닥에 피가 흥건했거든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황급히 도망갔어요. 제 생각에는..."강영은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강서준에게 전부 말해줬다. 그러자 강서준은 약간 변한 안색으로 물었다."뭐? 그 말은 강지 할아버지가 강철구 어르신을...?""저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멀지 않은 곳에 있던 모용추가 이 말을 듣고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강철구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느냐?""모릅니다."강영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며 대답했다."그러면 함부로 말하지 말거라. 이건 네 추측일 뿐이다. 강철구는 강씨 저택 안에서 진기를 회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일단 제대로 찾아보거라."모용추의 말을 듣고 강서준이 머리를 끄덕였다."네, 강영 네가 집안사람들을 불러서 어르신을 찾아봐.""네."강영은 강서준과 헤어지고 앞마당으로 향했다.이때 김초현이 강서준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고는 그의 어두운 안색을 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여보, 무슨 일 있었어요?""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아직은 확신할 수 없어요.""무슨 일인데요?""강지 할아버지가 강철구 어르신을 공격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뭐라고요?"김초현의 깜짝 놀란 표정으로 보고 강서준이 말을 덧붙였다."아직은 확실하지 않아요. 그래서 일단 강영이 집안사람들을 데리고 강철구 어르신을 찾으러 갔어요.""그러면 저도 같이 도울게요."강서준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돌연 물었다."피검사는 어떻게 됐어요?""할아버지가 병원으로 가셨어요."김초현은 머리를 숙이더니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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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6화

최근 몇 년 동안 줄곧 강지가 집안일을 관리해 왔다. 그러니 강지가 자리를 비우는 상황을 대비한 적은 없었다."가문에 집안일을 관리할 사람 한 명 없는 겁니까?"강서준은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 이때 한 목소리가 먼 곳에서 들려왔다."내가 하마."목소리가 들려온 곳에는 휠체어를 밀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노인이 있었다. 사극과 같은 차림새의 노인은 아주 연로해 보였다."어르신."강씨 집안사람들은 공손하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강영은 곁에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저분은 강태군 어르신이에요. 강철구 어르신의 아들이자, 강천 할아버지랑 강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되세요."강서준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강씨 집안에 온 지 몇 번 되었지만 강태군과 만난 것은 처음이었다. 더구나 그의 증조할아버지가 아직도 살아 있을 줄은 몰랐다.강영은 또 작은 목소리로 말을 덧붙였다."강태군 어르신은 다리를 절단했어요. 그래서 강씨 저택에 자주 오지는 않고 조용한 곳에서 요양하고 계세요. 오늘은 무슨 일로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참, 강태군 어르신이 다리를 절단한 이유는 30년 전 강천 할아버지한테 공격 당해서예요.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었거든요."강서준은 놀라움을 꾹 참고 강태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20대 여자는 강태군이 타고 있는 휠체어를 밀고 가장 앞으로 나갔다. 그는 집안사람들을 바라보며 덤덤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지?""어르신."강무현은 앞으로 나서서 말하기 시작했다."조금 전 강영이 가주님께서 강철구 어르신을 해하고 도망갔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강영의 말이 사실이라면 가주님은 우리 가문의 배신자인 셈이니 저희는 지도자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제는 새로운 가주를 뽑아야 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강무현은 또 자세를 바로 하더니 마른기침을 하며 시선을 끌고 나서 큰 목소리로 말했다."저는 우리 가문이 슬슬 은거를 끝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속세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가주의 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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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7화

