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의 모든 챕터: 챕터 931 - 챕터 940

2632 챕터

제931화

너무 혼란스러웠다."나가 일 보세요. 저 혼자 여기에 좀 있을게요."임구택이 덤덤하게 말했다."네, 둘째 도련님. 일이 있으면 언제든 부르세요."오씨 아주머니가 말하며 문을 닫고 나갔다.임구택은 소파에 앉아 강제로 평정심을 되찾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소정인이 소희가 호텔로 가서 그를 찾은 적이 있다고 했지. 천위 호텔를 말하고 있을 거야. 그들이 처음 만난 곳.그러니 그때 사람 찾으러 왔다고 한 게, 사실은 그를 찾는 것이었다.그런데 의외로 특수 상황에 부딪치게 되었고, 그후 명후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소희는 침대에서 그와 명우의 대화를 듣다가, 그가 소정인을 비웃는 내용까지 나오자 창문으로 뛰여내려 도망쳤을 거고.다음날, 그들은 다시 강성대에서 만나게 되었다. 그때 그녀는 이미 그의 신분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을 했다.세 번째 만남은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그녀가 한 별장 구역에서 걸어나오고 있었다. 수업하러 간 게 아니라 소씨 가문으로 갔던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혼자서 비를 맞으며 떠났다.그리고 그 후 그녀는 가정교사로 그의 집으로 들어왔다.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많은 의혹이 있었다.소희가 어떻게 소정인의 딸일 수가 있지?소희는 운성에서 입양된 거 잖아?왜 과거가 전부 공백으로 되어있지?서인, 진석 그들과는 또 어떻게 알게 된 거고?임구택은 초조한 나머지 짜증까지 났다. 그는 일어나서 방을 다시 살펴볼 겸 화장대 앞으로 걸어갔다. 화장대 위는 아주 깨끗했고 두권의 책밖에 없었다.서랍을 열어보니 안에는 간단한 스킨케어 제품들만 있었고, 가장 안 쪽에는 책 한 권이 더 있었다.임구택이 책을 꺼냈다. 왜 그 책만 가장 안 쪽에 두었는지 알 수 없어 닥치는 대로 뒤적였다.책 속에 사진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진을 꺼냈다. 그러다 순간 멍해졌다.익숙한 숲속, 익숙한 위장복. 그의 손은 여위고 허약해 보이는 여자아이의 어깨에 걸쳐져 있었고, 여자아이의 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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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임구택은 초조하고 절박해 났다. 1초가 1년처럼 느껴졌다.몇 분 후, 오 노인이 나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죄송합니다, 어르신께서 만나고 싶지 않으시답니다. 하지만 도련님께서 돌아오셨는데, 한 번 만나드리겠다네요."시언이?임구택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그럼 수고스러우신 대로 안내해 주세요."오 노인이 임구택을 데리고 뒤뜰로 향했다. 익숙한 회랑과 경치를 보노라니 전에 소희와 함께 왔었을 때가 생각났다. 순간 많은 일들이 풀리게 되었다.소희가 어떻게 고옥이 강씨 가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강 어르신은 왜 소희만 남겨두었는지, 또 왜 고옥을 그에게 공짜로 주었는지.모든 것이 이상하게 말이 되었다.뒤뜰에 도착하니 물가에 지은 정자 하나가 보였고, 시언이 나무로 된 복도 중간에 앉아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러다 임구택을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앉아요."하지만 임구택이 바로 물었다."소희는요?"시언의 검은 눈썹 아래에 박힌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지만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기세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그는 손에 붙은 사료 부스러기를 털어버리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어젯밤에 금방 운성으로 돌아왔거든요. 원래 오늘 아침에 가서 서희도 같이 데려오려 했지만 이미 떠났더군요.""어디로 갔죠?"임구택의 심장이 금방 가라앉았다."그건 내가 되려 임 대표에세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그쪽이 서희더러 떠나라고 한 거 아닙니까?"시언의 말투가 급격히 차가워졌다.임구택은 순간 목구멍이 막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오 노인이 와서 차를 올리자 임구택이 시언 맞은편에 앉았다. 어두워진 눈빛속에는 초조함과 침통함이 가득했다."임 대표가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니, 소희가 바로 서희라는 것도 눈치챘겠네요? 하지만 분명 아직도 많은 의문이 들 겁니다."시언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을 이어갔다."오늘, 서희에 관한 모든 일을 알려줄게요.""서희는 소정인의 딸이 맞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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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임구택은 머릿속이 멍해났다. 