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7화

Author: 금추
"나는 어른이고, 더구나 너의 스승이니, 돈에 매수되어서는 안 되는 거였어. 내 잘못이야!"

“아주 훌륭하네요!”

갑자기 입을 연 임구택은 백미러를 통해 두 사람을 바라보며 “ 이렇게 의리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니면 지금라도 서로 의기투합을 다지는 건 어떤가요?”

소희와 유민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임구택은 임유민에게 말했다. "자신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의롭게 행동해야 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잘못되지 않지만, 친구들을 그렇게 심하게 때릴 필요는 없었어."

임유민은 얌전하게 "네." 하고 대꾸했다.

"결과로만 보면, 이 일은 네가 잘못한 것이 없어. 나는 너를 혼내지 않을 것이다!"

임유민은 눈 꼬리가 휘어지게 웃었다. "고마워요, 삼촌!"

"그런데 " 임구택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 선생님에게 학부모 행세를 해달라고 한것은 어떻게 설명할 거야?"

소희가 막 말을 꺼내려다가 거울 속의 임구택의 눈빛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임유민은 고개를 숙였다. “제가 잘못했어요,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을게요!”

"그래, 잘못을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고칠 줄도 알아야 하는거다!" 임구택은 목소리를 낮추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라고 대답한 임유민은 차에서 내리기 전에 안심하고 소희를 쳐다보았다.

"삼촌, 저를 용서해 주셨으니 선생님도 용서해 주실 거죠?"

소희는 유민의 순수한 눈빛에 화났던 마음이 누그러졌다.

"걱정 마, 난 소희씨를 해고하지 않을 거야!" 임구택이 말했다..

임유민은 안심하고 두 사람과 작별을 고하고 차에서 내렸고 경호원과 함께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떠나고 차 안에 소희와 임구택 두 사람만 남게 되자 분위기가 묘해졌다.

소희가 다시 한번 사과하기 위해 입을 열려는 순간, 거울 속 임구택이 입을 열었다. “당신은 어떻게 초등학생과 같게 행동할 수 있죠, 당신 아이큐가 고작 그 정도인가요? 당신이 숙모라고 해서 선생님이 믿으실 줄 알았나요?"

소희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일단 초등학생도 아이큐가 높을 수 있고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화

    소희는 그가 농담을 한다고 여겼다, 악의를 품고 하는 말이라고, 그녀에게 후회와 실망감을 주는 방식으로 그녀를 혼내려고 한 것 같았다.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일은 그녀가 도를 넘은 것이고, 임구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해고하지 않았고, 그녀를 해고할 생각도 없는 걸로 이미 충분했다.임구택은 그녀의 표정이 우울함에서 침착함, 심지어 기쁨으로 바뀌는 것이 고스란히 지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알아챌 수 있었다. 임구택은 다시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차에 시동을 걸었다.소희는 침착하게, “알겠어요.”라고 답했다.30분 후, 벤틀리는 강석 대학교 대문 앞에서 멈추었고, 소희는 차에서 내리면서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임대표님.”"별말씀을! 저도 고마워요, 제 아내만 되어주어서, 어머니가 되어주신 게 아니라."소희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요!”  그녀가 아내를 원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임구택이 그것을 승낙하지 않은 것이다.남자는 그녀의 귀밑이 빨개진 것을 보고 더 이상 놀리지 않았다. “조심해서 내리세요.”"네, 운전 조심하세요."소희는 차에서 내려 곧장 교문으로 향했고, 임구택은 그녀의 가녀린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교문으로 들어서는 것을 보고 차를 몰고 떠났다.…밤이 깊었다, 임유민은 그녀에게 게임을 하자고 연락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떠난 후, 그의 삼촌이 소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화를 내지는 않았는지 물어봤다.소희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억울함을 자신이 혼자 모두 삼킨 듯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과연, 유민은 마음이 불편했는지, 게임에서 그녀에게 많은 무기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밤새 여기저기서 돌아다니며 그녀의 캐릭터를 보호했고, 대신 많은 폭탄을 맞았다.9시 30분이 되었고, 소희는 유민에게 잠을 자라고 했고 평소처럼 시큰둥하지 않았고 오히려 군말 없이 게임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얼마 뒤, 소희는 뒤늦게 아버지 소정인의 연락을 받았다, 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화

