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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작가: 금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소정이는 아래에서 계속 소희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달려와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조교쌤이 어떤 처벌을 내린다고 말했어?”

소희는 백팩을 메고 두 손은 가방끈을 잡고 태연하게 말했다.

“무슨 근거로 날 벌주냐, 나는 정당방위인데!”

소정이가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

“주경이의 다리가 골절돼서 걔네 아빠가 화를 잔뜩 품고 왔는데 널 가만히 뒀어?”

소희는 웃으며 말했다.

“어쨌든 이미 해결됐어!”

소정이는 비록 의문이 들었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소희와 함께 학교를 나서며 중얼거렸다.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이상형한테 치근덕 거리지 않고 일찍 나갔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소희가 개의치 않는 어조로 말했다.

“주경이는 목적을 가지고 왔기에 어쩌면 그곳에서 나를 기다렸을지도 몰라. 늦게 가나 일찍 가나 다를 거 없어!”

“다리가 골절됐어도 싸!”

소정이가 분해서 씩씩거리더니 갑자기 안색이 바뀌고 두 눈을 번쩍이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야, 너 무술 배운 적 있어? 어떻게 주경이를 단번에 쓰러뜨린 건지 알려줘!”

소희가 입술을 여미고 얼버무렸다.

“아마도 내가 마침 가장 약한 곳을 차서 그런가 보지!”

소정이는 눈을 희번떡 거리며 말했다.

“괜히 들떴어. 난 또 네가 무슨 신비로운 무술 가문의 배경이 있는 줄 알았어!”

소희가 풉 하고 웃었다.

“소설 그만 봐. 뇌 발달에 해로워 질라!”

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며 느긋하게 걸어갔다. 학교 대문을 나서자 소정이가 소희의 팔을 당기며 왼쪽으로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저기 봐, 소 퀸카야!”

소희가 고개를 돌리고 보니 길 옆에 벤쯔 한 대가 세워져 있고 운전기사가 내려 소연이가 차에 오르게 문을 열어주고 있었다.

주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 여학생들은 부러워하고 남자들은 연모하고, 심지어 누군가 '여신님' 하고 소리쳤다.

소정이가 쉬쉬하며 말했다.

“소연이는 어쩜 팔자가 이렇게 좋을까. 공부 잘해, 예쁘게 생겨, 심지어 부잣집에 태어났어. 내가 그중 하나라도 가졌으면 하느님께 108배를 할 거야. 나를 봐줘서 고맙다고!”

소희가 눈길을 피하고 웃으며 말했다.

“뒤에 두 가지는 하늘이 정한 거지만 앞에 하나는 너의 노력으로 이러질 수 있어!”

“됐거든, 나의 머리로는 사력을 다해 공부를 해도 남을 따라잡지 못하지만 너는 할 수 있잖아!”

소정이가 고개를 틀고 소희를 보며 말했다.

“솔직히, 네가 돈 있는 아빠만 있었어도 학교 퀸카의 자리를 남에게 뺏기겠어? 안타깝지만 소연이의 가세가 너보다 우월하니 과 퀸카를 할 수밖에!”

소희는 그러려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적으로는 나한테 퀸카라고 불러도 돼.”

소정이가 폭소를 하며 소희를 데리고 아이스크림 사러 갔다.

“꿈 깨. 오늘은 내가 쏜다, 너의 놀란 가슴을 잠재워주마!”

“그럼 두 개 사줘!”

소희가 이 기회로 두 개를 요구했다.

“그래, 이쁘니까 봐준다!”

.......

소연은 차를 타고 별장으로 돌아왔다. 마침 오늘 소정인도 일찍 돌아와 세 식구가 함께 밥을 먹었다.

소정인이 가장자리에 앉아 진연에게 입을 열었다.

“시간 날 때 소희한테 전화해서 이번 주 주말에 집에 들어와 밥 먹으라고 해.”

진연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무슨 일 있어?”

“무슨 일 없으면 집에 와서 밥도 못 먹어?”

소정인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리고 당신 생일 때 오해가 생겼으니 같이 만나서 밥도 먹고 하면 오해도 풀릴 거 아니야.”

그날의 일을 꺼내자 진연은 할 말이 없어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당신이 전화해!”

소연이 진연에게 해삼을 집어 주며 온화하게 웃었다.

