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화

Penulis: 금추
소희는 멍해졌다.

남자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왜 절 따라오시는 거예요? 강성대 학생이신가요?”

그는 오는 길에서부터 이 여자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멈추면 그녀도 무슨 일이 있는 척 멈추더니 엘리베이터까지 따라왔다.

소희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이내 다시 냉정을 되찾고 반문했다.

“여기가 당신 집으로 가는 길인가요? 모든 사람이 갈 수 있는 길을 왜 제가 따라다닌다고 하는 거죠?”

남자의 눈동자의 싸늘한 빛이 스치더니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소희에게 올라오라고 눈짓했다.

소희는 입술을 실룩거리며 비꼬듯 말했다.

“됐어요, 오해받을 만한 행동 안할게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돌아서서 계단으로 걸어갔다.

그녀 뒤로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며 남자의 가늘게 뜬 눈을 가렸다.

소희는 임구택과 다시 마주칠까 봐 아예 계단으로 9층까지 올라갔다.

회의실에 도착하니 조교가 학과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교는 그녀를 보자 잠시 기다리라고 눈짓했다.

그 옆에는 몇몇 학생들도 자료를 제출하러 왔는데, 그중 한 명은 따가운 눈빛으로 소희를 노려보았다.

소희는 못 본 척 휴대폰을 꺼내 스도쿠를 했다.

5분도 안 돼 한 판을 풀고 나니 밖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죠? 출국한지 오래됐으니 돌아올 때 됐구나 싶었는데”

교장선생님의 목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한 사람은 교장선생님이고, 다른 한 사람은...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임구택도 소희를 보았다. 그의 눈빛은 그녀에게 머물지 않고 바로 지나갔다.

학과장은 급히 마중 나가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방 교장은 그에게 소개하였다.

“이 분은 LS그룹의 대표이사님이십니다. 예전에 우리 학교 학생이었지요. 참, 우리 학교 여러 항목의 장학금도 임 회장님이 후원한 것입니다.”

그러자 학과장은 냉큼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임구택과 악수를 나누었다.

“오늘 마침 학생들에게 장학금 신청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모두 임 대표님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입니다.”

임구택은 학생들 쪽으로 눈길을 돌리더니 이번에는 소희를 눈여겨보는 듯 했다. 그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성대엔 항상 인재가 넘치는군요!”

소희는 남자의 준수한 옆모습을 보며 눈동자를 살짝 굴렸다. 남들은 임구택이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했다. 확실히 어젯밤 그의 모습은 난폭하고 날이 잔뜩 서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또 고상하고 온화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나왔던 그 사람 같았다.

도대체 어느 쪽이 그의 진짜 모습일까?

갑자기 학과장의 지명을 받자 몇몇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펴고 숭배의 눈빛 혹은 쑥스러운 눈빛으로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방금 소희를 노려보았던 여학생이 눈알을 굴리더니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학금을 후원하시는 임 대표님께서 오신 기회에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조교가 눈살을 찌푸렸다. 주경 쟤가 또 무슨 난리를 피우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방 교장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얼마든지 하세요.”

주경은 소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임 대표님께서 설립한 장학금은 강성대학교의 우수한 학생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 사람이 우수하다는 것은 공부뿐만 아니라 품행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요!”

방 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경은 핸드폰을 꺼내 카페의 게시물을 열어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며칠 전에 소희가 방과 후에 명품차에 타는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다. 소희네 평범한 가정형편에 이런 차를 샀을 리는 없을 겁니다. 그녀가 무엇을 하러 가는지 다들 생각해 보면 알겠지요. 이런 학생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임구택을 제외한 모두가 안색이 흐려졌다. 조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경, 임 대표님 앞에서 뭐 하러 그런 말을 해?”

주경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임 대표님께 장학금이 어떤 학생에게 지급되는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학과장이 표정이 굳어진 채 핸드폰을 받아 들여다보니 며칠 전의 그 게시물에는 흐릿한 사진 몇 장뿐이었고, 소희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중년 남자와 함께 벤츠 S600을 타고 있었다.

“소희야, 어떻게 설명할래?”

주경은 소희를 도발적으로 바라보았다.

소희의 정교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고 차분한 눈동자는 깊은 호수 같았다.

“네가 뭔데, 내가 왜 너한테 설명해야하는 데?”

주경이 막 말을 하려 할 때 임구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게다가 명문대 학생들이 근거도 없이 시시콜콜한 소문으로 한 사람을 모함하나요?”

주경은 이를 악물고 변명했다.

