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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금추
소희는 멍해졌다.

남자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

“왜 절 따라오시는 거예요? 강성대 학생이신가요?”

그는 오는 길에서부터 이 여자가 자신의 뒤를 따라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멈추면 그녀도 무슨 일이 있는 척 멈추더니 엘리베이터까지 따라왔다.

소희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이내 다시 냉정을 되찾고 반문했다.

“여기가 당신 집으로 가는 길인가요? 모든 사람이 갈 수 있는 길을 왜 제가 따라다닌다고 하는 거죠?”

남자의 눈동자의 싸늘한 빛이 스치더니 뒤로 한 발짝 물러서며 소희에게 올라오라고 눈짓했다.

소희는 입술을 실룩거리며 비꼬듯 말했다.

“됐어요, 오해받을 만한 행동 안할게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돌아서서 계단으로 걸어갔다.

그녀 뒤로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닫히며 남자의 가늘게 뜬 눈을 가렸다.

소희는 임구택과 다시 마주칠까 봐 아예 계단으로 9층까지 올라갔다.

회의실에 도착하니 조교가 학과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조교는 그녀를 보자 잠시 기다리라고 눈짓했다.

그 옆에는 몇몇 학생들도 자료를 제출하러 왔는데, 그중 한 명은 따가운 눈빛으로 소희를 노려보았다.

소희는 못 본 척 휴대폰을 꺼내 스도쿠를 했다.

5분도 안 돼 한 판을 풀고 나니 밖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죠? 출국한지 오래됐으니 돌아올 때 됐구나 싶었는데”

교장선생님의 목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회의실로 들어왔다. 한 사람은 교장선생님이고, 다른 한 사람은...

소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이렇게 공교로운 일이...?

임구택도 소희를 보았다. 그의 눈빛은 그녀에게 머물지 않고 바로 지나갔다.

학과장은 급히 마중 나가 교장선생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방 교장은 그에게 소개하였다.

“이 분은 LS그룹의 대표이사님이십니다. 예전에 우리 학교 학생이었지요. 참, 우리 학교 여러 항목의 장학금도 임 회장님이 후원한 것입니다.”

그러자 학과장은 냉큼 공손한 표정을 지으며 임구택과 악수를 나누었다.

“오늘 마침 학생들에게 장학금 신청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모두 임 대표님의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입니다.”

임구택은 학생들 쪽으로 눈길을 돌리더니 이번에는 소희를 눈여겨보는 듯 했다. 그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강성대엔 항상 인재가 넘치는군요!”

소희는 남자의 준수한 옆모습을 보며 눈동자를 살짝 굴렸다. 남들은 임구택이 부잣집 도련님이라고 했다. 확실히 어젯밤 그의 모습은 난폭하고 날이 잔뜩 서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또 고상하고 온화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나왔던 그 사람 같았다.

도대체 어느 쪽이 그의 진짜 모습일까?

갑자기 학과장의 지명을 받자 몇몇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곧게 펴고 숭배의 눈빛 혹은 쑥스러운 눈빛으로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방금 소희를 노려보았던 여학생이 눈알을 굴리더니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학금을 후원하시는 임 대표님께서 오신 기회에 제가 이런 말씀을 드려도 될지 모르겠네요.”

조교가 눈살을 찌푸렸다. 주경 쟤가 또 무슨 난리를 피우려는 건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방 교장은 온화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얼마든지 하세요.”

주경은 소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했다.

“임 대표님께서 설립한 장학금은 강성대학교의 우수한 학생을 장려하는 것입니다. 저는 한 사람이 우수하다는 것은 공부뿐만 아니라 품행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요!”

방 교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경은 핸드폰을 꺼내 카페의 게시물을 열어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며칠 전에 소희가 방과 후에 명품차에 타는 것을 본 사람이 있습니다. 소희네 평범한 가정형편에 이런 차를 샀을 리는 없을 겁니다. 그녀가 무엇을 하러 가는지 다들 생각해 보면 알겠지요. 이런 학생도 우수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임구택을 제외한 모두가 안색이 흐려졌다. 조교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주경, 임 대표님 앞에서 뭐 하러 그런 말을 해?”

주경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임 대표님께 장학금이 어떤 학생에게 지급되는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학과장이 표정이 굳어진 채 핸드폰을 받아 들여다보니 며칠 전의 그 게시물에는 흐릿한 사진 몇 장뿐이었고, 소희는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중년 남자와 함께 벤츠 S600을 타고 있었다.