강서준은 여자를 힐끗 보기만 했을 뿐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강서준은 강씨 가문에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었다. 만약 강철구에게 배움을 받은 적 있고, 도움까지 받은 적 있는 게 아니었더라면 강씨 집안일에 개입하지도 않았을 것이다.그렇게 강서준은 조용히 기다리기 시작했다. 강씨 집안사람들이 강철구의 흔적을 찾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반대로 강태군은 여전히 진지한 표정으로 강서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얼마 후 강씨 집안사람들은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강철구 어르신을 찾지 못했습니다.""뒷마당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저희도 찾지 못했습니다.""CCTV를 확인했지만 찾지 못했습니다."찾지 못했다는 말을 들으면 들을수록 강서준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동시에 강영의 주장 또한 믿음을 더해가기 시작했다.사람들은 대부분 강지가 영귀의 내단을 얻기 위해 강철구를 공격하고, 강철구가 죽지 않고 도망갔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따라서 도망갔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이때 뒤에 가만히 서 있던 모용추가 돌연 말했다."강철구는 8단이다. 부상을 입었다고 해도, 그리고 진기 소모가 심하다고 해도 쉽게 죽지 않을 거야. 지금도 어딘 가에서 안전하게 요양하고 있을 것이니 걱정은 말거라."강서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랬으면 좋겠네요.""강서준 자네 진짜 가주가 되어볼 생각이 없나?"강태군이 또다시 물었다. 하지만 강서준은 여전히 단호한 표정으로 답했다."어르신, 저는 가주가 될 자격이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은 내상까지 입어서 더욱 안 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찾으십시오.""어르신, 싫다는 사람을 붙잡지는 마십시오.""맞습니다, 우리 가문에도 훌륭한 젊은이가 많습니다. 더구나 강천은 가문에서 쫓겨났기에 강서준은 강씨 집안일에 관여할 자격도 없습니다.""제가 보기에는 젊은이 중에서 가주를 뽑아야 합니다. 선배님들은 이제 나이가 있으시니 여생을 즐기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저희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십시오."강씨 집안사람들 저마다 입을 열었다.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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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그들은 다시 강씨 저택으로 돌아가 강천이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강천은 약 한 시간 후 생각 보다 빨리 강씨 저택으로 돌아왔다.강씨 저택의 거실.이곳에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나이가 가장 많은 사람은 강태군과 강구였고 나머지는 다 가문의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아직도 누가 가주의 자리를 물려받을지 토론하고 있었다. 이때 강천이 거실에 들어서서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강천은 가장 먼저 휠체어에 앉아 있는 강태군을 바라봤다. 강태군도 강천을 바라봤다. 그렇게 두 사람은 약 몇 초간 눈싸움했다. 그리고 강천이 강서준과 김초현을 향해 걸어가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혈액검사 결과가 나왔다."강서준이 먼저 물었다."어때요?""상황이 좋지 않아. 초현의 피가 영귀의 피와 결합하여 변이가 일어났다. 의학계에서도 처음 보는 희귀한 혈액형이라고 하더구나. 그리고 이미 온몸에 전부 퍼져서 피를 바꾸기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만약 억지로 바꾼다면 장기가 파손될지도 모른다고 했다.""그 정도로 심각한 문제예요?"강서준이 미간을 구겼다. 그러자 강천은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피를 바꾸는 것은 포기하고 당분간은 초현의 기분에 신경 써야겠다. 감정 기복이 크면 안 되고, 진기를 사용해서도 절대 안 된다. 이 모든 것이 영귀의 피에 영향을 줘서 이성을 갉아먹을 것이다." 강서준은 김초현을 힐끗 바라봤다. 그녀의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보고서는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다.김초현은 지금껏 너무나도 많은 고초를 겪어왔다. 흉터로 뒤덮인 얼굴로 살면서 조롱에 시달리던 10년에서 벗어난 지금 곧바로 영귀의 피 때문에 언제든지 이성을 잃을 위험에 빠졌으니 말이다."초현아, 절대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을 꼭 기억하거라. 영귀의 피는 아주 강하다. 거의 8단 무술인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강영은 저도 모르게 머리를 돌려 놀란 표정으로 김초현을 바라봤다."8단 무술인이라고요? 그 정도예요?""나도 아직은 초현의 힘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겠더구나. 그래서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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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강천은 강서준과 김초현에게 마지막 당부를 전하고 멀어져갔다. 