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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hor: 금추
소희는 드디어 왜 임유민의 가정교사들이 사직을 한 건지 알 것 같았다, 재벌 집의 아이는 욕을 할 수도 때릴 수도 없는데다 설교를 하면 시끄럽다 하고 좋은 말로 달래주면 유치하다고 하기에 그런 무력감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동적으로 포기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소희가 몸을 일으키고 상 위에 다트가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과녁을 한 번 겨누고 손을 들어 다트를 던지니 과녁의 한가운데 정확히 명중했다.

그녀가 세 번째 다트를 던질 때 임유민이 고개를 들고 놀라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희가 양손에 동시에 다트를 들고 보지도 않고 던졌다, 두 다트는 같은 속도로 전에 명중한 다트를 맞추고 동시에 과녁에 명중했다.

임유민이 몸을 일으키고 소희의 곁으로 와서 고개를 들고 그녀를 보며, “다트 배운 적 있어요?”하고 물었다.

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부인하지 않았다.

임유민은 흥취가 올라와, “그럼 알려주세요.”라고 했다.

소희가 팔짱을 끼고 책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오늘의 수업을 완벽하게 하면 알려줄게!”

임유민이 코웃음을 치며, “다른 수법으로 바꿀 수 없어요?”하고 물었다.

소희가 어깨를 들썩이며, “어쩔수 없어, 내가 널 가르치러 온 이튿날에 무능하다는 이유로 쫓겨날 수는 없잖아, 나도 체면이 있는데.”라고 했다.

임유민은 거만하게, “저 둘째 삼촌한테 알려달라고 할 수도 있어요, 선생님보다 한수 위거든요!”라고 했다.

“그럼 지금 너의 둘째 삼촌을 불러다 널 가르쳐 주는지 확인해 볼까?” 소희는 겁이 나지 않는다, 알려줄거였으면 진작에 알려주었겠지.

임유민의 얼굴에 바로 난감한 기색이 스쳤다, 가늠을 하듯 고개를 끄덕이고, “알겠어요, 선생님 말 들을 테니까 공부하고 나면 활 쏘는 법 가르쳐 줘야 해요, 활도 잘쏘세요?”

“활?” 소희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임유민은 약간 득의한 기색을 보이며, “안 되죠? 저희 둘째 삼촌은 백발백중이거든요!”라고 했다.

“누가 못한데, 먼저 공부나 하고 말해!” 소희가 책상 앞으로 갔다.

“저 속이면 어떻게 해요? 다트 놀이와 활은 다른 얘기잖아요!”

소희가 멈칫하다 고개를 들고, “내가 거짓말 한 거면 앞으로 너한테 선생님이라고 부를게!”라고 했다.

“그럼 약속 한 거예요!”

소희는 눈을 반달 모양을 하고 웃었다, 아침 햇살이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을 엷고 부드러운 금빛으로 덮어 놓았다.

.......

아마도 집안의 우월한 유전자로 인해 임유민은 아주 총명해 무엇이든 척척 배운다, 한 시간 후, 두 사람은 복습을 마치고 별장의 잔디 밭 위에 섰다.

임유민이 양궁을 하겠다고 하여 집사가 미리 세팅을 해 놓았다, 움직이는 과녁, 양궁, 보호 장치, 뭐하나 빠지는 게 없다.

임유민은 보호 장치를 착장하고 의심스럽게 소희를 보며, “활은 잡을만해요? 억지로 버티지 마요, 지금 패배를 인정하면 저한테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걸로 그만이지만 잠시 후에 화살도 쏘지 못하면 큰 망신이에요!”라고 말했다.

소희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사람이 더 부끄러운 일이지!

그녀는 활과 화살을 들고 자세를 바로 하고 활을 당겨 조준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활을 쏘지 않았지만 과녁을 보고 기억 속의 모습이 지금의 자신과 겹치면서 잠시 얼이 나갔지만

“윙” 하고 화살이 허공을 가르고 바람 소리를 내며 큰 소리와 함께 과녁의 중심에 명중했다!