“소희야, 어떻게 설명할래?”

주경은 소희를 도발적으로 바라보았다.

소희의 정교한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 변화가 없었고 차분한 눈동자는 깊은 호수 같았다.

“네가 뭔데, 내가 왜 너한테 설명해야하는 데?”

주경이 막 말을 하려 할 때 임구택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게다가 명문대 학생들이 근거도 없이 시시콜콜한 소문으로 한 사람을 모함하나요?”

주경은 이를 악물고 변명했다.

“사진이 있잖아요, 임 대표님. 왜 근거가 없다고 하세요?”

임구택은 피식 웃고 말했다.

“학생은 사진에서 뭘 봤어요? 지금 내가 저 학생을 두둔했으니 우리 사이에도 무슨 떳떳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고 말할 건가요?”

이 말을 듣고 소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임구택이 자신을 못 알아봐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이런 말도 당당하게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임구택은 한마디 덧붙였다.

“이것이 명문대 우수학생의 소양인가요?”

그가 지금 ‘우수’라는 두 글자를 강조한 것은 주경이 방금 ‘우수하다’고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 분명했다.

주경은 임구택의 기세에 눌려 말을 잇지 못하였다.

사람들은 다 안색이 변해 있었다. 주경의 얼굴엔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른 사람들도 별로 좋지 않았다. 소희만이 의외의 상황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임구택이 그녀를 두둔해 나설 줄은 몰랐다.

방 교장도 눈살을 찌푸렸다.

“임 대표님의 말이 맞아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사진 몇 장으로 소문을 만드는 군요. 이런 게시물이 강성대학교 게시판에 올라와서는 안됩니다.”

조교는 즉시 응답했다.

“바로 삭제시키겠습니다.”

주경은 내키지 않는 듯 무슨 말을 하려다가 조교의 눈총을 받고 입을 다물었다.

교장선생님은 고개를 돌려 임구택을 바라보며 온화하게 웃어 보였다.

“학과장이 회의실에서 할 일이 있는 것 같으니 제 사무실로 가서 얘기하시죠.”

임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괜찮네요!”

“이리로 오시죠!”

“제가 모시겠습니다!”

교장과 임구택이 나가자 조교는 주경을 돌아보며 화를 냈다. “주경, 너 정말 철이 없구나!”

주경은 이를 악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희를 노려보다가 몸을 돌려 회의실을 나갔다.

조교가 소희에게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했지만 소희는 별말 없이 서류를 제출하고 자리를 떴다.

주경은 복도 모퉁이에 서서 소희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소희는 곁눈질도 하지 않고 걸어가다가 스쳐 지나가는 찰나에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고석이 좋으면 걔한테 사귀자고 해. 이런 구린 수단을 쓰다니...”

그녀는 눈길을 돌렸다. 분명 순하고 부드러운 얼굴인데 눈빛은 차갑게 살기를 띠고 있었다.

“넌 정말 수준 이하야!”

주경은 순간 몸을 꼿꼿이 세우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너 방금 뭐라고 했어?”

소희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유유히 가버렸다.

주경은 화가 나서 쫓아가려 했지만 옆에 있던 친구가 그녀를 붙잡았다.

“경아, 일단 진정해, 여기 학교야!”

주경은 멈춰 서서 음흉한 눈빛으로 소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언젠가는 죽여버릴 거야!”

......

오후에는 수업이 없었다. 점심시간에 소희는 버스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갔다. 차에 앉아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임구택이 생각났다.

첫 만남은 알아가는 과정도 없이 잠자리를 갖고, 두 번째 만남은 미행하는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더니 또 사람들 앞에서 내연녀라고 지적질 당하고...

소희는 이마를 차창에 기대고 눈썹을 찡그렸다. 그는 틀림없이 그녀와 상극일 것이다.

한 시간 후 임구택은 교장의 연회를 완곡히 거절하고 강성대를 떠났다.

운전기사는 고개를 돌려 말했다. “임 대표님, 골드레이 별장 개발 회의가 오후 3시에 잡혀있습니다. 중간에 시간이 비어 잠깐 쉬셔도 되는데 어디로 모실까요?”

손에 든 서류를 뒤적거리던 임구택은 ‘별장 ’이라는 두 글자를 듣고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청원별장으로 가죠.”

