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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화

Penulis: 금추
임구택은 의아한 듯 그녀를 한 번 더 보았다.

때마침 임유림이 돌아오자 그녀는 소희 옆에 앉아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고등학교 동창 만나서 잠시 얘기하다 왔어.”

웨이터가 음식을 가져오고 나서 세 사람은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임유림은 소희와 함께 학교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누었다.

식사를 마치고 세 사람이 출발할 때 성연희 일행을 만났다. 성연희도 손님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나오다가 문 앞에서 마주쳤지만 두 사람은 모르는 척하며 스쳐 지나갔다.

두 명의 사장님은 임구택을 알아보고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밖은 이미 비가 그치고 길도 뚫린 상태였다. 명우가 차를 몰고 세 사람을 태웠다.

“소희야, 어디로 가?” 조수석에 앉아 있던 임유림이 물었다.

“가는 길이면 강성대 앞에 세워주면 돼.”

“가는 길이라 문제없을 거예요.” “우리 삼촌은 말도 참 예쁘게 하네.” 임유림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소희는 헛웃음을 지었다. 그가 전에 했던 독설을 듣지 않았다면 아마 단순하게 믿었을 것이다.

학교에서 잠시 떨어진 곳에서 임유림과 소희는 잡담을 나누고 임구택은 옆에 앉아 서류를 살펴보고 있었다.

오늘 두 명의 부부는 같은 차에 동승했고 소희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차는 학교 입구 앞에서 멈추었고 소희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유림에게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 유림아.”

“뭘, 다음에 밀크티 한잔 사줘.” 임유림은 눈매가 날렵하면서 귀여웠다.

소희는 웃으며 동의했고 자신의 우산과 가방을 들고 내렸다. “감사합니다, 임 선생님.”

임구택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네.”

소희는 차에서 내려 손을 흔들며 임유림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소희는 버스정류장으로 가 버스를 기다렸다.

차에서 유림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돌아서며 임구택에게 말했다. “삼촌, 저 소희에게 유민이의 가정교사를 맡기고 싶어요.”

그녀의 부모님은 자주 집을 비우셨다. 며칠 전에는 런던 경제 세미나에 참석하러 갔고, 이번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시고 가셨다. 유민이의 가정교사는 핑계를 대고 사직했고, 이제 그녀가 유민이를 가르쳐야 하니 그녀는 서둘러 그녀를 대신해서 분담할 사람을 찾아야 했다.

임구택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들었다. “전문 가정교사는 필요 없다 그러더니, 학생이 뭘 할 수 있는데?”

임유림은 지지 않고 대답했다. “전문적인 거랑 무슨 상관이죠, 게다가 소희는 과외를 해서 학비를 벌고 있는데 제가 그녀를 도와주고 싶어요 불쌍해요.”

임구택은 아직 졸업도 하지 않은 학생을 불신했다. “네가 직접 돈을 주면 되잖아.”

“걔도 자존심이 있잖아요. 삼촌 허락해 주세요. 아니면 소희 보고 먼저 해보라고 하는 건 어때요? 유민이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알아서 그만두겠죠.”

임구택은 유민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 먼저 해보라고 해봐!”

임유림은 흥분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좀 이따 제가 전화 해볼게요!”

소희는 버스에서 내려 디저트 가게에 가서 잠시 직원과 이야기를 나눈 뒤 날이 저물 무렵에야 별장으로 돌아왔다.

문을 들어서자 설희가 그녀에게 애교를 부렸다.

설희는 사모예드로 임구택의 애완견이다. 소희가 별장에 처음 왔을 때 설희는 겨우 3개월이 지날 무렵이었고, 그녀는 설희를 3살까지 정성스럽게 키워주었다. 그녀는 항상 다른 사람의 아들을 대신 키워주는 느낌을 받았다.

별장에는 그녀를 돌보는 하녀, 나이 많은 집사까지 3명의 사람과 한 마리의 강아지가 3년 동안 같이 살고 있었고 이미 가족처럼 친근했다.

설희와 잠시 놀고 난 후 그녀는 올라가 샤워를 하였다. 샤워를 마치자마자 임유림의 전화를 받았다.