임유민이 환호하며 바로 달려가, “어떻게 한 거예요?”하고 물었다.

소희가 덤덤하게 웃으며, “어때?”하고 물었다.

“가르쳐 주세요!”

“가르칠 수는 있는데 나와 약속해, 앞으로 내가 올 때마다 제대로 공부하겠다고, 뭉그적 거리지 말고!” 소희가 이 기회로 조건을 제시했다.

임유민은 모든 신경이 화살을 쏘는 데 있어 바로 동의했다.

잔디 밭을 마주하고 있는 3층의 베단다에서 임구택이 느긋하게 베단다에 기대고 전화 소리를 들으며 시선은 활을 쏘고 있는 두 사람에게 떨어졌다.

소희는 다시 한번 과녁의 중심을 명중했다, 그림 같은 눈썹이 마구 날리고 봄 햇살은 그녀의 하얗고 부드러운 얼굴에서 뛰어놀고 그녀의 온몸이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 했다.

임구택이 전화를 끊고 그곳에 서서 잠시 더 지켜보았다, 소희가 연이어 화살을 세 번 당겼는데 모두 과녁의 중심에 명중했다.

임유민이 흥분으로 팔짝 뛰면서 소희를 바라보는 두 눈에 존경심이 가득했다.

임구택이 눈을 가늘게 떴다, 전에 소희가 주경의 다리를 차는 동작으로 보아 무술을 할 줄 아는게 분명했는데 그녀가 어렸을 때 호신술을 배웠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 화살을 백발백중하는 것도 호신을 위해 배운 건가?

......

소희가 임유민이랑 한 시간을 놀다 보니 거의 점심이 되어갔다, 그녀는 자신의 물건을 챙기고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그녀가 2층에서 내려올 때 한소율이 마침 물건을 들고 들어왔다.

한소율은 멈칫하고 안색이 눈에 보이게 어두워졌다, 임구택이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다니!

진심인가?

“우리 또 만났네요!” 한소율이 가지고 온 선물을 집안 가사 도우미에게 주고 앞으로 두 걸음 가서 입꼬리를 올리고 눈빛에 서늘함이 가득했다.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잠깐만요!” 한소율이 소희를 가로막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턱을 살짝 들고 거만하지만 우아함을 잃지 않는 말투로, “임 가와 같은 집안에서 임구택 씨를 그쪽처럼 평범한 여자아이와 결혼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알겠어요?”라고 했다.

소희가 소리 없이 웃었다.

한소율은 그녀의 알 수 없는 웃음에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말을 언제나 직설적으로 하는 편이라 말을 돌려 하는 걸 싫어해요, 아가씨는 임구택 씨와 좋은 결과가 없을 거라는 거 자신도 알고 있을 거 같은데 왜 구택 씨와 함께 있는 건가요? 돈 때문이에요? 얼마 원해요, 제가 줄게요!”

소희의 눈빛은 맑고 투명해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아이처럼 보인다, “그쪽이 준 돈이 임구택 씨 보다 많을 거 같으세요?”

한소율은 바로, “그 사람이 얼마 주는데요, 결코 그보다 적지 않을 거예요!”

소희는 잠시 고민하듯, “20억이요, 그 돈이면 앞으로 이곳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어때요?”하고 물었다.

한소율의 가슴이 철렁하고 바로 고개를 들고 소희의 뒤쪽을 보며 말했다, “구택 씨, 들었죠? 이 아가씨 돈 때문에 구택 씨 곁에 있는 거예요!”

소희의 가슴도 철렁했다, 휙 하고 고개를 트니 마침 계단의 중간에 서있는 임구택과 눈이 마주쳤다.

남자는 베이지 색상의 얇은 셔츠를 입고 커피색의 캐주얼한 바지를 입어 차가움은 덜하고 나른함이 더했다, 그의 일거수 투일족에선 고귀함과 우아함이 흘렀다.