“네!”

기사는 길 어귀에서 차를 돌렸다.

임구택의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통화가 연결되자 명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임 대표님, 어젯밤 여자를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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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희는 손을 뒤로 숨기고 싶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그러지 못했다.게임에서는 그녀가 유민을 쏴 죽이고 그녀도 다른 사람 총에 맞아 죽었다.소희를 발로 차고 싶은 충동을 참은 유민은 그녀를 옹호하였다. “둘째 삼촌, 숙제 다 했어요!”임구택은 의외라는 듯 소희의 얼굴을 힐끔거리며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보자.”유민은 숙제를 꺼내서 임구택에게 보여주었다. 과연 다했을 뿐만 아니라 채점도 다하고 틀린 문제도 고쳤다. 심지어 어떤 문제는 오답노트까지 써놓았다.임구택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소희는 태연하게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유민이가 숙제 다 하면 게임 같이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임구택은 입가에 웃음을 띤 채 숙제를 내려놓고 유민에게 말했다. “숙제 잘했네, 계속 게임해!”임구택은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겨 방을 나갔다.소희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고 유민과 눈을 마주쳤다.유민이 비웃었다. “삼촌이 그렇게 무서워?”소희는 입을 열었다. “설마 넌 안 무서워?”유민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삼촌이 화나면 날 때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너는 때리지도 못할텐데 넌 뭐가 무서워?”소희는 목이 메었다. “누... 누가 무섭대?”유민은 야유하며 그녀를 쳐다보았다.소희는 짜증이 나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삼촌 얘기하지 말고 게임이나 하자.”유림은 다시 태블릿을 집어 들고 위협했다. “또 나 쏘면 내가 너 먼저 죽인다!”소희는 미소를 지었다. “안 그럴게!”......소희가 집에 갈 땐 임구택을 마주치지 않았고 별장을 떠난 후 그제야 그녀는 마음이 탁 트였다.어떤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임구택은 오전 내내 외출하지 않았고, 점심에는 유민과 단둘이 10개의 반찬과 국을 곁들여 밥을 먹었다.임구택은 먼저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새로운 선생님 어때?”“좋아요!”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임구택은 가볍게 비꼬았다. “너랑 게임 같이 해줘서?”유민은 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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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 10시가 넘은 시각 임유림은 그제야 집에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임구택을 힐끗 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하인에게 눈치를 준 뒤 살금살금 위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가려 하였다.“이리 와!” 남자는 소파에 기대어 책을 손에 든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임유림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아예 태연한 척 그에게 갔다. “삼촌, 아직 안 주무셨어요?”임구택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어쩐지 가정교사를 급하게 찾더라니 데이트하려고 그런 거였구나, 남자친구 있니?”“없어요!” 임유림은 고개를 즉각 고개를 저었다. “그냥 학교 친구랑 쇼핑하다 온 거예요!”“남자친구야 아니면 친구야?” 임구택은 취조하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임유림은 삼촌이 여우라는 것을 깨닫고 맞은편에 앉아 솔직하게 말했다.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 우리 집이 특별한 집안이라고 해도 전 그냥 평범한 연애가 하고 싶어요. 그의 뒷조사와 우릴 감시하지 않았으면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저도 저희 집안 얘기를 한 적 없어요.”임구택은 책을 내려놓고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림아, 연애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뒷조사 안 할 테니까 네가 좀 더 조심했으면 좋겠어.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땐 내가 널 책임져야 해.”임유림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삼촌, 둘째 삼촌이 최고예요!”“애교 부리지 말고 올라가 자.”임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 “참, 유민이가 네 친구 괜찮다고 했으니까 다음 주부터 계속 나오라 그래.”정말요.” 유림이의 미소가 더 환해졌다. 유림은 휴대폰을 꺼내며 위로 올라갔다. “지금 말해줘야겠다!”임구택은 유림이 계단에 있는 것을 보고 한마디 외쳤다. “소희야, 자니?”전화 너머로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자 유림은 웃으며 답했다. “우리 삼촌이 너 잘 가르친다고 하시더라. 네가 유민이 가정교사하는 걸로 하기로 했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 수업하는 거 어때?”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1화

