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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금추
그의 손에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일을 마친 후 돈을 지불하다니. 그녀는 그를 무엇으로 생각하는 걸까?

남자가 냉담한 얼굴을 하고 발코니로 성큼성큼 걸어가니 과연 창문이 열려 있었다.

여기는 층고가 높아서 3층이 4층 높이일 텐데 그녀는 어떻게 뛰어내렸을까?

그가 그렇게 무서웠나? 죽음을 무릅쓰고 도망칠 만큼?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물을 끼얹은 듯 청량한 바람이지만 남자의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화는 식히지 못하였다. 이 여인은 만 원으로 그를 모욕했을 뿐만 아니라, 일이 끝난 후에 창문으로 뛰어내려 도망쳤다... 잡히기만 해봐!

......

택시에 앉은 소희가 재채기를 하자 운전기사가 백미러를 보며 물었다.

“아가씨, 괜찮아요?”

이렇게 예쁘게 생겨서 홀딱 젖어있다니, 딱 봐도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소희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기사는 웃으며 말했다.

“아직 학생이죠? 밖에 혼자 다닐 때 각별히 조심해야 되요.”

“네, 감사합니다. 기사님.”

소희는 대답하고 휴대폰을 꺼내 재빨리 문자를 보냈다.

“천위 호텔의 7시와 9시경에 내가 찍힌 CCTV 기록은 모두 없애!”

“ok!”

상대방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지시에 따랐다.

남자의 귀에 거슬리는 말이 다시 귓가에 울려 퍼졌다. 소희는 오늘 임구택과 만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따위 고민은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다만 임구택이 그녀가 왔었다는 사실을 모르게만 하고 싶었다.

운해로에서 내리면서 소희는 뒷좌석을 적신 대가로 택시비를 두 배로 지불했다.

별장으로 돌아오자 하인은 소희의 젖은 옷을 보고 깜짝 놀라 물었다.

“작은 아가씨, 무슨 일이에요?”

“일이 좀 있었어요, 일단 올라가서 샤워부터 할게요.”

소희는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

“목욕물 준비해 드릴게요.”

하녀는 더 묻지 못한 채 위층으로 올라가 준비했다.

몇 분 후 소희는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었다. 긴장했던 몸이 점차 풀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복잡해서 머리까지 물속에 파묻고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잊으려 했다.

목욕을 마치고 깨끗한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하녀가 머리를 말려주고 있을 때 소정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소희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하녀를 내보내고 베란다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 소정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소희야, 어디야? 임 대표님 만났어?”

소희의 말투에는 어떠한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아버지, 제가 임 대표와 어색할까 봐 흥을 약을 타신 거예요?”

소정인은 어리둥절하였다.

“무슨 말이야, 약을? 내가 누구한테 약을 줘? 나 아니야!”

“아니라고요?”

소희는 계속해서 말하였다.

“그럼 왜 아버지는 분명 임구택의 비서와 아홉 시에 약속을 잡아놓고 저한테는 일곱 시라고 하셨어요?”

전화기에선 침묵이 흘렀다. 소희는 고개를 떨구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였다.

“소희야!”

전화기에서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소정인은 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 일은 내가 잘못했다. 나는 네가 임 대표를 일찍 만나서 단둘이 얘기를 나누다보면 결혼에 대해 생각이 달라질 거 같아서 그랬다.”

그러고는 대뜸 물었다.

“무슨 일 있었니? 왜 그래?”

소희는 소정인의 말투에서 진심으로 자신을 관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진짜 아버지가 아니에요?”

소정인은 즉시 대답했다.

“당연히 아니지, 내가 아무리 어려워도 이런 상스러운 수단으로 내 딸을 이용하지는 않아!”

소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정인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희야, 괜찮지?”

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저 임구택을 못 만났어요.”

소정인도 자초지종에 대해 더 이상 묻지 않고 가볍게 탄식하듯 소희에게 사과했다.

“어쨌 됐든 이번 일은 아빠가 미안해, 다시는 그사람 만나라고 하지 않을게. 산속 별장에 있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아빠가 데리러 갈게.”

소희는 목소리가 한결 온화해졌다.

“이미 2년 넘게 살았어요. 몇 달 더 지내도 상관없어요. 아버지, 걱정하지 않으셔도돼요, 저 여기 꽤 마음에 들어요.”

이 별장은 임구택의 개인 재산이다, 결혼하자마자 이사 와서 거의 3년 동안 살고 있다.

