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심명은 소희가 골목길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 시간을 계산하고 뒤에 있는 몇 경호원들에게 눈치를 주고 분부했다, “조심스러워하지 말고 진짜로 하시면 됩니다!”사회 청년으로 위장한 몇 경호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이해했다는 것을 표시하고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심명은 벽에 기대고 담배를 몇 입 피고 10분 즈음이 자났을 때 담뱃불을 끄고 느긋하게 안으로 들어갔다.이 시간대에 밥 먹으러 오는 대학생이 많기에 그의 사람들이 소희를 아주 구석진 곳으로 데려갔다, 사이에 벼러장 벽이 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그는 소희의 옷이 헐렁해진 모습으로 몇 명의 남자에게 바닥에 깔려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그가 신명처럼 나타나는 모습을 상상했다.그러면 그녀는 두 눈에 빛이 반짝이며 감격스럽고 숭배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그녀와 그는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이후로 그에게 온 마음을 다해 받치게 될 것이다!심명은 상상을 하며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다.가까이 가자 싸우는 소리와 남자의 흐느낌 소리가 들렸다.그가 의아하고 있을 때 눈앞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바닥에 깔려 맞고 있는 사람은 소희가 아니라 경호원들이다, 하나같이 얼굴에 멍이 들고 배를 끌어안고 아우성을 쳤다.소희는 포니 테일을 묶고 하얀색 후드를 입은 모습으로 왼발로 한 사람의 가슴을 밟고 침착하게 있었지만 온몸에 서늘한 기운을 풍겨 주위의 공기마저 냉각시킬 듯했다.바닥에 있는 경호원은 코가 파랗고 얼굴이 붓게 호되게 맞았다, 심명의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구명했다, “심 사장님, 살려주세요!”심명의 가슴이 철렁이다 냅다 도망을 치는데 위에서 바람 소리가 나더니 그의 어깨가 붙잡히고 사람 전체가 허공을 가르며 360도 회전을 하고 묵직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이런!”심명의 눈앞에 별들이 아른거렸다.그의 상상 속 모습과 마찬가지로 별빛이 반짝였다........한소율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심 가네 개인 닥터가 심명에게 상처를 처리해 주고 있었다.
소희가 떠날 때 임구택이 마침 볼일이 있어 가는 길에 그녀를 바래다주었다.두 사람이 이렇게 밀폐되고 좁은 공간에 함께 있다 보니 소희는 약간 불편해 고개를 돌리고 창밖의 풍경을 보는척했다.차가 아스팔트에 오르고 임구택이 앞을 보며 덤덤하게 말했다, “심명 씨가 소희 씨에게 구애하고 있나요?”“네?”소희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임구택도 알거라고는 미처 생각 을 못 했다.“그날 강성대 앞에서 꽃 선물하는 거 봤어요,.” 임구택은 그녀의 생각을 읽고 설명했다.“아!” 소희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임구택은 운전대를 잡고 햋살이 그의 얼굴을 비추어 그의 선명한 턱 라인을 돋보였다, 잘생기고 귀티가 난다.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심명을 여지에 두기전에 한 가지 알려줄게 있어요, 그 사람은 한소율 씨와 사촌 형제이고 한소율의 엄마가 심명의 고모예요.”이건 소희를 의아하게 했다, 그렇구나!임구택이 계속 말을 이었다, “심명 씨가 소희 씨를 무슨 마음으로 이러는 건지 모르지만 그들의 사이를 알려줘야 할거 같아서요, 만나든 말든은 소희 씨가 판단하고요.”소희는 고운 눈으로 창밖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판단할 거 없어요, 다시는 절 찾아오지 않을 거 같아요.”“네?” 임구택은 그 말의 뜻을 몰라 백미러로 소녀를 보았다.그녀의 눈썹과 속눈썹 모두 기다랗고 입술은 빨갛고 치아는 하얗다, 지금 햇살이 그녀의 얼굴에 비쳐 약간 살이 있는 얼굴이 유독 부드러워 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을 꼬집어보고 싶게 한다.소희는 말을 하지 않고 무슨 생각이 났는지 혼자 웃고 있었다.그녀는 기분이 좋았고 차에서 내릴 때 웃으며 임구택과 인사를 했다.학교 옆에 있는 디저트 가게에서 요즘 유행하는 사탕을 사고 소희는 버스를 타고 청원 별장으로 돌아갔다, 운해로에서 차를 내리고 청아에게 사탕 한 캔을 주었다.별장에 돌아와서 책 보고, 게임하고, 설희와 놀다 보니 오후 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6시 즈음에 소희는 성연희의 전화를 받았다, 성연희가 지