    외국어 선생님은 영국 분이시다, 용모가 점잖게 잘생겨 소정이가 외국어 선생님이 자신에게는 가장 완벽한 이상형이라고 노래를 불러댄다.두 사람은 교실로 들어가 수업을 들으러왔다, 적지 않은 이들이 소희에게 시선을 보내왔다, 아마도 방금 전에 밖에서의 일을 보았거나 들었거나 한 모양이다, 소희를 바라보는 시선중에 좋게 보는 시선도 있고 그녀가 고상한 척 주제를 모른다고 경멸하는 시선도 있다.소희는 태연하게 소정이와 자리를 찾아 펜과 노트북을 꺼내 수업 들을 준비를 했다.......수업이 끝나고, 소정이가 문제 묻는다는 핑계로 그녀의 “이상형”에게 찾아갔고 소희는 자리에 앉아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10분이 지나도 소정이가 그만 물을 낌새를 보이지 않자 소희가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주경이 서늘하게 소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그녀가 가까이 오자 길을 막고 명령하는 식의 어조로, “앞으로 고석이한테서 멀리 떨어지세요!”라고 했다.소희가 덤덤하게, “고석한테 가서 말해,”라고 했다.주경의 안색이 순간 바뀌면서, “뻔뻔한 거 봐?”라고 했다.그녀는 방자하게 구는 게 익숙한 사람이기도 하고 며칠 전의 한도 풀 겸 손을 들고 소희의 얼굴을 향했다, 일부러 사람들의 앞에서 소희에게 응징을 주어 고석의 체면을 세워주기라도 하듯이 말이다.소희는 그녀의 손이 자신에게 닿기 전에 주경의 왼쪽 다리를 찼다.주경의 다리가 그 자리에서 골절되었다!소희의 청순하고 정교한 이목구비가 사람들의 눈에는 만만해 보이고 착해 보이지만 그녀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많은 말이 필요없이 깔끔하고 부드럽게 흘러간다........한 시간 후, 소희가 학교 교장 선생님의 사무실 앞에 왔다, 주경은 이미 병원으로 실려가고 지금 교장과 소리를 지르고 있는 사람은 주경의 아버지인 주철근이다.과 선생님이 소희를 감싸며 주철근과 의논했다, 분명 주경이 먼저 손을 들었으니 소희는 정당방위다.주철근은 화가 나서 과 선생님을 가리키며, “왜 이렇게 비천한 것을 감싸고도는 건가요? 이 애가 주경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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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20화

    구택은 소희가 화장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분명 평온했던 마음이었는데, 그녀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긴장감이 몰려왔다.그러나 구택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행동해야 할 것 같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위의 식기를 정리하고, 아침 식사가 담긴 쟁반을 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영애 아주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오늘 아침, 작은 사모님 입맛에 맞았나요?”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죽 향이 정말 좋다고 하더군요.”“호두, 잣을 가루로 내서 넣었어요. 어제보다는 더 부드럽게 만들고, 어묵 향이 강하지 않도록 조절했어요. 작은 사모님이 좋아하시니 다행이네요.”오영애 아주머니는 소희가 몸을 잘 챙기지 않는 걸 알기에, 그녀를 위해 여러 가지 보양식을 연구하고 있었다.구택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신경 써주셔서 감사해요.”“당연한 일이죠.”오영애 아주머니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고, 구택은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방문을 열자, 소희가 마침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곧 그들의 시선이 마주치자 소희의 눈동자가 순간 흔들렸고, 마음이 조용히 요동쳤다.구택은 소희의 손에 들린 임신 테스트기를 보며 한 걸음 다가섰다.“어때?”소희는 무언가 말하려다 멈칫했다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웃음이 그녀의 눈동자까지 퍼졌다.구택은 안에 차오르는 감정을 애써 눌렀다. 섣불리 기뻐했다가 실망할까 봐, 최대한 담담한 척하며 소희의 손에서 테스트기를 받아들었다.“결과 나왔어?”소희는 테스트기를 구택에게 건네며 말했다. “아마도 임신한 것 같아.”소희는 이미 몇 차례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었고, 설명서도 여러 번 읽어봤다. 그랬기에 이 결과가 맞을 가능성이 컸다.구택의 심장이 세차게 뛰었고, 그는 테스트기를 확인했다. 선명한 두 줄이었다. 그는 곧바로 소희를 바라보았고, 눈동자가 반짝였다.놀라움, 기쁨, 그리고 믿기지 않는 감정이 교차하며 구택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났다. 그는 감격에 찬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소희야!”조금 전까지만 해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9화