소정인은 흐뭇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 그럼 몇 달만 더 참아. 3년이 되자마자 내가 직접 우리 딸 데리러 갈게. 아 참...”

그는 잠간 멈추더니 다시 말했다.

“이번 주 토요일 네 엄마 생일이니 집으로 와. 지난번에 네가 왔을 때 한 말은 진심이 아니야, 너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거라. 엄마도 많이 후회하고 있다. 다만 자존심 때문에 사과하지 않는 것뿐이야.”

“이번 주 토요일 오전에 수업이 있으니 수업을 마치고 제가 알아서 갈게요.”

“그래, 무슨 일 있으면 아빠한테 전화하렴.”

전화를 끊고 소희는 잠시 생각한 뒤 다시 번호를 눌러 전화를 걸었다. “봄 시즌에 나온 최신상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로 준비해 주세요, 이틀 뒤에 찾으러 갈게요.”

상대 편의 대답을 듣고 소희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오늘 일을 생각하니 어둠 속의 장면이 저절로 머릿속에 떠올랐다.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그녀는 머리를 두 팔 사이로 파묻고 마음속엔 화난 건지 미워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듯한 감정이 피어났다.

밤 11시에 임구택이 천위 호텔을 떠날 때 비서가 그의 뒤를 따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찾았습니다. 천거의 부사장 이해창입니다. 원래 오늘 자신이 데리고 온 여자 파트너에게 약을 먹이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건지 술잔이 대표님께 전달되었답니다. 이해창이 기겁을 하고 야반도주해서 해성으로 갔답니다.”

임구택의 새까만 눈동자가 매섭게 빛났다.

“이미 도망쳤으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해!”

비서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임씨 가문 고택에 돌아온 지금은 이미 새벽이었다. 임씨 가문 첫째네 부부는 딸과 아들만 남겨둔 채 부모님과 함께 런던 경제 세미나에 참석하러 갔다. 아이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임구택은 곧바로 3층으로 올라가 샤워를 한 뒤 가운을 두른 채 베란다의 등나무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탁자 위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혔다.

담뱃불이 달밤의 베란다에서 깜박거렸다. 임구택의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에 드리워졌다. 희미한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은 유난히 윤곽이 두드러지고 준수해 보였다.

저도 모르게 또 오늘 밤 그 여자가 생각났다. 그는 그녀의 불안을 눈치채고 너무 성급했다가 그녀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길게 키스했다.

그녀가 응낙한 후에야 그는 그 다음 동작을 이어갔다. 그녀는 그의 팔을 잡고 불안에 떨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당시 그는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였다. 그래서 그녀가 그의 이름을 불렀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임구택은 그 만 원짜리 지폐를 꺼내 들었다. 이미 물에 젖어 있었다.

요즘은 거의 휴대폰 결제가 상용화되어있는데 누가 현금을 들고 다닐까?

그녀는 왜 그의 방에 나타난 거지?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임구택은 갑자기 궁금해졌다.

임구택은 핸드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오늘 밤 3층에서 뛰어내린 여자를 찾아봐!”

“네!”

비서 명우는 명령만 받을 뿐 종래로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다음날 오전 수업을 마친 소희는 장학금 신청 서류를 정리해서 사무실로 보내라는 조교의 전화를 받았다.

소희가 정리를 마치고 출발하기도 전에 다시 조교의 메시지를 받았다.

[소희야, 나 급한 일이 있어서 9층 회의실에 가야 해, 여기로 가져와.]

소희는 답장한 뒤 사무동으로 향했다.

사무동 밖 도로에 검은색 벤틀리가 세워져 있었다. 소희가 막 지나가려는 찰나 키가 크고 반듯한 남자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

소희는 남자의 옆모습을 보고 가슴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돌렸다.

어젯밤에 불을 켜고 있지 않아서 임구택이 그녀를 모를 수도 있지만 그녀는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당황했다.

차가 떠나고 남자도 방향을 틀어 사무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에야 소희는 다시 길을 걸었다.

그런데 모퉁이를 돌아서자 남자가 멈춰서서 통화하고 있는 것이었다. 소희도 멈춰 서서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보는 척했다.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임구택은 이미 멀어졌다. 소희는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면서 임구택이 어떻게 여기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사무동 건물에 들어서자 남자는 엘리베이터로 들어가고 있었고 소희는 걸음을 늦추며 엘리베이터가 닫히기를 기다렸다.

