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희는 연희를 이해했다, 다만 그녀가 안타까웠을 뿐이다.곧 노명성은 도착했고,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어느 방에 있는지 물었다."둘이 얘기 좀 해, 나 먼저 갈게." 소희가 일어섰다.성연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널 데리고 나왔는데, 당연히 내가 데려다줘야지. 그리고 너랑 노명성은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굳이 왜 가려는 거야?""커플 사이에 껴서 혼자 뭐 하겠냐." 소희는 눈을 깜박이며 가볍게 웃었다. “그리고 너도 술 마셨잖아, 어떻게 운전하냐, 나 혼자 택시 타고 가면 돼."라고 말했다."그럼 집에 도착해서 연락 줘.""그래!"연희는 소희를 배웅했다. 때마침 복도에서 급히 달려온 노명성과 마주쳤다, 그는 정장 차림에 온몸에서 술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아마 술자리를 가지다 달려온 것 같았다. 잘생긴 얼굴에는 금갈색의 눈동자가 빛나고 있었고, 이내 소희와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었다.그는 성연희의 곁으로 걸어가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소희는 두 사람과 작별을 고하고 혼자 호텔을 나서는데, 문 앞에 있는 웨이터가 그녀를 향해뭐가 필요하냐고 물었다.소희가 막 말을 하려는데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임구택을 에워싸고 나오고 있었다.그녀는 웨이터의 도움을 거절하고, 임구택의 차 옆에 서서, 그 무리가 떠나기를 기다렸다, 무리가 떠나자 그녀는 비로소 몸을 돌려 나오며 온화한 목소리로, “구택 씨!" 하고 불렀다.임구택은 몸을 돌려 심연에 가라앉은듯한 눈길로 그녀를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식사를 마쳤나 보군요?”"네!"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덕분에 오늘 고마웠어요."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그의 모습은 피지컬도 훤칠했고 잘생기기까지 했었다."고맙긴요, 서로 돕는 거죠."라고 했다.“네?" 소희는 자기가 그를 도왔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아무것도 아닙니다." 임구택은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그녀에게 물었다,” 그런데심명과 사귄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에요?"소희는 경악에 금치 못하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
별장에 들어서자 어느덧 11시가 다 되었고, 소희는 샤워를 마치고 인형을 안고 소파에 앉아 성연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안부를 알렸다.그녀와 노명성 사이에 어떤 얘기 했는지도 알아보기 위해서, 설마 싸운 건 아니겠지?신호음이 막 끊어질려던 찰나 전화기 속에는 노명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아마 당신의 전화를 받지 못할 거 같네요, 무슨 전할 말이라도 있나요?"전화기 속에서 성연희의 신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명성!”소희는 전화를 뚝 끊었다.그녀는 얼굴에 열이 화끈 올라왔고 이를 악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변태 같은 성연희!다음 날 오후, 소희는 임구택의 저택에서 나오는 길에 퀵을 받았는데, 큰 상자 안에는 모두 연희가 어젯밤에 준 보석과 옷들이 들어 있었다.소희는 안에서 덜 튀는 귀걸이를 골라 청아에게 주려고 했었다, 그런데 월요일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린 디저트 가게에서 다른 점원은 그녀에게 청아는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고 전했다.수요일 점심, 소희는 임유민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를 받았다.소희는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택시를 타고 두 사람이 약속한 중식당으로 달려갔다. 식당 밖에는 LS 그룹의 차가 서 있었고, 차 밖에는 양복을 입은 경호원이 서 있었다.식당에 들어가자 소희는 임유민을 찾아 다급히 물었다. “무슨 일이야?”임유민은 가볍게 웃으며 ”"괜찮아요, 긴장 풀어요, 그냥 밥이나 사주려고요!"소희는 의심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았다."진짜예요, 뭐 먹을거예요?" 임유민은 메뉴판을 소희 앞으로 내밀었다.소희는 가방을 내려놓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 "어서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임유민은 테이블에 두 손을 얹고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둘째 삼촌이 당신을 탐탁지 않게 보고 있어요, 해고하겠다고 하네요"라고 말했다."아!" 소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왜 놀라지 않는 거예요?" 당황하는 쪽은 오히려 임유민이었다."뭘 놀라야 하는 거야?"소희가 되물었다.임
