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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화

Author: 금추
소희는 손을 뒤로 숨기고 싶었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그러지 못했다.

게임에서는 그녀가 유민을 쏴 죽이고 그녀도 다른 사람 총에 맞아 죽었다.

소희를 발로 차고 싶은 충동을 참은 유민은 그녀를 옹호하였다. “둘째 삼촌, 숙제 다 했어요!”

임구택은 의외라는 듯 소희의 얼굴을 힐끔거리며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보자.”

유민은 숙제를 꺼내서 임구택에게 보여주었다. 과연 다했을 뿐만 아니라 채점도 다하고 틀린 문제도 고쳤다. 심지어 어떤 문제는 오답노트까지 써놓았다.

임구택은 의아해하며 고개를 돌려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는 태연하게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유민이가 숙제 다 하면 게임 같이 해주겠다고 약속했어요.”

임구택은 입가에 웃음을 띤 채 숙제를 내려놓고 유민에게 말했다. “숙제 잘했네, 계속 게임해!”

임구택은 말을 마친 뒤 걸음을 옮겨 방을 나갔다.

소희는 그제야 숨을 내쉬었고 유민과 눈을 마주쳤다.

유민이 비웃었다. “삼촌이 그렇게 무서워?”

소희는 입을 열었다. “설마 넌 안 무서워?”

유민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삼촌이 화나면 날 때릴 때도 있지만 그래도 너는 때리지도 못할텐데 넌 뭐가 무서워?”

소희는 목이 메었다. “누... 누가 무섭대?”

유민은 야유하며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희는 짜증이 나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삼촌 얘기하지 말고 게임이나 하자.”

유림은 다시 태블릿을 집어 들고 위협했다. “또 나 쏘면 내가 너 먼저 죽인다!”

소희는 미소를 지었다. “안 그럴게!”

......

소희가 집에 갈 땐 임구택을 마주치지 않았고 별장을 떠난 후 그제야 그녀는 마음이 탁 트였다.

어떤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게 한다.

임구택은 오전 내내 외출하지 않았고, 점심에는 유민과 단둘이 10개의 반찬과 국을 곁들여 밥을 먹었다.

임구택은 먼저 국물을 몇 모금 마시고는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물었다. “새로운 선생님 어때?”

“좋아요!”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구택은 가볍게 비꼬았다. “너랑 게임 같이 해줘서?”

유민은 대수롭지 않은 듯 넘겼다. “나랑 게임 같이 했던 사람 많은데 그 사람들 보고 괜찮다고 한적 없어요!”

그는 무심한 듯 말했다. “사실 그녀가 불쌍해요!”

“왜 그녀가 불쌍해?”임구택이 무심코 물었다.

유민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 없이 할아버지 한 분만 계셨고 할아버지가 지금 아프시대요.”

임구택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그녀가 말해준 거야?”

“네!”

“그렇다고 해도 그 이유 때문에 그녀를 좋다고 하면 안 돼. 난 가정교사를 고용하는 거지 빈곤을 구제해 주려는 게 아니야.”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

유민은 잠시 생각한 뒤 대답했다. “이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어쨌든 난 이번 선생님과 같이 하고 싶어요.”

“알겠어!”임구택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네가 좋다면 그걸로 된 거야.”

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임구택은 소희가 진짜 사연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의 능력은 있다고 생각했다.

......

소희는 임씨 집안 운전기사의 차를 타고 강성대 입구에서 내린 뒤 버스를 타고 중산별장으로 들어갔다.

버스가 교외를 지나자 도로가 점점 넓어지고 양쪽에 푸른 나무가 그늘을 이루며 넓은 삼림공원이 나왔다. 그 뒤에는 강성의 유명한 호수와 호수 건너편의 산들이 펼쳐졌다.

도심에 비해 이곳은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다.

스쿠터를 가지러 갈 때 밀크티 가게의 직원인 청아가 소리 그녀를 불렀다. “소희야, 잠시 앉았다 가!”

“그래!”소희가 대답했다.

가게에 들어가니 손님은 많지 않았고 청아는 소희를 창가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혔다. “잠시만 기다려줘!”

통나무 탁자 위에는 유리 꽃병이 놓여 있었는데, 활짝 핀 노란 데이지 꽃이 오늘 상쾌한 날씨와 잘 어울렸다.

청아는 쟁반을 들고 와 쟁반 위의 디저트를 하나씩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황도 푸딩, 초콜릿 무스, 패션후르츠 밀크티 한 잔이 나왔다.

소희는 눈이 맑아졌다.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먹어, 다 네 거야!

청아는 동그란 얼굴에 검은 뿔테를 쓰고 있었고 웃을 때 들어가는 보조개가 매우 귀여웠다.

소희는 푸딩을 앞에 두고 숟가락을 들고 먹기 시작했다.

청아는 두 손으로 턱을 괴고 빙그레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희는 외출할 때마다 스쿠터를 밀크티 가게 밖에 두고 다녔는데, 한두 번 방문하다 보니 친구가 되었다.

“소희야 이번 여름 방학 때 인턴직 어디로 갈거야?” 청아가 물었다.

소희는 숟가락을 든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직 생각 못 했어.”

“그럼 꿈 있어? 아니면 하고 싶은 거나?”

소희는 생각한 뒤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청원 별장 사고 싶어.”

그녀는 청원 별장을 좋아하지만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만약 그녀가 임구택과 이혼한다면 그녀는 이사를 가야 한다.

청아는 책상을 두드렸다. “좀 더 현실적인 걸 생각할 순 없어?”