    구택은 낮게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더 잘래? 일어나서 뭐라도 먹고 다시 자.”“응.”소희는 짧게 대답했지만, 몸을 움직이지 않았다.구택은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 오영애 아주머니가 다시 데운 아침 식사를 가져왔다.계단을 올라오던 중, 구택이 문득 뭔가가 생각났다. 소희의 생리가 이틀이나 늦어졌다는 걸.어젯밤 절제하지 못했던 걸 생각하니,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고, 곧바로 방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구택은 다시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아침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침대에 앉아 있는 소희를 품에 안아 올렸다.“더 자지 말고, 아침부터 먹자.”소희는 구택의 다리에 기대어 잠시 눈을 감고 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세면대로 향했다.소희가 돌아왔을 때, 구택은 이미 식사를 정갈하게 차려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소희가 식탁에 앉자, 구택은 그녀의 긴 머리를 살짝 정리해 머리끈으로 묶어주었다. 음식을 먹을 때 방해되지 않도록.소희는 우유를 마시고 싶지 않아, 숟가락으로 죽을 떠먹기 시작했다. 소희는 한 입 맛보더니 감탄하며 말했다.“오영애 아주머니가 뭘 넣으셨는지, 향이 정말 좋아!”구택은 그녀의 평소와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나중에 아주머니한테 물어볼게.”소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식사에 집중했다. 소희가 어느 정도 배를 채운 후, 구택은 무심한 듯 물었다.“소희야, 생리 왔어?”소희는 고개를 들어 잠시 계산해 보고는 말했다.“이틀 정도 늦었네.”구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희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면 우리 한번 테스트해볼까?”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생리가 하루 이틀 늦어질 때도 있잖아. 그리고 난 속도 괜찮고, 입맛도 좋고, 아무 증상도 없어. 가능성 없다고 생각하는데?”소희는 괜히 구택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조금 전까지 연희가 임신 소식을 전했는데, 같은 시기에 자신도 임신했다는 건 너무 극적인 우연 아닌가?구택은 소희의 손을 잡으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8화

    [토하고 나니까 괜찮아. 더는 울렁거리지도 않고.]성연희의 말에 소희는 기쁨이 가득한 맑은 눈빛으로 미소를 머금었다.“연희야, 나 정말 행복해!”소희의 감정이 전해졌는지, 연희도 점점 기쁜 감정이 밀려왔다. 그녀는 감탄하듯 중얼거렸다.[내가 엄마가 된다니. 내가 가진 게 아들일까, 딸일까?]그러다 곧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분명 딸이야! 오늘 점심때 내가 유민이를 사위로 삼겠다고 했더니, 바로 저녁에 임신이 확인됐잖아. 분명 내 딸이 그 얘기를 듣고 온 거야!]소희는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신기한 일이 있을까?”연희는 더욱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연하지!]소희는 점점 더 기뻐졌다.“네 남편 집에 오면, 아마 흥분해서 밤새 잠도 못 잘걸?”연희는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원래 너한테 말한 다음에 우리 엄마한테 전화하려고 했는데, 밤새 잠도 못 잘까 봐 그냥 내일 아침에 말하려고.]소희는 키득거리며 말했다.“네 어머니가 알면 당장 한밤중에라도 너한테 달려올 텐데.”연희는 즉시 대답했다.[그럼 더더욱 오늘은 말하면 안 되겠네!]두 사람은 한참을 이야기한 뒤에야 전화를 끊었다. 소희는 여전히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그때, 구택이 다가왔고, 그는 소희를 뒤에서 안아 올렸다. 가운은 반쯤 풀어져 있었고, 젖은 머리카락에서는 물방울이 흘러내렸다. 그의 잘생긴 얼굴에는 묘한 매력이 더해져 있었다.“누구랑 전화하길래 그렇게 기뻐해?”소희는 구택의 품에서 고개를 돌려 두 팔을 그의 어깨에 감았다. 그러고는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연희가 임신했어!”구택이 의외라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렸다. 소희는 구택을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연희가 엄마가 된대!”소희의 기쁨이 그대로 전해져 와 구택도 기뻤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약간의 아쉬움도 느꼈다.‘우리 아기는 언제쯤 찾아오려나.’구택은 소희의 귓가를 살짝 깨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희가 임신했다니까 그렇게 좋아? 네가 엄마가 되면 더 기쁘겠지?”소희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7화