    그녀가 컴퓨터 앞에 서자 컴퓨터와 스크린이 자동으로 켜졌다.소희는 컴퓨터에서 방금 전 핸드폰에서 본 독수리 모양의 아이콘을 열고 들어가 비번을 입력했고 안에는 3차원의 이미지 파일이 튀어나왔다.소희는 그것을 뚫어지게 보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보름 전 영국 런던에서 송가 그룹이 반인반수 모양의 청동기를 구매했는데, 운반 과정에 비행기가 몽골 경계에 추락하여 현재 청동기의 행방이 묘연하다고 하더군요. 송가네는 우리에게 이 청동기를 찾아주면 22억을 주겠다고 하는데...” 소희는 소식을 읽다 상대방에게 물었다."의뢰 받을까요?”모니터에서 음성변조가 된 아기 소리가 들려왔다. “받으세요. 제가 마침 근처에요. 확인해 보고 연락드리죠.”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컴퓨터 스크린의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청동기의 사진과 관계자의 파일은 당신한테 보낼게요.""푸른 독수리님." 소희가 분부했다. "당신은 하얀 독수리를 돕도록 해요.""네!" 푸른 독수리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나직했다.세 사람은 세부 사항을 다시 상의했고, 11시가 다 되어 소희는 서재를 떠났다.토요일 오전, 소희가 임구택의 저택에 도착했고 임유림은 뜻밖에도 외출하지 않은 상태였다.그녀가 온 것을 알고 임유림은 그녀를 끌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 감격에 겨워 말했다."이번 시험에서 유민이의 성적이 많이 올랐다고 삼촌도 매우 만족스러워하더라. 정말 고마워. 우리 가족의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 줬어!""돈을 받고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걸.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소희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임유림은 마침 옷을 갈아입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러다 소희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그녀는 얘기 도중 목걸이를 몇 개 꺼내 목에 비교하며 소희에게 어느 것이 예쁘냐고 물었다.모두 명품 브랜드인데 몇 개는 한정판으로 나온 것이었다."이것도 있어!"소희에게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여주는 임유림은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이거는 주민이가 준 건데, 예뻐?"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0회

    소희는 고개를 들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네가 사랑을 알아?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라고 반문했다."저것 좀 봐요, 바보처럼 웃고 있는 모습!" 임유민은 콧방귀를 뀌었다.소희는 위층으로 올라가며 말했다. "사랑의 본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야."임유민은 연신 흥 거리며 "그럼 나는 앞으로 연애 같은 거는 하지 않을 거예요, 당신도 하지 말아요."소희는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 “내가 왜?”임유민은 당당하게 말했다. "사랑에 빠져서 둔감해지면, 나한테 어떻게 공부를 가르쳐줘요?"소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날 오후에 삼촌이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둘째 삼촌이 뭐라고 했는데요?"라고 임유민은 궁금해서 물었다."지금 내 아이큐가 너처럼 낮다고 했어!" 소희는 냉소를 지으며 그를 넘어 성큼성큼 걸어갔다.임유민은 어리둥절해서는 그녀를 쫓았다. “우리 삼촌이 그렇게 이야기할 리가 없어요!”한 시간 반의 수업은 금방 지나갔고, 소희가 짐을 챙겨 내려가는 길에 임구택이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지난번 일이 떠올랐는지 못 본 체하고 그냥 지나칠 생각을 했다.뒤따라 가던 임유민은 큰소리로 말했다. "쌤, 오후에 삼촌과 함께 승마장에 가는데, 쌤도 함께 가요!”소희는 멈칫 굳었고 그 소리에 임구택 역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더니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녀에게 다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수업 끝났나요?""네!" 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임유민은 다시 한번 물었다. "삼촌, 선생님도 우리와 함께 가면 안 되나요?""아뇨, 전 괜찮아요."임구택은 "오후에 별다른 일 없으면 함께 가요, 마침 승마장에서 미팅이 있는데 그러면 유민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어요."라고 말했다.그가 이렇게 말하자 소희는 더 이상 거절하기 어려워 고개를 끄덕였다.임구택은 손을 들어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럼 지금 출발합시다. 장원에서 바비큐를 준비했다고 했으니 거기서 점심을 먹으면 될 거 같네요!"“잘 됐다! 그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화

    다행하게도 임유민이 달려와 소희를 깨우는 바람에 그녀는 임구택한테 자신의 이런 창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세 사람은 마구간에 가서 말을 골랐다.구택과 유민은 모두 스스로 기르는 말이 있었기에 소희 혼자만 임시로 골라야 했다.조랑말 한 마리를 고른 그녀는 유민에게 한바탕 비웃음을 당했다.소희는 그의 비웃음을 태연자약하게 받아들였다. 그녀는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이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있기만 하면 되었기에 처음으로 말을 타는 소희는 차라리 조랑말을 타고 유민에게 비웃음을 당할지언정 무리하게 큰 말을 선택하여 말에서 떨어질 때의 창피함과 고통을 받고 싶지 않았다.구택은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좌우되지 않고 꿋꿋하게 조랑말을 선택하는 것을 보고 보기 드물게 흐뭇해하는 표정을 보였다.조랑말은 소희의 말을 아주 잘 들었다. 말을 타 본 적이 없던 그녀는 조련사의 지도를 받고 안전하게 말 위에 타고 다룰 수 있었다.구택과 유민은 말을 탄 채로 그녀가 비교적 능숙하게 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녀를 데리고 함께 돌기 시작했다.세 사람은 말을 타고 길을 따라 천천히 달렸다. 길 양쪽에는 높고 큰 메타세쿼이아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복숭아꽃과 벚꽃이 있었다.마침 늦봄이라 봄바람은 얼굴을 스쳤고 꽃보라가 흩날렸다. 속도 내서 달릴 때 꽃잎은 얼굴에 떨어지며 아프지 않고 오히려 살짝 가렵게 느끼게 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온몸이 홀가분하고 상쾌하게 만들었다.구택은 말을 타고 앞에서 걷다가 소희가 유민과 무슨 말을 했는지 유민이 과장하게 웃는 소리가 뒤에서 전해왔다.고개를 돌리자 그는 조랑말 위의 소녀가 흰 셔츠에 검은색 멜빵바지를 입은 채 머리를 높이 묶으며 햇빛이 그녀의 정교한 이목구비를 비추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평소처럼 내성적이고 온화하지 않고 마음껏 떠들던 그녀는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었다.구택은 멈칫하며 이런 모습이 바로 진정한 소희의 모습이라 느꼈다.세 사람은 말을 타고 10여 분을 달리다가 아스팔트로 된 길로 들어가자 그 끝에는 별장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화