그녀가 노골적으로 말하자 서이연은 약간 어색하며 부인하려다 갑자기 생각이 바뀌면서 부끄러운 웃음을 하고 답했다, “저도 임구택 씨가 왜 절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소희가 고개를 들리고 서이연이라는 여자를 한 눈 보았다.처음에 낯이 익다 싶었는데 바로 기억이 났다, 소정이가 전에 사극을 한 편 좋아했었는데 서이연이 그 안에서 촬영분이 많지 않지만 존재감이 확실한 공주 역할을 했다.하늘색 드레스의 여자도 누군지 기억났다, 그녀는 이름이 안단희인 작은 연예인이다.안단희는 얼굴에 부러운 내색을 감추지 않고, “임구택 씨가 있으면 네가 원하는 게 뭐든 손에 넣을 거 아니야, 나중에 영화계 여우주연상을 받게 되면 날 잊지 마.”서이연이 여전히 겸손하게 웃으며, “내가 언니를 잊지 않을게 뭐가 있어요, 언니는 노명성 씨가 있잖아요?”안단희의 눈빛에 빛이 나면서 거울을 보고 립스틱을 바르며 득의양양하게, “내가 그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노 사장님의 마음을 흔들었다 보니 아직 요구를 하기가 뭐해.”서이연이 담담하게 웃으며, “언니가 말을 하지 않으면 노 사장님도 아무것도 해주지 않을수 없을 거 아니예요!”안단희가 빨간 입술로 일부러 화난 듯, “노 사장님은 주얼리나 가방 같은 건 잘 사주면서 좋은 역할을 나한테 주질 않아, 저번에 그 세컨드여주인공도 내가 밤새 달려서 응한거야.”“노 사장님은 네 날개가 굳으면 자신을 무시할 가봐 그런가 보지!” 서이연이 농담스러운 말투로 말했다.안단희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내 날개가 아무리 굳어도 노 사장님의 손안에서 벗어나진 못하지!”가게 안의 룸 안에 모두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어 이곳으로 오는 사람은 적기에 두 사람은 마음을 놓고 담화를 나눈 후 떠나려다 뒤에서 전해오는 서늘한 목소리를 들었다, “거기 서세요!”두 사람은 깜짝 놀라 휙 하고 등을 돌렸다.몸 뒤에는 생각지도 못한 지붕이 뚫린 투각 목문이다, 서이연 이 두 사람은 이곳에 처음으로 와 이곳의 구조를 잘 몰랐기에 조심성 없이 말을 했다.두 사람이 눈빛
로비에 구경하는 사람들은 이미 김단이 모셔가고 가게 안의 종업원들만이 둘러 싸여 있었다. 머리 위의 불빛은 따뜻한 노란색을 띠고 있지만 분위기는 아주 살벌했다.임구택이 걸어올 때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 중간에 길을 텄다.서이연은 이단에게 부추기며 앞으로 두 걸음 가서 글썽이는 눈으로 임구택을 보며 연약해 보이면서 억울하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 임 대표님 식사하시는데 죄송해요.”“어떻게 된 일이에요?” 임구택이 한 마디 묻고 소희를 보고 실눈을 떴다.김단은 임구택일줄 몰랐던 나머지 안색이 살짝 변했고 소희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그래서 서이연이 그렇게 당당하게 군거였군!이단은 좀 전에 생겼던 일의 자초지종을 말하며 없는 일까지 보태여 말했다. 예를 들면 소희가 서이연을 때렸고 그녀를 벽에 내던져 그나마 괜찮아진 서이연의 다리가 다시 심해졌다는 말과 같은.소희도 임구택을 보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서이연이 정말로 그의 정인일 줄이야!김단은 소희를 감쌌다.“서 아가씨의 친구분이 임 대표님이셨군요, 제 친구가 본의 아니게 서 아가씨를 다치게 했습니다. 이 일은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책임을 져요?” 이단이 야박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이연이가 다음 달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촬영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지금 다리를 또 다쳤으니, 얼마나 더 지나야 괜찮아 질 줄도 모르는 상황에 온 촬영팀이 스케줄을 스톱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책임질 건가요?”“어떻게 책임질까요? 말해 보세요!”뒤에서 조롱하는 소리와 함께 심명이 나타났다. 웃는 듯 마는 듯한 사악한 얼굴로 소희의 옆으로 와서 관심 어리게 위아래로 훑어 보였다. “우리 자기 다치지 않았어요? 머리카락 하나라도 빠졌으면 내가 이 사람들을 전부 없애버릴까 해요!”사람들이 모두 멈칫했다. 김단은 심명과 소희의 관계가 친해 보이자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심명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심명이 뭐 하는 행동인지에 의문을 품었다.심명은 보호자의 자세
임구택도 심명을 고고한 자태로 말없이 바라보았다, 심명이 자신을 향해 삼촌이라고 부르기를 기다리는 듯했다.심명은 굳은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애써 웃으며 "언제 한번 소희 씨와 함께 정중히 찾아뵙겠습니다!"라고 했다.서이연은 소희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증오의 눈빛은 사라졌고 온화한 눈빛만 남아있었다. "임 대표님의 조카분이셨군요, 실례했습니다! 이단씨가 성격이 급해서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것이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이단도 황급히 사과했다, "저는 당신이 임 대표님의 조카이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쨌든 제가 크게 실수했습니다!"안단희도 그들에게 다가와 황송해하며 "소희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거듭했다."둘째 삼촌"이라는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은 태세를 바꿨다.