숨을 쉴 수조차 없이 목이 메어와 어렵게 입을 열었다."많이 다쳤던가요?""그건 임 대표가 신경 쓸 일이 아니죠."시언이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서희의 과거는 이미 알려드렸지만 서희의 미래는 그쪽과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 물어볼 필요도 없고, 참여하지도 마세요. 그쪽만 없으면 서희는 아주 잘 지낼 겁니다."밤처럼 고요하던 임구택의 눈빛은 순간 삶의 모든 희망이 심연에 빠진 사람처럼 어두워졌다.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떠났다.강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의 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장시원의 전화, 구은서의 전화, 회사의 전화......그는 바로 무음모드로 전환했다. 핸드폰의 화면은 그렇게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여러 번을 반복했다.모든 것이 다 드러났다!전에 그가 의심했던 소희의 신분을 포함해서.그녀의 신분은 바로 그의 아내이다!그녀가 그의 곁으로 온 건 아마도 그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을 주어서. 아마도 2박 2일동안 생사를 같이해서였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3년이 되도록 집에 돌아가지도 않았고, 그녀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이름조차도 몰랐었고.3년 후, 그녀는 다시 그에게로 다가오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다치게 했다!순간 그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녀의 눈에서 스쳐지난 침통의 빛이 생각났다.그녀는 틀림없이 그에게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임구택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시큰거리는 느낌을 억눌렀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19일 저녁, 어느 의사가 심명 교외의 장원으로 갔었는지 알아보고 나한테로 데리고 와."전달이 끝나고 전화를 끊은 그는 갑자기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강성으로 돌아왔을 땐 날이 이미 어두워졌다.명우가 소희를 치료했던 의사를 데리고 임구택 만나러 왔다.의사가 방으로 들어가니 소파에 앉아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그림자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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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의사는 소희를 치료한 경과를 빠짐없이 말해주었다."그 환자분의 생명력은 아주 완강했습니다. 게다가 다행히 장기를 찌르지 않아 살았지만......"임구택이 침을 삼켰다."지만...?"진 의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독소가 신경을 자극하는 바람에 실명했습니다."임구택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핏빛이 스며든 두 눈동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사를 쳐다보았다."앞을 볼 수 없다고요?""네."임구택은 순간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아픈 건지 저린 건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는 손을 뻗어 탁자 위의 담배를 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손이 심하게 떨고 있어 담배가 쏟아져 나왔다. 물방울도 떨어져 나온 담배와 함께 튀면서 미세한 소리를 냈다.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진 의사님을 모셔다드려."내내 듣고 있던 명우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날 포위된 사람이 소희일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실명까지 했다니.그는 감히 임구택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직접 보지 않아도 그의 당황함과 침통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명우는 부하더러 진 의사에게 준 돈을 챙기라고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진 의사님, 가시죠. 아래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습니다."곧 방안에는 임구택만 남았다. 그의 눈에서 후회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칼로 자신을 죽이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래야만 질식할 정도로 가슴으로부터 전해오는 격렬한 고통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그녀가 피투성이로 된 모습을 감히 상상하기도 무서웠다. 