    오랜 침묵 끝에, 구은정이 구택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번엔, 내가 장담할게. 다시는 임유진을 상처 입히지 않겠다고.”구택은 가볍게 눈썹을 올리며 냉소적인 어조로 말했다.“그건 유진이가 다시 너한테 상처받을 기회를 줄지 말지에 달렸겠지?”은정은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만약 어느 날 소희가 널 잊어버린다면, 그래서 소희가 널 잊은 후에 다른 사람을 사랑할 거라고 생각해?”구택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은정은 몸을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약간 미간을 좁혔다. 마치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는 듯했다.“소희가 너랑 함께 임무에 다녀온 후, 나에게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그 말에 구택이 즉시 은정을 바라보았다.이에 은정은 말을 이었다.“소희가 원래 말수가 적은 건 알지? 하지만 나한테는 그래도 어느 정도 속마음을 터놓곤 했어. 내가 반쯤은 소희의 스승이었으니까.”구택은 무심한 듯 물었다.“그때 무슨 얘길 했는데?”그러나 은정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고, 구택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유진이 일은 걔가 원하는 대로 하게 둘 거야. 난 간섭하지 않을 거니까.”은정은 혀끝으로 어금니를 밀며 씁쓸하게 웃었다.“소희가 부상을 입고 두 달 동안 치료했잖아. 그 후 훈련소로 돌아갔을 때, 한 번은 대화 중에 그 임무 이야기가 나왔어.”“그때 소희가 말하더라. 그 임무에서 한 사람을 만났는데,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구택의 눈빛이 깊어졌다.“그리고?”은정은 미간을 찌푸렸다.“더 있었을 거 같은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나. 기억나면 나중에 말해줄게.”구택이 냉소적으로 웃으며 말했다.“혹시 소희의 과거 이야기를 흘려주면서 나한테 압박을 넣으려는 거 아니야? 결혼식 때 날 상대로 복수라도 하려고?”은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태연하게 말했다.“이제 유진이를 쫓아다닐 건데, 그런 거 신경이나 쓰겠어?”구택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무심히 물었다.“왜 이제서야 깨달은 거지?”은정은 장미 덩굴을 바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6화

    소희는 성연희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너무 엄하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하기 싫은 일이 있으면 명성이랑 상의해. 그는 분명 네 입장을 이해해 줄 거야. 하지만 두 사람의 문제를 혼자 결정하면 안 돼.”이에 연희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냥 한 번 철없이 굴어본 거야. 앞으로는 안 그럴게!”“요요는 어디 갔어?”소희가 묻자, 청아가 대답했다.“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해서, 유민이가 데리고 맞은편 가게에 사러 갔어.”연희는 돌아보다가 마침 임유민이 요요를 안고 길을 건너오는 모습을 보았다. 한 손에는 여러 개의 아이스크림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요요를 가볍게 안아 올리고 있었다.곧게 뻗은 키에 단정한 이목구비,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걸음걸이까지. 연희는 감탄하며 말했다.“몇 년 후면 우리 유민이한테 빠지는 여자애들이 엄청나게 많아지겠네!”소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럴 필요도 없어. 이미 지금도 매일 책가방에 러브레터가 잔뜩 들어있다니까?”소희는 주말마다 유민에게 수업을 해주러 갔다. 그때마다 책을 펼치면 어디선가 향기 나는 분홍색 편지가 툭 떨어졌다.그러나 정작 본인은 언제 어떻게 들어온 건지도 모를 정도였다.“러브레터?”연희가 혀를 차며 말했다.“요즘 애들은 정말 감성적이네.”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유민이 문을 열고 들어와 아이스크림을 나눠 주었다. 연하와 다른 사람들은 연신 고마워하며 그를 바라보았다.소희에게 건넨 것은 소희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 카라멜 맛이었다. 그러자 연희는 더욱 감탄하며 말했다.“잘생긴 것도 모자라서 이렇게 세심하기까지 하다니.”“소희야, 나 지금 딸부터 낳아서 유민이를 사위로 예약해 놓을까? 지금이라도 가능할까?”청아가 곧바로 말했다.“그럼 서둘러야겠네!”소희도 장난스럽게 맞장구쳤다.“내가 감시할게. 네 딸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연애 금지!”연희가 소희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구택이 전화를 마치고 돌아오려던 찰나, 은정이 다가와 말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5화