“아빠 말이 맞아요. 가족끼리 하룻밤을 넘기는 원한이 어디 있나요? 주말에 제가 손수 언니에게 케이크를 만들어 줘야겠어요.”

진연이 흐뭇해하며 말했다.

“그래도 우리 소연이가 마음이 깊어, 맞다.”

그녀는 수저를 내려놓고 다급하게 말했다.

“오후에 여 선생님한테서 전화 왔었어. 6월 초에 미술관에서 전시회가 있는데 어쩌면 너의 그림이 전시될 수도 있으니 너더러 국화 한 점 준비하라고 하더라.”

“정말요?”

소연이의 두 눈이 초롱초롱 빛났다.

“그럼 바로 준비해야 겠네요.”

“그래.”

머리를 끄덕이는 진연의 눈에는 총애가 가득했다.

밥을 먹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소연이 참전할 소재에 대해 고민할 때 진연이 손에 제비집과 배를 함께 끊인 수프를 들고 노크하며 들어왔다,

“저녁을 얼마 먹지 않은 거 같아서 내가 아주머니한테 끓여달라고 했어. 따뜻할 때 먹어.”

소연이 예전에 그린 그림을 꺼내 진연에게 봐달라고 했다.

두 모녀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소연이 하품을 하며 진연에게 자신은 샤워를 해야겠으니 먼저 그림을 보고 있으라고 했다.

진연은 그녀의 책상을 치워주면서 손이 마우스에 닿으면서 컴퓨터의 화면이 켜졌다. 진연이 무심코 화면을 한 눈 보고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화면은 강성대 게시판이었는데 게시물의 제목이 눈에 띄었다.

[소희 주경, 킹카 쟁탈 위해 몸싸움을 벌이다!]

진연이 아래로 읽어보니 대충 소희가 한 남학생을 두고 다른 여학생과 학교에서 싸움을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게시물의 아래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려있었다. 별말을 하는 사람이 다 있었다.

그녀는 읽다 보니 눈썹이 찌푸려졌다. 대충 읽고 화면을 닫았지만 안색은 이미 어두워졌다. 소희는 그녀의 친딸이다. 어렸을 때 사고로 다른 아이와 바뀌어 17살에야 집에 돌아왔는데 그녀도 소희에게 보상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소희의 노력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또 곁에 있는 착하고 똑똑한 소연이를 보니 어찌 편파적이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녀는 소희가 소 가네 딸이라는 것을 공개하지 않은 게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얼굴을 들고 다니지 못했을 것이다!

소연이의 방에서 나오고 진연의 안색은 계속 좋지 않았다. 안방으로 들어가서 마침 소정인이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걸려는 모습을 보고 바로 제지했다.

“소희한테 전화하지 마!”

소정인이 멈칫하고 물었다.

“왜?”

진연이 무거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 애 보기 싫어!”

“무슨 일인데? 밥 먹을 때만 해도 별말 없더니.”

소정인이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별거 아니야, 그냥 보기 싫어!”

진연이 이 말을 하고는 옷장에서 파자마를 꺼내어 욕실로 들어갔다

소정인이 핸드폰을 책상위에 던지고 긴 한숨을 쉬었다.

청원 별장.

소희가 조깅을 하고 돌아와 샤워를 하고 소파에 누웠다. 한 손으로는 설희의 머리를 쓰다듬고 한 손으로는 모바일 게임을 열었다.

로그인하니 친구 초대 신청이 떴다.

소희는 열어보자마자 웃음이 났다. 임유민이다.

그녀는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

“숙제 다 했어?”

임유민이 답장했다.

“지금 와서 검사할래요?”

소희는 쓸데없는 말을 생략하고 바로 이렇게 보냈다.

“내 뒤를 따라와. 누나가 업그레이드시켜줄게!”

임유민이 눈을 희번덕거리는 이모티콘을 보냈다.

소희는 게임을 잘하지 못하기에 임유민은 그녀를 무시하면서도 그녀와 놀기 좋아했다. 아마도 그도 게임을 못하니 소희에게서 우월함을 찾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두 사람은 한 시간 반 동안 게임을 했다. 소희가 시계를 보니 벌써 11시가 된걸 보고 임유민에게 일찍 자라고 했다.