소희는 옆에 있는 여자가 숨을 죽인 모습을 보고 입술을 휘었다, 이 남자는 뼛속까지 정교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구택은 천천히 계단에서 내려와 먹물같이 검은 눈으로 소희를 보며 낮게 울리는 목소리로, “내가 데려다줄게요!”라고 했다.

한소율의 안색이 바뀌고 믿기지 않는 얼굴로 임구택을 보며, “방금 전에 이 아가씨가 한 말 못 들었어요?”하고 물었다.

임구택이 덤덤하게, “들었는데요, 그래서요?”라고 했다.

“하!” 한소율이 조소하는 웃음을 하고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우아함을 유지하며 말했다, “구택 씨, 둘이 어울리지 않아요!”

임구택이 약간 신경질스러운 말투로, “어울리는 아닌지는 내가 알아요.”

그는 말을 하고 소희를 보며 음성을 낮추고, “갈까요?”하고 물었다.

“네.” 소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 먼저 문을 나섰다.

한소율은 그곳에 서서 두 눈을 뜨고 두 사람이 문을 나서는 모습을 보며 문득 자신이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일로 임구택이 직접 운전을 하여 소희를 집에 데려다주게 되었다, 소희는 뒤에 앉이 빨리 스쳐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오늘의 일이 왠지 웃겼다.