그는 소희가 이 기회를 빌려 착한 학생은 싸우면 안 된다고 혼을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소희는 진지하게, "당연하지,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돕는 건 정의로운 일 아니냐?”라며 고개를 끄덕였다.임유민은 순수하게 눈을 반짝이며 "하지만 난 걔들의 머리를 다 깨부쉈고, 걔들의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오셨고 선생님은 저더러 오후에 학부모를 학교에 데리고 오시고 하셨어요."라고 말했다."너희 선생님은 네가 LS 그룹의 사람인 걸 모르셔?"소희가 물었다.임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학교에 저 말고도 임씨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은 많아요, 게다가 학생기록부에는 우리 엄마 아빠의 이름이 적혀 있고요, 우리 엄마 아빠는 매우 평범한 분들에요."소희는 눈치챘다. "내가 너희 엄마라고 사칭하기를 바라는 거야?""역시 똑똑해요!" 임유민은 그의 막 자란 앞니를 드러내며 웃었다.소희도 "안 돼!"라며 웃어 보였다.임유민은 표정이 굳어서 물었다. "왜요?""첫째, 난 네 부모님이 아니야, 삼촌이 알면 나의 일자리도 확실히 보장되지 않을 거야!"소희는 정색을 하였다. "둘째, 나도 네 스승이니까, 너 선생님을 속일 순 없어.""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거예요!""그래도 안 돼." 소희는 단호하게 "왜 둘째 삼촌을 찾아가지 않는 거야?"라고 물었다.임유민은 눈을 내리깔았다. "둘째 삼촌이 일주일 동안 내가 사고를 치지 않으면 주말에 직접 승마를 가르쳐 주겠다고 약속했거든요.""하지만 이번 일은 이유가 있는 거잖아!"임유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둘째 삼촌은 매우 원칙적이에요, 아닌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이에요, 이유가 어찌 됐든!”소희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어쩔 수 없겠네!”유민은 눈동자를 굴리며 소희에게 "썜이 우리 집에 과외해 주러 오면, 삼촌은 쌤한테 얼마를 드려요?"라고 말했다. "150만 원, 그거는 왜?""날 도와주기만 한다면, 내가 둘째 삼촌에게 이야기해서 수업을 잘 가르친다고 말할게요, 시급을 두 배로 올려주라고도 할게요, 어때요?"소
오후에 소희는 학교를 쉬고 임유민과 함께 초등학교에 갔다.학교에 도착하자 두 사람은 곧장 교무실로 향했다, 문을 두드리며 들어갔고 담임선생님은 그곳에 없었다. 다른 선생님은 소희가 임유민의 학부모로 온 것을 알아채고 예의 바르게 물 한 잔을 따라주며 잠시 기다리라고 했다.그녀는 어렴풋이 두 선생님이 "저분은 누구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학부모님.”"저렇게 젊다고? 보기만 해도 학생 같은데."라고 말했다."걱정 마요, 괜찮을 거예요, 이따가 삼촌이 젊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우리 선생님께 설명할게요."라고 임유민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녀가 속으로 생각했다, 사실 굳이 해명할 필요 없어, 남자들은 모두 젊은 여자를 좋아해!곧이어 선생님들이 들어오셨고, 어떤 선생님은 임유민과 안면이 있었는지, 친절하게 와서 유민이가 최근에 성적 많이 올랐다고 전해줬다소희는 과찬이라며 겸손히 받아쳤다.소희는 선생님들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유민을 데리고 옆 회의실로 가서 기다렸다.두 사람은 5분가량 기다리자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파란색 줄무늬 정장에 검은 뿔테안경을 쓴 사람이었다..임유민은 몸을 일으켰다. "왕 선생님, 저희 둘째 숙모가 오셨습니다!"소희는 한 걸음 다가서며 부드럽게 웃었다. "왕 선생님, 저는 유민의 둘째 숙모입니다."왕 선생은 경악하는 표정을 짓다가 곧 웃으며, "둘째 숙모님도 오셨네요, 마침 저도 둘째 삼촌을 불렀거든요!"라고 말했다.왕 선생님이 말을 마치자 고개를 돌려 뒤에서 들어오고 있는 그를 향해, "어머, 공교롭게 부인분도 여기 오셨어요!"라고 말해줬다.소희는 고개를 홱 돌렸고 남자의 짙은 눈동자와 마주쳤다. 머리가 띵하고 멍해졌다.임유민도 깜짝 놀라 침을 삼키며 "삼촌!"이라고 외쳤다.임구택은 실눈을 뜨고 두 사람을 훑으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그는 감정의 동요 없이 “네.”라고 답했다.선생님은 임유민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께 연락을 드렸더니 외국에서 계셔서 둘째 삼촌한테 연락을 드리라
"나는 어른이고, 더구나 너의 스승이니, 돈에 매수되어서는 안 되는 거였어. 내 잘못이야!"“아주 훌륭하네요!”갑자기 입을 연 임구택은 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을 바라보며 “ 이렇게 의리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니면 지금라도 서로 의기투합을 다지는 건 어떤가요?”소희와 유민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임구택은 임유민에게 말했다. "자신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의롭게 행동해야 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잘못되지 않지만, 친구들을 그렇게 심하게 때릴 필요는 없었어."임유민은 얌전하게 "네." 하고 대꾸했다."결과로만 보면, 이 일은 네가 잘못한 것이 없어. 나는 너를 혼내지 않을 것이다!"임유민은 눈 꼬리가 휘어지게 웃었다. "고마워요, 삼촌!""그런데 " 임구택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 선생님에게 학부모 행세를 해달라고 한것은 어떻게 설명할 거야?"소희가 막 말을 꺼내려다가 거울 속의 임구택의 눈빛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임유민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을게요!”"그래, 잘못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고칠 줄도 알아야 하는거다!" 