임유민은 그녀에게 답장을 보내지 않았지만 이미 로그 아웃을 했다.

소희는 오늘 새로 산 초등학교 3학년의 교과서를 펼쳤다. 임유민의 가정교사를 맡은 이상 열심히 임해야 했다. 그녀는 초등학교를 다닌 적이 없어 지금 급하게 공부해야 했다.

......

토요일, 여전히 임 가네 기사님이 그녀를 임가 저택으로 데려다주었다.

위층으로 올라갈 때 임구택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지 아니면 외출했는지 소희는 그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하였다.

임유림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또 데이트하러 갔을 것이다.

노크를 하고 임유민의 방으로 들어가 보니 그는 게임 중이었다. 소희가 가방을 내려놓고 온화하게 말했다.

“오늘은 먼저 이번 주에 배웠던 요점들을 복습할 거야.”

“응!”

임유민이 소파에 앉아 대답은 했으나 미동도 없었다.

소희가 그를 5분, 10분, 15분, 거의 반 시간이 지나도록 기다려도 임유민은 엉덩이 한 번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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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노골적으로 말하자 서이연은 약간 어색하며 부인하려다 갑자기 생각이 바뀌면서 부끄러운 웃음을 하고 답했다, “저도 임구택 씨가 왜 절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소희가 고개를 들리고 서이연이라는 여자를 한 눈 보았다.처음에 낯이 익다 싶었는데 바로 기억이 났다, 소정이가 전에 사극을 한 편 좋아했었는데 서이연이 그 안에서 촬영분이 많지 않지만 존재감이 확실한 공주 역할을 했다.하늘색 드레스의 여자도 누군지 기억났다, 그녀는 이름이 안단희인 작은 연예인이다.안단희는 얼굴에 부러운 내색을 감추지 않고, “임구택 씨가 있으면 네가 원하는 게 뭐든 손에 넣을 거 아니야, 나중에 영화계 여우주연상을 받게 되면 날 잊지 마.”서이연이 여전히 겸손하게 웃으며, “내가 언니를 잊지 않을게 뭐가 있어요, 언니는 노명성 씨가 있잖아요?”안단희의 눈빛에 빛이 나면서 거울을 보고 립스틱을 바르며 득의양양하게, “내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노 사장님의 마음을 흔들었다 보니 아직 요구를 하기가 뭐해.”서이연이 담담하게 웃으며, “언니가 말을 하지 않으면 노 사장님도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수 없을 거 아니예요!”안단희가 빨간 입술로 일부러 화난 듯, “노 사장님은 주얼리나 가방 같은 건 잘 사주면서 좋은 역할을 나한테 주질 않아, 저번에 그 세컨드여주인공도 내가 밤새 달려서 응한거야.”“노 사장님은 네 날개가 굳으면 자신을 무시할 가봐 그런가 보지!” 서이연이 농담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안단희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내 날개가 아무리 굳어도 노 사장님의 손안에서 벗어나진 못하지!”가게 안의 룸 안에 모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으로 오는 사람은 적기에 두 사람은 마음을 놓고 담화를 나눈 후 떠나려다 뒤에서 전해오는 서늘한 목소리를 들었다, “거기 서세요!”두 사람은 깜짝 놀라 휙 하고 등을 돌렸다.몸 뒤에는 생각지도 못한 지붕이 뚫린 투각 목문이다, 서이연 이 두 사람은 이곳에 처음으로 와 이곳의 구조를 잘 몰랐기에 조심성 없이 말을 했다.두 사람이 눈빛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0화