임유림은 전화로 소희에게 자기 집에서 동생의 가정교사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임구택의 집에서 가정교사를?

소희는 상상을 해보았지만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난 전문적인 가정교사가 아니야, 유민이한테 방해만 될 것 같아, 다른 구인 회사에서 구해봐.”

“그동안 전문적인 가정교사 써봤는데 유민이가 다 싫어했어. 소희야 나 좀 도와줘. 우리 가족들도 집에 없고 삼촌도 바쁘니까 나 좀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안돼?”임유림은 낙천적인 웃음과 애교를 섞어서 부탁하였다.

소희는 한참 동안 유림에게 시달리다가 결국 한번 해보겠다고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내일 우리 집으로 와, 집에서 기다릴게.” 임유림은 말을 마친 뒤 소희가 거절할까 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소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핸드폰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야?

곧 유림에게 메시지가 왔다. “소희야 너희 집 어디야? 내일 기사님 보고 데리러 가라고 할게.”

소희는 답장했다. “아침 9시까지 강성대 입구에서 기다릴게.”

“그럼 약속한 거다!”

전화를 끊은 소희는 잠시 멍하니 있었고 설희가 소파에 뛰어올라 소희의 잠옷을 물어뜯었다.

소희는 설희 뭄에 가볍게 기대며 웃어 보였다. “내일 너희 주인님 보러 갈 건데 할 말 있으면 전해줄까?”

설희는 고개를 들어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희는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두드렸다. “바보, 바보!”

......

저녁에 성연희와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희는 임씨 집안의 집으로 가서 임구택의 조카에게 과해를 해준다는 얘기를 했다. 성연희는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결국 흥분하며 말했다. “드디어 당당하게 집으로 들어갈 기회가 왔으니 그를 공략해서 덮친 다음에 계약이 끝나기 전에 그와 잠을 자고 이혼서류를 그의 얼굴에 던져버려! 정말 짜릿할 거야!”

소희는 2초간 침묵한 채 단호하게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더 이상 듣다가는 연희에게 세뇌당할까 봐 두려웠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만약 앞으로 임구택을 자주 마주치게 된다면 그에게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지?

......

다음날, 8시 50분에 소희는 강성대 입구에 도착하여 5분을 기다렸고, 벤츠 한 대가 소희 앞에 멈추었다. 운전기사가 차에서 내려 예의 바르게 물었다. “소희 아가씨 맞나요?”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운전기사는 부드럽게 말하였다. “유림 아가씨의 부탁으로 왔습니다”

소희는 고맙다는 표시를 한 뒤 차에 올라탔다.

임씨 집안의 집은 성남에 위치해 있고 외벽은 검은색의 철책, 덩굴로 뒤덮여 있었다. 자동차는 벽을 따라 10분 동안 다라려 문 앞에 이르렀고 검은 철문을 통과하면 단톡주택의 별장과 정원이 보였다.

입구를 지키던 하인이 문을 열고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들어오라고 하였다.

소희가 신발을 갈아 신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검은 그림자가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소희는 순간 당황하며 다리를 들고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누군가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 판단할 틈도 없이 남자에게 안겼다.

그녀는 설희를 제외하고는 모든 개를 무서워했다.

“데이비드!” 남자는 옅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달려들던 개는 갑자기 임구택의 발치에 멈춰 서더니 고개를 젖히고 소희를 살펴보았다.

임구택은 고개를 돌려 안긴 여자를 쳐다보았다. “떨어지지 않으면 성추행으로 신고합니다!”

소희는 눈을 깜빡이며 남자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귀 뒤엔 흉터가 있었는데 몇 년이 지나 흉터가 희미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남자의 몸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임구택은 눈썹을 찌푸리며 손을 뿌리쳤다.