임구택은 목소리를 낮추며 담담하게 말했다."네!"라고 대답한 임유민은 차에서 내리기 전에 안심하고 소희를 쳐다보았다. "삼촌, 저를 용서해 주셨으니 선생님도 용서해 주실 거죠?"소희는 유민의 순수한 눈빛에 화났던 마음이 누그러졌다."걱정 마, 난 소희씨를 해고하지 않을 거야!" 임구택이 말했다..임유민은 안심하고 두 사람과 작별을 고하고 차에서 내렸고 경호원과 함께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그가 떠나고 차 안에 소희와 임구택 두 사람만 남게 되자 분위기가 묘해졌다.소희가 다시 한번 사과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 거울 속 임구택이 입을 열었다. “당신은 어떻게 초등학생과 같게 행동할 수 있죠, 당신 아이큐가 고작 그 정도인가요? 당신이 숙모라고 해서 선생님이 믿으실 줄 알았나요?"소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일단 초등학생도 아이큐가 높을 수 있고
소희는 그가 농담을 한다고 여겼다, 악의를 품고 하는 말이라고, 그녀에게 후회와 실망감을 주는 방식으로 그녀를 혼내려고 한 것 같았다.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일은 그녀가 도를 넘은 것이고, 임구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해고하지 않았고, 그녀를 해고할 생각도 없는 걸로 이미 충분했다.임구택은 그녀의 표정이 우울함에서 침착함, 심지어 기쁨으로 바뀌는 것이 고스란히 지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아챌 수 있었다. 임구택은 다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소희는 침착하게, “알겠어요.”라고 답했다.30분 후, 벤틀리는 강석 대학교 대문 앞에서 멈추었고, 소희는 차에서 내리면서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임대표님.”"별말씀을! 저도 고마워요, 제 아내만 되어주어서, 어머니가 되어주신 게 아니라."소희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그녀가 아내를 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임구택이 그것을 승낙하지 않은 것이다.남자는 그녀의 귀밑이 빨개진 것을 보고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조심해서 내리세요.”"네, 운전 조심하세요."소희는 차에서 내려 곧장 교문으로 향했고, 임구택은 그녀의 가녀린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교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 차를 몰고 떠났다.…밤이 깊었다, 임유민은 그녀에게 게임을 하자고 연락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떠난 후, 그의 삼촌이 소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화를 내지는 않았는지 물어봤다.소희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억울함을 자신이 혼자 모두 삼킨 듯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과연, 유민은 마음이 불편했는지, 게임에서 그녀에게 많은 무기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밤새 여기저기서 돌아다니며 그녀의 캐릭터를 보호했고, 대신 많은 폭탄을 맞았다.9시 30분이 되었고, 소희는 유민에게 잠을 자라고 했고 평소처럼 시큰둥하지 않았고 오히려 군말 없이 게임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얼마 뒤, 소희는 뒤늦게 아버지 소정인의 연락을 받았다, 이
그녀가 컴퓨터 앞에 서자 컴퓨터와 스크린이 자동으로 켜졌다.소희는 컴퓨터에서 방금 전 핸드폰에서 본 독수리 모양의 아이콘을 열고 들어가 비번을 입력했고 안에는 3차원의 이미지 파일이 튀어나왔다.소희는 그것을 뚫어지게 보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보름 전 영국 런던에서 송가 그룹이 반인반수 모양의 청동기를 구매했는데, 운반 과정에 비행기가 몽골 경계에 추락하여 현재 청동기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하더군요. 송가네는 우리에게 이 청동기를 찾아주면 22억을 주겠다고 하는데...” 소희는 소식을 읽다 상대방에게 물었다."의뢰 받을까요?”모니터에서 음성변조가 된 아기 소리가 들려왔다. “받으세요. 제가 마침 근처에요. 확인해 보고 연락드리죠.”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컴퓨터 스크린의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청동기의 사진과 관계자의 파일은 당신한테 보낼게요.""푸른 독수리님." 소희가 분부했다. "당신은 하얀 독수리를 돕도록 해요.""네!" 푸른 독수리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나직했다.세 사람은 세부 사항을 다시 상의했고, 11시가 다 되어 소희는 서재를 떠났다.토요일 오전, 소희가 임구택의 저택에 도착했고 임유림은 뜻밖에도 외출하지 않은 상태였다.그녀가 온 것을 알고 임유림은 그녀를 끌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감격에 겨워 말했다."이번 시험에서 유민이의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삼촌도 매우 만족스러워하더라. 정말 고마워.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 줬어!""돈을 받고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걸.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소희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임유림은 마침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러다 소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녀는 얘기 도중 목걸이를 몇 개 꺼내 목에 비교하며 소희에게 어느 것이 예쁘냐고 물었다.모두 명품 브랜드인데 몇 개는 한정판으로 나온 것이었다."이것도 있어!"소희에게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여주는 임유림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이거는 주민이가 준 건데, 예뻐?"소