임구택은 백미러로 소희를 보며 갑자기 입을 열었다, “왜 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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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비에 구경하는 사람들은 이미 김단이 모셔가고 가게 안의 종업원들만이 둘러 싸여 있었다. 머리 위의 불빛은 따뜻한 노란색을 띠고 있지만 분위기는 아주 살벌했다.임구택이 걸어올 때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나 중간에 길을 텄다.서이연은 이단에게 부추기며 앞으로 두 걸음 가서 글썽이는 눈으로 임구택을 보며 연약해 보이면서 억울하고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 “ 임 대표님 식사하시는데 죄송해요.”“어떻게 된 일이에요?” 임구택이 한 마디 묻고 소희를 보고 실눈을 떴다.김단은 임구택일줄 몰랐던 나머지 안색이 살짝 변했고 소희를 자신의 뒤로 숨겼다.그래서 서이연이 그렇게 당당하게 군거였군!이단은 좀 전에 생겼던 일의 자초지종을 말하며 없는 일까지 보태여 말했다. 예를 들면 소희가 서이연을 때렸고 그녀를 벽에 내던져 그나마 괜찮아진 서이연의 다리가 다시 심해졌다는 말과 같은.소희도 임구택을 보고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서이연이 정말로 그의 정인일 줄이야!김단은 소희를 감쌌다.“서 아가씨의 친구분이 임 대표님이셨군요, 제 친구가 본의 아니게 서 아가씨를 다치게 했습니다. 이 일은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책임을 져요?” 이단이 야박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이연이가 다음 달에 중요한 역할을 맡아 촬영장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지금 다리를 또 다쳤으니, 얼마나 더 지나야 괜찮아 질 줄도 모르는 상황에 온 촬영팀이 스케줄을 스톱하게 되었는데 어떻게 책임질 건가요?”“어떻게 책임질까요? 말해 보세요!”뒤에서 조롱하는 소리와 함께 심명이 나타났다. 웃는 듯 마는 듯한 사악한 얼굴로 소희의 옆으로 와서 관심 어리게 위아래로 훑어 보였다. “우리 자기 다치지 않았어요? 머리카락 하나라도 빠졌으면 내가 이 사람들을 전부 없애버릴까 해요!”사람들이 모두 멈칫했다. 김단은 심명과 소희의 관계가 친해 보이자 뒤로 한 걸음 물러나서 심명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소희가 눈썹을 치켜들고 심명이 뭐 하는 행동인지에 의문을 품었다.심명은 보호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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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구택도 심명을 고고한 자태로 말없이 바라보았다, 심명이 자신을 향해 삼촌이라고 부르기를 기다리는 듯했다.심명은 굳은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애써 웃으며 "언제 한번 소희 씨와 함께 정중히 찾아뵙겠습니다!"라고 했다.서이연은 소희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증오의 눈빛은 사라졌고 온화한 눈빛만 남아있었다. "임 대표님의 조카분이셨군요, 실례했습니다! 이단씨가 성격이 급해서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것이니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마십시오."이단도 황급히 사과했다, "저는 당신이 임 대표님의 조카이실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어쨌든 제가 크게 실수했습니다!"안단희도 그들에게 다가와 황송해하며 "소희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거듭했다."둘째 삼촌"이라는 말 한마디로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은 태세를 바꿨다.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아가씨는 저를 소희라고 부를 게 아니라, 조상이라고 불러야 해요!"안단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녀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임구택이 서이연의 편을 들어줄 거라고 여기고 소희에게 독설을 퍼부었었다. 만약 소희가 이 일을 쉬이 넘어가지 않는다면 그녀는 소희에게 큰 실수를 한것이다!하지만 상대는 뜻밖에도 임구택의 조카였고 서이연보다 더 긴밀한 사이였다.그리고 어찌 된 일인지 소희는 줄곧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고 있다고 느꼈었다, 설마 임구택의 조카가 노명성을 좋아한단 말인가?서이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방금 전 다들 화가 나서 말을 심하게 한 것이니, 소희 아가씨께서 부디 마음에 두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라며 말했다."맞아요, 제가 그냥 헛소리 한 거라고 여겨주세요!"라고 안단희가 입을 열었다.심명은 픽하고 웃으며 "역시 배우는 배우시네요,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연기가 아주 일품이네요."라고 비꼬았다.서이연과 안단희의 얼굴 안색이 안 좋아졌다."무슨 소란들이지?"사람들 뒤에서 갑자기 서늘한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고개를 돌려보더니 "연희 씨, 오셨군요!"라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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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8화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강아심은 인터넷으로 강성 군수 공장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관련된 내용은 거의 없었고, 유용한 정보는 전무했다.공장 뒤의 책임자에 대한 정보는 더욱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속으로 감탄했다.‘역시 철저히 감춰져 있군.’책임자에 대해 알 방법이 없으니, 결국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만 했다.아심은 다시 허형진 회사의 자료를 꺼내들고, 오후 내내 그의 회사 제품에 대해 숙지했다. 그저 자리에만 앉아 있는 장식품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완벽히 전문적이지는 못해도, 적어도 기본적인 질문에는 답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했다....퇴근 후, 허형진이 직접 아심을 데리러 왔다. 허형진은 40대 중반의 나이였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중년 남성들의 모습과는 달랐다.배가 나오지도 않았고, 머리도 빠지지 않았으며, 상업적인 느끼함과 세속적인 느낌이 없었다.검은색과 회색이 조화를 이룬 스포츠웨어를 입고, 선글라스를 쓴 그의 모습은 세련되고 단정했다.아심은 그를 보자 놀란 듯 웃으며 말했다.“오늘같이 중요한 자리에서, 이 복장은 좀 너무 캐주얼한 거 아닌가요?”허형진은 선글라스를 벗으며 맑은 눈빛으로 답했다.“이런 자리에서는 제가 주인공이 아니잖아요. 너무 눈에 띄지 않는 게 더 낫죠. 낮추는 게 전략이예요.”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좋은 꿀팁이네요!”허형진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사장님, 제가 오히려 배워야 할 게 많아요. 제가 이렇게 아는 척하는 건, 고수 앞에서 재주를 부리는 거나 다름없어요.”아심은 생각하는 척하며 말했다.“이렇게 저를 띄워주시면, 오늘 저한테 맡기신 일에 오히려 긴장돼서 제대로 못 할까 봐요.”허형진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걱정 마세요. 긴장할 사람은 저죠. 제가 사장님을 모시고 가는 이유도 제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예요.”그들은 몇 마디 농담을 주고받은 뒤, 함께 넘버 나인으로 향했다.넘버 나인에 도착하자, 이미 몇몇 사람들이 와 있었다.고급스럽고 우아하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7화