    임구택이 들어서자, 떠들썩했던 분위기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어떤 사람들은 타고난 아우라만으로도 주변을 압도한다.오늘 구택이 편안한 차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존재감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분위기는 마치 임유진의 새집을 축하하는 자리라기보다, 차라리 비즈니스 모임 같았다. 구택도 이를 느꼈는지, 전화를 핑계 삼아 자리를 떠났다. 방연하는 저도 모르게 가볍게 숨을 내쉬었고, 성연희가 소희에게 농담을 던졌다.“다들 널 부러워할 거야!”소희는 익힌 소고기 완자를 연희와 자신의 그릇에 나눠 담으며 물었다.“뭐가?”“다들 생각할걸? 임구택 와이프가 될 정도에, 매일 함께 지내는 사람이 평범한 여자는 아닐 거라고!”연희가 장난스럽게 말하자, 소희는 눈썹을 살짝 올렸다.“사실, 사적인 자리에서는 굉장히 편한 사람이야.”그렇지 않았다면 친구도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건 그냥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른 거겠지.”연희는 소고기 완자를 한입 베어 물다가 갑자기 얼굴을 찡그리고 휴지로 뱉어냈다. 그리고는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청아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왜 그래?”소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요요 좀 봐줘. 가서 확인해 볼게.”화장실에 들어가자 연희는 세면대를 붙잡고 헛구역질하며 괴로워 보였다. 소희는 돌아서서 오현빈에게 물 한 잔을 부탁한 뒤, 다시 화장실로 돌아와 건넸다.“몸이 안 좋아?”연희는 물을 받아 입을 헹구고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소고기 완자가 좀 비린 것 같아. 갑자기 속이 울렁거리네.”소희는 눈썹을 찌푸렸다.“나도 먹었는데, 하나도 비리진 않던데?”그러다 문득 생각난 듯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연희, 혹시 임신한 거 아니야?”얼마 전, 노정순이 그녀에게 말했었다. 헛구역질이 나거나 식욕이 갑자기 떨어지면 바로 알려달라고. 그때는 그냥 넘겼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초기 임신 증상이었다.연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말도 안 돼. 며칠 전에 테스트해 봤는데, 임신 아니었어.”소희는 의아한 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4화

    유진은 돌아서서 유민을 바라보며 웃었다.“여기에 이렇게 예쁜 마당이 있을 줄 몰랐네.”유민은 살짝 안도하며 다시 특유의 느긋한 태도로 돌아갔다.“샤브샤브 가게랑은 좀 안 어울리긴 하네.”유민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마당을 보자마자 누가 만들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유진이 여기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는지도 이해하게 되었다.요요는 유진의 품에서 내려와 고양이 집 앞에 다가갔다. 조그만 머리를 집 안으로 들이밀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말했다.“여기 고양이 있어? 어디 있지?”그래, 유진도 그렇게 생각했다. 이 고양이 집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있어야 했다. 그리고 그 고양이는 아마도 하얀색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요요는 손발을 사용해 고양이 집 안으로 기어들어 가려 했다. 그대로 들어갈 것 같아 보이자, 유민이 서둘러 다가가 요요를 들어 올렸다.“고양이 없어, 요요! 이제 그만 찾아!”요요는 팔을 뻗어 담장 위의 장미꽃을 따려고 했다. 그러자 유민이 그녀를 어깨 위에 올려 가장 크고 활짝 핀 꽃을 따도록 도왔다.유진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벌써 아이 돌보는 연습하는 거야? 이거 삼촌이 보면 더 조급해지겠는데?”“삼촌이 조급해한다고 뭐가 달라져? 결국 이건 숙모한테 달린 거지.”유민은 늘 임구택을 존경했지만, 이 문제만큼은 그를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 듯했다.그때, 허스키한 저음이 유진을 불렀다.“임유진!”그 목소리에 유진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윽고 그녀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구은정이 그녀를 깊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손은 움켜쥐어져 있었고, 관절이 희미하게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 안에는 어딘가 불안한 감정이 스며 있었다.이 순간, 그는 정말로 유진이 모든 걸 기억해 낸 줄 알았다. 마치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더 두려워지는 것 같은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유진도 은정을 바라보았고, 어렴풋한 형체가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그것을 붙잡기도 전에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잠깐의 정적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3화