“사진이 있잖아요, 임 대표님. 왜 근거가 없다고 하세요?”

임구택은 피식 웃고 말했다.

“학생은 사진에서 뭘 봤어요? 지금 내가 저 학생을 두둔했으니 우리 사이에도 무슨 떳떳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고 말할 건가요?”

이 말을 듣고 소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임구택이 자신을 못 알아봐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이런 말도 당당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임구택은 한마디 덧붙였다.

“이것이 명문대 우수학생의 소양인가요?”

그가 지금 ‘우수’라는 두 글자를 강조한 것은 주경이 방금 ‘우수하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 분명했다.

주경은 임구택의 기세에 눌려 말을 잇지 못하였다.

사람들은 다 안색이 변해 있었다. 주경의 얼굴엔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사람들도 별로 좋지 않았다. 소희만이 의외의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임구택이 그녀를 두둔해 나설 줄은 몰랐다.

방 교장도 눈살을 찌푸렸다.

“임 대표님의 말이 맞아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사진 몇 장으로 소문을 만드는 군요. 이런 게시물이 강성대학교 게시판에 올라와서는 안됩니다.”

조교는 즉시 응답했다.

“바로 삭제시키겠습니다.”

주경은 내키지 않는 듯 무슨 말을 하려다가 조교의 눈총을 받고 입을 다물었다.

교장선생님은 고개를 돌려 임구택을 바라보며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

“학과장이 회의실에서 할 일이 있는 것 같으니 제 사무실로 가서 얘기하시죠.”

임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괜찮네요!”

“이리로 오시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교장과 임구택이 나가자 조교는 주경을 돌아보며 화를 냈다. “주경, 너 정말 철이 없구나!”

주경은 이를 악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희를 노려보다가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갔다.

조교가 소희에게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했지만 소희는 별말 없이 서류를 제출하고 자리를 떴다.

주경은 복도 모퉁이에 서서 소희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소희는 곁눈질도 하지 않고 걸어가다가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고석이 좋으면 걔한테 사귀자고 해. 이런 구린 수단을 쓰다니...”

그녀는 눈길을 돌렸다. 분명 순하고 부드러운 얼굴인데 눈빛은 차갑게 살기를 띠고 있었다.

“넌 정말 수준 이하야!”

주경은 순간 몸을 꼿꼿이 세우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소희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유유히 가버렸다.

주경은 화가 나서 쫓아가려 했지만 옆에 있던 친구가 그녀를 붙잡았다.

“경아, 일단 진정해, 여기 학교야!”

주경은 멈춰 서서 음흉한 눈빛으로 소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언젠가는 죽여버릴 거야!”

......

오후에는 수업이 없었다. 점심시간에 소희는 버스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차에 앉아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임구택이 생각났다.

첫 만남은 알아가는 과정도 없이 잠자리를 갖고, 두 번째 만남은 미행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더니 또 사람들 앞에서 내연녀라고 지적질 당하고...

소희는 이마를 차창에 기대고 눈썹을 찡그렸다. 그는 틀림없이 그녀와 상극일 것이다.

한 시간 후 임구택은 교장의 연회를 완곡히 거절하고 강성대를 떠났다.

운전기사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임 대표님, 골드레이 별장 개발 회의가 오후 3시에 잡혀있습니다. 중간에 시간이 비어 잠깐 쉬셔도 되는데 어디로 모실까요?”

손에 든 서류를 뒤적거리던 임구택은 ‘별장 ’이라는 두 글자를 듣고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청원별장으로 가죠.”

“네!”

기사는 길 어귀에서 차를 돌렸다.

임구택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통화가 연결되자 명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 대표님, 어젯밤 여자를 찾았습니다!”