    구택은 그곳에 멈춰 섰다. 그는 유민의 갑작스러운 습격에 놀라지 않고 오히려 갑자기 튀어나온 소녀에게 깜짝 놀랐다.하지만 그는 즉시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소녀의 강렬한 가슴 뛰는 소리를 느꼈기 때문이다. 구택은 약간 고개를 숙이며 낭패하기 그지없는 그녀의 모습을 보았다. 젖은 긴 속눈썹 아래 눈동자가 반짝이며 뜻밖에도 약간의 두려운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소희는 다시 한번 남자의 귀 뒤에 있는 흉터를 보았다. 흉터는 이미 연분홍색으로 변하여 거의 정상적인 피부와 같았다.무려 5초 동안 구택은 말을 하지 않고 소녀의 호흡이 평온해지기를 기다렸다. 그러고는 농담을 하며 입을 열었다."소희 씨가 내 품으로 안긴 게 이번이 몇 번째죠? 정말 유민이 둘째 숙모가 되고 싶은 거예요?"소희는 멍해지다 정신을 차리며 갑자기 고개를 들어 희노를 알 수 없는 약간의 비웃음을 띈 남자의 눈과 마주쳤다. 남자의 눈동자에는 숲속의 어두운 빛이 비치며 더욱 어두워졌다.그녀는 얼굴을 붉힌 채 두 걸음 뒤로 물러서며 애써 설명했다."나, 난 그저 물 폭탄 막아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냥 힘을 좀 너무 세게 쓴 거고요."구택은 그녀가 회피하는 모습을 보고 계속 웃었다. 그녀의 귓가까지 빨개지자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부드럽고 낮았다."그만 놀릴게요, 어서 놀러 가요!"마지막 몇 글자를 말할 때, 그 말투는 마치 아이를 달래는 것 같았다.소희는 조금 전의 경솔함에 약간 창피하기도 심지어는 당황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녀는 남자의 말투를 주의하지 못하고 침착한 척하며 돌아섰다.몸을 돌리자 갑자기 향기가 전해왔다. 고기 냄새를 맡은 그녀는 갑자기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별장에서 하인은 이미 생선을 굽고 있었다.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절인 쇠고기, 사슴 고기도 있었다.소희는 냄새를 맡자마자 불안한 마음은 순식간에 사라지며 오직 배고픔만 남았다.유민은 또 물 폭탄을 가득 싣고 와서 구택과 자랑했다."둘째 삼촌, 저 점점 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화

    소희는 고맙다고 하면서 속으로 오늘 유민이의 덕을 봐서 구택이 자신을 아이처럼 잘 보살펴줬다고 생각했다.유민도 고맙다고 말하며 자신은 소희 덕분에 그의 둘째 삼촌이 이렇게 매너 있게 자신을 아이처럼 잘 돌봤다고 생각했다.세 사람은 각자 생각에 잠기며 묵묵히 식사를 했다. 주위 환경이 너무 좋았는지 아니면 셰프의 솜씨가 좋았는지 어쨌든 소희는 음식을 만족스럽게 먹었다.밥을 거의 다 먹을 무렵, 유민이 요구르트를 마시려 하자 하인은 얼른 방에 가서 가지러 갔다. 이때 구택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두 병 가져와요. "유민과 소희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밥 먹은 뒤 먼저 말을 타러 갈 것인가 아니면 실내관에 가서 배드민턴을 칠 것인가를 상의했다. 오후에는 또 두 차례의 경마가 있다고 한다.하인은 요구르트 한 병을 먼저 유민 앞에 놓자 구택은 자연스럽게 다른 한 병을 소희의 손 옆에 놓았다.......원래 식후 활동에 대한 기대가 엄청 컸지만 고기를 먹고 요구르트까지 마신 유민은 더는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배불리 먹었으니 격렬한 운동을 피할 겸 구택은 그들과 함께 낚시를 하러 갔다.세 사람은 조를 나누어 시합을 했다. 소희와 유민은 한 조, 구택은 스스로 한 조. 진 사람은 저녁 식사를 쏴야 했다.시간이 흐르면서 소희는 처음엔 투지가 불타올랐지만 점점 담담해졌다. 그녀는 구택의 물통에서 팔딱팔딱 뛰어오르는 물고기를 보고 다시 자신의 텅 빈 물통과 물통 옆에서 펄쩍 뛰며 그녀를 응원하는 유민을 보았다. 그녀는 이미 단념했다!구택은 모처럼 이렇게 한가로운 오후를 보냈다. 그의 눈빛은 평소보다 훨씬 부드러웠다."이제 결과가 난 건가요?"소희는 구택을 바라보았다."구택 씨는 혹시 불운의 신이라고 들어봤어요?"유민이 어디 가면 그곳의 물고기가 달아났기 때문에 물고기를 낚지 못한 것은 전혀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다.구택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눈빛으로 동정을 표시한 후 유민에게 물었다."강에 모두 수컷이라고 하지 않았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4화