    도경수는 여전히 자신의 기쁨에 취해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기대어 마치 어린 시절처럼 의지하는 도도희를 보며 순간 멍해졌다.늙은 눈동자가 붉어지더니, 그는 도도희의 어깨를 감싸안고 다정하게 등을 두드렸다. 아무 말 없이도 두 사람의 마음은 혈연으로 연결된 듯 서로의 감정을 이해했다....수요일, 강아심은 한 오래된 고객에게서 전화를 받았다.[사장님, 부탁드릴 일이 하나 있는데요.]아심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사장님, 말씀하세요.”허형진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사실 이번에 강성에서 아주 큰 규모의 군수 공장을 설립하려고 해요. 이 공장은 공사 협력 기업 형태로 시작되지만, 곧 국내 최대 군수 산업체가 될 예정이고요.][지금 투자 유치 단계에 들어가는데, 많은 공급업체의 참여가 필요해요. 그리고 우리 회사 제품이 딱 적합해요.]아심은 웃으며 말했다.“사장님의 회사는 실력과 평판이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그러나 허형진은 가벼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제 실력은 믿지만, 문제는 군수 공장 뒤에 있는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잘 모르겠다는 거죠.][다른 공급업체들도 지금 난리예요. 여기저기 이 비밀스러운 인물의 배경과 정보를 캐내고 있죠.]아심은 흥미롭게 물었다.“그럼 뭔가 알아내셨나요?”허형진은 약간 자랑스럽게 대답했다.[다행히 제 인간관계가 괜찮아서요, 몇 가지 실마리를 잡았습니다.] [오늘 저녁, 주요 군수 장비 공급업체 몇 곳이 이 인물을 모시기 위해 넘버 나인에서 저녁 자리를 마련했대요.][저도 얼굴에 철판 깔고 참석하려고 해요. 그래서 사장님께 전화 드린 거예요. 번거롭겠지만 같이 가주실 수 있을까요?]그 말에 아심은 의아해하며 물었다.“제가요? 그분을 아는 것도 아니고, 제가 가서 도울 수 있을까요?”허형진은 급히 말했다.[사장님,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바라는 건 사장님께서 그분의 성향을 파악해 주시는 거예요. 이런 부분에서 강아심 사장님은 전문가시잖아요.]그는 곧 덧붙였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6화

    “누가 네 아버지를 파티에 초대했는데, 굳이 재희를 데리고 간 거야. 내 생각엔 재희를 자랑하려고 데리고 간 게 분명해!”강재석은 투덜거리며 말했다.“재희는 워낙 착해서, 네 아버지 뜻에 다 맞춰주고 있잖아!”도도희는 웃음을 터뜨리며 물었다.“재희를 데리고 가서 뭘 하시려고 그러는지.”강재석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 양반 말이, 재희가 청년 인재들을 많이 알아둬야 한다더군. 이게 다 나를 약 올리려고 하는 거라니까!”도도희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우리 아버지, 생각이 점점 더 많아지시네.”그러다 갑자기 표정이 누그러지며 말했다.“오늘 재희 아빠를 만났어요.”강재석은 그녀의 얼굴을 살피며 부드럽게 웃었다.“결국 만나러 갔구나.”도도희는 고개를 숙이며 가볍게 끄덕였다.“재희를 걱정하실까 봐, 만나서 얘기하고 정리하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그리고 오늘 알게 됐는데, 그 사람이 유학 갈 때 썼던 돈이 사실 우리 아버지가 준 거였어요.”강재석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창밖에 내리는 비를 바라보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사실 그 일, 나도 알고 있었어. 그때 네 아버지가 절대 말하지 말라고 해서 너한테 이야기하지 못했을 뿐이지.”“아저씨도 알고 계셨어요?”도도희는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강재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그때 네가 재희를 낳고 나서, 네 아버지도 마음이 흔들렸었지. 너와 재희 아빠를 강하게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 양반도 고집이 꽤 세잖아.”“그때 네 아버지는 그 남자가 너를 좋아하는 게 정말 진심인지 의심했어. 그래서 찾아가 돈을 주며 시험해 본 거야.”강재석은 말을 이어갔다.“네 아버지의 생각은 그랬어.”“만약 돈을 거절하고 너와 함께하는 걸 택한다면, 비록 아이가 태어난 상태라 해도 네 아버지는 너희 관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지.”“그런데 안타깝게도 돈을 받고 떠났고, 그 일로 네 아버지는 크게 실망했지.”“네가 계속 그 남자를 그리워하니 더 화가 났던 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5화