소희는 여전히 그를 끌어안은 채 속삭였다. “개보고 먼저 가라고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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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소희가 바로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저 웃지 않았습니다!”임구택이 눈썹을 치켜들고, “제가 무서워요? 소희 씨는 유림이의 친구고 유민이의 가정교사이니까 그들과 똑같이 나한테 둘째 삼촌이라고 불러도 돼요, 나는 후배한테 언제나 너그럽고 부드러운 사람이거든.”소희는 더욱 웃음이 났지만 태연한척했다.임구택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전방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또 한소율과 마주치면 그냥 무시해요.”소희는 퍽 억울해하며, “한소율 씨가 제 앞길을 막았어요.”임구택이 말했다, “소희 씨 사람 찰 줄 알잖아요?”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한 아가씨를 차도 돼요?”라고 물었다.임구택은 감정을 알 수 없는 어조로 말했다, “물론이죠, 마음대로 차요,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마무리?소희는 눈꼬리를 올렸다, 이 말은 그의 일 처리하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이 많아질까봐 한 마디 보충했다, “저 때문에 난감해진 거니까 내가 뒤처리 해준다고요.”소희는 남자의 날이 선 정교한 옆모습을 보았다, 이 말은 그녀더러 막나가도 된다는 말인가?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흐르다 임구택이 입을 열었다, “내가 얼마 주면 돼요?”소희가 멈칫하다 바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한소율에게 임구택보다 많은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었었다.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진진하게 대답했다, “유림이가 매 수업 당 20만 원이라고 했지만 임구택 씨께서 지불한다면 매달 160만 원 지불하시면 됩니다.”임구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20억을 부른 게 오히려 적었네요!”하긴 소희가 임유민을 대학 갈 때까지 가르친다 해도 20억은 벌지 못한다.소희가 실망스럽게 웃으며, “아쉽네요,”남자가, “뭐가 아쉬워요?”하고 물었다.“한 아가씨가 주기 아까워했잖아요.”임구택, “......”그는 소희가 자신이 20억의 가치를 하지 않는다고 비웃는 걸 알아들었다, 정말 뒤끝이 길고 말발이 센 여자아이다, 그녀는 야유할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5화

    그의 목소리는 가볍고 게으르지만 또 따뜻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봄날 오후의 햇살처럼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고 딱 알맞게 편안하다.소희는 고개를 돌리고 이해되지 않는 듯 이 낯선 남자를 보았다.남자는 앞으로 두 걸음 가서 눈을 드리웠고 소희를 보는 여우 같은 눈에는 빛이 반짝이는 듯 했다, “정혼하지 못한다 해도 밥을 사는건 최소한의 예의 아닌가요!”그는 말을 하고 오른손을 내밀었다, “알고 지냅시다, 저는 심명이라고 합니다!”소희는 뼈마디가 선명한 큰 손을 보고 악수를 하지 않고 등을 돌리고 앞으로 걸어갔다.심명은 멈칫하다 바로 그녀를 따라갔다, “여보세요, 제 말을 알아듣지 못한 거예요?”소희는 멈춰 서서 덤덤하게 그를 바라보며, “알아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사준 밥이 아니더라도 굶지 않을 테고 방금 전의 일도 심명 씨가 나서지 않았어도 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길다가 만난 사아에 굳이 알고 지낼 필요도 없을 거 같고요, 이만하시죠, 저는 수업을 봐야 해서요!”말을 하고 소희는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심명은 그곳에 서서 멀어져 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한참 멍하니 서있었다.그가 작은 여자아이에게 까였다고?그가 심 가네 사람이라는 걸 모른다 해도 얼굴만으로 존재감이 상당한데 어디서 온 자신감이지, 그를 거절하다니!심명은 풉 하고 웃었다, 두고 보자!......이튿날 화요일, 소희는 오후 수업이 하나밖에 없다, 교문을 나설 때 많은 여학생들이 함께 모여 의논하는 모습을 보며 버스 정거장으로 가는데 옆에 있는 여학생이 격동적으로 소리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로 심명이라고?”“그렇다니까, 내가 심명을 내 남자친구의 사진에서 본적있다니까, 확실해.”소희는 무의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곳을 한 눈 보고 발걸음이 멈칫했다.교문 앞에 지금 롤스 로이스 팬덤 오픈카가 세워져있고 차 뒷좌석에 빨간 장미꽃이 가득 놓여 있어 유독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더욱 사람의 시선을 끄는 건 차 안에 앉아 있는 남자다, 하얀 셔츠에 슬림한 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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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10화