    로비에 구경하는 사람들은 이미 김단이 모셔가고 가게 안의 종업원들만이 둘러 싸여 있었다. 머리 위의 불빛은 따뜻한 노란색을 띠고 있지만 분위기는 아주 살벌했다.임구택이 걸어올 때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 중간에 길을 텄다.서이연은 이단에게 부추기며 앞으로 두 걸음 가서 글썽이는 눈으로 임구택을 보며 연약해 보이면서 억울하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 임 대표님 식사하시는데 죄송해요.”“어떻게 된 일이에요?” 임구택이 한 마디 묻고 소희를 보고 실눈을 떴다.김단은 임구택일줄 몰랐던 나머지 안색이 살짝 변했고 소희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그래서 서이연이 그렇게 당당하게 군거였군!이단은 좀 전에 생겼던 일의 자초지종을 말하며 없는 일까지 보태여 말했다. 예를 들면 소희가 서이연을 때렸고 그녀를 벽에 내던져 그나마 괜찮아진 서이연의 다리가 다시 심해졌다는 말과 같은.소희도 임구택을 보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서이연이 정말로 그의 정인일 줄이야!김단은 소희를 감쌌다.“서 아가씨의 친구분이 임 대표님이셨군요, 제 친구가 본의 아니게 서 아가씨를 다치게 했습니다. 이 일은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책임을 져요?” 이단이 야박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이연이가 다음 달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촬영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지금 다리를 또 다쳤으니, 얼마나 더 지나야 괜찮아 질 줄도 모르는 상황에 온 촬영팀이 스케줄을 스톱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책임질 건가요?”“어떻게 책임질까요? 말해 보세요!”뒤에서 조롱하는 소리와 함께 심명이 나타났다. 웃는 듯 마는 듯한 사악한 얼굴로 소희의 옆으로 와서 관심 어리게 위아래로 훑어 보였다. “우리 자기 다치지 않았어요? 머리카락 하나라도 빠졌으면 내가 이 사람들을 전부 없애버릴까 해요!”사람들이 모두 멈칫했다. 김단은 심명과 소희의 관계가 친해 보이자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심명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심명이 뭐 하는 행동인지에 의문을 품었다.심명은 보호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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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60화

    차에 올라탄 지아윤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큰어머니, 이제야 제가 한 말 믿으시겠죠?”권수영은 약간 흥분한 표정으로, 눈빛이 반짝였다.“저 아가씨, 혹시 남자친구 없나?”“물론 없죠!”“그럼 기다릴 필요 없겠네. 빨리 승현이와 만나게 해야겠어.” 권수영은 이미 마음이 급해져 있었다.“제가 재아에게 말만 하면 분명히 승낙할 거예요.” 아윤은 눈을 굴리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할머니의 혼수품도 되찾고, 오빠에게 좋은 여자친구까지 소개해 드렸으니, 큰어머니께서 저를 어떻게 보상해 주실 건가요?”권수영은 속으로 이익을 따져 보며 생각했다. 만약 도씨 집안과 결혼까지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이득이었다.“네가 승현이와 저 아가씨를 이어준다면, 내가 할머니의 혼수품을 되찾아도 그중 절반은 네 몫으로 줄게.”“정말 약속하신 거죠?” 아윤의 눈이 반짝였다.“그럼, 내가 직접 약속했는데 속이겠니?”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반드시 최선을 다할게요!”...집에 돌아온 아윤은 바로 재아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권수영과의 만남 이유를 은근히 흘리며 설명했다. 그리고는 지승현을 칭찬하며 그와 한번 만나볼 생각이 없냐고 물었다.재아는 그제야 모든 상황을 깨달았다. 속으로 기분이 상했다. 첫째는 자신이 누군가의 결혼 상대자로 몰래 계획된 것 같아서였고, 둘째는 현재 중간급인 지씨 집안과 연결될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재아는 시큰둥한 태도로 말했다.“야, 그런 얘기를 진작해주지 그랬어? 미안하지만 난 지금 연애할 생각 없어. 아마 큰어머니께서 실망하실 거야.”아윤은 재아의 기분이 상한 것을 눈치채고 급히 사과했다.[미안해, 재아야. 정말로 큰어머니께서 그냥 너를 보고 싶어 하셔서 그런 거야. 괜한 부담은 갖지 마.]아윤이 이렇게 간곡히 사과하자, 재아는 약간 기분이 풀리며 말했다.“괜찮아. 나 화난 건 아니야. 그냥 난 당분간 일에 집중하고 싶어. 외할아버지도 내가 빨리 결혼하길 원치 않으셔.”아윤은 다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9화

