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이는 아래에서 계속 소희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달려와서 물었다. “어떻게 됐어? 조교쌤이 어떤 처벌을 내린다고 말했어?”소희는 백팩을 메고 두 손은 가방끈을 잡고 태연하게 말했다.“무슨 근거로 날 벌주냐, 나는 정당방위인데!”소정이가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녀를 보며 물었다.“주경이의 다리가 골절돼서 걔네 아빠가 화를 잔뜩 품고 왔는데 널 가만히 뒀어?”소희는 웃으며 말했다.“어쨌든 이미 해결됐어!”소정이는 비록 의문이 들었지만 안도의 한숨을 쉬며 소희와 함께 학교를 나서며 중얼거렸다. “다 나 때문이야. 내가 이상형한테 치근덕 거리지 않고 일찍 나갔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소희가 개의치 않는 어조로 말했다.“주경이는 목적을 가지고 왔기에 어쩌면 그곳에서 나를 기다렸을지도 몰라. 늦게 가나 일찍 가나 다를 거 없어!”“다리가 골절됐어도 싸!” 소정이가 분해서 씩씩거리더니 갑자기 안색이 바뀌고 두 눈을 번쩍이며 소희를 바라보았다.“소희야, 너 무술 배운 적 있어? 어떻게 주경이를 단번에 쓰러뜨린 건지 알려줘!”소희가 입술을 여미고 얼버무렸다. “아마도 내가 마침 가장 약한 곳을 차서 그런가 보지!”소정이는 눈을 희번떡 거리며 말했다.“괜히 들떴어. 난 또 네가 무슨 신비로운 무술 가문의 배경이 있는 줄 알았어!”소희가 풉 하고 웃었다.“소설 그만 봐. 뇌 발달에 해로워 질라!”두 사람은 담소를 나누며 느긋하게 걸어갔다. 학교 대문을 나서자 소정이가 소희의 팔을 당기며 왼쪽으로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저기 봐, 소 퀸카야!”소희가 고개를 돌리고 보니 길 옆에 벤쯔 한 대가 세워져 있고 운전기사가 내려 소연이가 차에 오르게 문을 열어주고 있었다.주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구경했다. 여학생들은 부러워하고 남자들은 연모하고, 심지어 누군가 '여신님' 하고 소리쳤다.소정이가 쉬쉬하며 말했다. “소연이는 어쩜 팔자가 이렇게 좋을까. 공부 잘해, 예쁘게 생겨, 심지어 부잣집에 태어났어. 내가 그중 하나라도
소희는 드디어 왜 임유민의 가정교사들이 사직을 한 건지 알 것 같았다, 재벌 집의 아이는 욕을 할 수도 때릴 수도 없는데다 설교를 하면 시끄럽다 하고 좋은 말로 달래주면 유치하다고 하기에 그런 무력감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포기하게 만들었을 것이다소희가 몸을 일으키고 상 위에 다트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과녁을 한 번 겨누고 손을 들어 다트를 던지니 과녁의 한가운데 정확히 명중했다.그녀가 세 번째 다트를 던질 때 임유민이 고개를 들고 놀라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소희가 양손에 동시에 다트를 들고 보지도 않고 던졌다, 두 다트는 같은 속도로 전에 명중한 다트를 맞추고 동시에 과녁에 명중했다.임유민이 몸을 일으키고 소희의 곁으로 와서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며, “다트 배운 적 있어요?”하고 물었다.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부인하지 않았다.임유민은 흥취가 올라와, “그럼 알려주세요.”라고 했다.소희가 팔짱을 끼고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의 수업을 완벽하게 하면 알려줄게!”임유민이 코웃음을 치며, “다른 수법으로 바꿀 수 없어요?”하고 물었다.소희가 어깨를 들썩이며, “어쩔수 없어, 내가 널 가르치러 온 이튿날에 무능하다는 이유로 쫓겨날 수는 없잖아, 나도 체면이 있는데.”라고 했다.임유민은 거만하게, “저 둘째 삼촌한테 알려달라고 할 수도 있어요, 선생님보다 한수 위거든요!”라고 했다.“그럼 지금 너의 둘째 삼촌을 불러다 널 가르쳐 주는지 확인해 볼까?” 소희는 겁이 나지 않는다, 알려줄거였으면 진작에 알려주었겠지.임유민의 얼굴에 바로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 가늠을 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알겠어요, 선생님 말 들을 테니까 공부하고 나면 활 쏘는 법 가르쳐 줘야 해요, 활도 잘쏘세요?”“활?” 소희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임유민은 약간 득의한 기색을 보이며, “안 되죠? 저희 둘째 삼촌은 백발백중이거든요!”라고 했다.“누가 못한데, 먼저 공부나 하고 말해!” 소희가 책상 앞으로 갔다.“저 속이면 어떻게 해요? 다트 놀이와