    정현준이 어색하게 분위기를 풀며 말했다.“소혜 씨는 원래 목표를 정하면 절대 물러서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그런 자세는 우리가 본받을 만하죠.”그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팀장님,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팀장님도 부담스럽다면, 우리 영업팀 쪽이랑 다시 얘기해 볼까요? 그쪽도 이제 이 프로젝트 포기하고 싶어 할 수도 있으니까요.”유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자료를 보고 있었다. 소혜의 도발 섞인 말투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감정 기복 없이 차분했다. 속마음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오히려 상대가 당황할 정도였다.자료를 대략 훑고 나서야, 유진은 마음을 정리한 듯 고개를 들었다.“굳이 물어볼 필요 없어요. 소혜 씨의 기획서 봤는데 문제없더라고요. 이 프로젝트, 제가 직접 구씨그룹과 협의하죠.”소혜의 입가에 알 수 없는 웃음이 번졌다. 소혜는 구씨 그룹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부서와 이미 친분을 쌓아두었고, 사실 이 프로젝트는 이미 내부적으로 다른 회사와 협력하기로 내정된 상태라는 걸 알고 있었다.결코 우리 쪽으로 넘어올 일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유진이 이 프로젝트를 맡도록 유도한 것이었다. 그래야 결국 성과를 못 내고 망신을 당하게 되니까.계획이 잘 흘러가자, 소혜는 더욱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역시 팀장님답네요. 저도 열심히 도울게요. 이번 프로젝트 꼭 함께 성공시켜요.”유진은 차분히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래요, 잘 부탁해요.”이후 이틀 동안, 유진은 구씨그룹 프로젝트 담당자에게 전화를 수차례 걸었다. 하지만 매번 비서가 전화를 받았고, 바쁘다는 이유로 면담은 번번이 거절당했다.유진 측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자, 소혜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조만간 유진이 자진해서 포기할 거라고 믿었고, 그렇게 되면 팀 내에서의 리더십도 자연히 무너지게 될 것이라 확신했다.소혜의 생각은 단 하나였다. 유진은 능력으로 올라온 게 아니라, 인맥으로 자리를 꿰찼다는 걸 모두에게 증명해 보이겠다는 것. 그리고 유진을 꼭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9화

    “아니에요, 그냥 오해일 수도 있어요.”유진이 말했다.“만약 방연하가 아직 나를 좋아한다면, 내가 다시 한번 만나서 말할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너라고 직접 말할 거야.”구은정의 말에, 유진은 순간 멍해졌다. 눈가가 살짝 붉어졌고, 부드러운 얼굴은 더더욱 복숭앗빛으로 물들었다. 그러고는 중얼거리듯 말했다.“누가 말하래요?”그날 서로 솔직하게 얘기한 이후, 며칠 동안 두 사람의 분위기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다.그런데 은정이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좋아한다고 말해버리니, 오히려 어떻게 받아쳐야 할지 몰랐다.은정은 말했다.“솔직히 말해도 안 되는 거야?”유진은 표정을 다잡고, 진지하게 말했다.“나랑은 상관없어요. 연하 안 좋아하면 분명하게 말해요. 괜히 질질 끌지 말고요.”은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내가 그런 사람이야?”유진은 고개를 숙였다. 효성은 분명 오해하고 있었다. 이 일은 셋이 제대로 마주 앉아 솔직하게 풀어야 할 것 같았다.그때 은정은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집에도 안 들르고, 옷도 안 갈아입고 그냥 온 거야? 이거 물어보려고?”“그럼 뭐겠어요?”유진이 코웃음을 치자, 은정은 검은 눈동자를 고정시키며, 낮고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난 네가 날 보고 싶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유진의 가슴이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 얼굴은 점점 붉어졌고, 마치 연하처럼 화난 척하며 외쳤다.“아니, 삼촌 진짜 안 끝낼 거예요? 계속 이러면, 나 진짜 다시는 안 올 거예요!”은정은 입가를 살짝 풀며, 한발 물러나는 어조로 말했다.“알겠어. 최대한 자제할게.”유진은 그의 웃음소리에 더 정신이 어지러워졌다. 애옹이를 내려놓고 벌떡 일어나 말했다.“나 갈래요!”“수업은 안 해?”은정이 묻자, 유진은 어딘가 토라진 말투로 말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갔다.“안 해요!”은정은 유진을 배웅하며 문 앞까지 나갔다. 하지만 유진은 등을 돌린 채 문을 닫아버렸고, 단 한 번도 고개를 돌려보지 않았다.은정은 무의식적으로 혀끝으로 어금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8화