그녀의 손이 엘리베이터 버튼에 닿자 이미 닫혔던 엘리베이터가 다시 열렸다.

소희가 고개를 들자 미처 대비도 못한 채 남자의 냉담한 두눈과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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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구택은 그녀의 얼굴을 힐끗 보았다. 희고 부드러우며, 붉은빛이 돌았다. 마치 구름이 노을빛을 머금은 것 같았고 붉은빛은 그녀를 더욱 앳되게 보이게 해 대학생이 아니라 고등학생처럼 보였다.그는 데이비드를 물러나게 한 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제 떨어져도 좋아요.”소희는 일단 한 번 돌아보고 나서야 그에게서 떨어졌고 바로 남자 뒤에 숨어서 강아지에 눈을 떼지 못했다.남자는 가볍게 웃은 뒤 데이비드에게 걸어갔다.그녀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 남자의 몸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게 마치 봄에 내리는 가랑비의 냄새 같았다.남자는 데이비드에게 다가가 목을 쓰다듬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데이비드는 보통 사람을 공격하지 않습니다.”소희는 남자의 말에 속뜻을 헤아렸다. 무슨 뜻이야? 내가 사람이 아니라는 거야?그녀는 그 개를 보고나니 그제야 셰퍼드라는 것을 깨달았다. 보통 셰퍼드보다 더 커서 사람을 놀래키기엔 충분해 보였다.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그의 담담한 태도를 흉내 내며 말했다. “익숙한 말이네요, 애꿎은 행인이 개한테 물렸다는 소식은 뉴스에서 많이 접했어요.”임구택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나이가 어릴 땐 이가 아주 날카롭죠!”소희가 막 말을 하려고 할 때 임유림이 웃음을 띠며 내려왔다. “소희야 너 왔구나!”그녀는 연한 화장을 한 채 내려와 소희에게 인사를 건넸다. “부모님은 안 계시고 평소엔 집에 거의 사람이 없어. 여긴 우리 삼촌 어제 봤지? 삼촌이라고 부르면 돼!”소희는 임구택을 바라보며 파리를 먹은 듯한 표정으로 입을 오므렸다.임구택은 아까의 일을 복수하듯 담담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어른을 만났는데 인사도 안하나요? 인사예의도 모르면서 가정교사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군요.”임유림은 임구택이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른 채 임구택에게 눈치를 줬고 임구택은 못 본 척했다.소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이빨 사이로 두 글자를 짜내는 듯했다. “삼...촌!”임구택은 폼을 잡으며 데이비드를 데리고 소파에 앉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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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희는 손을 뒤로 숨기고 싶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그러지 못했다.게임에서는 그녀가 유민을 쏴 죽이고 그녀도 다른 사람 총에 맞아 죽었다.소희를 발로 차고 싶은 충동을 참은 유민은 그녀를 옹호하였다. “둘째 삼촌, 숙제 다 했어요!”임구택은 의외라는 듯 소희의 얼굴을 힐끔거리며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보자.”유민은 숙제를 꺼내서 임구택에게 보여주었다. 과연 다했을 뿐만 아니라 채점도 다하고 틀린 문제도 고쳤다. 심지어 어떤 문제는 오답노트까지 써놓았다.임구택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소희는 태연하게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유민이가 숙제 다 하면 게임 같이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임구택은 입가에 웃음을 띤 채 숙제를 내려놓고 유민에게 말했다. “숙제 잘했네, 계속 게임해!”임구택은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겨 방을 나갔다.소희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고 유민과 눈을 마주쳤다.유민이 비웃었다. “삼촌이 그렇게 무서워?”소희는 입을 열었다. “설마 넌 안 무서워?”유민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삼촌이 화나면 날 때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너는 때리지도 못할텐데 넌 뭐가 무서워?”소희는 목이 메었다. “누... 누가 무섭대?”유민은 야유하며 그녀를 쳐다보았다.소희는 짜증이 나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삼촌 얘기하지 말고 게임이나 하자.”유림은 다시 태블릿을 집어 들고 위협했다. “또 나 쏘면 내가 너 먼저 죽인다!”소희는 미소를 지었다. “안 그럴게!”......소희가 집에 갈 땐 임구택을 마주치지 않았고 별장을 떠난 후 그제야 그녀는 마음이 탁 트였다.어떤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임구택은 오전 내내 외출하지 않았고, 점심에는 유민과 단둘이 10개의 반찬과 국을 곁들여 밥을 먹었다.임구택은 먼저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새로운 선생님 어때?”“좋아요!”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임구택은 가볍게 비꼬았다. “너랑 게임 같이 해줘서?”유민은 대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 10 화