그러자 강서준은 미간을 구기며 혼잣말했다."30년 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지? 설이는 또 누구야?"강서준은 혼자 생각하다 말고 강태군을 바라보며 물었다."30년 전 강씨 집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겁니까?"강태군은 진지한 표정으로 머리를 돌리더니 생각에 잠겨버렸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서준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래도 강천이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는 것은 알게 되었다.강서준은 또 김초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초현 씨, 저희는 이만 강중으로 돌아가요. 곧 있으면 설인데 그래도 집에는 돌아가야죠.""좋아요."김초현은 머리를 끄덕였다."오빠도 강중으로 가는 거예요? 이번 설은 강씨 저택에서 보내지 않을래요?"강영이 아쉬운 듯 물었다."됐어. 할아버지가 강씨 집안에서 쫓겨난 순간 나도 더 이상 이 집안사람이 아니야."말을 마친 강서준은 김초현과 손을 잡고 수많은 강씨 집안사람들의 주목 하에 밖으로 나갔다.강영은 강서준을 향해 살짝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를 붙잡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금방 다시 멈춰 섰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속상함으로 가득했다."강영."이때 뒤에서 한목소리가 들려왔다.강영은 몸을 돌려 강태군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대답했다."네, 어르신."강태군은 사람들을 쓱 훑어보더니 큰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와 강지가 동시에 사라진 이상 우리 집안도 지도자가 필요하겠지. 그러니 내 권한으로 임시 가주는 강영에게 맡기도록 하겠다.""네?"강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안 됩니다, 어르신. 제가 무슨 능력으로 임시 가주가 된단 말입니까. 더구나 저는 가문의 양녀일 뿐입니다.""맞습니다."강무현이 첫 번째로 나서서 반박했다."어르신 너무 경솔하게 선택하신 거 아닙니까? 강영은 가문의 양녀일 뿐만 아니라 여자입니다. 한낱 여자가 어떻게 가주가 된단 말입니까?""어르신, 다시 한번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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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0화

"왜 그러느냐?"강태군은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 그러자 강영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모두 제 말을 잘 따를 것이라는 보장이 있다면 자신 있습니다.""다행이군."강태군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씨 집안사람들을 훑어보며 말했다."누가 안 따르면 나를 찾아오거라."강태군이 손짓하자 그의 뒤에 있던 여자가 휠체어를 밀고 밖으로 나갔다."하아..."강태군이 나간 다음 강영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비록 임시 가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이 4대 고족 중 서열 1위에 있는 가문의 가주가 될 줄은 몰랐다.강영은 강지의 양녀로 강씨 가문에서도 줄곧 비천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닐 것이다. 그녀는 드디어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고 가주의 일에 대해서도 자신이 넘쳤다. 어릴 적부터 강지를 따라다니면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강영은 집안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가문의 핵심 임원은 한 시간 안에 회의실에 모여주십시오."강영은 말을 마치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강씨 저택의 거실은 시끄럽게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도대체 왜...?!""강영이 무슨 자격으로 임시 가주가 되는 거냐?""강씨 가문의 직계도 아닌 여자인 주제에...""어르신이 노망난 거겠지.""셋째 할아버지, 왜 아무 말씀도 안 하셨던 겁니까?"집안사람들은 강태군이 떠난 다음에야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강구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덤덤하게 말할 뿐이었다."아버지의 명령을 내가 어찌 어기겠나."이때 강무현은 부축받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고는 비틀비틀 강구의 곁으로 걸어갔다."셋째 할아버지, 절대 강영이 가주가 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남영으로 가서 강유장 어르신을 모셔 와야 할 때입니다.""맞습니다. 강유장 어르신을 모셔와야 합니다."수많은 사람이 따라서 말했다.강씨 가문은 4대 고족 중에서도 서열 1위로 평가받는다. 그리고 천년 간의 역사 있는 대가문의 체계가 절대 간단할 리가 없다.강씨 가문에는 직계와 방계를 포함해서 수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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