    연하는 평온한 얼굴로 말했다.“유진아, 너랑 효성이랑 둘이 쇼핑하러 가. 난 회사에 잠깐 다녀와야 해.”유진은 당황한 듯 물었다.“무슨 일 있어?”“상사가 방금 전화해서 오라고 하셨어.”연하가 말하자, 임유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그럼 얼른 다녀와.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우리한테 연락해.”연하는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고, 그때 갑자기 장효성이 말을 받았다.“정말 가식적이야. 입만 열면 거짓말이 술술 나오네! 유진아, 그렇게 마음 쓰지 마. 쟤는 애초에 네 도움 필요 없어. 괜히 네 손으로 호랑이 새끼 키우지 마.”연하는 끝까지 참다가, 결국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효성을 노려보았다.“장효성, 너 너무 지나친 거 아니야?”오히려 효성은 침착하게 받아쳤다. “내가 틀린 말 했어? 난 네가 전화 받는 소리 못 들었거든.”연하의 얼굴빛이 굳어졌다. 애초에 임유진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조용히 넘어가려 했는데, 효성이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예의 하나 없이 공격해 온 것이다.유진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조용히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 있었던 거야? 둘 다 왜 이래?”그때 옆자리 손님들이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것을 본 연하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여기서 싸울 자리는 아니잖아. 나중에 어디 조용한 데서 얘기하자.”“난 딱히 할 말 없어. 그냥 갈래.”효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들었고 떠나기 전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유진아, 남의 남자 훔치는 거에 익숙해진 사람은, 친구 남자친구도 똑같이 건드려. 너도 조심해.”그 말을 끝으로 효성은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유진은 한동안 말이 없었고, 이내 연하를 바라보며 물었다.“효성이, 무슨 말이야?”유진은 효성이 말한 그 사람이 혹시 구은정을 말하는 게 아닐지 생각했다. 그러나 연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 효성이가 괜히 오해한 거야. 난 네게 부끄러운 행동한 적 없어.유진아, 나 믿어?”유진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믿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7화

    두 사람이 막 자리에 앉았을 무렵, 연하가 도착했다. 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말하길, 자신은 주차할 곳을 찾는 중이니 먼저 메뉴를 고르라고 했다. 전화를 끊자마자 장효성이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유진아, 연하까지 부른 거야? 미리 말 좀 해주지.”유진은 웃으며 말했다.“단톡방에 말했는데? 못 봤어?”사실 그날 일 이후, 효성은 연하를 다시는 안 보겠다고 마음먹었고, 셋이 있는 단체 채팅방 알림도 꺼둔 상태였다. 예전에 유진이 왜 채팅방에서 말을 안 하느냐고 물었을 때도, 그냥 일이 바쁘다고 둘러댔을 뿐이었다.이에 효성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못 봤네, 정신이 없어서.”곧 연하가 들어왔고,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유진아, 효성아!”효성은 메뉴판을 보는 척하며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연하가 다가오는 순간, 옆자리에 자기 가방을 일부러 내려놓았다.연하는 그 행동을 눈치채고 잠시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유진의 옆자리에 앉았다.유진은 해맑게 웃으며 물었다.“길 막혔어?”“아니, 우리 대학 때 자주 가던 케이크 가게 들렀거든. 거기서 디저트 몇 개 샀어.”연하는 말하며 가방에서 디저트 상자를 꺼내 효성의 쪽으로 내밀었다.“효성이, 네가 제일 좋아하던 두리안 파이야.”연하의 화해 제스처는 분명했다. 하지만 효성은 고개조차 들지 않고, 냉담하게 말했다.“괜찮아. 요즘은 그런 냄새 나는 거 싫어해서.”연하의 얼굴빛이 살짝 굳어졌다. 그러나 유진은 아직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라서 그저 웃으며 물었다.“예전엔 냄새나도 잘만 먹더니, 입맛 바뀐 거야?”효성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임유진을 보며 말했다.“그러게. 예전엔 냄새나는 것도 참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보기만 해도 역겨워.”탁. 연하는 파이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나 입을 열면서는 또다시 화를 억누르고 부드럽게 말했다.“예전에 좋아했다는 건, 그만큼 취향이 맞았다는 뜻이지. 왜 그렇게까지 싫은 티를 내?”효성의 얼굴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6화