    밤 10시가 넘은 시각 임유림은 그제야 집에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임구택을 힐끗 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하인에게 눈치를 준 뒤 살금살금 위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가려 하였다.“이리 와!” 남자는 소파에 기대어 책을 손에 든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임유림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아예 태연한 척 그에게 갔다. “삼촌, 아직 안 주무셨어요?”임구택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어쩐지 가정교사를 급하게 찾더라니 데이트하려고 그런 거였구나, 남자친구 있니?”“없어요!” 임유림은 고개를 즉각 고개를 저었다. “그냥 학교 친구랑 쇼핑하다 온 거예요!”“남자친구야 아니면 친구야?” 임구택은 취조하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임유림은 삼촌이 여우라는 것을 깨닫고 맞은편에 앉아 솔직하게 말했다.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 우리 집이 특별한 집안이라고 해도 전 그냥 평범한 연애가 하고 싶어요. 그의 뒷조사와 우릴 감시하지 않았으면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저도 저희 집안 얘기를 한 적 없어요.”임구택은 책을 내려놓고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림아, 연애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뒷조사 안 할 테니까 네가 좀 더 조심했으면 좋겠어.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땐 내가 널 책임져야 해.”임유림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삼촌, 둘째 삼촌이 최고예요!”“애교 부리지 말고 올라가 자.”임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 “참, 유민이가 네 친구 괜찮다고 했으니까 다음 주부터 계속 나오라 그래.”정말요.” 유림이의 미소가 더 환해졌다. 유림은 휴대폰을 꺼내며 위로 올라갔다. “지금 말해줘야겠다!”임구택은 유림이 계단에 있는 것을 보고 한마디 외쳤다. “소희야, 자니?”전화 너머로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자 유림은 웃으며 답했다. “우리 삼촌이 너 잘 가르친다고 하시더라. 네가 유민이 가정교사하는 걸로 하기로 했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 수업하는 거 어때?”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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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8화

    아심은 순간 멍해졌지만, 곧 차분히 대답했다.“엄마에게 오늘 밤 집에 간다고 이미 말씀드렸어요.”강시언은 휴대폰을 꺼내며 말했다.“그럼 도도희 이모께 전화할게.”아심은 깜짝 놀라며 바로 말했다.“사실, 넘버나인을 떠날 때 이미 엄마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너무 늦어서 아파트에서 하루 묵겠다고요.”시언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흘낏 보더니, 다시 차창 밖으로 시선을 돌려 어두운 밤 풍경을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뚜렷한 조롱이 담겨 있었다.이에 아심의 귀 끝이 붉게 물들었다. 속으로는 자신에게 화가 났다.‘결단력으로 치면, 내가 저 사람에게 한참 모자라네!’저택의 문은 스캔 인식 기술로 자동으로 열렸다. 시언의 차가 가까이 다가가자 문이 열렸고, 차량이 진입하자마자 정원 안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며 환한 달빛처럼 부드러운 조명이 나무 그늘 사이로 스며들었다.차가 멈추자, 시언은 몸을 숙여 아심의 안전벨트를 풀어주었다. 그는 아심을 팔로 감싸 안아 운전석에서 자기 무릎 위로 옮겼다.아심은 무릎을 꿇은 자세로 좌석 위에 앉았다. 희미한 조명 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그녀의 촉촉한 눈동자는 별빛이 은하수에 떨어진 듯 빛나며, 그 눈빛은 잔잔한 물결 속에서 은은한 광채를 흘렸다.차 안은 잠깐 정적에 휩싸였고, 두 사람의 숨소리만이 서로 얽히고 섞였다. 아심은 몸을 숙여 그의 이마에 머리를 맞댄 채, 붉은 입술을 열어 속삭였다.“내 마음을 꺼내 확인하고 싶나요? 당신이 직접 꺼낼래요, 아니면 제가 꺼낼까요?”시언은 아심의 뒷머리를 눌러 손가락을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 속으로 깊이 넣고는, 아심의 붉은 입술에 격렬히 키스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모두가 알고 있어. 내 것에 손댈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그의 말은 강압적이고, 독점적이었다. 아심은 눈을 감고 시언과 키스하며 손을 뻗어 그의 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이어진 키스는 시언의 턱선을 따라 아래로 이어졌다.아심은 이 남자에게 속박된 존재였다. 도망칠 수 없을 뿐 아니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7화