어떻게 불곰의 손에서 살아남았을지는 더욱 그랬고.심지어 그녀가 포위 공격당하고 있을 때, 그는 전망대에서 보고 있었다!‘실명이라니.’그래서 그날 밤, 방금 생사의 고비를 겪고 어둠 속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던거야?근데 그가 뭐라고 했었지?떠나라고, 다시는 그의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임구택은 평생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명우는 사람을 시켜 소희의 출국 기록을 조사하게 했다.그리고 곧 소식을 보고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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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한 남자가 왼쪽 멀지 않은 곳에서 사탕을 고르고 있는 여인를 보더는 기뻐하며 다가갔다."소희 씨, 정말 소희 씨가 맞았네요! 오랜만이에요!"손에 복숭아 사탕 한 상자를 들고 있던 여인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생각이 났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장유 씨? 오랜만이네요."전에 주 감독의 영화에서 장유도 제작진의 일원이었다. 이정남과 사이가 좋았다."출국했다고 들었는데, 언제 돌아왔어요?"장유는 입담이 좋은 사람이라 먼저 말을 건넸다. 그러다 소희가 밀고 있는 캠핑카에 앉은 여자아이를 보고는 경악해서 물었다."결혼했어요?"소희가 웃으며 시간을 한 번 보고는 말했다."저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다시 만나죠.""그래요!"소희는 쇼핑카에 사탕을 넣고 계산하러 갔다.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카에 탄 여자아이가 계산대 옆에 놓인 막대사탕을 향해 손을 뻗었다."사탕, 사탕 먹을래!""요요 지금 이가 나고 있을 때라 아직 사탕 먹으면 안 돼."소희가 작은 소리로 달랬다.두 살도 안 되는 아이가 입을 삐죽거리며 순순히 대답했다."네~""요요 정말 착하네?"소희가 아이의 말랑말랑한 작은 얼굴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 그러다 앞에 있는 사람이 계산을 다 한 걸 보고 바로 쇼핑카를 앞으로 밀었다.계산이 끝난 후 소희는 한손에 슈퍼마켓 주머니를 들고 한손에 아이를 안고 주차장으로 향했다.그리고 차에 올라 아이를 어린이 좌석에 제대로 앉히고서야 차에 시동을 걸고 천천히 주차장을 떠났다.길에서 소희는 심명의 전화를 받았다.[자기야, 뭐하고 있어?]소희가 아이를 한 번 돌아보고는 대답했다."요요랑 슈퍼를 돌다가 이제 집으로 가고 있어."[요요랑 외출했어?]심명이 듣더니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내가 점심에 돌아간다고 했잖아. 아줌마보고 나가서 사라고 해도 되는 거고.]"집에 있는 것도 심심해. 마침 요요를 데리고 나와 바람을 쐬는 것도 좋을 것 같기도 했고. 조금 있으면 집에 도착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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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소희가 손에 아이스크림을 높이 들고 심명에게 구조요청을 했다."빨리! 요요를 말려 줘!"이에 심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다가가 요요를 안았다."우린 저런 거 안 먹어. 아주머니가 요요를 위해 새우 계란찜을 했는데, 계란찜이나 먹으러 갈까?"하지만 요요는 여전히 고개를 돌려 소희의 아이스크림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동글동글한 눈을 한번 깜박거리더니 눈물이 금세 솟아올라 곧 떨어지려 했다.심명은 바삐 다른 장난감을 들고 요요를 달랬다. 그러고는 뒤돌아 소희를 노려보았다."너도 먹지 마. 너 차가운 거 먹으면 안 된다는 거 몰라? 어쩜 그렇게 요요보다 더 말썽이야."소희가 듣더니 다리를 꼬고 앉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누가 말썽인데. 네가 쓸데없이 계속 내 일에 참견하니까 그렇지."심명은 화가 나서 책상 위의 물을 소희에게 끼얹고 싶을 지경이었다.하지만 소희도 끝내는 제멋대로 굴지 못하고 아이스크림을 반만 먹고 남은 절반은 고분고분 냉장고에 넣었다.그러다 부엌에서 나오는데 누군가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머리를 내밀어 보니 역시 청아였다."엄마!"거실에 있던 요요가 소리를 지르더니 작은 걸음으로 달려왔다.청아가 허리를 굽혀 요요를 안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소희와 심명에게 말했다."수고했어."예전과 변함없는 깨끗하고 명랑한 웃음이었다. 심지어 웃을 때마다 보일 듯 말 듯 나타나는 보조개도 여전했다."수고는 무슨. 우리도 미리 육아의 삶을 체험해보고, 좋은데?" 심명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머금고 소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소희는 그를 상대도 하지 않고 청아에게 물었다."아주머니는 좀 괜찮으셔?""응. 상태는 이미 안정되었지만, 그래도 좀 더 관찰해봐야 알 것 같대."