“네?” 소희가 바로 정신을 차리며 말했다, “저 웃지 않았습니다!”임구택이 눈썹을 치켜들고, “제가 무서워요? 소희 씨는 유림이의 친구고 유민이의 가정교사이니까 그들과 똑같이 나한테 둘째 삼촌이라고 불러도 돼요, 나는 후배한테 언제나 너그럽고 부드러운 사람이거든.”소희는 더욱 웃음이 났지만 태연한척했다.임구택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을 스치고 전방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나중에 또 한소율과 마주치면 그냥 무시해요.”소희는 퍽 억울해하며, “한소율 씨가 제 앞길을 막았어요.”임구택이 말했다, “소희 씨 사람 찰 줄 알잖아요?”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한 아가씨를 차도 돼요?”라고 물었다.임구택은 감정을 알 수 없는 어조로 말했다, “물론이죠, 마음대로 차요, 내가 마무리할 테니까!”마무리?소희는 눈꼬리를 올렸다, 이 말은 그의 일 처리하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이 많아질까봐 한 마디 보충했다, “저 때문에 난감해진 거니까 내가 뒤처리 해준다고요.”소희는 남자의 날이 선 정교한 옆모습을 보았다, 이 말은 그녀더러 막나가도 된다는 말인가?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흐르다 임구택이 입을 열었다, “내가 얼마 주면 돼요?”소희가 멈칫하다 바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녀가 한소율에게 임구택보다 많은 돈을 줄 수 있냐고 물었었다. 그녀는 아무런 내색도 없이 진진하게 대답했다, “유림이가 매 수업 당 20만 원이라고 했지만 임구택 씨께서 지불한다면 매달 160만 원 지불하시면 됩니다.”임구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20억을 부른 게 오히려 적었네요!”하긴 소희가 임유민을 대학 갈 때까지 가르친다 해도 20억은 벌지 못한다.소희가 실망스럽게 웃으며, “아쉽네요,”남자가, “뭐가 아쉬워요?”하고 물었다.“한 아가씨가 주기 아까워했잖아요.”임구택, “......”그는 소희가 자신이 20억의 가치를 하지 않는다고 비웃는 걸 알아들었다, 정말 뒤끝이 길고 말발이 센 여자아이다, 그녀는 야유할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는다.
그의 목소리는 가볍고 게으르지만 또 따뜻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봄날 오후의 햇살처럼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고 딱 알맞게 편안하다.소희는 고개를 돌리고 이해되지 않는 듯 이 낯선 남자를 보았다.남자는 앞으로 두 걸음 가서 눈을 드리웠고 소희를 보는 여우 같은 눈에는 빛이 반짝이는 듯 했다, “정혼하지 못한다 해도 밥을 사는건 최소한의 예의 아닌가요!”그는 말을 하고 오른손을 내밀었다, “알고 지냅시다, 저는 심명이라고 합니다!”소희는 뼈마디가 선명한 큰 손을 보고 악수를 하지 않고 등을 돌리고 앞으로 걸어갔다.심명은 멈칫하다 바로 그녀를 따라갔다, “여보세요, 제 말을 알아듣지 못한 거예요?”소희는 멈춰 서서 덤덤하게 그를 바라보며, “알아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사준 밥이 아니더라도 굶지 않을 테고 방금 전의 일도 심명 씨가 나서지 않았어도 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길다가 만난 사아에 굳이 알고 지낼 필요도 없을 거 같고요, 이만하시죠, 저는 수업을 봐야 해서요!”말을 하고 소희는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심명은 그곳에 서서 멀어져 가는 소녀의 뒷모습을 보며 한참 멍하니 서있었다.그가 작은 여자아이에게 까였다고?그가 심 가네 사람이라는 걸 모른다 해도 얼굴만으로 존재감이 상당한데 어디서 온 자신감이지, 그를 거절하다니!심명은 풉 하고 웃었다, 두고 보자!......이튿날 화요일, 소희는 오후 수업이 하나밖에 없다, 교문을 나설 때 많은 여학생들이 함께 모여 의논하는 모습을 보며 버스 정거장으로 가는데 옆에 있는 여학생이 격동적으로 소리 지르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로 심명이라고?”“그렇다니까, 내가 심명을 내 남자친구의 사진에서 본적있다니까, 확실해.”소희는 무의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든 곳을 한 눈 보고 발걸음이 멈칫했다.교문 앞에 지금 롤스 로이스 팬덤 오픈카가 세워져있고 차 뒷좌석에 빨간 장미꽃이 가득 놓여 있어 유독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더욱 사람의 시선을 끄는 건 차 안에 앉아 있는 남자다, 하얀 셔츠에 슬림한 베