    호텔의 운전기사가 각자의 차량을 몰고 오자, 허형진이 강아심에게 말했다.“제 차를 타고 가요. 제가 집까지 먼저 데려다줄게요.”하지만 강시언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우리가 가는 길이 같으니, 제가 데려다주죠.”그러나 허형진은 조금 신경 쓰이는 듯 아심을 그의 뒤에 숨기며 명백히 보호하려는 태도를 보였다.“강시언 사장님을 번거롭게 할 수 없죠. 제가 데리고 왔으니, 역시 제가 데려다드리는 게 맞아요.”방금 알게 된 사이에 아심을 데려가려 하다니, 그녀가 스스로 동의했다 하더라도 허형진은 자신이 아심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나 아심은 허형진의 뒤에서 나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시언의 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허형진에게 말했다.“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니 제가 사장님을 집까지 모셔다드릴 수 있어요. 모두 안심하세요.”허형진은 계속 눈짓을 보내며 그녀를 말리려 했지만, 결국 아심이 시언과 함께 차를 타고 떠나는 것을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시언이 떠난 후, 진한서는 채경석과 염정훈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며 더는 얼굴에 미소를 숨기지 않고 찌푸린 얼굴로 허형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비꼬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들으니, 한안 회사의 강아심 사장은 돈으로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명성을 중요시한다고 하더군요.”“그런데 허형진 사장님, 도대체 얼마나 쓰셨기에 강아심 사장이 이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거죠?”허형진은 양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고 태연히 웃으며 말했다.“강시언 사장님이 강아심 사장을 좋아하고, 강아심 사장도 강시언 사장님께 첫눈에 반한 거죠.”“두 사람의 마음이 통한 건데, 진한서 사장님께서는 너무 더럽게 생각하지 마세요.”진한서는 마치 큰 농담이라도 들은 듯 비웃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랑 농담하시는 건가요?”허형진은 태연한 태도로 말했다.“뭐, 두고 보세요. 며칠 안에 강아심 사장이 강시언 사장님의 여자친구가 될지도 모르니까요.”비록 자신도 내심 불안했지만, 기세는 결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6화

    시언은 청동기를 한 번 쓱 훑어보더니 담담한 목소리로 거절했다.“진한서 사장님,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없어요. 그냥 다시 가져가세요.”그러나 진한서는 얼굴 가득 진지함을 담고 말했다.“이런 귀한 물건은 강재석 어르신께 이를 제대로 이해하실 분께 드려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죠. 진심으로 드리는 선물이에요.”시언은 옅게 웃으며 말했다.“좋은 물건이니까 직접 간직하세요. 제 할아버지께 가면 그저 물고기 먹이나 주고 연꽃이나 기르는 데 쓰실 거니까요.”이에 진한서는 할 말을 잃었고, 강씨 집안의 부유함과 취향을 과소평가한 듯했다.이를 본 채경석은 상황을 무마하려고 급히 웃으며 말했다.“진한서 사장님, 이 청동기는 다시 간직하시죠. 다음에 강시언 사장님께서 좋아하실 만한 물건을 찾아서 드려도 늦지 않으니까요.”“그렇게 하죠.” 진한서는 멋쩍게 웃으며 청동기를 비서에게 건네 다시 가져가게 했다. 그리고 허형진은 옆에서 이 광경을 보며 조용히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아심을 향해 말했다.“아첨하려다가 엉뚱한 데를 찔렀군요!”아심은 담담한 목소리로 대꾸했다.“진한서 사장님께서 조금 서두르셨을 뿐이죠.”조영아는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강시언에게 술을 따라주며 부드럽게 웃었다.“진한서 사장님은 그저 강시언 사장님께 마음을 표현하고 싶으셨던 거예요. 선물을 받지 않으셔도 진심만은 받아주세요.그리고 그녀는 말을 이어갔다.“제 친구가 최근에 오픈한 호텔이 있는데요. 아직 정식 영업 전이라 시설이 모두 새것이에요.”“이번 주말에 강시언 사장님께서 시간이 되신다면 진한서 사장님과 함께 초대하고 싶어요. 꼭 시간을 내주셨으면 좋겠어요.”조영아는 술잔을 들고 시언이 이를 받을 때까지 기다렸다.그 순간, 시언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전화를 확인하는 대신 화면에 떠 있는 메시지를 읽었다. 메시지는 아심이 보낸 것으로, 술자리의 초대 요청 리스트 캡처와 함께 적혀 있었다.[그날 외할아버지가 저를 데리고 술자리에 가셨을 때, 이 사람들이 저를 연락처 추가하려 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5화