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아가씨는 저를 소희라고 부를 게 아니라, 조상이라고 불러야 해요!"안단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임구택이 서이연의 편을 들어줄 거라고 여기고 소희에게 독설을 퍼부었었다. 만약 소희가 이 일을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소희에게 큰 실수를 한것이다!하지만 상대는 뜻밖에도 임구택의 조카였고 서이연보다 더 긴밀한 사이였다.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소희는 줄곧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고 있다고 느꼈었다, 설마 임구택의 조카가 노명성을 좋아한단 말인가?서이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방금 전 다들 화가 나서 말을 심하게 한 것이니, 소희 아가씨께서 부디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라며 말했다."맞아요, 제가 그냥 헛소리 한 거라고 여겨주세요!"라고 안단희가 입을 열었다.심명은 픽하고 웃으며 "역시 배우는 배우시네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연기가 아주 일품이네요."라고 비꼬았다.서이연과 안단희의 얼굴 안색이 안 좋아졌다."무슨 소란들이지?"사람들 뒤에서 갑자기 서늘한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고개를 돌려보더니 "연희 씨, 오셨군요!"라고 소리쳤다.
복도에는 임구택과 심명만 남아 있었다, 둘의 키가 거의 비슷했고, 용모 또한 뛰어났으며, 풍기는 아우라가 범상치 않았다, 덕분에 복도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띠었다.심명은 차가운 눈으로 입꼬리를 올리며 "소희 씨가 정말 임 대표님의 조카인 겁니까? 그럼 왜 그녀는 임씨 성을 가지고 있지 않는 거죠?"라며 물었다.임구택은 "성이 어찌 됐든 나를 둘째 삼촌이라고 불렀어요."라며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심명은 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군요, 저는 임시로 그렇게 부르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내가 그리 한가한 것도 아니고, 왜 임시로 조카나 여자친구를 키우겠나요?"라고 임구택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심명은 "어젯밤 소희 씨가 제 여자친구가 되어 주겠다고 약속해 줬거든요, 물론 임시적인 것도 아니고요."라고 말하며 눈썹을 치켜세웠다.임구택은 이에 "그럼 그녀가 더더욱 나를 둘째 삼촌이라고 부를 만한 가치가 있네요!"심명은 어안이 벙벙했다.되려 그에게 놀아났다!때마침 조천해의 무리는 치열하게 접전을 벌이는 두 사람을 발견했고 덕분에 둘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제히 서로에게서 눈을 돌려버렸다.룸으로 돌아온 심명은 자신이 임구택보다 한 수 아래라고 느껴졌다, 마음속에 부아가 밀려 올랐다, 신경이 거슬린 그는 술자리가 끝나지 않았지만 핑계를 대고 자리를 떠났다.소희와 성연희는 룸으로 돌아왔고 성연희는 철퍼덕 앉으며 직설적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 안단희라는 천한 년 때문이지?"소희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너 걔를 알고 있구나!"성연희는 "한밤중에 노명성에게 뜨거움을 전하겠다고 그를 찾아가려고 해서 내가 붙잡고 뺨도 때렸어."라며 냉소를 지었다.싸다귀를 맞고 정신을 차릴 줄 알았는데 안단희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는 와인 한 모금 마시고는 "걔가 무슨 말을 해서 너를 화나게 한 거야?"라고 물었다.소희는 화장실에서 들은 이야기를 간단히 해주었다.성연희는 무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 최근 통화기록에
소희는 연희를 이해했다, 다만 그녀가 안타까웠을 뿐이다.곧 노명성은 도착했고,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어느 방에 있는지 물었다."둘이 얘기 좀 해, 나 먼저 갈게." 소희가 일어섰다.성연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널 데리고 나왔는데, 당연히 내가 데려다줘야지. 그리고 너랑 노명성은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굳이 왜 가려는 거야?""커플 사이에 껴서 혼자 뭐 하겠냐." 소희는 눈을 깜박이며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너도 술 마셨잖아, 어떻게 운전하냐, 나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돼."라고 말했다."그럼 집에 도착해서 연락 줘.""그래!"연희는 소희를 배웅했다. 때마침 복도에서 급히 달려온 노명성과 마주쳤다, 그는 정장 차림에 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아마 술자리를 가지다 달려온 것 같았다. 