    “몇 년 전에 강성에 왔어요. 오자마자 회사를 차렸죠. 꽤 돈이 많아 보이긴 했지만, 특별한 가정 배경은 없어 보였어요.” 지아윤은 권수영에게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예쁘장한 여자아이인데, 가정 배경도 없이 돈이 많고, 다른 지역으로 와서 그런 일을 하는 회사를 차렸다라.”“대체 전에 무슨 일을 했을까요? 큰어머니처럼 세상을 많이 살아본 분이야 더 잘 아시겠죠.”권수영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정말이니?]“보세요. 얼마되지도 않아 오빠를 완전히 홀렸잖아요. 그 여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죠. 저는 돈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 걱정돼요.” 아윤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고, 권수영은 심각하게 눈살을 찌푸렸다.[하지만 네 할머니가 유언장을 다 작성해 놓았잖아.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니?]“오빠가 강아심과 빨리 헤어지게 하면 돼요. 그들이 헤어지면 강아심은 더 이상 형님의 여자친구도, 우리 집안 사람도 아니에요.”“할머니의 혼수품을 왜 남이 가져가야 하죠?” 아윤이 단호히 말하자 권수영도 망설였다.[네가 너무 심하게 생각하는 거 아니니? 난 네 할머니의 혼수품을 바라진 않아. 하지만 우리 집안의 재산이 외부로 나가는 건 나도 막고 싶어.][그런데 네 말이 사실이라도, 아심이 오빠랑 결혼하면 괜찮지 않을까?]“그 여자가 우리 집안에 시집오는 게 영광이겠죠. 그런데 만약 도망치기라도 하면요?” 아윤이 비웃자, 권수영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내가 뭘 어떻게 하란 말이니?]“큰어머니!” 아윤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새 여자친구를 소개해 드릴게요!”[새 여자친구?]“제 절친이에요. 누군지 맞춰보세요.” 아윤은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대화가 도경수 어르신의 손녀, 도재아요. 정말 명문가의 아가씨고, 아주 예뻐요.”권수영은 의심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진짜 도경수 어르신의 손녀라고? 네가 어떻게 그런 사람을 알아?]“진짜예요! 제가 도씨 저택에도 자주 갔어요. 거짓말이 아니에요!” 아윤은 자신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8화

    “할머니!” 지아윤은 할머니를 한 번 부르더니 아무 반응이 없자, 노인을 옆으로 살짝 밀고 베개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갈색 종이봉투가 드러났다. 이에 아윤의 눈이 반짝이며 안도의 미소가 번졌다.종이봉투를 꺼내 안의 서류를 펼쳐 읽기 시작했다. 대충 훑어보는 사이,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고, 분노가 담긴 시선으로 침대에 누운 할머니를 노려보았다.양세민이 들어올까 봐, 아윤은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서류를 사진으로 찍었다. 찍고 나서 봉투를 원래대로 넣고 방을 빠져나왔다.차로 돌아가면서 아윤은 점점 화가 치밀었다. 원래는 부모님께 전화하려다 생각을 바꿔 큰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권수영은 마침 카드놀이를 하던 중이라, 아윤의 다급한 전화에 나와서 조금 짜증이 났다.[무슨 일이야, 그렇게 급하게?]아윤은 찍어둔 사진을 권수영에게 보여주며 물었다.“큰어머니, 혹시 강아심이라는 사람 아세요?”권수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사진을 확대해 보다가,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강아심이 누구야?]아윤이 찍은 사진은 할머니의 유언장이었다. 유언장에는 할머니가 자신의 혼수품 대부분을 아심에게 남긴다고 적혀 있었다.아윤은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할머니 친정은 예전부터 배를 만드는 집안이었고, 부유한 가문이었잖아요.”“혼수품은 모두 고가의 골동품, 금은보화들인데, 그 가치는 큰어머니가 더 잘 아시겠죠!”“할머니가 그때 집을 나가시면서 혼수품을 다 가져가셨잖아요.”“큰 트럭으로 한 차나 실어 나르셨다던데, 이 집에서 몇 년을 혼자 사시면서 큰돈을 쓸 일이 없었으니 그 혼수품들은 그대로 남아 있을 거예요.”“그런데 이제 돌아가실 날이 가까워졌는데, 그 재산을 아들, 손자, 손녀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어떤 낯선 사람에게 준다니, 정말 이상하지 않나요?”권수영도 짜증이 나서 말했다.[네가 나한테 그런 얘기해 봤자야.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나도 강아심이 누군지 몰라!]“큰어머니가 모르셔도 저는 알아요.” 아윤은 휴대폰을 뒤적이며 몇 장의 사진을 더 보여주었다.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7화