소희는 고개를 들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네가 사랑을 알아?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라고 반문했다."저것 좀 봐요, 바보처럼 웃고 있는 모습!" 임유민은 콧방귀를 뀌었다.소희는 위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사랑의 본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야."임유민은 연신 흥 거리며 "그럼 나는 앞으로 연애 같은 거는 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도 하지 말아요."소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 “내가 왜?”임유민은 당당하게 말했다. "사랑에 빠져서 둔감해지면, 나한테 어떻게 공부를 가르쳐줘요?"소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날 오후에 삼촌이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둘째 삼촌이 뭐라고 했는데요?"라고 임유민은 궁금해서 물었다."지금 내 아이큐가 너처럼 낮다고 했어!" 소희는 냉소를 지으며 그를 넘어 성큼성큼 걸어갔다.임유민은 어리둥절해서는 그녀를 쫓았다. “우리 삼촌이 그렇게 이야기할 리가 없어요!”한 시간 반의 수업은 금방 지나갔고, 소희가 짐을 챙겨 내려가는 길에 임구택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지난번 일이 떠올랐는지 못 본 체하고 그냥 지나칠 생각을 했다.뒤따라 가던 임유민은 큰소리로 말했다. "쌤, 오후에 삼촌과 함께 승마장에 가는데, 쌤도 함께 가요!”소희는 멈칫 굳었고 그 소리에 임구택 역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더니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에게 다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수업 끝났나요?""네!" 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임유민은 다시 한번 물었다. "삼촌, 선생님도 우리와 함께 가면 안 되나요?""아뇨, 전 괜찮아요."임구택은 "오후에 별다른 일 없으면 함께 가요, 마침 승마장에서 미팅이 있는데 그러면 유민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요."라고 말했다.그가 이렇게 말하자 소희는 더 이상 거절하기 어려워 고개를 끄덕였다.임구택은 손을 들어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 출발합시다. 장원에서 바비큐를 준비했다고 했으니 거기서 점심을 먹으면 될 거 같네요!"“잘 됐다! 그럼
예식장 안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주례자는 차분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제 신랑과 신부의 결혼 서약을 낭독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서도 함께 느껴 보시고, 곁에 있는 사람을 더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주례자의 목소리는 한층 더 엄숙해졌다.“임구택 군, 당신은 이 아름다운 소희 양을 아내로 맞이하시겠습니까?”“소희 양의 손을 맞잡고 백년해로하며, 그 어떤 간난신고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시겠습니까?”구택은 깊은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단호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예, 서약합니다. 소희를 평생 소중히 여기고, 챙기고, 제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충실히 사랑하겠습니다.”주례자는 이번에는 소희를 향해 물었다.“소희 양, 당신은 임구택 님을 남편으로 맞이하시겠습니까?”“임구택 군과 함께 인생의 길을 나란히 걷고, 그 어떤 간난신고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시겠습니까?”소희는 구택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서약합니다. 조건 없이 사랑하며,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구택의 눈에는 감정이 빛나고 있었고, 그의 따뜻한 마음과 온기는 오직 소희를 위해 존재했다.주례자는 미소를 지으며 선언했다.“이제 임구택 군과 소희 양이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두 사람을 위해 축복의 박수를 보내주세요!”예식장은 다시 한번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모든 하객은 이 감동적인 순간에 눈물을 글썽이며 박수를 보냈다. 그 박수 소리는 끝없이 이어졌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울려 퍼졌다.연희는 박수를 치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는 뜨거웠지만,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우청아 또한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했다.주례자는 박수 소리 속에서 다시 입을 열었다.“이제 신랑과 신부께서 결혼의 영원함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결혼반지를 교환하시겠습니다.”그 순간, 뒤쪽 계단에서 임유민이 요요를 안고 나타