소희가 스포츠카로 직진했지만 붉은 장미를 안지 않고 운전석의 문을 연 후 시동 버튼을 누르고 빠르게 핸들을 꺾으며 바로 도로로 올라가 질주를 했다.일련의 행동은 심명을 포함 한 모든 사람을 당황시켰다.심명의 여유가 넘치던 얼굴이 점점 굳었다, 그는 소희가 손을 들지 않고 꽃이 든 차를 몽땅 가져갈 줄은 몰랐다.지금 그는 사람들의 중심에서 손에 꽃 한 송이를 들고 바보같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그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분노가 가슴을 여미고 한순간 소희를 목졸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한소율이 대체 무슨 이상한 사람을 손에 넣으라는 거야, 그래서 수천억을 포기하겠다며 자신을 놀리는 건가?주위의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왔고 그중에 이목을 끌지 않는 의혹스러운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소희가 어떻게 롤스 로이스 팬덤을 운전할 줄 알지?”숙련되게 운전을 하는 모습이다, 가세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나?이쪽 벤틀리 안에서 항상 큰 표정이 없던 명우가 놀라운 기색을 하고 입을 열었다, “소 아가씨,”한참 있다 뒤에 글자가 나왔다, “대단한데요!”심명은 아마 태어나고 이런 망신을 당한 적 없을 것이다.임구택은 차 문을 여는 손잡이서 손을 내리고 길 맞은켠에 이미 사라진 스포츠카의 행적을 한 눈 보고 웃음을 금치 못했다, 눈 안에는 웃음기가 스쳤다.심명, 심 가네 사람?임구택은 순간 무엇이 떠올라 어두운 눈빛으로 전화를 한 통 걸었다, 두어 번 울리더니 전화가 연결되었다, 맞은켠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목소리에 숨기지 않는 흥분이 들린다, “구택 씨!”임구택은 바로 본론으로 향했다, “네가 심명한테 소희를 귀찮게 하라고 한 거야?”한소율이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임구택이 이렇게 빨리 알 줄 모르고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대처 없이 일단 부인했다, “나 아니야.”말을 하고 한 마디 덪붙였다, “심명 같은 사람을 누가 움직일 수 있겠어? 그리고 심명이 누굴 좋아하던 내가 결정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아니어야 할 거야!” 임구
이튿날, 심명은 소희가 골목길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 시간을 계산하고 뒤에 있는 몇 경호원들에게 눈치를 주고 분부했다, “조심스러워하지 말고 진짜로 하시면 됩니다!”사회 청년으로 위장한 몇 경호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이해했다는 것을 표시하고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심명은 벽에 기대고 담배를 몇 입 피고 10분 즈음이 자났을 때 담뱃불을 끄고 느긋하게 안으로 들어갔다.이 시간대에 밥 먹으러 오는 대학생이 많기에 그의 사람들이 소희를 아주 구석진 곳으로 데려갔다, 사이에 벼러장 벽이 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그는 소희의 옷이 헐렁해진 모습으로 몇 명의 남자에게 바닥에 깔려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그가 신명처럼 나타나는 모습을 상상했다.그러면 그녀는 두 눈에 빛이 반짝이며 감격스럽고 숭배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그녀와 그는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이후로 그에게 온 마음을 다해 받치게 될 것이다!심명은 상상을 하며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다.가까이 가자 싸우는 소리와 남자의 흐느낌 소리가 들렸다.그가 의아하고 있을 때 눈앞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바닥에 깔려 맞고 있는 사람은 소희가 아니라 경호원들이다, 하나같이 얼굴에 멍이 들고 배를 끌어안고 아우성을 쳤다.소희는 포니 테일을 묶고 하얀색 후드를 입은 모습으로 왼발로 한 사람의 가슴을 밟고 침착하게 있었지만 온몸에 서늘한 기운을 풍겨 주위의 공기마저 냉각시킬 듯했다.바닥에 있는 경호원은 코가 파랗고 얼굴이 붓게 호되게 맞았다, 심명의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구명했다, “심 사장님, 살려주세요!”심명의 가슴이 철렁이다 냅다 도망을 치는데 위에서 바람 소리가 나더니 그의 어깨가 붙잡히고 사람 전체가 허공을 가르며 360도 회전을 하고 묵직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이런!”심명의 눈앞에 별들이 아른거렸다.그의 상상 속 모습과 마찬가지로 별빛이 반짝였다........한소율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심 가네 개인 닥터가 심명에게 상처를 처리해 주고 있었다.