    그 말에 아심은 조금 감동하며 말했다.“걱정 감사해요. 하지만 그렇게 심각하지 않아요. 저는 제 선택에 자신이 있어요.”허형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까 술자리에서 보니 강시언 사장님은 마치 군인 출신 같더군요. 기품이 남다르시길래 특별한 분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빨리 손길을 뻗치시다니.”아심은 웃음을 참으며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를 슬쩍 바라본 후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제가 자발적으로 한 거예요. 제가 동경하고 좋아해서요.”허형진은 놀라며 그녀를 쳐다보자, 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심이에요. 강시언 사장님이 참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번 쫓아다니려는 거예요. 제 남자친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요?”“그러니 죄책감을 가지실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려야죠!”허형진은 아심의 말에 깜짝 놀라며 목소리를 낮췄다.“강아심 사장은 현명한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어쩌다 이런 실수를 하게 됐어요? 저 사람, 아무리 봐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잖아요!”그 말에 아심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사장님 보시기엔 제가 그분과 어울리지 않는 건가요?”허형진은 즉시 말했다.“그건 아니죠. 당신은 능력과 외모 모두 훌륭하니 성공한 사람이나 명문가 출신과도 충분히 어울려요.”“하지만 그 강시언 사장님의 배경은 우리 같은 사람들이 다가갈 수 없는 층위일 수도 있어요.”그는 말을 마치고 서둘러 덧붙였다.“이건 정말 사장님을 위해 드리는 말이에요. 아직 젊으니 너무 깊이 빠져들었다가 상처받을까 걱정돼서요.”아심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허형진 사장님, 그 말씀은 이미 늦었어요. 저는 벌써 깊이 빠졌거든요.”그 말에 허형진은 안타깝다는 듯 그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참, 이 양반도!”그 말에 아심은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양반이라뇨?”허형진은 마치 오빠처럼 나서며 말했다.“참, 예전에 당신이 이렇게 젊은 나이에 큰 회사를 관리하며 능력을 발휘하는 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4화

    시언의 손이 찻잔을 움켜쥐며 힘이 들어갔다. 잔 안의 물결이 잔잔히 퍼져 나갔다.시언은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살짝 돌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으로 품에 안긴 아심을 바라보았다. 아심은 한 손으로 시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남의 이간질에 넘어가지 마세요.”이에 시언의 짙은 눈동자가 깊은 어둠 속에서 빛났다.“난 내가 본 것만 믿어.”“뭘 보셨는데요?”아심은 시언의 어깨에 반쯤 기대어 속삭였다. 그녀의 숨결이 시언의 턱 아래에 닿았고, 아심의 눈빛은 물결을 머금은 듯 반짝였다.“중요한 걸 보셨나요, 아니면 중요한 걸 느끼셨나요?”그 말에 시언은 침묵했다.아심은 가벼운 한숨을 쉬며 살짝 억울한 어조로 말했다.“그렇다면 제 마음을 꺼내서 확인해 봐요. 제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시언은 몸을 약간 기울이며 아심을 소파에 눕히고 자기 몸으로 그녀를 가렸다. 그러고는 격렬한 입맞춤을 아심의 입술 위에 남겼다.아심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고개를 들어 그의 키스에 응답하며,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 그리움을 마음껏 쏟아냈다.다른 사람들은 이미 아가씨들을 품에 안고 더 노골적인 행동을 하고 있었기에 아무도 그들에게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다만 허형진은 속으로 놀랐다. 그는 아심과 오랜 시간 함께 일하며 아심의 성격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다. 아무리 큰 고객이나 유혹이 있어도 그녀는 자기 몸을 이용한 거래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녀는 너무 큰 희생을 하고 있었다. 이에 허형진은 감동하면서도 동시에 걱정이 앞섰다.반면 조영아는 질투심에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시언이 냉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녀는 그에게 지나치게 가벼운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자신을 더 억누르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또다시 아심에게 선수를 빼앗긴 것이었다....잠시 후, 시언이 움직임을 멈추고 아심의 얼굴을 잡고 물었다.“집에 갈까?”아심은 시언의 든든한 몸에 가려져 그의 팔에 온전히 기대어 있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3화