    이도하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은 듯 도도희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차분하고 냉정했으며, 그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 불안감이 치솟았다.한때 자신만 바라보던 도도희를 결국 스스로 놓쳐버렸다는 뼈아픈 자각이 가슴을 후벼 팠다.후회와 고통이 이도하의 마음을 가득 채우며, 그는 그 시절의 선택을 다시금 의심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이도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우리 딸을 찾았다고 들었어. 맞아?”이도하가 말을 마치자, 도도희의 표정에 경계심이 스쳤고, 이를 알아챈 그는 즉시 덧붙였다.“걱정하지 마. 절대 딸을 빼앗으려는 게 아니야. 솔직히 너무 궁금하긴 하지만, 내가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단 한 번도 다하지 않았다는 걸 잘 알아.”“그러니 네 곁에서 데려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도도희는 그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그 아이는 당신에 대해 물어본 적도 없고, 아버지에 대해 궁금해하지도 않아. 그러니 굳이 만남을 주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이도하는 순간적으로 희미한 기대를 품었지만, 도도희의 말에 완전히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는 말했다.“그 아이에게 내 이야기는 하지 마. 난 만날 자격조차 없으니까.”그는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이번에 귀국한 건 부모님을 해외로 모시러 온 거야. 아마 이번이 마지막 귀국일지도 몰라.”“그런데 떠나기 전에 네게 꼭 말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이렇게 연락했어.”도도희는 말했다.“무슨 얘긴데?”이도하는 두 손을 맞잡고,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하듯 고개를 숙였다.“도도희, 20년 전 내가 갑자기 떠난 건 네 아버지가 날 찾아왔기 때문이야.”도도희는 깜짝 놀라며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네 아버지가 날 찾아와서, 해외로 떠나라고 돈을 줬어.”이도하는 고개를 떨구며, 미안함에 목소리가 낮아졌다.“그 당시 나는 전액 장학금을 받지 못해서 집안 형편으론 해외 유학을 갈 수 없었어.”“결국 그 돈의 유혹에 넘어갔지. 미안해. 이건 20년간 내 마음을 짓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4화

    이도하는 말했다.[며칠 전 강성대학을 지나가다, 우리가 자주 가던 대학교 맞은편 식당이 사라졌더라고.][지금은 카페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곳이 그립더라. 내가 거기 예약했어. 기다릴게. 너 안 오면 난 안 가!”도도희는 이도하에게 확답을 주지 않았다.잠시 후, 이도하는 침묵 속에서 전화를 끊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도도희는 고민 끝에 이도하를 만나기로 결심했다. 20년 전 그는 갑작스럽게 떠났고, 둘의 관계는 그렇게 끝났다. 그래서 이번 만남은 20년 후에 과거를 정리하는 마침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도도희가 집을 나서려 할 때, 이반스가 뒤에서 다가왔다. 그는 손에 우산을 들고 있었고, 깊은 갈색 눈동자에는 온화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도경수 어르신 말씀에 따르면, 정원에 개미가 이사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오늘 비가 올지도 모르니 우산을 가져가.”도도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우리 아버지가 재희를 위해 장난으로 하신 말이야.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데, 개미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다니?”그러나 이반스는 고집스러웠다.“그래도 가져가.”도도희는 결국 손을 내밀어 우산을 받으며 말했다.“고마워, 이반스.”이반스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천만에. 빨리 돌아오기나 해.”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도하는 이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를 보는 순간 도도희의 감정은 물밀듯이 몰려왔다.2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이도하는 도도희의 기억 속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약간 체격이 커졌고, 눈빛은 예전만큼 맑지 않았다.그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듯했으며, 얼굴에는 세월의 풍파보다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여전히 점잖고 잘생긴 모습이었지만, 더 이상 도도희가 알던 그 사람은 아니었다.그들과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이,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물결처럼 떠올랐다.도도희는 여전히 믿고 있었다. 그 시절, 이도하는 자신을 사랑했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3화