소희가 떠날 때 임구택이 마침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 그녀를 바래다주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 함께 있다 보니 소희는 약간 불편해 고개를 돌리고 창밖의 풍경을 보는척했다.차가 아스팔트에 오르고 임구택이 앞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심명 씨가 소희 씨에게 구애하고 있나요?”“네?”소희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임구택도 알거라고는 미처 생각 을 못 했다.“그날 강성대 앞에서 꽃 선물하는 거 봤어요,.” 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을 읽고 설명했다.“아!” 소희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임구택은 운전대를 잡고 햋살이 그의 얼굴을 비추어 그의 선명한 턱 라인을 돋보였다, 잘생기고 귀티가 난다.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심명을 여지에 두기전에 한 가지 알려줄게 있어요, 그 사람은 한소율 씨와 사촌 형제이고 한소율의 엄마가 심명의 고모예요.”이건 소희를 의아하게 했다, 그렇구나!임구택이 계속 말을 이었다, “심명 씨가 소희 씨를 무슨 마음으로 이러는 건지 모르지만 그들의 사이를 알려줘야 할거 같아서요, 만나든 말든은 소희 씨가 판단하고요.”소희는 고운 눈으로 창밖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판단할 거 없어요, 다시는 절 찾아오지 않을 거 같아요.”“네?” 임구택은 그 말의 뜻을 몰라 백미러로 소녀를 보았다.그녀의 눈썹과 속눈썹 모두 기다랗고 입술은 빨갛고 치아는 하얗다, 지금 햇살이 그녀의 얼굴에 비쳐 약간 살이 있는 얼굴이 유독 부드러워 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을 꼬집어보고 싶게 한다.소희는 말을 하지 않고 무슨 생각이 났는지 혼자 웃고 있었다.그녀는 기분이 좋았고 차에서 내릴 때 웃으며 임구택과 인사를 했다.학교 옆에 있는 디저트 가게에서 요즘 유행하는 사탕을 사고 소희는 버스를 타고 청원 별장으로 돌아갔다, 운해로에서 차를 내리고 청아에게 사탕 한 캔을 주었다.별장에 돌아와서 책 보고, 게임하고, 설희와 놀다 보니 오후 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6시 즈음에 소희는 성연희의 전화를 받았다, 성연희가 지
그녀가 노골적으로 말하자 서이연은 약간 어색하며 부인하려다 갑자기 생각이 바뀌면서 부끄러운 웃음을 하고 답했다, “저도 임구택 씨가 왜 절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소희가 고개를 들리고 서이연이라는 여자를 한 눈 보았다.처음에 낯이 익다 싶었는데 바로 기억이 났다, 소정이가 전에 사극을 한 편 좋아했었는데 서이연이 그 안에서 촬영분이 많지 않지만 존재감이 확실한 공주 역할을 했다.하늘색 드레스의 여자도 누군지 기억났다, 그녀는 이름이 안단희인 작은 연예인이다.안단희는 얼굴에 부러운 내색을 감추지 않고, “임구택 씨가 있으면 네가 원하는 게 뭐든 손에 넣을 거 아니야, 나중에 영화계 여우주연상을 받게 되면 날 잊지 마.”서이연이 여전히 겸손하게 웃으며, “내가 언니를 잊지 않을게 뭐가 있어요, 언니는 노명성 씨가 있잖아요?”안단희의 눈빛에 빛이 나면서 거울을 보고 립스틱을 바르며 득의양양하게, “내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노 사장님의 마음을 흔들었다 보니 아직 요구를 하기가 뭐해.”서이연이 담담하게 웃으며, “언니가 말을 하지 않으면 노 사장님도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수 없을 거 아니예요!”안단희가 빨간 입술로 일부러 화난 듯, “노 사장님은 주얼리나 가방 같은 건 잘 사주면서 좋은 역할을 나한테 주질 않아, 저번에 그 세컨드여주인공도 내가 밤새 달려서 응한거야.”“노 사장님은 네 날개가 굳으면 자신을 무시할 가봐 그런가 보지!” 서이연이 농담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안단희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내 날개가 아무리 굳어도 노 사장님의 손안에서 벗어나진 못하지!”가게 안의 룸 안에 모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으로 오는 사람은 적기에 두 사람은 마음을 놓고 담화를 나눈 후 떠나려다 뒤에서 전해오는 서늘한 목소리를 들었다, “거기 서세요!”두 사람은 깜짝 놀라 휙 하고 등을 돌렸다.몸 뒤에는 생각지도 못한 지붕이 뚫린 투각 목문이다, 서이연 이 두 사람은 이곳에 처음으로 와 이곳의 구조를 잘 몰랐기에 조심성 없이 말을 했다.두 사람이 눈빛
아심은 말을 마치고 바로 물었다.“조하루는 어떻게 됐나요?”시야는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무사히 집에 데려다줬어요. 집이 꽤 가난해서 할아버지가 아프신데도 병원에 갈 돈이 없다고 해서 저희가 그 집에 돈을 좀 두고 왔어요.”“놀라게 해서 미안한 마음도 있고, 하루 군에게도 여러분이 무사하다는 걸 전했습니다. 그저 장난이었다고 말했어요.”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고마워요!”“천만에요! 예전엔 우리가 잘 몰랐지만, 이제 앞으로 친해질 수 있을 거예요!” 시야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농담 그만하고, 빨리 떠나!” 시언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시야는 아심에게 어깨를 으쓱하고는 자기 사람들을 불러 함께 산에서 내려가려고 했다. 떠나기 전, 그는 다시 아심을 향해 말했다.“이 일은 진언 님과는 아무 상관 없어요. 전부 제 생각이라서, 절대 진언 님을 탓하지 마세요!”아심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탓 안 해요. 장난이었다면서요?”시야는 아심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고는, 시언의 차가운 눈빛이 번쩍이자 급히 사라졌다.