옆에 있던 심명이 청아의 품에서 요요를 안고 갔다."자, 심 아빠랑 놀러 갈까? 엄마와 소희 이모가 좀 얘기하게."워낙 심명의 말을 엄청 잘 따르는 요요라, 조용히 그와 함께 기차놀이 하러 거실로 갔다.소희가 청아에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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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소희는 그곳에 그들 세 사람, 그리고 청아 모녀까지 함께 살아도 충분할 정도로 큰 집 한 채를 마련했다.하지만 성연희와 심명은 필경 큰 가문의 후계자였으니 그녀처럼 줄곧 밖에서 떠돌아다닐 수는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 시간은 청아 두 모녀와 소희가 치카고에서 살았다.소희가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안 돌아가.""그럼 청아가 간 후에 우리 집으로 옮겨."심명이 물을 그녀에게 건네주고는 소파에 앉아 반짝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소희가 듣더니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나에게도 집이 있어.""하지만 네 집에는 너를 돌봐줄 사람이 없잖아. 그러니까 우리 집으로 가잔 말이야. 내가 24시간 너의 분부에만 따를게."심명이 실눈을 뜨고 유혹하듯 말했다."네가 어떤 무리한 요구를 하든, 내가 다 들어줄게. 날 불쌍히 여길 필요도 없어."소희가 알약을 입에 던지고 물을 한 모금 크게 마셨다. 그러고는 그를 상대하지도 않고 일어나 침실로 걸어갔다."나 낮잠 잘거야. 나갈 때 문 닫는 걸 잊지 말고."심명이 소리쳤다."그럼 꿈에서 내 제의를 잘 고려해 봐!"하지만 돌아온 건 '펑'하고 문 닫는 소리뿐이었다.심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고는 약을 거두어들이고 물컵을 주방에 갖다 놓고서야 웃음을 머금은 채 떠났다.*그렇게 낮잠을 자고 다시 눈을 떴을 댄 오후 3시였다. 날은 언제 흐려졌는지 방안이 어두컴컴했다.소희는 머리를 비비며 일어나 베란다로 걸어갔다. 온 강성이 암흑으로 뒤덮여 있었고, 공기는 습한 냄새를 띠고 있었다. 방금이라도 비바람이 몰아칠 것 같았다.몸을 돌려 청아 찾으러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는데 마침 방 안 캐비닛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그래서 다시 몸을 돌려 방으로 돌아가 핸드폰을 들었다.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소희 씨!"핸드폰 맞은편에서 깜짝 놀란 소리가 들려왔다."제가 누군지 알아맞혀 봐요!"소희가 맑고 빛나는 눈으로 창밖의 음침한 날씨를 바라보며 조용히 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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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소희가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밖에 비가 오고 있어 청아는 이씨 아주머니에게 오지 않아도 된다고 알렸다. 그러고는 직접 나서서 저녁을 준비했다.소희는 요요에게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옛날옛적에 세 마리의 아기돼지가 있었어요. 아기돼지들이 무럭무럭 자라 성인이 되니 어느 날 돼지 엄마가 말했어요. ‘너희들, 스스로 나가 너희들의 집을 지으렴!’"요요가 듣더니 바로 고개를 들어 말했다."요요는 엄마를 떠나지 않을래. 스스로 집을 짓지 않을래."소희가 아이의 작은 코를 살짝 꼬집었다."그래, 요요는 그럼 스스로 집을 짓지 마. 앞으로 소희 이모가 큰 집을 사줄게."요요가 소희의 품에 기대어 말했다."엄마, 소희 이모, 요요 이렇게 셋이서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고야~"아이의 앳되고 천진난만한 대답에 소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러다 책장을 넘기면서 계속 이야기를 이어가려는데 갑자기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이정남의 메시지였다.[소희야, 이현이 자신 생일파티에 널 초대했어?]메시지를 확인한 소희의 눈동자에 순간 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요요에게 먼저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라고 하고는 답장을 했다.[네, 제가 돌아왔다는 걸 알고 있더군요.]이정남이 바로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가지 마!]이에 소희가 눈썹을 올리며 물었다.[왜요?]이번엔 5, 6분 정도 지나서야 이정남이 메시지를 보내왔다.[소희야, 이현이 새 남자친구를 사귀었거든? 그런데 상대가 누군지 알아?]그러다 소희가 대답도 전에 이정남이 곧 또 메시지를 보내왔다.[임구택.]소희의 눈빛이 순간 움츠러들었다. 화면에 나타난 이름을 본 순간, 추억들이 예고도 없이 마구 밀려왔다. 하지만 밀려온 추억들은 또 그렇게 아득히 먼 곳에서 있는 것 같았고, 마치 안개를 사이에 두고 물속의 환상을 보고있는 느낌이 들었다.놀라울 거 있나?아니. 