잘생긴 얼굴에는 금갈색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고, 이내 소희와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었다.그는 성연희의 곁으로 걸어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소희는 두 사람과 작별을 고하고 혼자 호텔을 나서는데, 문 앞에 있는 웨이터가 그녀를 향해뭐가 필요하냐고 물었다.소희가 막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임구택을 에워싸고 나오고 있었다.그녀는 웨이터의 도움을 거절하고, 임구택의 차 옆에 서서, 그 무리가 떠나기를 기다렸다, 무리가 떠나자 그녀는 비로소 몸을 돌려 나오며 온화한 목소리로, “구택 씨!" 하고 불렀다.임구택은 몸을 돌려 심연에 가라앉은듯한 눈길로 그녀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식사를 마쳤나 보군요?”"네!"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덕분에 오늘 고마웠어요."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그의 모습은 피지컬도 훤칠했고 잘생기기까지 했었다."고맙긴요, 서로 돕는 거죠."라고 했다.“네?" 소희는 자기가 그를 도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닙니다." 임구택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심명과 사귄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에요?"소희는 경악에 금치 못하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
별장에 들어서자 어느덧 11시가 다 되었고, 소희는 샤워를 마치고 인형을 안고 소파에 앉아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안부를 알렸다.그녀와 노명성 사이에 어떤 얘기 했는지도 알아보기 위해서, 설마 싸운 건 아니겠지?신호음이 막 끊어질려던 찰나 전화기 속에는 노명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아마 당신의 전화를 받지 못할 거 같네요, 무슨 전할 말이라도 있나요?"전화기 속에서 성연희의 신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성!”소희는 전화를 뚝 끊었다.그녀는 얼굴에 열이 화끈 올라왔고 이를 악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변태 같은 성연희!다음 날 오후, 소희는 임구택의 저택에서 나오는 길에 퀵을 받았는데, 큰 상자 안에는 모두 연희가 어젯밤에 준 보석과 옷들이 들어 있었다.소희는 안에서 덜 튀는 귀걸이를 골라 청아에게 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월요일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린 디저트 가게에서 다른 점원은 그녀에게 청아는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수요일 점심, 소희는 임유민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를 받았다.소희는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택시를 타고 두 사람이 약속한 중식당으로 달려갔다. 식당 밖에는 LS 그룹의 차가 서 있었고, 차 밖에는 양복을 입은 경호원이 서 있었다.식당에 들어가자 소희는 임유민을 찾아 다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임유민은 가볍게 웃으며 ”"괜찮아요, 긴장 풀어요, 그냥 밥이나 사주려고요!"소희는 의심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았다."진짜예요, 뭐 먹을거예요?" 임유민은 메뉴판을 소희 앞으로 내밀었다.소희는 가방을 내려놓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어서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임유민은 테이블에 두 손을 얹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둘째 삼촌이 당신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어요, 해고하겠다고 하네요"라고 말했다."아!" 소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왜 놀라지 않는 거예요?" 당황하는 쪽은 오히려 임유민이었다."뭘 놀라야 하는 거야?"소희가 되물었다.임