잠시 후, 아까까지 살기와 긴장으로 가득 찼던 오두막은 다시 조용해졌다. 원래의 고요하고 텅 빈 분위기로 돌아갔다. 방 한가운데의 불만이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고, 나뭇가지가 탁탁! 소리를 내며 타들어 갔다.시언은 아심 앞에 앉아 물병을 건네며 물었다.“놀랐어?”아심은 살짝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모두 무사하니 더 좋은 거 아니에요? 그렇죠?”시언은 아심을 바라보며 평소보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시야 대신 사과할게. 그리고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물어봐.”아심은 방금 전의 격렬한 감정이 갑자기 멈추자 머릿속이 멍해진 것 같았다. 그녀는 낮게 말했다.“아니요, 물어볼 건 없어요. 다 알겠으니 우리 내려가요. 벌써 늦었어요. 도도희 이모가 걱정하고 계실 거예요. 방금도 전화했었어요.”시언은 그녀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지금 내려가자.”두 사람은 자리에서
굉음이 천둥같이 울려 퍼지며, 마치 지붕을 뚫을 듯했다.아심은 눈앞의 상황을 보고 멍하니 굳어버렸고, 시언은 아심을 두 팔로 꽉 끌어안으며 낮은 목소리로 안심시켰다.“걱정하지 마, 이제 괜찮아. 시야가 장난친 거야.”“시야?” 아심은 멍한 얼굴로 시언이 발로 차서 바닥에 쓰러뜨린 거면 남자를 바라보았다.가면 남자가 몸을 일으켜 목소리 변조기를 벗고, 이어서 얼굴에 쓴 가면까지 벗었다. 그제야 드러난 것은 미소를 띤 잘생긴 얼굴이었다.“넘버세븐, 나 기억하지?”아심의 머릿속이 순간 멍해졌다.눈물은 여전히 그녀의 눈에 고여 있었고, 격렬한 감정이 한꺼번에 밀려들어 아직도 진정되지 않았다. 아심은 시야를 멍하니 바라보며 자신이 바보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시언은 그녀를 풀어주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배고프지 않아? 뭐 좀 먹고 여기서 잠시 기다려.”시언은 아심을 의자에 앉히고 나서 시야를 날카롭게 노려보았다.“나와!”시야는 아심을 향해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건 내 생각이었어. 그냥 장난치려던 거야. 진언 님과는 아무 관련 없어. 혼나고 올 테니까, 이따가 와서 제대로 사과할게.”아심은 여전히 의자에 앉아 얼이 빠진 얼굴이었다. 너무나 강렬했던 감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멍한 상태였다.시언과 시야가 밖으로 나가자, 나머지 용병들은 일제히 일어나 벽 쪽으로 물러섰다. 그들은 총을 안고 긴장감 있게 서 있었다.뒤에 있던 면수건을 쓴 남자도 면수건을 벗고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전 시야의 부하예요. 시야가 명령을 내린 거라 따를 수밖에 없었어요. 화가 나셨다면 그를 탓하세요!”그는 말이 끝나자 아심 앞에 놓인 구운 고기를 깨끗한 칼로 잘라 작은 조각들로 내밀었다....오두막 밖, 시언은 거대한 나무 아래에 서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시야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갑자기 몸을 똑바로 세우고는 보고하듯 말했다.“진언 님, 보고드릴 일이 있어요.”나무 아래 걸린 백열등이 차갑게 빛났고, 시언의 눈빛도 차갑고 무미건조했다.“말해.
“안 돼!” 강아심은 손에 쥔 줄을 힘껏 당겼다. 가면 남자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 아심은 줄을 약간 풀며 다시 외쳤다.“우릴 보내 줘! 그렇지 않으면 너도 살아남을 생각 하지 마!”갑자기 꽉 닫혀 있던 문이 거칠게 열리며 차가운 바람이 방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 불길이 휙휙 소리를 내며 흔들렸고, 팽팽한 긴장감에 한층 더 싸늘한 기운이 더해졌다.새로 들어온 열 명이 넘는 무리가 무장한 채 총을 들고 아심과 시언을 겨누었다. 이에 시언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새로 들어온 무리의 리더는 역시 용병 차림을 하고 얼굴을 면수건으로 가리고 있었다. 그는 가면 남자를 향해 눈길을 주며 말했다.“네가 진언을 제압하지 못할 줄 알고 위에서 날 보냈다.”그러자 가면을 쓴 남자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여자를 과소평가했을 뿐이지!”면수건을 쓴 남자는 아심을 향해 말했다.“너에겐 한 생명밖에 없어. 목숨 하나로 하나를 바꿀 수 있어. 네가 나갈지, 진언이 나갈지 선택해.”또한 가면을 쓴 남자는 아심을 슬쩍 흘겨보며 말했다.“네가 날 죽여도 소용없어. 여기에 있는 이 많은 총과 사람들이 있어. 나를 죽이면 너희 둘 중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거야!”그러고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잘 알아둬.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건 한 사람뿐이야. 네가 남든, 진언 대인이 남든.”“네가 날 잡고 있으면 내 사람들은 조금은 신경 쓸지 몰라도, 그의 부하들은 내 목숨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 가면 남자는 새로 들어온 리더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심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시언을 올려다보았고, 목소리는 쉰듯하지만 차분했다.“좋아, 내가 남을 테니 진언을 보내줘.”시언의 눈빛은 깊어지고, 아심을 한순간도 놓지 않았다. 가면을 쓴 남자는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의리만 생각하지 말고, 남는 게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잘 알아둬. 내가 충고하건대, 잘 생각하고 결정해.”“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아심은 줄을 세게 죄며, 차가운 눈빛을 빛냈다.