Lanjutkan membaca buku ini secara gratis
Pindai kode untuk mengunduh Aplikasi

Bab terbaru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40화

    세라는 눈살을 찌푸렸다.[가윤이가 왜 또 이런 어리석은 짓을 한 거죠?]노한철은 다급하면서도 화가 난 목소리였다.“대체 뭐에 씌었는지 모르겠다. 왜 자꾸 우행의 여자친구한테 달려들고 난리인지!”세라는 한숨을 쉬었다.[가윤이가 해치려 한 사람은 우행의 여자친구예요. 걔가 지금 화가 나 있는 상태라 도와주고 싶지 않은 것도 이해돼요.]“세라야, 너도 가윤이 친구잖아. 좀 도와줘라.”노한철은 거의 매달리듯 말했다.[아직도 잡혀 있는 건가요?]세라가 물었다.“그래. 벌써 사흘이나 됐어. 가윤이가 실제로 사람을 다치게 하진 않았는데도 경찰서가 계속 안 풀어줘.”“결국 우행이나 임구택 사장 쪽에서 허락해야 한다더라.”세라는 조용히 말했다.[제가 노력은 해볼게요. 그래도 우행에게 있어서 제 말이 조금은 먹힐 수 있으니까요.]“세라야, 정말 고맙다.”노한철은 감격해했다.[별말씀을 다 하시네요.]전화를 끊고 난 뒤, 세라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휴대폰을 들어 우행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다시 걸자 이번엔 바로 끊겼고 세 번째 전화를 걸었을 때는 신호음조차 없이 통화 불가로 넘어갔다.바로 차단당한 것이 분명해지자 세라의 눈빛이 서늘해졌다.손에 쥔 휴대폰을 꽉 움켜쥐며 복잡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렇게 잠시 앉아 있던 세라는 결국 또 다른 번호를 눌렀다.이번엔 화영이었다.몇 번의 신호 끝에 전화가 연결되자 이세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화영 씨, 드릴 말씀이 있어요. 우리 얼굴 좀 보죠.”잠시 정적이 흐른 뒤, 화영이 담담히 말했다.[그래요. 장소는 세라 씨가 정하세요.]“그럼 이따 보죠.”세라는 부드럽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두 사람은 도심의 소란이 나무들에 가려지는 조용한 야외 카페에서 만나기로 했다.울창한 녹음 사이로 빛이 스며들며 분위기는 한적하고 고요했다.해 질 무렵 붉은빛을 머금은 햇살이 짙은 목재 바닥 위로 번지며 유리처럼 반짝였다.화영이 먼저 도착해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 있었다.곧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39화

    가윤은 잠시 얼이 빠진 듯 멍해졌다가 곧 정신을 차리자마자 소희에게 달려들었다.이때 보안팀 두 명이 이미 뛰어와 가윤의 양팔을 붙잡아 제압했다.가윤은 팔이며 다리를 마구 휘두르며 버둥거렸고 입에서는 계속 악에 받친 소리가 쏟아졌다.“화영 좀 불러요! 그 여자, 남의 남자 꼬시는 천박한 년이에요. 경성으로 꺼지라고 해요!”소희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끌어내세요.”마침 그때, 위층에서 내려오던 화영이 소란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대기실 앞까지 다가온 화영은 보안팀에게 붙잡힌 가윤을 보고 미간을 좁혔다.“네가 손쓴 거야?”소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가볍게 올렸다.“별일 아니야.”가윤은 화영을 보자 더욱 흥분했다.“당신이 뭔데 뒤에 숨어요? 세라는 부모도 안 계신데 약한 애만 골라서 괴롭히고. 그렇게 잘난 척할 만큼 당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화영은 조용히, 그러나 단단한 걸음으로 가윤에게 다가갔다.“뒤에 숨어 있는 건 누군데요? 세라 씨 일만 생기면 네가 나서서 난리를 치고, 정작 그 여자는 우행 씨 앞에서 늘 착한 사람 흉내 냈죠. 그게 지금도 이해가 안 돼?”가윤은 순간 흔들리는 듯했지만 곧 성을 내며 소리 질렀다.“당신은 원래 남 싸움 붙이는 것밖에 모르는 여자잖아요!”화영은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고 느꼈는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보안팀을 향해 말했다.“내보내세요.”“놔요! 내가 알아서 갈 테니까!”가윤은 버둥거리며 발을 굴렀고 보안팀은 잠시 여자를 놓아주었다.그 순간, 가윤의 표정이 돌변하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예리하게 칼을 꺼내 들었다.그리고 그대로 화영을 향해 몸을 던졌다.“화영!”소희는 반사적으로 화영의 팔을 뒤로 잡아당겼고 뒤이어 정확하게 가윤의 손목을 발로 걷어찼다.쨍그랑하는 날카로운 칼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거슬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가윤은 휘청거리며 벽 쪽으로 밀렸고 손목을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화영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졌다.떨어진 칼, 떨고 있는 가윤, 쏟아지는 욕설까지 모든 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38화