    컵 안에는 짙은 갈색의 한약이 담겨 있었고, 향이 진하게 퍼졌다.연하는 소파 위에서 다리를 접고 앉아, 약을 작은 모금씩 천천히 마셨다. 진구는 옆에서 얇은 담요를 가져와 연하의 다리 위에 덮어주며 말했다.“아까 약 달이는 동안 검색해 봤는데, 여자들은 생리 중에 몸이 차가워지면 안 되고, 술 마시는 건 더더욱 안 된대. 너, 진짜 목숨 걸었구나?”연하는 창백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다음부터는 조심할게요.”약을 마신 덕분인지 한결 나아졌고, 정신도 조금 돌아온 연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선배, 의외로 따뜻한 남자였네요? 사실 유진이가 선배랑 사귀었어도 꽤 행복했을 것 같아.”진구는 코웃음을 쳤다.“이제야 알아봤어? 지금이라도 후회돼서 도와주고 싶은 거 아냐?”연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사람 마음이라는 게, 내가 유진이랑 아무리 친해도 대신 선택해 줄 순 없어요.”“알아.”진구는 소파에 앉으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서, 나 이번에 유진이한테 고백할 생각이야.”그 말에 연하는 조금 놀랐다.“결심했어?”사실 진구는 그동안 줄곧 망설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유진이가 서인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입도 못 뗐고, 나중에 서인을 잊은 후에는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유진이가 자신을 다시 좋아해 주길 바랐다.요즘 유진이와 구은정이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유진이는 다시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고백하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후회하게 될 것 같았다.연하는 생각에 잠긴 듯, 조용히 약을 한 모금 더 마시고 물었다.“결과는 생각해 봤어요?”진구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대답하지 않았다. 유진이가 받아준다면야 좋겠지만, 거절당한다면 아마 친구 사이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었다.특히나 유진이가 지금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자신이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 부담스러워서 사표라도 내는 건 아닐지. 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5화

    진구는 고개를 돌려 방연하를 바라보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어머니가 나더러 너 데리러 오라고 하셨어.”연하는 바로 상황을 이해하고 투덜거렸다.“엄마한테 곧 간다고 말했는데, 왜 또 오빠까지 부른 거야?”“너 데리러 오는 건 당연한 일이지.”진구의 말투는 점점 더 다정해졌고, 하현욱은 재빨리 말했다.“연하 씨, 남자친구가 왔으니 얼른 들어가요!”연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구석한에게 말했다.“다음에 꼭 사장님 노래 들을게요. 전 먼저 갈게요.”구석한도 더는 말할 수 없어, 체면상 걱정스러운 말만 건넸다.“조심히 들어가요.”연하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진구를 바라봤다.“가자, 집에 가자.”진구는 연하를 데리고 차로 향했다. 차에 올라탄 연하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시트에 몸을 기대듯 기대고는 완전히 맥이 풀린 듯한 모습으로 물었다.“근데 선배 어떻게 거기 있었어요?”진구는 말했다.“지나가다가 우연히 봤어. 몇 명이랑 실랑이 중인 거 같아서 혹시 곤란한 일 생긴 건가 싶더라고.”연하는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정말 고마워요. 안 그랬으면 오늘은 진짜 피 토했을지도 몰라요.”진구는 그제야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챘다.“무슨 일 있어?”연하는 그를 친구처럼 여겼기에 거리낌 없이 말했다.“생리 중인데, 배가 너무 아파서요.”진구는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병원 갈래?”“괜찮아요!”방연하는 씩 웃었다.“딱 봐도 여자친구 없어 보여요. 이거 매달 하는 되게 평범한 거예요.”“아...”진구는 더욱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그렇게 아픈데도 술 마시러 나갔어?”연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어쩔 수 없잖아요.”“그러면 잠깐 눈 좀 붙여. 집까지 데려다줄게.”진구가 말에, 연하는 감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선배, 진짜 고마워요.”“고맙긴.”연하는 정말 배가 아파서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 눈을 감았다.진구는 연하가 어깨를 감싸 쥐고 참고 있는 표정을 보며, 평소의 활달한 모습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4화