“흥성.”흥성은 강성의 옆도시로, 관광 도시였다. 이에 임유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결정을 내렸다.“나도 같이 갈게요!”꽤 발랄하게 말하는 유진에 서인은 코웃음을 쳤다.“내가 뭘 하러 가는지도 모르면서 따라가겠다고?”유진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이 뭘 하든 상관없어요. 어쨌든 나도 갈 거니까요!”서인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안 돼.”“왜 안 돼요?”“오늘 돌아오지 못할 거야. 거기서 이틀은 머물러야 하는데, 네가 따라오면 불편해.”“그냥 여행 가는 셈 치면 되잖아요!”서인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다음 사거리에서 임씨 저택 방향으로 차를 돌렸다. 이에 유진은 여유롭게 말했다.“그러면 집에 데려다줘요. 집에 가서 짐 챙기고 내 차로 흥성으로 갈게요. 어쩌면 거기서 우연히 만날 수도 있겠는데요?”“임유진.”서인은 얼굴을 굳히자, 유진은 입술을 깨물며 그를 바라봤다.“우리 동료들은 다 놀러 갔는데, 난 너 때문에 남아 있었어요. 그런데 사장님은 나를 두고 혼자 나가겠다고요? 그게 맞는 거예요?”서인은 설명했다.“나는 노는 게 아니라, 일이 생겨서 가는 거야.”“몰라요. 어쨌든 따라갈 거예요. 나 어린애 아니니까 방해 안 할게요. 그냥 나 없는 셈 치면 되잖아요!”유진은 애타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사장님은 일 보러 다니고, 난 혼자 놀러 다닐게요. 절대 방해 안 할 거예요. 됐죠?”서인은 시간을 확인했는데, 더 미루면 해 지기 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았다.“그럼 말 잘 들어야 해.”서인이 신신당부했다.“약속할게요!”유진은 신나서 손까지 들며 맹세할 기세였다.서인은 고속도로에 올라탄 뒤 오현빈에게 전화를 걸어 가게를 잘 봐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은 이틀 동안 자리를 비울 거라고 했다.유진도 노정순에게 전화를 걸어 아무 설명 없이 친구들과 여행을 가겠다고만 말했다. 노정순은 오전에 여진구가 찾아와 회사 워크숍을 언급했던 걸 기억하고, 그녀가 회사 동료들과 함께 나가는 줄 알고는 조심해서 다녀오라고 당부했다.전화를 끊
강성의 한 묘지.홍복과 표용을 비롯한 전우들의 묘가 모두 이곳으로 옮겨졌다. 전우들은 이제 백랑의 곁에서 다시 함께할 수 있었다.서인은 묘비 앞에 담배 한 개비씩 놓았고, 임유진도 묘지 밖에서 사 온 꽃을 하나하나 올려놓았다. 그는 언제나처럼 돌계단에 앉아, 멀리 보이는 산을 조용히 바라보았다.유진도 서인의 곁에서 한동안 조용히 앉아 있었다가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이야기 좀 더 해 주세요!”서인은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다 얘기했잖아.”유진은 묘지를 찾을 때마다 늘 삼각주에서의 과거를 이야기해 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서인이 기억하는 건 이미 다 말해 준 상태였다. 그러나 유진은 질세라 다시 말했다.“이번에 전우들 묘지가 새로 생겼잖아요. 분명 더 많은 이야기가 있을 텐데요!”“없어.”서인은 한쪽 다리를 굽힌 채 느슨하게 앉아 있었고, 말투 역시 어딘가 귀찮아 보였다.이에 유진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그러면 다음에 소희한테 물어봐야겠네!”그제야 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유진을 노려봤다.“진짜 듣고 싶어?”“당연하죠!”유진은 활짝 웃으며 턱을 괴고, 이야기 들을 준비를 했다. 유진은 과거가 늘 궁금했다.서인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가 맨날 말하는 내 229명의 여자친구들 얘기, 하나씩 다 해 줄까?”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곧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고는 곧장 옆에 있던 꽃을 집어 들어 서인에게 던졌다.서인은 피식 웃으며, 거친 목소리 속에 장난기가 묻어났다.“이야기 듣고 싶다며? 229개의 이야기가 있지. 아마 내년까지도 다 못 들을걸.”“아직도 그 말을 해요?”유진은 씩씩거리며 서인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서인은 가볍게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그는 별다른 힘을 쓰지도 않았지만, 유진은 아무리 버둥거려도 밀어낼 수 없었다.마치 큰 회색 늑대 앞에 선 어린 토끼처럼,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한 채 버둥거릴 뿐이었다.잠시 후, 유진은 숨을 몰아쉬며 결국 포기했다. 그러나 여전히 불만 가득한 얼굴로
임유진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그러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겠네요!”문신 남자는 점점 짜증이 났다.“겨우 서빙하는 주제에 뭘 그렇게 잘난 척이야? 내가 맞팔 달라는 것도 네 급을 봐준 거라고!”유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더 이상 말을 섞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한층 더 큰 목소리로 외쳤다.“사장님! 여기서 행패 부리는 사람이 있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서인이 주방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다부진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은 주변 공기마저도 서늘하게 만들었다.서인의 싸늘한 눈빛이 문신 남자를 향하자, 그는 마치 얼음장 같은 시선에 찔린 듯 등골이 서늘해져, 본능적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섰다.유진은 남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사람이 돈을 내기 전에 제 SNS 맞팔하라고 요구했어요.”