    현빈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소희가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알겠어요.”“그러면 저희는 재료랑 육수를 준비할게요.”현빈은 사람들이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하라고 당부한 후, 이문 등과 함께 주방으로 향했다.방연하는 가게 안을 둘러보며 말했다.“환경 괜찮네요. 그런데 이런 곳에서 가게를 운영하려면 경쟁이 엄청 치열하다고 들었어요. 배경 없으면 버티기 어렵다던데요?”성연희는 눈꼬리를 살짝 올려 임유진을 바라보며 웃었다.“맞아. 이 가게 처음 문 열었을 땐 말도 못 하게 시비 거는 사람들이 많았어. 싸움도 몇 번이나 났지.”“우리 사장님, 혼자서 그놈들 한 무리를 상대했는데, 그 자리에서 다들 기가 죽어버렸잖아!”이에 연하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대단하네요!”임유진은 생각에 잠긴 듯 중얼거렸다.“여기, 나 예전에 온 적 있는 것 같아요.”마치 꿈속에서 본 듯한 희미한 그림자. 그런데도 모든 것이 낯설지 않았다.연희가 곧바로 물었다.“유진아, 너 여기 와본 적 있어?”유진은 고개를 저었다.“잘 기억이 안 나요.”연희는 아쉬운 듯했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를 띠었다.“그럼 그냥 잊어버려. 오늘은 샤브샤브 먹으러 온 거잖아.”주방에서, 이문이 채소를 다듬으며 현빈에게 물었다.“유진이 우리를 진짜로 잊은 거예요?”현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런 것 같아.”이문은 미간을 찌푸렸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유진이 저렇게 있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프네.”“형님이 우리보다 더 힘들 거야. 조금 있다가 형님 오면, 이 얘기는 꺼내지 마.”현빈이 단호하게 말했고, 이문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움직였다.홀에서 요요는 가만히 앉아 있지를 못하고 자꾸 밖으로 나가 놀고 싶어 했다. 이에 유진이 무심코 말했다.“내가 후원에 데려가 줄게.”그러자 연하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후원도 있어?”말을 꺼내고서야 유진은 스스로도 멈칫했다. 그래, 유진은 어떻게 여기 후원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거지?“후원에 뭐 있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12화

    전화를 끊은 뒤, 성연희가 돌아보며 말했다.“또 네가 내 방패막이가 되어줬네!”소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괜찮아. 어쨌든, 다 해결됐어!”연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만약 언젠가 서인과 유진이가 정말 함께하게 된다면, 꼭 네게 술 한잔 올려야 할 거야!”이에 우청아가 장난스럽게 물었다.“차를 올릴 때 뭐라고 불러야 할까?”연희는 눈을 깜빡이며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숙모님이라고 불러야지! 이 정도로 힘을 실어줬으면, 이제 호칭을 바꿔야지 않겠어?”소희는 난감한 듯 웃었다.“서인은 결혼을 결심했다가도, 네 이 요구 때문에 바로 파혼할걸?”셋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고, 요요도 덩달아 까르르 웃었다. 소희가 요요를 귀엽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요요야, 뭐가 그렇게 웃겨?”요요는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말했다.“또 왕자님과 공주님이 결혼하는 거예요?”연희가 돌아보며 활짝 웃었다.“맞아! 이번에도 네가 화동이 되는 거야! 기분 좋아?”요요는 까만 눈동자를 반짝이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연희는 갑자기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우리 결혼할 때, 요요에게 작은 티아라를 만들어 줬었잖아. 그거 잘 보관해 둬야 해! 그게 바로 역사적인 증거니까!”청아는 웃으며 말했다.“시원 오빠가 이미 신경 썼어. 그 티아라랑 요요가 결혼식에서 입었던 드레스도전용 보관함에 넣어 놨어.”그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각자의 행복을 증명하는 소중한 기억이었다. 그리고, 요요의 성장을 기록하는 하나의 시간의 조각이기도 했다.연희는 감탄하며 말했다.“역시 시원 오빠는 세심해!”청아는 수줍게 미소를 지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 그녀의 머리카락을 살짝 날렸다. 그 모습이 더욱 우아하고 고요하게 빛났다.샤브샤브 가게에 도착했다. 임유진은 차에서 내리며 눈앞의 간판을 보고 순간 멍해졌다.‘샤브샤브 가게.’깨끗하고 밝은 유리문, 전통적인 느낌의 벽돌 장식, 그리고 옆쪽에 있는 고풍스러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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