    아심은 살짝 민망해하며 도도희를 속일 수 없다는 걸 알고 부드럽게 웃었다.“그냥 오해였어요.”...도도희와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눈 후, 아심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머리를 말린 뒤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책을 한 권 꺼내 읽어 보았으나 흥미가 생기지 않아 한쪽으로 던지고, 다시 몸을 뒤집어 침대에 엎드렸다.한참 지나 새벽이 되자, 휴대폰이 진동하며 알림이 왔다. 아심은 바로 휴대폰을 열었고, 누군가 그녀에게 음악 공유를 요청하는 화면을 보자마자 눈가가 붉어졌다.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부드럽고 잔잔한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그녀의 감정이 출렁이며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노래 한 곡이 끝난 뒤, 아심은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아직 화났어요?]그러자 강시언이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내가 듣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야.]아심은 다시 물었다.[그럼 뭘 듣고 싶은데요?][스스로 생각해 봐. 생각나면 알려줘.]아심은 휴대폰 화면을 이마에 댄 채 잠시 머물렀고, 이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답장은 보내지 않은 채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그대로 잠에 들었다....토요일 아침이 되자 막 잠에서 깨어난 도도희는 도경수와 아심이 정원에서 함께 꽃나무를 손질하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다.도경수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고, 요즘 그의 기분은 나날이 좋아져 몸 상태까지 달라 보였다. 거실에서는 강재석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에 도도희는 다가가 인사를 건네며 웃었다.“재희가 어렸을 때랑 정말 비슷하네요. 항상 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다녔었죠.”강재석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웃었다.“이젠 도경수도 뭐만 해도 꼭 아심이를 데리고 하려고 하니까.”도도희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때, 양재아가 계단을 내려와 밝게 인사했다.“할아버지, 도도희 이모.”재아는 정원에서 도경수와 아심이 함께 있는 모습을 힐끗 보며 약간의 어색함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제가 도경수 할아버지의 손녀가 아니라는 게 확정됐으니, 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2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온 강시언은 넓은 거실의 어둠과 고요 속에 발을 들였다. 거실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바닥에 옅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그는 조명을 켜고 셔츠의 단추를 풀며 담배를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발코니의 라탄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한쪽 팔을 의자 팔걸이에 느긋하게 걸친 채 어두운 밤 풍경을 바라보았다.시언의 손가락 끝에서 담배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였고, 어두운 조명 속에서 남자의 차가운 분위기는 더욱 서늘하고 날카롭게 느껴졌다.잠시 후, 휴대폰 알림 소리가 울리자, 그는 컴퓨터를 열어 화상 회의를 시작했다.시야는 온두리 지역의 몇 가지 상황을 보고했다. 그러나 시언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대답만 할 뿐이었다.시야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속으로 의아해했다. 그는 최근 문제를 일으킨 노도 일행의 부하 몇 명을 체포했고, 은신처 하나를 철저히 파괴했다.이 정도면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는데, 시언은 조금도 기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시야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진언님! 혹시 또 강아심 씨와 다투신 겁니까?]시야는 설날 무렵, 자신이 시언의 연애를 방해한 일을 뒤늦게 알고는 몹시 불안해했었다.당시 아심은 남자 친구를 만난 상태였고, 그 일로 시언이 몇 날 며칠 동안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소문을 들었다.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 걸까 싶었다. 그의 질문이 끝나자, 화면 속에 있던 시경과 시온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그러나 시언의 얼굴은 한층 더 차갑고 어두워졌다.“다른 보고할 내용은 없나?”그의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시야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화상 통화로 안전한 거리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시경은 시야에게 조용히 입을 닫으라는 눈빛을 보내며 시언에게 보고했다.[요청하신 자료는 오늘 이미 전달했습니다.]시언은 짧게 대답했다.“알겠어.”시경은 이어서 말했다.[몇 가지 세부 사항은 직접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회의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1화