    세 사람은 오후 내내 승마장에 있다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그곳을 떠났다. 구택은 먼저 소희를 강성 대학교로 데려다주었다.원래 소희는 낚시 시합에 져서 저녁을 사야 했지만 구택이 저녁에 일이 있는 바람에 다음에 사기로 했다.가는 길 내내 소희와 유민은 계속 승마장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구택은 묵묵히 차를 운전하며 뒤에서 전해오는 시끄러운 말소리에 전혀 싫증이 나지 않았고 오히려 아주 특별한 느낌이 생겼다. 나쁘지 않고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차가 강성 대학교 문 앞에 멈추자 소희는 두 사람과 작별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교문을 향해 걸어가자마자 맞은편에서 운동복을 입은 한 남자가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흥분해하며 달려왔다.유민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승마장에서 만난 그 남자가 같은데요? 이렇게 빨리 만나기로 약속했나 보죠?"그는 엄청 우울해졌다. 소희가 연애하면 아마도 그의 누나처럼 사랑에 눈이 먼 멍청이가 될 것이다.구택은 시동을 걸지 않고 소희가 그 남자와 함께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들은 무슨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 후 그 남자는 케이크 하나를 꺼냈고 소희는 그것을 받았다......구택은 두 사람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을 계속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이것이야말로 소희의 나이에 맞는 사랑이었다. 그의 눈빛은 밤처럼 어두웠다. 그는 눈을 떼고 핸들을 돌리며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소희와 말하고 있는 사람은 송장풍이라고 하는데 두 사람은 승마장에서 만나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강성대 동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송장풍은 외국어 학과 3학년 학생으로서 지금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었다. 그는 한창 과제를 하고 있는 가운데 소희가 그에게 자신의 견해를 말해주자 송장풍은 문득 깨치며 자신을 괴롭혔던 난제를 해결하였다.장풍은 소희의 도움에 매우 감격했다. 그는 원래 케이크를 사서 우연이라도 소희와 학교에서 마주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던 것이다.근데 정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소희는 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5화

    소희는 웃음을 거두고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청아는 잠시 말을 멈추며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는 듯 천천히 입을 열어 자초지종을 말했다."우리 아빠가 도박꾼이었거든. 내가 어렸을 때부터 그는 도박을 했어. 물론 지금까지도 도박을 하고 있지. 전에 그는 한 달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다 보름 전인가, 집에 돌아왔어. 그리고 6천만 원을 빚졌다며 집을 팔겠다는 거야. 우리 엄마는 한사코 집을 내놓으려 하셨지. 그렇게 보름이나 끌었어. 바로 어제 그 사람들이 우리 오빠를 잡아갔어. 지금 나와 엄마는 급하게 우리 집을 팔려고 하고 있어. 빚쟁이들이 오늘 저녁에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오빠 다시는 볼 수 없다고 했어."소희는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경찰에 신고했어?"청아의 목소리에는 피곤함과 무기력함이 가득했다."우리 엄마는 감히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고 있어. 나보고도 하지 말라고 하면서 말이야!""그럼 네 아빠는?""도망갔어!"이 말을 마치자 청아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흐느끼며 울음을 터뜨렸다."울지 마!" 소희는 담담하게 말했다."급하게 집을 팔지 마. 집을 팔면 너와 너의 엄마는 어디에 살라고?""요 몇 년 동안 나는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4, 5백만 정도 모았는데 여전히 너무 많이 모자라. 친척들은 우리 아빠 때문에 아무도 우리를 믿지 않고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려 하지 않고 있어."소희는 줄곧 낙관적이었던 청아한테 이렇게 형편없는 가정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모든 부모가 부모라는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청아야, 집 팔지 마. 내가 대신 방법을 생각해 볼게." 소희는 냉정하게 말했다."너도 아직 학생인데 무슨 방법이 있겠어? 굳이 우리 도와줄 필요 없어. 우리 집은 비록 낡았지만 그래도 돈은 좀 돼." 청아는 다른 사람이 그녀를 위해 걱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보름 동안 아무리 절망해도 그녀는 소희를 찾지 않았다. 오늘 소희가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62화