    아심은 별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일부러 창문 밖을 보며 시언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별장 안으로 들어가 거실을 지나며 외투를 벗어 소파에 걸어두고, 약 상자를 들고 시언의 방으로 갔다.“들어와.” 남자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심은 문을 열고 들어갔고, 시언이 책상 앞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아심은 외투를 소파 등받이에 놓으며 말했다.“외투 여기 두었어요.”“응.” 시언은 고개도 들지 않고 의자에 등을 기댔고, 아심은 약 상자를 들고 다가가며 준비를 시작했다.“옷 벗어요. 약 다시 바를게요.”그제야 시언이 그녀를 힐끗 보더니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아심은 시선을 피한 채, 소매를 걷어내자 시언의 상처에 감아둔 붕대를 풀었다. 겉옷은 비에 젖었지만, 다행히 안쪽의 붕대는 겉 부분만 약간 축축했을 뿐, 상처 부위는 무사했다.시언이 앉아 있고 아심이 서 있었기에, 아심은 약간 허리를 숙여야 했다. 긴 드레스가 아래로 늘어져 아심의 어깨에서 허리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곡선을 그렸다.아심은 능숙하게 손을 움직이며 상처를 살폈지만, 시언의 시선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자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렸다.시언의 눈은 약간의 속쌍꺼풀이 있고, 길게 뻗은 눈매가 매혹적이었다. 하지만 시언의 차가운 성격과 강한 기운이 그 눈을 더 깊고 날카롭게 만들었으며, 그가 누군가를 바라볼 때면 누구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간신히 약을 다 바르고, 강아심은 약 상자를 정리하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시언은 몸을 돌려 셔츠의 단추를 하나씩 다시 채우기 시작했다.아심은 별다른 인사도 없이 문을 나와 문을 닫았다. 어둡고 조용한 복도에 서자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그녀는 땀이 살짝 밴 등을 느끼며 문을 돌아보았다가 천천히 위층으로 걸음을 옮겼다....강성비가 내리는 날, 지아윤은 마지못해 골목 밖에 차를 세우고,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골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마당 앞에 도착하자 아윤은 문을 밀고 들어가며 외쳤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6화

    도도희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럼 네가 사람을 잘못 본 거였네.”이반스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금방 알아봤어.”도도희의 눈매는 부드러워졌고, 담담히 말했다.“피곤하지? 우선 쉬어. 내가 숙소를 마련해 줄 테니까.”“같이 지낼 수 있어?” 이반스는 말을 하자마자 얼른 정정했다.“아니, 내 말은 가까운 곳에 있으면 좋겠다는 뜻이야.”도도희는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이반스를 자신의 별장에 머물게 하기로 했다....아심과 시언은 약을 보건실에 전달하고 돌아오는 길에 도도희를 만났다. 시언의 휴대폰이 울리자, 그는 도도희에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전화를 받으며 먼저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비가 이제 그칠 것 같네. 공기도 상쾌하니, 같이 산책할까?” 도도희가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아심은 우산을 접고 도도희와 함께 잔디밭 한가운데 돌길을 따라 걸었다.“야간 당직을 맡을 사람을 이미 정해놨어. 약도 충분하니 큰 문제는 없을 거야. 별장에 의사가 있어서 다행이야.”도도희의 말에 아심은 고개를 끄덕였다.“내일이면 아이들 열도 내릴 거예요.”도도희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관리자한테 들었어. 아이들을 위해 비타민 젤리를 많이 샀다던데, 비용은 나한테 청구해.”“괜찮아요!” 아심은 가볍게 웃었다.“비싼 것도 아니고, 아이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에요. 저랑 같이 수업도 들었던 친구들이니까요.”도도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넌 원래 쉬러 온 건데, 오히려 돈을 쓰게 했네.”“덕분에 돈으로 행복을 산 거예요. 고맙다고 해야죠.” 아심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시겠지만, 저는 돈밖에 없는 사람이잖아요!”도도희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아, 맞다.” 아심이 말했다.“허락도 안 받고 이반스를 데리고 왔는데, 혹시 불편하신 건 아니죠?”“괜찮아. 걔가 갑자기 C국에 온 건 나도 몰랐어. 다행히 너희를 만나지 않았으면, 아마 마을에서 하루 종일 헤맸을 거야.” 도도희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내가 올 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5화