아심은 힘겹게 고개를 들어 남자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나랑 키스해줘, 제발.”시언은 고개를 숙여 아심의 부드럽지만 결연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는 점점 더 깊어졌다.아심은 그의 턱에 입을 맞추고 살짝 깨물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입술이 시언의 피부에 닿으며 얕은 숨결과 촉촉한 감촉이 시언을 감쌌다. 아심의 눈빛은 비에 젖은 듯 촉촉했고, 마치 갈고리처럼 그를 끌어당겼다.바깥에서 몰아치는 바람과 빗소리처럼, 남자의 분노가 서서히 진정되었다.시언은 눈꼬리를 날카롭게 치켜세우며 가면 남자를 한 번 노려본 후, 고개를 숙여 아심의 입술에 자기 입술을 맞추었다. 아심은 곧바로 그의 입술을 강하게 빨아들였다.멀리서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두 사람은 깊은 산속에 홀로 있는 듯 서로만을 바라보며 키스를 나눴다. 아심은 눈을 반쯤 감고 시언에게만 집중했다. 아심의 귀에는 오직 빗소리와 나뭇잎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만이 들렸다.아심은 시언을 더 유혹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매혹적이고 나긋나긋하게 행동했다. 목구멍에서 흘러나오는 낮고 부드러운 신음은 시언과 자신만이 들을 수 있는 은밀한 소리였다. 마치 화려하게 피어난 꽃처럼, 그 소리는 남자의 정신을 단숨에 빼앗아 갔다.한참 후, 아심은 그의 입술을 살짝 깨물며 희미하게 말했다.“약속해 줘. 기회가 생기면, 곧바로 떠나요. 나 신경 쓰지 말고.”시언은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아심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묶여 있던 줄이 느슨해졌다. 아심은 재빨리 손을 뽑아내고 시언의 품에서 벗어나더니, 몸을 돌려 가면 남자 쪽으로 날아들다.가면을 쓴 남자와 그의 부하들은 반응이 한 박자 늦었다. 아심이 방 가운데까지 나아갔을 때야 그들은 아심을 막으려고 했다.“쾅!”아심은 손에 쥔 줄을 휘둘러 덤벼드는 용병의 목에 감았다. 그는 줄에 맞아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떨어졌다.아심은 발을 멈추지 않고, 한 손으로 줄을 휘두르며 방어하고, 다른 발로 다가오는 용병을 걷어차며 날려버렸다. 강렬한 눈빛이 목표를 향
강아심은 그에게 대답하고 싶지 않아 시선을 돌리다가, 갑자기 무언가를 발견하고 눈이 살짝 빛났다. 아심은 가능한 시언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귓가에 아주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벽 구석에 깨진 도자기 조각이 보여. 우리가 어떻게든 가서 그걸 손에 넣어야 해.”깨진 도자기 조각은 절반이 먼지 속에 묻혀 있었고, 아마도 산에 올라온 사람들이 여기서 밥을 먹다 그릇을 깨뜨리고는 아무렇게나 바닥에 던져놓은 것 같았다.여자의 숨결이 부드럽게 시언의 귀를 간질이며 퍼졌다. 아심의 부드러운 입술이 열렸다 닫히며 그의 귀밑 민감한 피부를 살짝 스쳤다. 시언은 몸이 순간 굳어졌다가 늦게서야 대답했다.“소용없어.”“뭐?” 아심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이 줄엔 합금 섬유가 섞여 있어. 칼로도 자를 수 없으니 도자기 조각으로는 더더욱 불가능해.”시언이 낮게 말하자, 아심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며 낮게 속삭였다.“정말 당신을 특별대우해 주긴 하네요!”이번엔 시언이 이해하지 못했다.“응?”“아니, 그런 거지! 일부러 합금 줄까지 써서 묶어놨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분명 이런 대접 못 받을걸요!” 아심이 말하자, 시언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그녀가 자신을 칭찬하는 건지 비꼬는 건지 알 수 없었다.어느새 하늘은 서서히 어두워지고, 그들을 감시하던 사람들이 교대로 밖에 나갔다 돌아왔다. 마지막 교대 때는 가면을 쓴 남자가 부하들을 데리고 모두 오두막 안으로 들어왔다.텅 비었던 방은 순식간에 꽉 찼다. 용병들은 하나같이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인상에,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방 안 공기를 긴장감으로 가득 채웠다.시언과 아심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몸을 일으켜 벽에 기대어 섰다. 시언은 벽에 몸을 대고 서서 손으로 아심의 등을 감싸며 가면 남자를 주시했다.가면을 쓴 남자는 남자는 방 한쪽의 나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다른 용병들은 방 안에 나무 장작을 모아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방금 비가 내린 터라 산속은 밤이 되면서 습기와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그