강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소희의 손을 임구택의 손 위에 조심스럽게 얹었다. 마치 신성한 임무를 완수한 듯 그는 말했다.“행복하길 바랄게.”임구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고마워요.”주변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소희는 시언을 깊이 바라보았다.그 시선에는 어린 시절 그가 자신을 가르쳐 주고 곁에서 함께해 주었던 시간, 그리고 두터운 남매의 사랑과 가족 간의 정이 모두 담겨 있었다.시언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소희를 응원했다. 마치 어린 시절 소희의 손을 잡고, 약하고 외롭던 소녀를 강하고 단단한 소희로 성장시켜 주었던 순간처럼.앞으로도 각자의 길을 걷더라도, 그들은 서로의 곁에 있을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들의 관계는 공기와 햇빛처럼 언제나 존재하며, 그들의 삶 속 깊이 자리할 것이었다.소희는 구택의 팔을 붙잡고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시언이 바로 뒤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발걸음은 더욱 단단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그리고 자신의 곁에 있는 남자는 소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어떤 망설임도 없게 했다.레드카펫은 길었고, 앞으로 함께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도 길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란히 걷는다면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구택은 옆에서 소희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하고 힘이 있었다.예식장의 한구석, 커다란 부조 기둥에 기대어 서 있던 심명이 소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심명의 시선은 소희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오늘 정말 아름답네.’소희의 모습, 그녀의 미소, 모든 것이 그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고 있었다.그때, 뒤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희, 정말 예쁘네요!”심명은 눈초리를 치켜들며 뒤를 돌아보자, 남궁민이 걸어오며 그의 옆에 섰다.햇빛이 남궁민의 짙은 갈색 눈에 반사되어 깊고 매혹적인 빛을 띠고 있었다.“왜 강성에 있는 구은서를 놔두고 여기까지 왔어요?”남궁민은 이미 자신이 심명의
음악 소리에 맞춰,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오를 때, 신랑인 임구택이 중앙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왔다.그 순간, 거대한 아치형 정문이 열리며 정오의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수천 갈래의 황금빛이 예식장 안을 가득 채운 듯했다.찬란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피어난 꽃들, 그리고 붉은 카펫은 그 빛에 의해 생명을 얻은 듯 더욱 생동감 있고 화려해졌다.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과하며 무지갯빛 광채를 만들어냈고, 이 환상적이고 웅장한 장면에 하객들은 숨을 멈추고 정문 중앙에 서 있는 한 여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소희는 시언의 팔을 잡고 붉은 카펫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예식장 안은 하객들로 가득 찼지만, 고요한 정적 속에 우아한 현악 연주만이 홀 안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었다.소희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드레스는 가슴 위를 덮는 깔끔한 디자인에 어깨를 타고 내려가는 레이스로 이루어져 있었다.얇은 꽃잎 모양의 레이스가 어깨를 감싸며 은은하게 살결을 드러냈고, 그 아래로는 매끈한 쇄골과 길고 고운 목선이 돋보였다.허리선 아래부터는 화려한 자수 문양이 드레스 끝자락까지 펼쳐졌고, 풍성한 치마는 소희의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며 단순함과 정교함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소희의 머리에는 구택이 준비한 티아라가 얹혀 있었고, 티아라에 박힌 찬란한 다이아몬드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조금도 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고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긴 베일이 드레스 끝까지 내려와 천천히 레드 카펫 위를 스치며 움직였다. 소희는 그림 같은 미모와 함께 단아하면서도 청아한 기품을 자아내며 성스러워 보였다.시언은 깔끔한 흰 셔츠에 검정 조끼를 입고 있었고, 훤칠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소희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고 함께 걸어왔다.두 사람이 함께 입장하는 순간, 예식장의 조명이 한층 어두워진 것처럼 느껴질 만큼 두 사람의 존재감은 강렬했다.구택은 레드 카펫 끝에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세상에 울려 퍼지는 모든 소리가 멀어진 듯, 구택의 눈에는 소희만