    여준석은 바로 강아심 옆에 앉았다. 그의 눈은 순수하고 꾸밈없으면서도 젊음의 활기로 빛나고 있었다.“누나, 대학은 졸업하셨어요?”아심은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제 모습이 아직 학생 같나요?”준석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뭐랄까,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누나는 정말 특별해 보여요!”아심의 눈은 깊고 매혹적이었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처럼 심오한 아름다움이 느껴졌고, 많은 일을 겪은 뒤의 투명함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순수하고 온화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맑음과 매혹 사이에서 저절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아심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대학에 다니지 않았어요. 일찍부터 일을 시작했죠.”준석은 놀라움과 아쉬움이 섞인 얼굴로 말했다.“정말 아쉽네요.”준석은 아심이 도씨 집안에 돌아오기 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로 생각하고는 말했다.“하지만 이제 집에 돌아왔으니, 다시 공부를 시작해 볼 수도 있잖아요.”아심은 흥미를 느낀 듯 말했다.“사실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준석은 열정적으로 말했다.“어떤 전공을 공부하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학교를 추천해 드릴게요. 저도 요즘 해외 유학을 고민하고 있어서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있거든요!”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우선 자료를 좀 찾아볼게요.”이때 도경수가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느라 음식이 다 식겠네. 일단 밥부터 먹어라!”다른 사람들도 그의 말을 듣고 시선을 두 사람에게로 돌렸다. 아심은 대각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시언의 깊고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시언은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아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몇 마디 농담을 나눈 뒤 다시 식사를 이어갔다....식사 후, 모두 거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경수는 아심이 최근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이야기를 꺼내며 여정에게 그녀의 그림 실력을 봐 달라고 부탁했다.여정은 겸손한 태도로 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0화

    잠깐 네 눈이 마주친 뒤, 아심은 시선을 피하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성을 바꾸는 건 급하지 않아요. 관련된 서류도 많고, 회사 법인 자료나 도장 같은 것들도 처리해야 해서 조금 번거롭거든요.”도경수는 단호하게 말했다.“어차피 바꿀 거니 걱정하지 마라. 할아버지가 다 알아서 해줄게.”강재석은 웃으며 시언에게 물었다.“시언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시언은 여전히 냉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건 아심의 일이니,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죠.”아심은 속눈썹을 살짝 떨며 정원의 꽃나무를 바라보았다. 저녁이 깊어지면서 낮 동안 화려했던 목련꽃은 저무는 빛 아래서 쓸쓸해 보였다.도도희는 두 사람의 반응을 살피며 부드럽게 웃었다.“성을 바꾸지 않아도 호적은 올릴 수 있어요. 천천히 해도 되니까요. 대신 파티는 언제 열지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강재석은 말했다.“파티 준비도 생각보다 많아. 초대장을 몇 장 보낼지, 누구를 초대할지도 결정해야 하고.”도경수는 금세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초대장은 내가 직접 쓰지!”강재석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겠는데.”도도희는 달력을 살펴보며 말했다.“그러면 이달 말에 하는 게 어떨까? 그때까지 초대장을 준비해서 발송하면 되겠네.”현재는 5월 중순이었고, 말까지는 열흘 남짓 남아 있었다.도도희는 강아심을 바라보며 물었다.“재희야, 네 생각은 어때?”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할아버지와 엄마께서 알아서 정해 주세요. 저는 괜찮아요.”강재석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그럼 그렇게 정하자. 성을 바꾸는 건 아심이 번거롭다고 하니, 파티 이후에 해도 늦지 않겠지.”도경수는 강재석의 의도를 눈치채고 반박하려 했으나, 아심이 말했다.“그럼 저는 강재석 할아버지 말씀을 따를게요.”도경수는 한마디 더 하려다 말을 삼키고 씩씩거리며 입을 다물었다.그때 도우미가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여정 씨 오셨어요!”도경수는 고개를 들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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