    멀지 않은 곳에서 아심은 옅게 입술을 다물고, 조영아가 시언에게 아양을 떠는 모습을 바라보며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를 수 없었다. 시언이 쉽게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아심은 차 한 잔과 술 한 잔을 들고 시언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차를 마실래요, 아니면 술을 마실래요?”시언은 고개를 들어 그녀가 든 두 잔을 바라보더니, 주저 없이 술잔을 집어 들었다.“제가 술을 마실 테니 강아심 씨는 차를 마시세요!”조영아는 속으로 질투심이 일었다.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이야기하며 술을 권했지만 시언은 단 한 잔도 마시지 않았는데, 아심이 단 몇 마디로 그의 술잔을 기울이게 했기 때문이다.“감사드려요.” 아심은 차를 마신 뒤, 뒤돌아서려는 순간, 뒤에서 시언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렸다.“벌써 가려고요?”아심은 미소를 머금은 채 뒤돌아보며 말했다.“무슨 말씀이라도 더 있으신가요?”희미한 조명이 어른거리는 가운데, 시언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아까 아심 씨가 말했던 상들, 내가 몇 개는 제대로 못 들었거든요. 다시 한번 설명해 줄래요?”“그럴게요.” 아심은 그에게서 왼쪽으로 가까운 자리에 앉으며 옆에 서 있는 조영아를 보았다.“이건 회사 기밀이에요. 그래서 조영아 씨는 자리를 비켜주셔야겠어요.”조영아는 눈을 부릅뜨며 반박하려 했지만, 시언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조영아 씨는 잠시 자리를 피해 주시겠어요?”조영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나중에 강시언 사장님과 다시 이야기하죠.”몹시 껄끄러운 마음을 안고 조영아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이때 몇몇 아가씨들이 방으로 들어왔다. 조영아는 진한서 옆에 앉아 그의 술잔이 아가씨들과의 농담 속에서 채워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채경석을 상대하라는 눈짓을 보내자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한편, 몇몇 아가씨들이 시언의 옆에 앉으려 하자, 강아심은 한 번의 눈길로 그들을 제압했다. 아심의 눈빛은 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2화

    이후, 강시언은 정인하와 염정훈 등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른 사람들은 겉으로는 예의 바르게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허형진은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아심에게 술잔을 들고 다가갈 때마다, 원래 정인하와 대화를 나누던 시언이 갑자기 그쪽을 바라보며 술을 권하는 사람에게 몇 마디 물어보곤 했다.그 덕에 술을 권하는 일은 자연스럽게 무산되었다.식사가 끝난 시각은 거의 아홉 시에 가까웠다. 진한서는 바로 위층에도 방을 예약했다고 말하며, 모두를 초대해 술과 이야기를 계속하자고 권했다.시언은 이를 거절하지 않았지만, 정인하는 위층의 분위기를 잘 알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의 존재를 불편하게 여길까 봐, 저녁에 일이 있다는 핑계로 먼저 자리를 떠났다.그는 친절한 표정으로 시언과 인사를 나누며 말했다.“다음에 기회가 되면, 강시언 사장님을 따로 모실게요. 강재석 어르신도 강성에 계신다고 들었는데, 감히 찾아뵙지 못해 죄송했어요.”“그때 꼭 소개를 부탁드릴게요.”“과찬이세요.” 시언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그럴 리가요. 앞으로도 강시언 사장님께 많이 의지해야 할 것 같아요.”정인하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두어 마디 더 예의를 갖추고, 비서와 함께 자리를 떴다.시언이 몸을 돌리자 다른 사람들도 적절한 타이밍에 다가와 그를 중심으로 위층의 방으로 향했다. 진한서는 이번엔 조영아와 함께 뒤에서 걸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왜 이렇게 상황이 불안한 것 같죠?”조영아는 눈빛을 반짝이며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걱정 마세요. 오늘은 제가 모든 걸 걸어서라도 사장님이 밀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그러면서 그녀의 시선은 앞쪽에 서 있는 강한 체격의 남성의 뒷모습에 고정되었고, 시언에 대한 반감은 전혀 없었으며, 오히려 약간의 기대감마저 품고 있었다....위층의 방으로 들어가니, 깜빡이는 조명과 어둑한 분위기, 형형색색의 술들이 아래층의 우아한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연출하고 있었다.조영아는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언의 옆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1화