    유진은 구은정의 시선을 느꼈지만, 그 의미를 오해한 듯 애옹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낮게 웃었다.“혹시 평소에 너무 무섭게 굴어서 그런 거 아니에요?”자기가 오자마자 애옹이는 은정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기한테만 붙어 있었다. 확실히 자기랑 더 친해 보였다.부드러운 조명 아래, 소녀의 맑고 깨끗한 얼굴에는 은근한 생기가 돌며, 한층 더 매혹적인 분위기가 더해졌다.은정의 눈빛은 점점 깊어졌고, 조용히 말했다.“괜찮아. 잠시 떨어져 있는 거니까. 결국엔 내 거니까.”“그렇죠, 맞아요. 누가 뺏어갈 수 없죠!”유진은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말하며 고개를 숙여 책 위에 선을 그었다. 은정은 책을 내려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돌아오기만 하면, 이제 안 무섭게 굴 거야.”“네?”유진은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하지만 은정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조용히 책을 읽기 시작했다.밤 10시가 되자, 은정은 부엌으로 가서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데워 왔다.“이거 마시고, 들어가서 자.”유진은 애옹이를 소파에 내려놓고 기지개를 켠 뒤 우유를 받아 큰 모금 마셨다.“그럼 나 갈테니까 삼촌도 빨리 자요.”“집에 가서 드라마 보지 말고, 게임도 하지 말고. 빨리 자. 내일 출근하잖아.”은정은 단호하게 당부했다.“알았어요.”유진은 우유를 마시며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어차피 집에 가서 뭐 하든 그가 모를 거라고 생각했다.유진은 빈 컵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내일 봐요!”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으며 손을 흔들었다.“잘 자.”은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유진이 문을 닫고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후, 은정은 빈 우유컵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가 깨끗이 씻었다.잔잔한 우유 향이 코끝에 남아 있었고, 그 향은 마치 유진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기와 닮아 있었다. 은정은 씻어낸 컵을 걸이에 올려두고, 몸을 돌려 싱크대에 기대어 섰다.그러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61화

    임유진은 재빨리 기지를 발휘했다.“어제 삼촌 집에서 말이에요, 여사님이 나한테 남자친구 소개시켜 준다고 했거든요.”구은정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 사람 말 믿지 마.”“당연히 안 믿죠. 정말 괜찮은 남자 있으면 구은서 이모 먼저 소개시켜 줬겠지, 나한테까지 올 리가 없잖아요.”유진은 콧소리를 섞어 대꾸하자, 은정은 표정을 누그러뜨리며 말했다.“그래도 멍청하진 않네.”유진은 피식 웃더니 금세 웃음꽃을 피웠다.“삼촌 지금 말투, 임유민이랑 완전 똑같은 거 알아요?”은정은 비웃듯 말했다.“그걸 웃고 있냐. 유민이조차 너를 무시하잖아.”유진은 웃음을 거두며 작게 이를 갈았다.“그건 대지약우예요. 일부러 그런 거라고요.”은정은 태연하게 맞장구쳤다.“사자성어 두 글자라도 제대로 쓴 건 인정.”유진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그럼 내가 지능이 높다는 건 인정하는 거네요?”은정은 진중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지금 걱정되는 게 하나 있어.”“뭔데?”유진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나중에 아이가 너 닮아서 지능이 낮으면 어쩌나, 그게 걱정돼.”유진은 순간 숨이 멎었다.“뭐라고요?”은정은 시선을 내리고 칼로 야채를 썰며,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남자친구 생각한다고 하지 않았어? 남자친구 만나면 결국 결혼하고, 애도 낳고, 그 생각까지 하게 되니까.”유진은 은정의 말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도 나만큼 똑똑한 사람을 만나야겠네.”그 말에 은정은 칼질하던 손을 잠깐 멈췄고, 의미심장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에 유진이 물었다.“왜요?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아니.”은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좀 어려울 것 같아서.”그날 저녁, 은정은 반찬 네 가지에 국을 준비했고, 유진은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며 감탄했다.“삼촌, 혹시 예전에 요리 배운 적 있어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60화