    아심은 웃음을 지으며 창문을 내리고 뒤따라온 금발 남자를 바라보았다.“차에 타세요. 도도희 이모는 마을에 안 계시고, 조금 더 가야 해요.”“고마워요!” 금발 남자는 환하게 미소 지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그는 뒷좌석 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시언은 핸들을 잡고 있다가, 백미러에 비친 금발 남자의 미소를 보고 짜증이 서린 표정을 지었다. 금발 남자는 차가 안정되자 아심에게 명함을 내밀며 우아하고 예의 바르게 웃었다.“안녕하세요, 제 명함입니다.”아심은 명함을 받았다. 검은 갈색 카드에 이반스라는 이름과 뒤에 길게 이어진 성씨가 적혀 있었다.명함의 왼쪽 위에는 어떤 가문의 문양 같은 룰렛 모양의 상징이 그려져 있었다. 그 외에 다른 정보는 없었다.아심은 그 룰렛 모양의 문양이 어딘가 익숙했지만, 어디서 본 것인지 기억나지 않았다.시언이 옆눈으로 그것을 한 번 보고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고, 아심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강아심이에요.”“도도희가 말하길 여기에서 제 성을 이씨고 이름을 반스라고 소개하라고 하더군요.”아심은 순간적으로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이름이 반스?”남자가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네?”아심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아니에요. 반스? 정말 독특한 이름이네요!”이반스는 자랑스럽게 말했다.“도도희가 지어준 이름이에요.”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반스 씨와 도도희 이모는 친구세요?”“네, 우리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죠.” 이반스는 기쁘게 말했다.“하지만 이번이 처음으로 고향에 왔거든요.”“우리나라에 오신 걸 환영해요. 여기서 좋은 시간 보내세요.” 아심은 다정하게 말했다.“고마워요!” 이반스는 점잖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행동과 말투에는 귀족 같은 품위가 배어 있었다.그 후로는 차 안에 침묵이 흘렀다. 다시 돌아갈 때, 그들은 이전에 자갈이 쌓였던 곳을 지나갔다.아심은 뒤를 돌아보며 이반스에게 말했다.“자갈이 있어서 조심하셔야 해요.”이반스는 차분하게 창밖을 내다보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4화

    금발의 남자는 놀라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강아심은 잠시 멍하니 있었지만, 이내 강시언의 팔을 뒤집어 잡으며 조용히 말했다.“오해했어요. 이 외국인 분은 도도희 이모를 찾고 있어요.”그러자 시언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의아해했다.“도도희 이모를 찾는다고?”“정말로 도도희를 아세요? 혹시 만나게 해주실 수 있나요?” 금발 남자의 눈빛은 간절하고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시언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찾아서 뭐 하려는 거죠?”금발 남자는 즉시 대답했다.“제 친구이고 C국까지 특별히 찾아왔어요. 만약 아신다면, 제발 저를 데려가 주세요.”“왜 직접 전화하지 않죠?”“원래는 깜짝 놀라게 해주려 했어요. 그런데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을 잃어버려 전화도 못 하고, 어디 있는지 정확히 몰라요.” 금발 남자는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이 마을에서 하루 종일 찾아 헤맸어요.”“이렇게 멀리 찾아올 정도로 친한 사이인데, 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해도 번호를 기억 못 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요?” 시언은 의심을 품은 듯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아심은 첫날 도도희가 전화를 받았던 장면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시언을 끌어당기고, 금발 남자에게 말했다.“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아요. 따라오세요.”시언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녀를 보았으나, 아심은 시언을 무시하고 금발 남자에게 말했다. “따라오세요!”“정말 고마워요!” 금발 남자는 기쁨이 가득한 눈으로 아심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시언의 손목을 잡고 차로 향했다.그러나 시언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뒤를 돌아보며 낮게 말했다.“정체도 모르는 사람을 데려가려고?”아심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언 님, 여긴 삼각주가 아니에요. 모든 사람을 간첩처럼 심문할 필요는 없잖아요.”아심은 도도희가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며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시언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거짓말을 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3화