    “미친년, 진짜 미친년이야.”가윤이 손에 쥔 휴대폰을 소파에 내던졌다. 눈가엔 분노가 서려 있었고 바로 세라의 손목을 움켜쥐었다.“당장 가서 따져보자.”세라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번져 있었고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가 봐야 뭐가 달라지겠어. 우행은 지금 화영 씨 편인데 우리 말 들어줄 리가 없어.”가윤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러면 우리가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는 거야?”세라는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입술을 깨물었다.“나도 몰랐어. 화영 씨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잔인하게 굴 줄은...”가윤은 이를 갈며 부들거렸다.“난 반드시 화영이 자신이 한 일에 대해 똑같이 갚아줄 거야.”그날 밤, 가윤은 세라를 혼자 둘 수 없어 결국 가방도 풀지 않은 채 세라 집의 작은 방에서 묵었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뜬 가윤은 거실에 놓인 캐리어를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리고 주방에서는 세라가 초췌한 얼굴로 조용히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세라야, 이게 뭐야? 어디 가려고?”세라는 밤새 한숨도 못 잔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화영 씨가 나를 이렇게 미워하는데 강성을 떠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래야 모든 게 끝나겠지.”“안 돼. 너 이렇게 도망가듯 나가면 안 돼.”“그럼 내가 뭐로 화영 씨랑 맞서? 돈도, 배경도, 명예도 다 화영 씨가 다 이겨. 그 사람은 말 한마디로도 내 직장을 날려버릴 수 있어.”세라는 한참을 멈추더니 낮게 말했다.“우행이도 나하고 사귀었던 정은 이제 아무런 의미도 없나 봐.”그 말은 가윤의 마음을 건드렸고 얼굴은 순식간에 굳었다.“가지 마. 오늘, 오늘에 내가 너 대신 억울함 풀어줄게.”“뭘 하겠다는 거야?”“신경 쓰지 마.”가윤의 얼굴에는 단단하게 굳은 결의가 어려 있었다.“그 여자가 한 짓 그대로 돌려줄 거야.”출근 시간이 지나자마자 가윤은 지엠으로 곧장 향했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카운터 직원에게 달려갔다.“화영 어디 있어? 당장 불러.”멀지 않은 곳에서 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37화

    우행은 멀리 시선을 던지더니 화영의 손을 잡고 천천히 밖으로 걸어갔다.그리고 화영은 우행의 걸음을 따라가며 물었다.“세라 씨 일, 어떻게 할 거예요?”우행의 발걸음이 잠시 멈췄고 얼굴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머리 굴리다가 스스로 놓은 덫에 자기가 걸린 일이죠.”화영은 의미심장하게 시선을 내렸다.“강성에 돌아온 것도 우행 씨 때문일 거예요. 아마 당신을 얻기 전에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걸요?”그러자 우행은 화영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쥐었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 사람에게 줄 기회는 없어요. 전에 잠깐 마주쳤던 건 가윤이 문제 때문이었고요.”가윤의 일만 아니었다면 다시 볼 이유도 없었다.넘버 나인에 갔던 것도 자신과 화영이 사귀고 있다는 걸 분명하게 알려 끝을 내기 위한 선택이었다.화영은 조용히 입술을 움직였다.“가윤 씨를 핑계 삼으면서 계속 우행 씨를 찾아올 명분을 만들겠죠.”그러나 우행은 얼굴은 흔들림이 없었고 마음속에 의심을 품고 있었던 듯 낮은 목소리가 이어졌다.“지금 증거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죠.”화영은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일을 한 번이라도 저질렀다면 흔적은 반드시 남아요.”화영은 우행의 손을 끌어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일단 집에 가죠.”예전엔 자신들은 드러난 곳에 있었고 세라는 그림자 속에 숨어 움직였기에 여러 번 놓쳤다.하지만 이제는 마음이 완전히 수면위로 드러난 상태였기에 더 이상 쓸 수 있는 패는 많지 않았다.기껏해야 가윤이 같은 멍청한 아이를 계속 이용하는 정도일 뿐이었다.집에 돌아오자마자 세라는 문을 잠갔고 가윤이 문을 두드리고 불러도 전혀 반응이 없었다.이윽고 해 질 무렵이 되어서야 천천히 문이 열렸다.세라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얼굴이었다.“세라야, 무슨 일이야?”가윤이 다급히 물었고 세라가 막 입을 떼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그리고 화면을 확인하더니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이세라 씨, 인사팀 조성건입니다. 인턴 인사고과 점수가 낮으셔서 오늘부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36화