    유진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 눈동자는 허공을 헤매고, 목소리엔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어, 집에 있으셨네요?”“어제 도착했어.”구은정은 그렇게 말하며 원래는 옷을 갈아입으러 침실로 돌아가려 했지만, 소녀를 바라보는 순간 잠시 걸음을 멈췄다.유진은 낮게 묶은 포니테일에, 하얀 셔츠 위로 연한 하늘색 스트라이프 숄을 걸치고 있었다. 드러난 목선은 마치 백조처럼 우아하고, 전체적으로 맑고 청초한 인상을 풍겼다.그 순간, 유진의 새하얀 귓불이 은은하게 붉게 물들어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보다도 더 눈부시게 빛나, 보는 이의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그 빛은 그대로 구은정의 어두운 눈동자 속까지 파고들어, 깊은 물결을 일으켰다. 은정은 조용히 걸음을 옮겨 테이블 위의 담배를 집으려 몸을 숙였다.단 몇 발자국 거리. 은정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유진의 몸이 뻣뻣하게 긴장한 채, 눈은 애옹이를 향하고 있었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었다.은정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그녀를 불렀다.“임유진.”“네?”유진은 화들짝 고개를 들었고, 목소리가 팽팽하게 조여 있었다. 은정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선은 집중되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은정의 검은 눈동자는 깊고, 목소리는 허스키하면서도 낮고 부드러웠다.“더워?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은정의 표정이 너무 진지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유진은 그가 놀리는 줄 알았을 것이다.유진은 아래를 보지 않으려 애써 그의 눈만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밖에서 들어와서 조금 덥긴 해요.”“그럼 온도 조금 낮출게.”“네, 좋아요!”은정은 에어컨 리모컨을 들어 온도를 낮추고는 다시 물었다.“저녁엔 뭐 먹고 싶어?”은정이 바로 눈앞에 서 있자, 은은한 샤워 향과 함께 담배 향이 어우러져 이상하게도 숨이 막힐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공기조차 묘하게 묵직했다.유진은 시선을 내리고, 침착하게 목소리를 조절하며 말했다.“아까 맛있는 거 해준다더니, 준비 안 했어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9화

    은정은 비웃음을 머금은 채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일요일.점심을 먹은 뒤, 임유민은 임유진의 방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응답이 들리자 그제야 문을 열고 들어갔다.“오후에 친구들이랑 축구하기로 했는데, 누나도 같이 갈래?”유진은 소파에 웅크린 채 드라마를 보며 과자를 집어 먹고 있었다.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안 갈래. 나 축구 못 하잖아.”아직 무리한 운동은 금지된 상황이었기에, 따라간다 해도 그냥 앉아만 있어야 했다. 이에 유민이 말했다.“야외 구장이야. 공기도 좋고, 누나가 집에서 이런 유치한 드라마 보는 것보단 낫잖아.”유진은 여전히 가고 싶지 않았다.“그 뜨거운 햇볕 아래서 너 축구하는 거 구경이나 하라고? 나 그렇게 한가하지 않거든. 그리고 나 좀 있다가 이경 아파트로 돌아갈 거야.”유민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오후에 바로 간다고? 내일 출근 아닌가?”유진은 태연하게 답했다.“집에서 자면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이경 아파트에 있으면 아침에 한 시간 더 잘 수 있지.”유민은 축구공을 품에 안은 채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한 시간 일찍 일어나는 게 그렇게 고통스러워?”유진은 핸드폰을 내려놓고, 장난기 가득한 눈으로 살짝 자랑했다.“네가 아침 8시에 일어나는 게 익숙해지면, 7시에 일어나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알게 될 거야.”유민은 유진의 뻔한 자랑에 비웃음을 흘렸다.“갈게!”유진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다음 주에 보자. 나 너무 보고 싶어 하지 말고!”유민은 뒤통수로 누나에게 자신의 무관심을 표현하며 떠났다. 한 시간쯤 지나, 노하숙 아주머니가 캐리어를 끌고 왔다.“아가씨, 다음 주에 기온이 조금 떨어진대서 옷은 제가 미리 챙겨뒀어요.”유진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고마워요, 아주머니.”노하숙은 공손히 말했다.“별말씀을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노정순 역시 평소처럼 주방에 부탁해 거의 일주일 치 반찬을 준비해 주었고, 유진은 요리사에게 부탁해 치즈를 조금 더 챙겨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8화

    유진은 잠시 멈칫하다가 말했다.“일요일 저녁이요.”구은정의 선명한 이목구비 위로,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그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내일 저녁, 맛있는 거 해줄게.”유진은 밝은 미소로 대답했다.“좋아요!”그리고 손을 흔들며 말했다.“그럼 갈게요!”“응.”은정이 낮게 대답하고, 유진은 천천히 등을 돌려 걸음을 옮겼다. 바람은 살랑살랑 불고, 한낮의 햇살은 따뜻했다. 공기에는 포도 향기가 은은히 퍼져 있었고, 유진은 알 수 없는 어떤 변화가 생겼음을 어렴풋이 느꼈다.그저 친구 사이가 조금 더 가까워졌을 뿐. 애매함도 없고, 다정함도 넘치지 않는 그런 변화 말이다.거실로 돌아오니, 구은서는 매니저와 통화 중이었다. 유진은 임시호가 보이지 않자 응접실로 가려고 몸을 돌렸다.“유진아!”은서가 유진을 부르자, 유진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이모, 무슨 일이세요?”구은서 언니에서 은서 이모로, 호칭이 바뀔 때마다 둘의 관계가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느낄 수 있었다.은서는 방금 전까지의 실망과 초조함을 감춘 채 다시 온화하고 점잖은 말투로 물었다.“전화 통화가 꽤 길었네?”유진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은정 삼촌을 만나서 잠깐 이야기 나눴어요.”유진의 태도는 떳떳했고, 은서는 딱히 흠잡을 수 없어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랬구나. 오빠가 돌아왔구나.”그러더니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우리 오해했던 거네. 은정 오빠의 고양이 때문이 아니라는 걸 이제야 알았네. 조금 있다가 오빠한테 직접 사과해야겠어.”남매간의 문제는 가족 문제였기에, 유진은 별말 없이 조용히 있었다.“요즘도 은정 오빠 샤부샤부 가게 자주 가?”은서가 묻자, 유진은 잠시 놀라며 되물었다.“네?”유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시호와 구은태가 함께 밖에서 들어왔다. 임시호가 손짓하며 말했다.“유진아, 가자.”유진은 곧장 그쪽으로 걸어가며 대답했다.“네, 할아버지.”은서는 더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회장님, 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7화