결혼식장이 웃음과 이야기로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주례가 결혼식 무대로 올라서자 점차 차분해졌다.결혼식장 가장 앞줄 귀빈석에는 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사람들이 각각 자리했다. 시언이 입장하며 뒤쪽 하객석을 한번 훑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단번에 맨 뒷자리 가까이 앉아 있는 강아심을 찾아냈다.아심은 도도희와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어깨에 늘어뜨리고 있었다.그 모습이 아심의 부드럽고 매혹적인 옆모습을 가리고 있었다.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즐거워 보였다.시언은 별다른 표정 없이 시선을 거두었다.강재석이 나타나자, 결혼식장은 잠시 숨소리마저 조용해졌다. 이내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그를 화제로 삼기 시작했다.“저분이 강씨 집안의 어르신인가 봐. 정말 카리스마 넘치시네!”“옆에 있는 젊은 사람은 강재석 어르신의 손자겠지?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왜? 마음에 들어? 꿈 깨. 강씨 집안이랑 혼인을 맺으려면 임씨 가문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다고.”“현실은 안 되더라도 꿈꾸는 건 내 자유잖아? 결혼식 끝나고 가서 연락처라도 물어볼 거야.”“좋아, 한번 해봐. 강씨 집안의 도련님이 연락처를 줄지 안 줄지 보자고. 근데 얻으면 나랑 공유하는 거 알지?”“내가 얼굴에 철판 깔고 얻은 연락처를 왜 너랑 공유해? 너도 도전해 보든가!”...아심은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이들의 대화를 듣고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도도희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봤니? 강시언이 얼마나 인기 많은지.”아심은 나른하게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는 거죠.”도도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아심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직 소희를 못 봤네요. 오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은 정말 예쁠 것 같아요!”도도희가 물었다.“소희랑 친한 사이인가?”아심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그렇게
도도희는 강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심이 왔어.”시언의 눈빛이 깊어졌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뜻을 보였다. 강재석은 그보다 훨씬 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심양도 왔어?”도도희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아저씨도 아심을 아세요?”“당연히 알지. 우리 사이가 보통 사이인 줄 아니?”강재석은 의미심장하게 시언을 한 번 쓱 보고는 환한 미소로 말했다.“지금 어디 있나?”“아마 이미 예식장 안으로 들어갔을 거예요.”도도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미리 알았다면 데리고 여기로 왔을 텐데.”강재석은 상관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온 것만으로도 아주 좋아. 어차피 곧 볼 테니까.”도경수의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재아는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얽혀 올라왔다.‘엄마가 강아심을 알다니... 그리고 강재석과 강시언은 아심에게 훨씬 더 호의적이잖아. 그런데 엄마도 강아심과 더 가깝다니...’자시느이 엄마가 아심과 이렇게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아는 왠지 모르게 불쾌했다.도도희는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아저씨, 예식장에 가셔야 할 시간이에요. 저는 여기서 이만 물러날게요. 아심을 찾아보려고요.”도경수는 다급한 표정을 지었지만, 강재석이 그의 마음을 눈치채고는 도도희에게 말했다.“결혼식 끝난 후에는 서두르지 말고, 우리와 시간을 좀 더 보내. 오랜만에 만났으니 제대로 얘기 나눠야지.”도도희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결혼식이 끝나면 다시 찾아뵐게요.”“좋아!”강재석은 따뜻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도경수도 말했다.“내 전화번호 알지?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렴.”도도희는 알겠다고 답한 뒤, 몇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도경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강재석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그래도 드디어 도도희를 만났잖아. 그리고 직접 강씨 집안으로 돌아온다고 했으니, 좋은 소식 아닌가?”도경수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우리 부녀가 어쩌다 이렇게 서먹서먹