    은정은 손에 들고 있던 요구르트를 내려놓았다.“이거 먼저 마셔. 곧 밥이 다 돼.”그 말을 남기고, 곧장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유진의 얼굴은 붉어졌다가 창백해지고, 이내 푸르스름해졌다.‘이게 어떻게 친구 사이야?’‘예전엔 왜 몰랐을까, 이 남자 이렇게 능숙하고, 설레게 하는 타입이었나? 하.’역시, 유진은 은정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었다. 은정은 지난번 남겨 냉동해 두었던 생선을 꺼내 생선찜을 만들었다.맛은 나쁘지 않았고 달걀 몇 개를 볶고, 간단한 국도 하나 끓였다. 유진은 배가 고픈 건지, 아니면 이 익숙한 냄새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 건지, 자리에 앉자마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은정은 생선살을 발라 접시에 담아 그녀 앞으로 밀어주었고, 유진은 한 손으로는 자신이 먹으면서, 다른 손으로는 애옹이에게 먹이를 주었다.계란볶음은 아주 평범한 요리였지만, 유진은 파티장에서 먹던 최고급 참치초밥보다도 더 향긋하고 맛있게 느껴졌다.은정은 말없이 생선 살을 모두 유진의 앞 접시에 덜어주고, 조용히 유진이 식사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가끔 휴대폰을 확인하며 업무 관련 메시지 몇 개를 간단히 회신했다.유진이 물었다.“왜 안 먹어요?”이에 은정은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파티 가기 전에 먹었거든.”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진은 야근해서, 진구와 함께 바로 파티장으로 갔었다. 원래는 파티가 끝나면 함께 야식을 먹기로 했었다. 유진은 이내 그 생각이 나 휴대폰을 꺼내 진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미안해요. 약속 못 지켜서요.]진구는 이미 파티장을 떠나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유진의 메시지를 받은 그는, 살짝 쓴웃음을 지으며 답장을 보냈다.[괜찮아.]폰을 내려놓은 진구는, 갑자기 집에 가고 싶지도 않고, 혼자 있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생각해 봐도 누구를 만나 수다를 떨 만한 사람도 딱히 없었다.대학 친구들은 다들 바쁘고, 모인 지도 오래됐다. 회사에서 자신이 있는 위치에선, 누군가와 진심을 나누는 것도 어렵다.유진이 그나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3화