    갑자기 옆쪽에서 발소리와 대화 소리가 들려오자, 임유진은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러서며, 등받이에 기대어 옆을 바라보았다.포도 넝쿨 사이로 몇 미터 떨어진 작은 길에, 임시호와 구은태가 걸어오고 있었다. 이에 심장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손에 들고 있던 밀크티 컵을 꼭 쥔 채, 유진은 묘한 긴장과 불안 속에 휩싸였다.방금 구은정이 자신에게 했던 약간 선을 넘은 행동이 자꾸 마음에 걸렸고, 혹시라도 임시호와 구은태가 둘이 있는 모습을 보면 어찌 반응할까 생각이 복잡해졌다.‘그냥 이야기하고 있었을 뿐이야. 들켜도 상관없어.’그렇게 자신을 다독였지만, 여전히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그녀와 달리, 정작 은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차분했다.방금 유진에게 했던 다소 대담한 행동에 대해서도 전혀 해명하려는 기색이 없었다.다행히 임시호와 구은태는 중간에서 방향을 틀어, 다른 길로 들어섰고, 두 사람의 발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그제야 유진은 모르게 들이쉰 숨을 조용히 내쉬었다.“걱정하지 마.”은정이 저음의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혹시라도 들켰으면, 내가 네 할아버지한테 내가 너 불러냈다고 말할 거야.”유진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그러면 왜 절 부른 거예요?”은정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알고 지내는 친구니까. 그냥 이야기 좀 하고 싶었어. 그게 꼭 이유가 필요해?”유진은 눈썹을 살짝 올리며 되물었다.“친구요?”“아니면?”은정은 유진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생각하기에 우리 사이가 뭐야?”유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맞아요. 우리 친구죠.”그러면서도 방금 자신이 했던 온갖 상상과 괜한 긴장에 스스로 부끄러워졌다. 친구든 어른이든, 그냥 챙겨준 걸 괜히 혼자 의미 부여했나 싶었다.‘삼촌이 굳이 친구라는 말을 꺼낸 것도, 내가 괜히 오해하지 말라는 뜻이겠지.’은정의 한마디에 긴장이 풀리자, 은정이 무슨 표정일지는 몰라도 유진 스스로는 조금 민망하고 안심이 되었다.“아까 구은태 할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6화

    구은정은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방금 돌아왔어.”은정은 미리 준비해 두라고 시켜둔 밀크티를 임유진 앞으로 밀어주며 말했다.“앉아.”햇빛 아래, 유진은 꽃처럼 웃고 있었다. 투명하게 맑은 피부는 닿기만 해도 부서질 듯 부드러웠다.“고마워요.”유진은 컵을 들어 빨대를 물고 한입 크게 들이켰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잔잔하게 웃었다.은정의 눈빛이 한층 더 깊어졌다. 그는 목을 한 번 꺾은 뒤, 살짝 쉰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고마워, 애옹이 누명 벗겨줘서.”말은 그랬지만, 유진이 따지지 않고 무조건 자신의 편을 들어준 그 순간이 은정에게는 가장 큰 감동이었다.유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약간 놀란 듯 말했다.“알고 있었어요?”“응.”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에 유진은 조금 부끄러워진 듯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뭘요. 애옹이는 워낙 얌전하고 착하잖아요. 물건 망가뜨리는 애가 아닌데, 딱 보면 억울한 거 티 나죠.”은정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사실 다들 알고 있어. 근데 그 진실을 끝까지 캐내는 건 꼭 아이 같은 사람이야.”유진은 눈을 굴리며 콧소리를 흘렸다.“지금 나더러 애 같단 말이에요?”은정은 그냥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진은 대꾸하지 않고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럼 회장님도 사실 애옹이가 억울한 거 알았다는 말이에요?”은정은 정원 깊숙한 곳을 바라보았다. 풀이 무성하고 나무들이 겹겹이 덮여 있었지만, 너무 빽빽하고 화려한 그 녹음은 오히려 본래의 생김새를 덮어버려 무질서하고, 중심이 사라진 듯했다.은정은 낮게 말했다.“애옹이가 억울한 건, 아버지한테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진짜 갈등은 자기 아들이 자기 아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데 있었다. 서선영과 구은서는 아들을 품지 못했고, 구은태는 그 사실을 바꿀 수 없었다.은정은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들이 아니라 애옹이가 드레스를 망가뜨리지 않았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문제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5화