그제야 문신 남자의 일행이 이쪽 상황을 알아차리고 하나둘 일어나 힐끗거리며 지켜보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험상궂은 인상이었고, 분위기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그러나 그때, 오현빈과 이문이 후원에서 걸어 나왔다.현빈은 본래 덩치가 크고 험악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고, 이문은 더 말할 것도 없이 손에 주방칼까지 들고 있었다.문신 남자의 일행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슬그머니 자리에 다시 앉았다.그때, 서인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며 문신 남자를 향해 말했다.“좋아. 내꺼를 추가해요. 나랑 얘기 좀 하자고요.”문신 남자는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얼굴이 창백해지며 허둥지둥 휴대폰을 꺼내 결제를 마쳤다. 그러고는 재빨리 동료들을 불러 가게를 빠져나갔다.사람들이 나가자, 현빈이 비웃으며 말했다.“이런 겁쟁이 녀석들. 다음에 또 이런 쓰레기들이 나타나면 말도 필요 없어. 바로 나를 불러.”유진은 별일 아니라는 듯 웃었다.“알겠어요!”서인은 유진을 한 번 쓱 바라보더니, 아무 말 없이 다시 주방으로 돌아갔다. 이문은 그를 따라가며 넌지시 물었다.“아무 일도 없었는데, 왜 그렇게
임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당신 찻주전자를 훔쳐 가겠어요? 안심하세요!”서인은 유진을 날카롭게 노려보며 못마땅한 목소리로 말했다.“네 손님이 너 찾으러 왔으면, 할 얘기 끝났으면 나가라. 가게 바쁘다.”유진은 서인의 표정이 더 이상 좋지 않자, 정말로 화를 낼까 봐 서둘러 대답했다.“별거 아니에요. 내가 그냥 먼저 보낼게요!”그렇게 말한 뒤, 유진은 황급히 돌아서서 여진구를 향했다. 그런데 그 순간, 진구가 서인의 찻주전자를 들고 유심히 살펴보고 있었다.“그거 내려놔요!”유진은 깜짝 놀라 뛰어가며 소리쳤다. 놀란 진구는 손을 헛디뎌 찻주전자를 떨어뜨릴 뻔했다.“왜 그래?”유진은 재빨리 찻주전자를 낚아채듯 빼앗았다.“이거 사장님이 2,000만 원 주고 산 거예요. 깨지면 감당할 수 있어요?”“뭐? 2,000만 원?”진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게 2,000만 원짜리 골동품 같지는 않은데?”유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되물었다.“선배 골동품에 대해 알아요?”“아니?”“그럼 됐죠!”유진은 찻주전자를 소중하게 끌어안으며 말했다.“2,000만 원인데 한 푼도 깎지 않고 샀어요. 그만큼 애착이 있다는 거죠. 깨지면 당연히 화내겠죠!”진구는 여전히 의심스럽다는 듯 말했다.“난 잘 모르지만, 우리 작은아버지는 골동품 전문가야. 가져가서 감정받아 볼까?”그리고 그는 서둘러 덧붙였다.“오해하지 마. 혹시라도 바가지를 썼을까 봐 걱정돼서 그래.”이 찻주전자가 아무리 봐도 2,000만 원짜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유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찻주전자를 내려놓더니, 진구를 밖으로 밀어냈다.“무슨 바가지요? 마음에 들면 2,000만 원이든 2억이든 가치가 있는 거고, 마음에 안들면 2천원도 아까운 거죠.”“그러니까 선배도 선배 할 일 하러 가요! 내 일 방해하지 말고요!”진구는 서인에게 간단히 인사를 한 후, 마지못해 가게 밖으로 나갔다. 그러나 나가기 직전, 그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유진아, 연애
여진구는 바로 문을 나가려 했다. 임유진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 따라붙으며 그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선배 지금 우리 엄마한테 말하러 가는 거예요?”진구는 붉어진 눈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이건 어린애들 사귀는 것도 아니잖아.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안 될 이유가 뭐야?”“안 돼요! 절대 가면 안 돼요!”유진은 온 힘을 다해 진구를 붙잡았다. 그러나 진구는 유진의 손목을 잡고 힘을 줘서 떼어내려 했다.“손 놔!”“안 놔요! 선배, 선배가 뭔데 내 일에 참견죠?”“너희 가족은 전부 내가 너를 회사에서 관리한다고 알고 있어. 그러니 난 너에 대한 책임이 있고!”“뭐요? 지금 미쳤어요? 선배 회사가 무슨 어린이집이에요? 선배는 그냥 내 상사죠, 내가 누구를 좋아하든 상관없잖아요!”“너 내 부서 사람이잖아. 내 책임이야!”“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요!”“넌 너무 철이 없어!”“뭐요? 철이 없다고요?”유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순식간에 진구의 팔을 붙잡고 발을 들어 그의 엉덩이를 차려 했다. 진구는 황급히 몸을 피하면서도, 유진이 중심을 잃고 넘어질까 봐 신경을 썼다....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때, 서인이 커다란 뼈다귀가 담긴 그릇을 들고 다가왔다. 그의 표정은 평소보다 더 무뚝뚝했고, 목소리에도 차가움이 묻어 있었다.“비키지?”유진은 순간 당황해 손을 놓고 한 걸음 물러섰다. 서인은 두 사람 사이를 지나쳐 야옹이에게 가서 음식을 내려놓았다. 애옹이는 음식 냄새를 맡고 서인의 어깨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서인은 귀찮다는 듯 손을 들어 살짝 밀어냈다.서인의 손에 힘이 들어가 있었지만, 애옹이는 몸이 가볍고 재빠른 덕분에 부드럽게 착지했다.야옹이는 그 광경을 보고는 마치 동정을 하듯, 입에 물고 있던 뼈 하나를 작은 애옹이 쪽으로 던졌다.그리고 유진은 이 장면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서인이 애옹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한 달이 지나도 여전히 이런 태도일 줄은 몰랐다.그때