“아저씨, 오랜만이에요!”“강시언!”시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언제 도착했어요?”도도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좀 전에.”이어 도도희는 임씨 집안의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축하를 전했다.다른 소파에 앉아 전화를 받고 있던 도경수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도도희를 보았다. 도도희를 보자 그의 손이 떨렸고, 들고 있던 전화기를 놓칠 뻔했다.양재아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저분이 제 엄마예요?”도경수는 전화를 끊고 천천히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도도희!”도도희는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를 본 순간, 도도희의 얼굴에 머금었던 온화한 미소가 굳어졌다.오랜 세월 동안 그녀의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고집스럽고 자신만만하며 독선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머리는 이미 백발이 섞였고,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때 자부심과 오만으로 가득 찼던 그의 모습은 세월 앞에서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도도희는 천천히 걸어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도경수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가득 찼고,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재아는 서둘러 티슈를 가져와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도경수와 도도희 부녀의 사연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임시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결혼식이 곧 시작되니 저희는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두분은 편히 이야기를 나누시죠. 이따가 두 분을 귀빈석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으니.”도도희는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감사드려요.”임시호는 임씨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방을 나갔다.도경수는 눈물을 닦으며 약간 당황한 듯 말했다.“듣기로는, 네가 아이들에게 수업하고 있다더군. 수업은 잘 진행되고 있니?”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곧 끝날 거예요.”“그렇구나. 산골은 비가 자주 와서 위험할 수도 있어. 네 몸조심해야 한다.”“알고 있어요.”“수업이 끝나면 내가 운성으로 널 데리러 갈
운성 별장.결혼식이 시작되기 직전, 하객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앉았다. 몇 달간 공들여 준비한 성의 결혼식장은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경탄하게 했다.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돔 천장에는 불빛이 비쳐 깊고 짙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천장 주변에는 선명한 그림들과 함께 야광석과 각종 보석이 박혀 있었고, 웅장한 부조 조각들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더했다.천장 아래에는 크고 작은 100여 개의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늘어서 있었고, 빛나는 불빛은 화려한 천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간 전체는 장엄하면서도 로맨틱하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꽃으로 둘러싸인 유리 다리는 결혼식장 무대로 이어졌고, 무대에는 5미터 높이의 성 모형이 있었다.이 성은 수천 킬로그램의 설탕 공예로 만들어진 것으로, 7개의 건물, 회랑, 벽, 다리까지 모두 실물처럼 섬세하게 제작되었다.금색 지붕은 거대한 쿠키로 구웠으며, 주 벽면은 설탕 공예, 문과 창문은 초콜릿으로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로 장식되어 있었다.이 거대한 설탕 성은 크기가 충분히 커서 어른 수십 명이 들어가도 공간이 넉넉할 정도였다. 이를 제작하는 데 들어간 인력과 비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결혼식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거대한 디저트 성에 눈을 뗄 수 없었다.“이 성은 내 모든 상상을 다 만족시켜요. 안에 들어가 보고 싶네요!”“들었는데, 신부가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사장님이 특별히 와이프를 위해 준비한 디저트 하우스래요!”“와, 이건 정말 애처가의 끝판왕 아닙니까?”“전에는 라이브 방송에서 사장님이 준비한 다섯 개의 티아라를 보고도 놀랐는데, 이건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이네요!”“여기서 나는 건 케이크 냄새가 아니에요. 순도 100%의 돈 냄새라고요!”...기자들은 이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올렸고, 새로운 화제가 즉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기존의 검색어는 임구택의 티아라 다섯 개, 티아라의 가치와 유래, King의 티아라 등이었지만,