    이제 저녁에 밥해줄 사람이 없어졌다.‘앞으로는 애옹이도 못 보는 걸까?’구은태는 전화를 두 번이나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아직 손님이 있는 상황이라, 그는 핸드폰을 내려놓으며 스스로를 다독였다.“아마 바쁜가 보지. 저녁쯤 다시 걸어보지 뭐.”임시호는 자리를 지키고 앉아 단정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족 간의 정이 제일 중요하네. 조금의 일로 마음을 다치고, 사이가 멀어지면 안 되지.”구은태는 한층 더 미안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은정이한테 잘못했어.”그러고는 임유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늘 유진이에게도 고맙다고 해야겠구나. 잘못한 사람은 응당 벌을 받았고, 누명을 쓴 고양이도 명예를 회복했으니.”유진은 깨끗하고 순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아버지, 삼촌은 표현이 서툴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스스로 나서서 해명하는 성격이 아니에요.”“하지만 할아버지는 삼촌의 아버지이자 가장 가까운 분이잖아요. 가장 가까운 사람이 믿어주지 않으면, 그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구은태는 그 말에 깊이 감동한 듯, 거듭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진이 말이 맞아. 은정이가 돌아오면, 내가 꼭 사과하겠네.”유진은 환하게 웃었다.“역시 할아버지는 예전처럼 마음이 넓고 따뜻하세요.”한편, 구은서와 서선영은 눈을 마주쳤고, 둘 다 눈빛에 냉기가 돌았다. 특히 서선영은 수십 년을 곁에서 함께해 온 충직한 도우미를 잃은 탓에, 마치 몸의 한 부분을 도려낸 듯한 허전함과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게다가 구은태의 마음도 자신에게서 돌아선 게 느껴져, 속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 모든 손해가 가슴속에 꾹꾹 쌓이니, 그 울분만으로도 병이 날 것 같았다.분위기가 조금 가라앉자, 임시호와 구은태는 담소를 나누었고, 그 틈에 임유진의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도착했다.유진은 화면을 확인하고 눈이 약간 커졌다.[뒤뜰로 와. 너 알 만한 곳이야.]보낸 사람은 이웃 삼촌, 구은정이었다.‘집에 있는 거야?’유진은 망설임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할아버지, 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254화

    “제가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회장님께도, 사모님께도 죄송해요!”조명순 아주머니는 눈물과 콧물을 줄줄 흘리며 울먹였다.“아들이 막 졸업했는데, 그동안 모은 돈 다 털어 집 사줬어요. 배상할 돈도 없고, 그래서 거짓말을 했어요. 정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요!”임유진은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아주머니가 진짜 사과해야 할 대상은, 누명 씌워진 고양이랑, 그 고양이의 주인이죠.”조명순은 자책하듯 자기 뺨을 한 대 때렸다.“맞아요. 제가 도련님께 죄를 지었어요.”“애옹이한테도 미안해요. 제가 죄인이에요!”서선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나무랐다.“아주머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겨우 드레스 하나 때문에 그런 거짓말을 해요? 설마 진짜 배상받으라고 했을 줄 알아요?”“제가 어리석었어요!”조명순은 다시 한번 자기 뺨을 때렸다. 서선영은 곧장 구은태를 향해 말했다.“아주머니도 고의는 아니었잖아요.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사람이 살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는 거니까요.”유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여사님은 참 관대하시네요. 근데 삼촌의 고양이한텐 왜 그 관대함이 없으셨어요?”“이렇게 뚜렷한 차이를 두시니, 제가 삼촌이라도 이 집에 마음 붙이기 어려울 것 같네요.”그동안 서선영이 애써 유지해 오던 자상한 계모 이미지가 유진의 말 한마디에 철저히 무너졌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유진이 임씨 집안의 손녀라는 사실 때문에 감히 티도 못 내고 억지 미소를 지어야 했다.“유진 씨 말이 맞아요. 제가 그땐 너무 성급했어요. 진실을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은정을 오해했네요.”유진은 구은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보시다시피, 대부분의 일은 소문이나 왜곡, 혹은 누군가의 고의적인 조작에서 시작되는 거예요. 삼촌에 대한 외부의 이야기들도 그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요?”은태는 안색이 어두워졌고, 서선영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말했다.“사실 확인도 안 하고 은정을 몰아붙이고, 은서까지 나서서 그러더니, 지금 생각해 보면 은정이 얼마나 억울했겠어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