가끔 서인이 몇 마디 맞장구를 쳤지만, 대부분은 임유진이 혼자 말하는 시간이었다.“옆 부서에 새로 들어온 인턴이 있는데, 자꾸 우리 사무실에 와요. 꼭 진구 선배가 있을 때 찾아와서, 다들 걔가 짝사랑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그런데 문제는 진구 선배가 그 애를 네 번이나 봤는데도 아직 이름을 기억 못 한다는 거죠.”“이번 워크숍에 그 부서도 같이 가는데, 혹시 이번 기회에 좀 더 가까워질지도 모르죠!”“우리 동료 중 한 명이 집에서 페르시안 고양이를 키우는데, 벌써 한 살이 넘었대요. 내가 애옹이 사진 보여줬더니 완전 반하더라고요.”“나중에 둘이 고양이 맞선 한 번 보자더라고요. 물론, 이건 사장님 허락이 필요하죠!”...그렇게 신나게 이야기하던 유진은 갑자기 말을 멈추고 서인을 바라보았다. 이에 서인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유진은 입술을 앙다물다가, 문득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결혼하면, 매일 이렇게 같이 있는 거잖아요. 꽤 괜찮지 않아요?”서인은 눈썹을 찌푸리고는 무심한 듯 말했다.“도대체 네 머릿속에는 맨날 무슨 생각이 돌아가는 거야?”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사장님 생각이죠!”유진은 서인의 등 뒤에서 장난스럽게 소리쳤다. 서인의 어깨가 살짝 경직되었고, 발걸음이 반 박자 느려졌다. 그러나 서인은 끝내 뒤돌아보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안으로 사라졌다.유진은 애옹이를 어깨 위에 올려놓고 중얼거렸다.“너 말해 봐. 저 사람,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 맞지?”“냐옹.”애옹이는 맑은 크리스탈 같은 눈동자로 유진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울었다.잠시 후, 오현빈이 다가와 유진을 불렀다.“유진아, 수박 가져왔어. 먹고 가!”유진은 애옹이를 내려놓고, 마당을 정리한 후 안으로 들어갔다. 달콤한 수박을 먹으며 쉬던 중, 손님이 들어왔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었다.“어서 오세요.”그러나 바로, 유진의 표정이 굳어졌고, 눈앞에
소희는 우청아의 손을 꼭 잡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고, 반짝이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이제 시작일 뿐이야. 앞으로 더 좋아질 거야!”금요일, 샤부샤부 가게아침에는 영업하지 않기 때문에, 오현빈과 직원들은 늦게 일어났다. 아침을 먹고 가게 청소하며 테이블을 정리하고, 식재료를 구매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그렇게 바쁘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오전 10시. 막 가게 문을 연 순간, 임유진이 커다란 상자를 안고 들어왔다.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상자 안에는 애옹이를 위한 사료, 간식, 모래 등이 잔뜩 들어 있을 게 분명했다.현빈이 의아한 듯 물었다.“오늘 평일인데, 너 출근 안 했어?”유진은 흰색 티셔츠를 입고 반묶음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생기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회사 단체 워크숍이 있는데 안 갔어요.”이문이 다가와 상자 안을 들여다보며 너털웃음을 지었다.“워크숍 좋잖아. 맛있는 것도 먹고, 놀기도 하고.”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시큰둥하게 말했다.“뭐가 좋아요? 차라리 집에서 푹 쉬는 게 낫죠.”현빈은 이문과 눈을 맞추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었다.“주된 이유는 워크숍에 사장님이 없어서겠지?”“사장님이랑 무슨 상관이죠?”유진은 턱을 치켜들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러나 아주 자연스럽게 위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사장님, 아직 안 일어났어요?”현빈과 이문을 비롯한 직원들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조금 전까지 서인이랑 상관없다고 하더니, 바로 그의 일정을 묻다니!유진은 얼굴이 붉어지더니, 상자 안에서 작은 공을 꺼내 현빈에게 던졌다.“뭘 웃어요?”“아직도 웃어요?”오현빈은 재빠르게 몸을 피하며 두 손을 들었다.“알겠어, 알겠어! 내가 잘못했어!”한바탕 장난을 친 후, 유진은 후원으로 가서 애옹이를 보러 갔다.한편, 서인은 아침 운동으로 샌드백을 몇 번 친 뒤, 아래층 주방에서 야옹이의 밥그릇을 챙겼다. 그리고 후원으로 가려고 문을 열었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작은 나무집