    조영아가 고개를 돌려 강아심을 보며 씩 웃었다.“사장님, 문학 전공하셨죠? 술 한 잔도 이렇게 문학적으로 권하시니, 참 다행이에요.”“사장님처럼 재능 넘치는 분이 아니었으면, 이 차 한 잔조차도 못 받았을 것 같네요!”아심은 태연히 대답했다.“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제 얘기를 하시는 건지, 아니면 강시언 사장님을 말씀하시는 건지 헷갈리네요.”다른 사람들이 이 대답에 잠시 멍해졌다. 심지어 허형진조차 아심을 바라보며 속으로 의아해했다.‘강아심 사장님답지 않네. 이렇게 직설적인 말은 상대방뿐 아니라 강시언 사장님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는데.’조영아 역시 아심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나올 줄 몰랐다. 그래서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억지웃음을 띠며 말했다.“아, 저는 두 분의 재능을 부러워서 드린 말씀이에요. 그냥 농담이었어요. 강아심 사장님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시니,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이에 아심은 더욱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사장님 나이에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면, 심혈관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셔야 할 것 같네요.”조영아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평소 말싸움에서 밀려본 적이 없었기에, 속으로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고 싶었지만, 주변에 유력 인사들이 있는 자리인 만큼 억지로 감정을 눌렀다.이를 악물며 간신히 미소를 짓고 말했다.“강아심 사장님은 농담도 잘하시네요.”아심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친구 사이에 농담 정도는 괜찮지 않나요?”조영아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렇죠.”주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영아는 더 이상 아심과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화제를 바꾸었다.그녀는 시언에게 시선을 돌리며 진한서의 회사가 생산하는 전자 방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물론, 설명 중에는 다소 과장된 부분도 포함되어 있었다.시언은 그녀의 말을 조용히 듣고 있다가 무심하게 물었다.“그 정도로 대단한 기술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렇게 우수한가요?”조영아는 말문이 막혀, 진한서를 향해 간절한 눈빛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10화

    염정훈은 강시언에게 허형진을 소개하며 웃으며 말했다.“이분이 제가 말씀드린 억중 회사의 허형진 사장님이세요.”이에 시언은 간단히 고개를 끄덕였다.한편, 채경석은 정인하 국장과 친밀한 분위기로 악수를 나누며 따뜻한 대화를 이어갔다.두 사람의 관계가 꽤 깊다는 인상을 주었고, 그 모습을 보던 진한서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은근히 우월감을 드러냈다. 채경석과의 친분을 과시하듯 자신감에 가득 찬 표정이었다.자리가 정리되고 모두가 앉자, 정인하 국장은 자연스럽게 상석을 시언에게 양보했다.이 작은 행동 하나로, 방 안의 모든 이들은 시언이 오늘 이 자리의 핵심 인물임을 단번에 깨달았다.그 순간부터 참석자들의 태도는 더 조심스러워졌고, 분위기 또한 차분해졌다.진한서는 조영아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냈고, 눈치 빠른 조영아는 금세 그 의도를 파악하며 준비를 갖췄다.식사와 술이 차례로 준비되자, 진한서가 먼저 잔을 들어 시언을 향해 말했다.“강시언 사장님의 명성을 오랫동안 들어왔어요. 오늘 이렇게 정인하 국장님과 채경석 사장님의 소개로 직접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예요.”“이 잔은 제가 사장님을 환영하며 올리는 잔이니, 저는 한 잔 비울게요.”시언은 담담하게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진한서 사장님, 과찬이세요.”진한서가 술을 다 비우자, 조영아도 자리에서 일어나 잔을 들고 시언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손수 시언의 잔을 채운 뒤, 자신도 잔을 들며 말했다.“사장님께서는 이번 군수 공장을 통해 나라와 시민들에게 큰 기여를 하셨어요.”“이건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귀한 일이죠.”“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뜻을 담아 이 잔을 올려요.”조영아의 차분한 목소리와 진심 어린 태도에,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주목했다. 그러나 아심은 그 말을 듣고도 미소만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조영아가 이렇게 과장된 말을 할 줄은 몰랐네. 이건 순전히 나를 견제하려는 거겠지.’시언은 차갑게 그녀를 쳐다보며 대답했다.“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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