함께 많은 곳을 드나들며 군중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던 임씨 대표님과 인기 스타 이현의 세기의 사랑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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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소희가 이를 닦으며 택배 포장지를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덤덤하게 말했다."거기에 놓으면 돼."하지만 다 씻고 돌아왔을 때 택배는 이미 뜯겨져 있었고, 정교한 초청장 한 장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심명이 그녀에게 계란을 까주면서 물었다."너 진짜 이 여인의 생일파티에 가려고?""응, 어제 이미 약속했어."소희가 고개를 숙여 죽을 마시며 대답했다. 긴 속눈썹에는 채 닦지 않은 물방울이 묻어 있었다."가도 돼!"심명이 계란을 그녀의 손 옆에 있는 접시에 올려 놓았다. 그러고는 조소하듯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나도 너와 함께 갈거야.""이현이 너에게 초청장을 보내지도 않았잖아."소희가 덤덤하게 말했다.심명이 듣더니 바로 콧방귀를 뀌었다."네가 받았잖아. 가족도 못 데리고 가냐?""일 만들 생각은 하지도 마.""걱정마. 나 아무 짓도 안 해. 맹세할게!"심명이 실눈을 뜬 채 매혹적인 웃음을 드러냈다."조용히 너의 곁에서 투명 인간 역할만 할게."소희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역시 소희가 최고야!"심명이 몸을 일으켜 입술을 내민 채 소희의 얼굴에 뽀뽀를 하려고 했지만, 소희가 바로 막았다.이튿날, 이현의 생일파티 현장.이현은 현재 인기가 들끓고 있는 배우로 생일파티도 역시 주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현은 미리 개인 생일파티의 규모애 맞춰 준비하고 모든 기자의 취재를 사절했다. 초청한 손님도 연예계에서 그녀와 사이가 괜찮은 자들, 그리고 줄곧 그녀를 지지해 온 일부 팬들뿐이었다.저녁 무렵이 되자 심명이 소희 데리러 왔다.그런데 심명을 보자마자 소희가 두 눈을 크게 떴다. 흰색 셔츠, 파란색 체크 조끼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청색 스포츠카 안에 앉아 있는 심명은 블록버스터를 찍고 있는 모델 같았다.소희가 의아해 하며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너 설마 이현을 좋아하는 거 아니야? 오늘에 가서 고백하려고?"심명이 듣더니 화가 나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흰 티셔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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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비길 데 없이 호화로운 7성급 호텔의 연회장, 화려한 인테리어, 신분이 존귀한 손님, 모든 것이 오늘의 생일파티를 고급적인 분위기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소희는 보면서 옅은 미소를 드러냈다. 이현이 마침내 원했던 인생을 얻었으니까.두 사람이 들어서자마자 소희는 이현을 발견했다.이현은 분홍색 드레스에, 머리에도 분홍색 다이아몬드가 박힌 왕관을 쓰고 있었다. 공주처럼 예쁘게 자신의 팬들과 웃고 있었다.그리고 이현도 곧 소희를 발견했다. 그 순간 그녀의 눈빛이 여러 번 변했지만 마지막에는 반가움과 기쁨만 남았다. 그녀는 치마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소희를 향해 걸어왔다."소희 씨!"매우 흥분한 듯 눈웃음을 짓고 있는 그녀는 깜찍 발랄하면서도 빛을 띄고 있었다."드디어 돌아왔네요. 지난 2년 동안 저 정말 너무 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전혀 변하지 않았네. 여전히 그렇게 예뻐요. 아니다, 예전보다 더 예뻐졌네요!"소희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얼굴을 보며 옅게 웃었다."그래?"이때 옆에 있던 심명이 이현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콧방귀를 뀌었다.아주 소희와 똑같게 뜯어 고쳤네.그도 전에 이현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땐 눈이 확실히 소희와 약간 비슷했다. 그런데 지금 입과 코도 뜯어 고치고 나니 점점 소희를 닮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물론 소희의 만분의 1에도 못 미치지만."당연하죠!"이현은 심명의 냉소에 애교를 부리 듯 콧방귀를 뀌고는 소희의 손을 잡고 물었다."다시는 안 떠날 거죠?""아마도?"소희가 대답하며 자연스럽게 손을 뺐다.이현은 그제야 심명을 보며 깜찍하게 눈을 깜박였다."소희 씨, 이분은 소희 씨 남자친구?"소희가 대답도 하기 전에 심명이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당연하죠. 남자친구도 아닌데 같이 왔을 리는 없죠?""축하해요, 소희 씨!"이현이 진지하고도 귀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연회장을 한번 둘러보고는 누군가를 향해 높은 소리로 말했다."구택 씨, 나 여기에 있어요!"소희도 소리에 고개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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