도설유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붉어졌다.“지금 나를 일부러 모욕하는 거예요?”심명의 얼굴에서는 이미 웃음기가 사라졌다고, 차갑고 무심한 눈빛으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내가 준 거울은 가져가고, 이제 꺼져요. 그 따위로 소희에게 덤비다니, 집에 거울이 부족했나 보군.”설유는 모욕감에 치를 떨었다.“그래서 이 모든 게 일부러였다는 거네요!”설유는 심명의 말을 곱씹으며 빠르게 머리를 굴리다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설마, 당신도 임구택을 좋아하는 거예요?”‘그래서 자신이 임구택에게 접근하는 걸 막으려고 일부러 약혼식장에서 데려왔던 거라면?’콜록! 상상을 초월하는 말에 심명은 담배 연기에 기침이 나왔다. 그러고는 차가운 시선으로 설유를 노려보았다.“다시 한번 말하는데, 당장 꺼져요.”‘도대체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한 거야?’설유는 계속 차에서 내리길 거부하며 버텼다. 그러자 심명은 그대로 차 문을 열어 설유를 밀어냈다.마침 밖에 있던 남자가 설유가 다치지 않게 잡아주려 했지만, 설유는 격분하며 그를 마구 밀쳤다.“건방지게 어디 감히 날 만져?”남자는 설유를 차갑게 쳐다보더니, 곧바로 손을 놓아버렸다.쿵! 그리고 설유는 땅바닥에 세게 내팽개쳐졌다. 그녀는 아파서 이를 악물었지만, 제대로 화를 낼 틈도 없이, 앞에서 스포츠카가 급가속하며 떠났다. 그리고 자동차 배기가스가 설유의 얼굴을 향해 뿜어졌다....연회장에서 소희와 우청아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소희는 심명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소희야, 너 때문에 내가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까지 들었어!]뒤에는 벽에 숨어 우는 이모티콘이 붙어 있었다. 소희는 메시지를 보는 순간,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그러면서도 어이가 없었다.[그 여자가 나한테 위협이 되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어?]심명은 단호하게 답장을 보냈다.[안 돼, 네가 조금이라도 기분 나쁘면 안 돼.]소희는 키보드를 두드리며 물었다.[그래서, 무슨 짓을 했어?]심명은 여전히 장난스러
소희는 임구택의 넓고 단단한 어깨에 몸을 기댔다. 소희의 섬세한 눈매에는 부드러움이 깃들었고, 손가락은 그의 어깨선을 따라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러나 그 순간, 구택의 손이 소희의 손을 단단히 붙잡아 가슴으로 끌어안았고, 따뜻하고 촉촉한 입맞춤이 소희의 입술 위에 내려앉았다....도설유는 화원으로 돌아와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 물었다.“아까 장시원 사장 옆에 있던 남자, 키 크고 잘생긴 사람 누구야?”설유의 질문에 몇 명이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짐작했다.“장시원 사장이랑 친한 사람이라면, 임구택, 조백림, 장명원 정도인데, 누구 말하는 거야?”설유는 직감적으로 대답했다.“임구택? 임씨 그룹의 사장?”“맞아, 임구택!”도설유의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그 사람, 결혼했어?”그 말을 듣자 상대방은 흥분한 듯 대답했다.“당연하지! 엄청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어. 그때 인터넷에서도 라이브로 방송됐었는데!”설유는 곧바로 호텔 복도에서 마주쳤던 여자를 떠올리고는 비웃듯이 말했다.“그 사람 와이프, 성격 엄청 안 좋아 보이던데? 그런 남자가 왜 그렇게 무서운 와이프를 골랐을까?”그때, 옆에서 부드럽고도 매혹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임구택에 대해 알고 싶으면 나한테 물어보지 그래요? 난 그의 모든 걸 알고 있는데요?”도설유가 뒤를 돌아보자, 순간적으로 눈이 커졌다. 베이지 캐주얼 슈트를 입고, 귓가에는 흑요석 귀걸이가 반짝이는 남자.그는 마치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미남이었고, 요염한 매력까지 풍기자, 설유의 눈빛이 흔들렸다.“당신 임구택 사장을 알아요?”그 남자는 능청스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당연하죠!”남자는 입꼬리를 날렵하게 올리며 장난스러운 눈빛을 보냈고, 도발적인 눈길은 상대를 본능적으로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설유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속삭였다.“조용한 곳에서 이야기나 나눌까요? 궁금한 거, 다 알려줄게요. 심지어 네가 임구택을 쫓아다니게 도와줄 수도 있어요.”설유는 살짝 당황한 듯 입술을 깨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