    아심은 잠시 멍해지며 시언의 어깨를 돌아보았다. 그래서 우산을 고르려고 손을 뻗었지만, 시언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며 말했다.“하나면 충분해!”“우산 여러 개 사면 둘 데도 없어!”그렇게 말하며 아심을 끌고 걸어갔다. 아심은 우산을 파는 사람에게 미안하다는 듯이 뒤돌아보며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약국을 찾아 들어갔다. 아심은 카운터로 가서 약사에게 필요한 약을 말하려 했지만, 시언이 먼저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약사에게 내밀었다.“이대로 준비해 주세요.”아심은 그 종이를 보고 놀라며 시언을 쳐다보자. 시언은 태연하게 말했다.“관리자가 준 목록이야. 도도희 이모는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어.”아심은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알고 있더라도 어쩌겠는가?’약이 준비되는 동안 강아심은 약국을 돌아다니다가 진열대에 놓인 여러 가지 비타민 젤리를 보고, 작은 소리로 시언에게 물었다.“이거 효과 있어요?”시언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네가 먹으려고?”아심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학생들에게 주려고요. 작은 선물로 주면 좋을 것 같아서요.”시언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근데 왜 그렇게 작은 목소리로 말해? 무슨 숨길 병이라도 있는 줄 알았잖아.”아심은 시언을 째려보았다.“당연히 약사한테 들릴까 봐 그런 거죠.”“왜 들리면 안 되는데?” 시언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이런 건 당신도 잘 모르는구나?” 아심은 자신이 드디어 남자보다 나은 부분이 있다는 듯이 우쭐해하며 말했다.“약사가 듣기만 하면 엄청나게 홍보해 대면서 판단을 흐리게 만들 거예요.”“흥!” 시언이 코웃음을 쳤다.“네 머리가 그렇게 똑똑한데, 누가 네 판단을 흐릴 수 있겠어?”시언의 말이 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아심은 무시하고 비타민 젤리의 효능을 검색했다.약사가 필요한 약들을 다 준비한 후, 아심은 비타민 젤리 과일 맛 60병도 달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사탕처럼 줄 수 있는 선물로, 그들이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652화

    시언은 키가 커서 두 사람이 함께 우산을 쓰는 게 아심이 혼자 쓰는 것보다 훨씬 수월했다. 아심의 몸은 시언의 팔에 거의 닿아 있었고, 우산이 가로등 불빛을 가려 우산 아래는 더 어두워졌다. 마치 둘만의 작은 공간이 형성된 듯했다. 그 공간에는 빗방울이 우산에 떨어지는 소리와 두 사람의 얕은 숨소리만이 가득했다.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기분이었다.도도희는 학생들이 머무는 별장으로 향하다가 멀리서 가로등 아래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았다.시언이 우산을 들고 있었지만, 우산이 아심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어 아심을 비에 완벽하게 가려주고 있었다. 반면 시언의 어깨는 반쯤 비에 젖어 있었다.기주현도 그 모습을 보고 얼른 말했다.“제가 가서 우산 하나 더 가져다줄게요.”“괜찮아!” 도도희는 웃으며 주현을 막았다.“우리 먼저 아픈 학생들부터 보러 가자.”비록 한쪽 어깨가 젖었어도, 그 사람은 마음속으로 기분이 좋을 것이다. ...아심은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가려 했지만, 시언이 말했다.“뒷자리에 앉아.”아심은 잠시 멈칫하다가 웃으며 말했다.“설마 그렇게 운이 나빠서 산사태를 만날 리는 없겠지?”아심은 안전벨트를 매고 자리를 잡았다. 시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출발시켰다.별장에서 마을까지는 차로 한 시간이 넘는 거리였다. 길 대부분이 산길이었고, 이미 어두워진 데다 비까지 내려 길 위에는 차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산길 한쪽은 절벽, 반대쪽은 깎아지른 듯한 벼랑으로, 차 두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너비였다. 가로등도 멀찍이 하나씩 있을 뿐이었다.아심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검은 어둠 속에서 빗물이 차의 속도에 따라 빠르게 흘러갔고, 시언의 날카로운 옆모습이 창에 비쳤다.아심은 계속 창밖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 시언이 고개를 돌렸을 때, 창에 비친 아심의 눈길이 자기 눈과 마주쳤다. 이에 아심은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렸다.길은 평탄하게 이어졌다. 산길을 거의 빠져나갈 즈음, 아심이 앞을 보고 급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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