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0시가 넘은 시각 임유림은 그제야 집에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임구택을 힐끗 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하인에게 눈치를 준 뒤 살금살금 위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가려 하였다.“이리 와!” 남자는 소파에 기대어 책을 손에 든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임유림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아예 태연한 척 그에게 갔다. “삼촌, 아직 안 주무셨어요?”임구택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어쩐지 가정교사를 급하게 찾더라니 데이트하려고 그런 거였구나, 남자친구 있니?”“없어요!” 임유림은 고개를 즉각 고개를 저었다. “그냥 학교 친구랑 쇼핑하다 온 거예요!”“남자친구야 아니면 친구야?” 임구택은 취조하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임유림은 삼촌이 여우라는 것을 깨닫고 맞은편에 앉아 솔직하게 말했다.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 우리 집이 특별한 집안이라고 해도 전 그냥 평범한 연애가 하고 싶어요. 그의 뒷조사와 우릴 감시하지 않았으면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저도 저희 집안 얘기를 한 적 없어요.”임구택은 책을 내려놓고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림아, 연애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뒷조사 안 할 테니까 네가 좀 더 조심했으면 좋겠어.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땐 내가 널 책임져야 해.”임유림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삼촌, 둘째 삼촌이 최고예요!”“애교 부리지 말고 올라가 자.”임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 “참, 유민이가 네 친구 괜찮다고 했으니까 다음 주부터 계속 나오라 그래.”정말요.” 유림이의 미소가 더 환해졌다. 유림은 휴대폰을 꺼내며 위로 올라갔다. “지금 말해줘야겠다!”임구택은 유림이 계단에 있는 것을 보고 한마디 외쳤다. “소희야, 자니?”전화 너머로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자 유림은 웃으며 답했다. “우리 삼촌이 너 잘 가르친다고 하시더라. 네가 유민이 가정교사하는 걸로 하기로 했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 수업하는 거 어때?”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