    잠시 뒤, 다른 사람이 이철훈 을 찾아오자, 화영은 마침내 신수와 단둘이 앉아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얻었다.화영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오늘 일은 고마워.”신수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날 저 여자가 나 찾아왔을 때, 말 꺼내는 순간 딱 감이 오더라. 그래서 그냥 맞춰 준 거지.”“진짜 네 친구였으면, 내 신분 알면서 너랑 나 사이가 어떤지도 모를 리가 없잖아?”신수는 비웃듯 덧붙였다.“계속 화영이한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다고 하길래, 나 웃음 참느라 혼나는 줄 알았어.”조금 전 세라가 굳어버린 표정이 떠올랐는지 신수는 내심 즐거운 듯한 눈빛이었다.분명 지금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을 것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디서 틀렸는지 이해 못 하고 있을 터였다.화영이 말했다.“걔는 내 친구 아니야. 우행 씨 첫사랑이야.”그러자 신수는 즉시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어쩐지.”화영은 진심으로 말했다.“어쨌든 귀찮게 여기까지 와줘서 고마워.”특히 지금은 강이윤이 산후조리 중이었으니까 더 고마웠다.“별소리를 다 하네.” 신수는 웃었다.“말했잖아. 내가 너한테 진 빚이 있다고. 만약 내가 필요한 일 있으면 언제든 불러.”신수는 말투를 조금 낮추며 덧붙였다.“이세라, 겉으로는 번듯해 보여도 속은 꽤 치밀하니까 조심하고.”화영은 가볍게 웃었다.“겉모습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진짜가 아니면 결국 드러나. 오늘 다 봤잖아. 이제 어떻게 계속 연기하겠어?”화영이 강성으로 돌아온 뒤로 세라는 몇 번이나 연달아 깨졌고, 결국 마음이 급해져 신수를 찾아가는 무모한 선택을 했다.‘아마 본인은 굉장히 영리하고 계획이 완벽하다고 생각했겠지.’신수가 나타나기만 하면 화영은 약혼남이 있음에도 양다리를 걸치는 미친 여자라는 오명을 쓰리라 믿었던 것이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화영은 웃음이 터질 것 같았다.딱 10년 묵은 체증이 싹 가라앉는 그런 통쾌함 그 느낌이었다.오후가 되자, 신수는 이윤과 딸이 기다리고 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335화

    우행도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별말씀을요.” 신수의 표정은 담담했다.이철훈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화영 씨, 우리 학교가 이번에 정말 덕을 많이 봤네요.”화영은 미소를 띠고 입을 열었다.“총장님이 저를 너무 올려 쳐 주시네요. 저도 신수도 강성 출신은 아니지만, 교육에는 지역 구분이 없잖아요.”“이 학교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오고 저희 둘이 조금 보탤 수 있었다면 그게 저희의 영광이죠.”말은 조리 있었고 태도는 따뜻하고 겸해 듣고 있던 이들은 절로 감탄했다.사람들이 화영을 칭찬하는 동안 세라를 향한 시선은 완전히 달라졌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신수와 친분이 있다며, 학교 투자도 자신의 덕이라는 식으로 은근히 자랑했던 세라였다.그런데 당사자인 신수가 직접 잘 모른다고 말해 버린 것이다.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였다.세라는 허영심 때문에 신수에게 억지로 들러붙어 스스로를 포장한 셈이었다.그 말을 들은 이철훈은 환하게 웃으며 화영과 신수를 안쪽 자리로 안내했다.사람들은 떠들며 안쪽으로 이동했고 홀로 남겨진 세라는 그 자리에 굳은 듯 서 있었다.존재감이라곤 전혀 없었고 오히려 웃음거리 같았다.그때 근처에서 수군거리는 말들이 들려왔다.“포트뉴그룹 다니는 친구한테 방금 전화해 봤는데, 걔 뭐 부장도 아니래. 이제 막 입사한 인턴이라던데?”“그러면 아까 왜 그렇게 말한 거야?”“엄친딸로 포장하고 엘리트 이미지 만들더니 해외 유학까지 들먹여서 완전히 속았네.”“허영심도 정도가 있지.”“원래 집안 형편이 별로라며? 그래서 더 그러는 거라고 하더라.”“상류층에 끼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컸던 거지.”...세라의 얼굴은 새하얘졌고 입술은 꽉 다물어졌다.그러고는 등을 억지로 곧게 세운 채 한 걸음씩 밖으로 걸어 나갔다.세라는 신수에게 당한 셈이었다.아니, 어쩌면 화영과 신수가 처음부터 판을 짜고 세라가 걸려들기만 기다렸던 것일지도 모른다.그럼에도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화영과 추신수의 관계는 대체 뭐지?’

Bab Lainnya
Jelajahi dan baca novel bagus secara gratis
Akses gratis ke berbagai novel bagus di aplikasi GoodNovel. Unduh buku yang kamu suka dan baca di mana saja & kapan saja.
Baca buku gratis di Aplikasi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