    “그날 밤 이후로, 계속 잠을 못 잤어.”“나, 좀 수척해 보이지 않아?”유진이 잠깐 멈칫했다. ‘눈을 감고 있었으면서 어떻게 자신이 쳐다보고 있는 걸 아는 거지?’유진은 순간 당황스러웠고, 동시에 남자의 말이 괜히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은정은 반쯤 눈을 뜬 채 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지금은, 이제 좀 마음이 놓이네.”유진은 은정을 바라보다가 문득 웃음을 지었다.“친구가 되니까 마음이 놓였다고요? 그럼 우린 원래 친구였잖아요. 왜 그렇게 돌아서 가려고 했는데요?”어두운 조명 아래, 은정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동자는 더욱 짙고 어두워져 먹물처럼 깊었고, 저음의 목소리는 자석처럼 끌리는 울림이 있었다.“왜 그런 것 같아?”유진은 은정의 눈 속에서 깊은 바다 같은 소용돌이를 느꼈다. 괜히 빠져들 것만 같아서, 아예 시선을 피하고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작게 투덜거렸다.“그럴 만하니까 그렇죠.”은정은 다시 눈을 감으며, 혼잣말처럼 낮게 말했다.“네 말이 맞아. 내가 그럴 만하지.”원래 하늘이 은정에게는 치트키를 줬다. 왕으로 곧장 올라설 수 있었던 삶을, 굳이 밑바닥 계급부터 정글에서 시작하겠다고 했던 그였다.27층으로 돌아왔을 때, 유진이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이제는 좀 놔줘도 되지 않아요?”그러나 은정은 손을 놓지 않았다.“애옹이 보고 싶지 않아?”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저녁 제대로 못 먹었잖아. 내가 야식 만들어줄게. 넌 애옹이랑 잠깐 놀고 있어.”은정은 목소리를 낮추어 조심스레 제안했다. 그리고 유진이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자, 그는 그녀가 동의한 것으로 알고 그대로 유진을 데리고 자기 집으로 들어갔다.집 안으로 들어선 유진은 문득 말했다.“집에 가서 옷 갈아입어야 해요.”그 말에 그제야 구은정이 손을 놓았다.“얼른 다녀와.”“네.”유진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대답하고는 급히 문을 열고 나갔다. 은정은 문을 닫지도 않고 열어둔 채, 달려오는 애옹이를 받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02화

    은정은 유진을 바라보다 담담히 말했다.“이제 좀 진지한 얘기를 하자.”“진지한 얘기?”유진은 아직도 어떻게 하면 구은정을 도와 서성을 견제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었기에, 그의 말에 놀라 고개를 들었다.은정의 짙은 눈동자는 깊었다.“친구로 지낼 건지, 아니면 내가 널 계속 쫓아다닐 건지. 결정했어?”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화가 난 듯 말했다.“그게 지금 진지한 얘기예요?”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내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유진의 가슴 한쪽이 찌릿하며 저렸다. 분노도 사라지고, 시선이 아래로 떨어졌다.“잘 모르겠어요. 아직 생각 안 해봤어요.”‘이미 고백도 받고, 키스도 했는데, 어떻게 친구로 돌아가라는 걸까?’“결정 못 했으면, 그럼 나는 계속 널 쫓아다닐게.”은정의 목소리는 장난기 섞인 당당함으로 가득 찼다. 그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소파 등받이에 손을 짚고, 유진의 입술을 향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그리고 유진은 순간 놀라 뒤로 물러났고, 등이 소파에 닿을 만큼 밀려나며 외쳤다.“친구 할게요!”은정의 얇은 입술은 유진의 입술 코앞에서 멈췄다. 단 몇 센티미터만 더 가면 닿을 거리였다.뜨거운 숨결이 유진의 얼굴에 닿자, 그녀는 숨을 참은 채 눈을 내리깔고 은정의 어깨를 밀었다.은정은 결국 몸을 물러섰다. 이 이상 밀어붙일 수는 없다는 걸 알기에, 오늘 이 정도면 충분했다.은정은 유진의 긴장한 얼굴을 보고는 가볍게 웃었다.“좋아. 친구 하자. 하지만 조건 있어. 예전처럼 나 피하지 않기!”유진은 속눈썹을 떨며 고개를 끄덕였고, 은정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우리 이제 집에 가자.”유진은 급히 말했다.“아직 난 못 가요.”말이 끝나기도 전, 휴대폰이 울렸고, 화면에는 여진구의 이름이 떠 있었다. 이에 유진은 재빨리 통화를 받았다.“선배!”진구는 다급한 목소리였다.[유진아, 어디야? 파티장 안에 네가 안 보여서.]유진은 자기를 바라보는 은정의 눈빛이 너무나 뜨겁다는 걸 느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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