강아심은 용병에게 조하루네 집 주소를 알려주었다.용병은 냉랭하게 알겠다고 대답하며 기억해두었고, 하루가 망설이자 바로 그를 들어 어깨에 둘러메고 밖으로 걸어갔다. 이에 하루는 몸부림치며 울먹이며 외쳤다.“삼촌, 누나!”점점 그 목소리는 멀어져 갔다.아심은 목이 메었지만, 하루를 떠나보내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선택임을 잘 알고 있었다.오두막 바깥에서는 시언에게 맞아 쓰러진 자들이 동료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 부상이 심한 자들은 땅에 누워 쉬고, 가벼운 부상자들은 안으로 들어와 명령을 기다렸다.가면을 쓴 남자는 밖에 나가 전화를 걸고, 돌아와 자기 부하들에게 지시했다.“저들을 잘 지켜보고 있어. 윗선의 지시를 기다려.”“예!” 몇몇 용병들이 대답했다.가면 남자는 다시 밖으로 나갔고, 다른 용병들도 따라 나갔다. 오두막 안에는 두 명의 용병만이 남아 시언과 아심을 감시하고 있었다.잠시 후, 시언은 갑자기 아심을 들어 올려 돌며 옆에 있던 대나무 침대에 넘어졌다. 손발이 묶여 있어 힘 조절이 어려웠고, 그가 아심 위에 넘어지며 아심은 깜짝 놀랐다. 시언은 바로 몸을 뒤집어 아심이 자신의 위에 있도록 했다.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감시 중이던 용병들은 깜짝 놀라 총을 겨누었지만, 두 사람이 단순히 침대에 누워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자 천천히 총을 내렸다.아심은 약간 고개를 들어 아래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시언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두 사람이 줄에 묶여서 뻣뻣하게 서 있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이렇게 누워 있는 게 그나마 나아.”아심은 미간을 찌푸렸다.“이 상황에서 웃음이 나와요?”그러자 시언은 태연하게 말했다.“이보다 더 위험한 상황도 겪어봤어. 걱정하지 마, 난 쉽게 죽지 않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도 절대 죽지 않을 거야.”아심은 그들을 감시하는 용병들을 한 번 흘깃 보고 나서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 사람들은 우리를 어떻게 하려는 걸까?”“잘 모르겠어. 하지만 나를 바로 죽여 노도를
시언은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노도를 위해 복수하러 온 건가?”가면을 쓴 남자가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변성기를 사용한 탓에 그 웃음소리는 거칠고 듣기 거북했다. 마치 산속에서 이빨을 드러낸 야수가 내는 소리 같았다.“진언이 설마 노도의 죽음을 그냥 넘어갈 거라 생각하진 않겠지?”남자가 손짓하자, 바로 누군가가 하루를 그 앞으로 끌고 왔다.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하루의 목을 쓰다듬으며 냉소를 지었다.“이게 진언의 아들인가?”“아니!” 시언이 차갑게 응수했다.“보기엔 아닌 것 같지만, 진언은 무고한 아이가 본인 앞에서 죽는 걸 원하지 않겠지?”가면을 쓴 남자가 무심하게 말했다. 하루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지고 온몸이 떨렸다. 하루는 고개를 돌려 시언을 바라보며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있었지만, 도움을 청하거나 가면 남자에게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는 않았다.이때 아심이 차갑게 말했다.“그 아이는 마을에 사는 평범한 농가의 아이야. 내가 인질이 될 테니 그를 풀어주고 집으로 돌려보내.”가면을 쓴 남자가 시언을 보며 물었다.“진언의 생각은 어때?”시언은 들고 있던 총을 내던졌다.“우리 조직에는 조직만의 규칙이 있어. 여성이나 아이를 인질로 잡는 건 가장 비열한 용병들만 하는 짓이야.”“너희들이 원하는 건 나니까 나를 마음대로 처리해. 하지만 여자와 아이는 산 아래로 보내.”아심이 시언을 보며 고개를 가볍게 젓자, 시언은 그녀를 바라보며 낮고 깊은 눈빛을 보냈다.“내 말을 들어.”아심은 주먹을 꽉 쥐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거칠게 웃음을 터뜨렸다.“그 아이는 풀어줄 수 있어. 하지만 이 여자는 안 돼. 이름은 넘버세븐. 진언의 곁에 있었던 사람이지? 내가 틀리지 않았군!”시언은 눈을 가늘게 뜨며 가면 남자를 노려봤다. 그의 시선은 차갑게 얼어붙었다.“그럼 아이부터 풀어줘!”“서두르지 마. 그 아이가 내 손 안에 없으면, 이 사람들로는 진언을 막아낼 수 없어. 내가 그 정도는 알고