유정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말했다.“그럼 마음껏 조백림에게 술을 먹여. 내가 눈 하나 깜짝하는지 두고 보자고.”유정은 말을 마친 뒤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어차피 조백림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진우행 씨나 구은정 씨도 있잖아요!”유정이 우행의 이름을 꺼내자, 소희의 립스틱을 바르던 화영의 손이 잠시 멈칫했지만, 금세 다시 아무렇지 않게 집중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꽃다발을 들고 있던 유진이 급히 말했다.“우리 사장님은 소희의 친정 식구예요. 사장님을 괴롭히면 안 되죠!”유진의 말이 끝나자 연희와 유정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띠었다. 연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유진아, 구은정 씨를 이렇게 걱정하는 이유가 뭐야?”유진은 눈을 굴리며 능청스럽게 말했다.“소희를 생각해서요!”그러면서 소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맞죠, 숙모?”연희는 바로 이어받아 말했다.“어머나, 숙모라고 부르네? 이건 뭔가 더 이상한데!”다들 웃음을 터뜨렸지만, 유진은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며 농담을 받아넘겼다. 웃음과 장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 결혼식이 점점 가까워졌다....모든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임씨 집안의 결혼식은, 집에 갇혀 있는 구은서의 관심도 끌었다.은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남궁민의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남궁민의 부하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조용히 돌아갔다.은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선영은 임씨 집안의 결혼식 생중계를 보며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사람들이 임씨 집안 사람들이겠지? 참 대단하네.”은서는 TV 화면에 투사된 생중계 화면을 보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질투로 일그러져 있었다.“꺼버려!”서선영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화풀이하진 마.”은서는 이미 화가 나 있던 터라, 언성이 더 높아지며 말했다.“엄마 탓이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갇힌 것도
성연희가 웃으며 말했다.“고작 30분이에요.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조금 후엔 우리가 소희를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신랑님 앞에 보내드릴게요!”구택은 소희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자부심과 약간의 오만함이 섞여 있었다.“우리 소희는 언제나 아름답죠.”주변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소희는 붉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웃으며 말했다.“잠시 후에 봐.”이에 구택은 뒤돌아 연희에게 물었다.“이따 소희 메이크업도 다시 손봐야 하나요?”연희는 대답했다.“그렇죠, 왜요?”연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구택은 갑자기 몸을 숙여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모든 사람이 놀라 숨을 들이마시더니 곧이어 방 안이 큰 환호성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연희는 소리를 질렀다.“아직 결혼식도 안 했는데, 미리 이렇게 혜택을 나눠줘도 되는 거예요?”장시원은 우청아를 안으며 그녀의 눈을 가렸다.“보지 마. 눈 버리기 딱 좋아. 누군가가 흥분을 못 이기고 저러는 건 보기 민망하다니까.”조백림과 다른 사람들은 꽃바구니에서 꽃잎을 꺼내 들고 두 사람에게 뿌리며 분위기를 돋웠다.방 안은 완전히 떠들썩했지만, 소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맑은 눈은 부드러운 빛을 담고 있었고, 가볍게 입술을 맞대며 구택에게 답했다.세상의 화려함과 이 결혼식의 웅장함도 눈앞의 이 사람이 주는 행복에는 비할 수 없었다. 소희가 먼저 멈추고 그의 입술에 이마를 살짝 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준비하러 가, 구택 씨. 결혼식에서 봐.”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남편이라고 불러야지.”소희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알았어, 남편.”이제야 만족한 듯 구택은 그녀의 볼을 한번 쓰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밖으로 나가는 길에 시원이 티슈를 건네며 말했다.“입술 좀 닦고 가지?”구택은 티슈를 흘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안 닦아.”구택의 입술에는 연지 자국이 남아 있었고, 평소의 냉정하고 고고한 분위기에 신비롭고 관능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