강아심이 몸을 드러내는 순간, 밖에 있던 사람들이 안에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창문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두 개의 창문을 지키기에 역부족이었던 아심은 결국 한 사람과 몸싸움을 벌이게 되었다.아심은 자신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을 알았기에 가능한 한 빠르고 강력하게 상대의 약점을 노려 공격했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창문을 통해 밀려들었고, 하루가 숨던 곳에서 고개를 내밀자 한 고용병이 그를 향해 총을 겨누었다.“들어가!” 아심이 다급하게 소리치며 발로 근처에 있던 나무 의자를 걷어차 상대의 어깨를 가격해 총을 떨어뜨렸다.“탕!” 총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방아쇠가 당겨졌고, 총알이 벽을 뚫고 나갔다.아심은 두 명을 밀어내며 하루가 숨은 대나무 침상으로 다가가 그를 보호했다. 그 순간 또 다른 고용병이 방 안으로 뛰어들어 하루가 숨은 침상 밑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다.아심은 몸을 날려 고용병의 총을 걷어차며 떨어뜨렸고, 다시 그 총을 잡으려는 찰나 또 다른 고용병 두 명이 그녀를 공격해 왔다.아심은 한 남자의 팔을 비틀어 탈골 시키고, 몸을 회전시켜 다른 남자의 복부를 강하게 가격했다. 아심의 힘은 이 고용병들보다 약했지만 몸놀림이 민첩하고 공격이 매끄러워 누구도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그러나 그 순간, 대나무 침상 위로 한 남자가 뛰어올라 침상을 들어 올리며 하루를 붙잡아 칼을 그의 여린 목에 들이댔다.“움직이지 마라, 움직이면 이 아이를 죽일 거야!”이와 동시에 문이 거칠게 열리며 시언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시언이 지나온 길에는 이미 쓰러진 사람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시언의 등장에 방 안의 고용병들은 더욱 경계하며 총을 모두 그에게 겨누었다.가장 가까이 있던 고용병이 아심의 머리에 총을 겨누자 시언이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총으로 겨누지 마.”고용병은 시언의 서늘한 시선을 받자 손이 떨렸지만,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시언은 천천히 아심 쪽으로 걸어갔다. 고용병의 눈빛은 두려움이 엿보였고, 본
조하루가 즉시 과일 주스를 시언에게 내밀며 말했다.“삼촌, 이거 드세요. 저를 그렇게 오랫동안 업어 주셨잖아요. 고마워요!”시언은 얇게 입가를 올리며 주스를 다시 돌려주었다.“난 누나와 장난친 거야.”“아...”시언은 최대한 표정을 부드럽게 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효과는 없었다. 조하루는 멍하게 대답하며 다시는 시언을 쳐다보지 못했다.아심은 입술을 꽉 다물며 웃음을 참았고, 차마 대놓고 웃을 수 없어서 고개를 돌려 빵을 베어 물었다.숲속에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창가에 앉아 방 안을 들여다보며 검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쭈쭈 하고 소리를 내면서. 아직 인간에게 위협을 느껴본 적 없는 새는 사람을 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아심은 빵 부스러기를 조금 떼어 창가에 놓았다. 새는 신나게 부리로 쪼아먹었지만 다 먹기도 전에 갑자기 날아가 버렸다. 시언은 창 아래에 서 있는 아심을 보며 반쪽 남은 빵을 들어 올렸다.“천천히 먹어, 난 밖에 좀 보고 올게.”아심은 시언이 문을 나가는 걸 보고 하루에게 속삭였다.“볼일 보러 가야 해? 삼촌이랑 같이 가면 돼!”하루는 눈을 크게 뜨다가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뛰어갔다. 아심은 천천히 빵을 다 먹고 물병을 집어 들고 막 마시려던 순간, 밖에서 탕! 하고 커다란 총성이 들려왔다.아심의 얼굴이 굳어졌고, 재빠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 문이 갑자기 열렸다. 시언이 떨고 있는 하루를 방 안으로 밀어 넣고는, 곧바로 따라오던 한 남자를 발로 차서 밖으로 날려 보냈다.그는 고개를 돌려 매우 빠르게 말했다.“지켜, 절대 나오지 마. 창문도 다 잠가!”문이 열리는 그 순간, 아심은 이미 상황을 확인했다. 그들은 이미 포위당한 상태였다. 나무집 주위는 전부 위장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용병들로 가득했고, 적어도 스무 명이 넘었다.문이 닫히고 난 뒤, 바깥에서는 치열한 싸움 소리가 들려왔다.아심은 조하루를 안전한 곳에 숨기고 두 개의 창문을 빠르게 닫은 뒤, 창을 야생 동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