소희는 말없이 푸딩을 다 먹은 뒤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참, 소희야, 청원 별장에서 일하다가 임구택 만난 적 있어?” 갑자기 청아가 화제를 돌렸다.

청아는 지금까지 소희가 청원 별장에서 하녀로 일하며 학비를 번다고 알고 있었다.

소희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렇구나!”청아는 턱을 괴었다. “정말 아쉽네.”

청아는 건축학을 전공했다. 청원의 중산별장은 임구택이 직접 설계 후 지은 것으로 알려져서 청아는 지금까지 임구택을 존경해왔다.

두 사람은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희가 돌아가려 하자 청아는 그녀에게 케이크 한 조각을 더 갖다주었다.

소희는 케이크를 들고 스쿠터를 탄 채 청원으로 들어갔다.

청원은 개인이 소유한 작은 산이다.

산길을 따라 오동나무가 심어져 있어 하늘을 가려 햇빛을 완전히 가리고 숲길에 들어서면 더욱 건조해져 정신이 맑아지고 더위를 쫓아낼 수 있었다.

별장은 산 중턱에 위치해 있었다. 철문이 양옆으로 자동으로 열리고, 안에는 넓게 조성된 잔디밭, 백 년이 넘은 나무 한 그루... 오른쪽엔 넓은 창을 통해 설희가 카펫 위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가 오는 것을 보자 설희는 쏜살같이 뛰어나왔다.

소희는 설희를 끌어안으며 임구택이 키우고 있는 개를 떠올렸다. 그녀는 임구택의 개를 조금 안타까워하며 케이크 상자를 두드렸다. “좀 이따 반 나눠줄게!”

설희는 더욱 흥분하며 소희 주위를 계속 맴돌았다.

설희는 그녀가 신발 갈아 신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왜 이렇게 착하지?”소희의 웃는 모습이 마치 꽃처럼 예뻤다.

오 씨 아주머니가 나와 소희의 손에 든 케이크를 건네받으며 가볍게 웃어 보였다. “아가씨가 케이크 드시고 싶었으면 저한테 말씀만 해주시면 되는데, 밖에서 만든 건 맛없잖아요.”

“청아가 준 거예요!” 소희는 오 씨 아주머니는 여러 가지 간식 만들어서 소희에게 주는 건 좋아하지만 소희가 밖의 음식을 먹는 건 싫어한다고 설명해주었다.

오씨 아주머니도 청아는 알고 있기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일 외출할 때 신선한 과일 챙겨서 청아님께 드릴게요.”

“알아서 하세요!”소희는 웃으며 설희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샤워를 마치고 설희와 함께 케이크를 먹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울렸다. “아가씨.”

“뭐 하고 계세요?”남자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뭐 좀 먹고 있어요”소희는 대답하며 손가락에 묻은 크림을 닦았다.

“방 씨 집안 셋째 부인에게 전화가 왔는데, King이 직접 디자인한 목걸이를 주문했습니다. 디자인 가격으로만 20억을 제시했습니다.

소희는 눈썹을 뽑으며 말했다. “방 씨 집안의 셋째 부인이라고요? 이번에는 통이 제법 큰데.”

이 셋째 부인은 GK쥬얼리샵에 VIP 고객으로 모델 출신이다. 비록 재벌과 결혼했지만 매너가 좋지 않아 몇천만 원짜리 보석을 사면서 십만 원짜리 포장박스 때문에 종업원과 실랑이를 벌인 적도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번에 성격이 달라진 거지?

“다음 달이면 방 씨 집안의 어머님이 여든 살 생신이라 곧 재산을 나눌 때가 되어 노인네의 호감을 사려는 것 같습니다. 시간 있으신가요? 어떻게 할까요?”

소희는 가볍게 웃어 보였다. “당연히 받아야지 돈 준다는데 거절할 거에요? 한 달이면 충분해요.”

“네, 그럼 내일 다시 전화드릴게요.”진석은 다시 물었다. “사무실엔 언제 오실 거죠?”

소희는 요구르트 빨대를 문 채 눈동자를 굴렸다. “주말에, 시간 다시 보고 말씀드릴게요.”

“네,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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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희가 스포츠카로 직진했지만 붉은 장미를 안지 않고 운전석의 문을 연 후 시동 버튼을 누르고 빠르게 핸들을 꺾으며 바로 도로로 올라가 질주를 했다.일련의 행동은 심명을 포함 한 모든 사람을 당황시켰다.심명의 여유가 넘치던 얼굴이 점점 굳었다, 그는 소희가 손을 들지 않고 꽃이 든 차를 몽땅 가져갈 줄은 몰랐다.지금 그는 사람들의 중심에서 손에 꽃 한 송이를 들고 바보같이 사람들의 시선을 받고 있다.그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했다, 분노가 가슴을 여미고 한순간 소희를 목졸라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한소율이 대체 무슨 이상한 사람을 손에 넣으라는 거야, 그래서 수천억을 포기하겠다며 자신을 놀리는 건가?주위의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왔고 그중에 이목을 끌지 않는 의혹스러운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소희가 어떻게 롤스 로이스 팬덤을 운전할 줄 알지?”숙련되게 운전을 하는 모습이다, 가세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나?이쪽 벤틀리 안에서 항상 큰 표정이 없던 명우가 놀라운 기색을 하고 입을 열었다, “소 아가씨,”한참 있다 뒤에 글자가 나왔다, “대단한데요!”심명은 아마 태어나고 이런 망신을 당한 적 없을 것이다.임구택은 차 문을 여는 손잡이서 손을 내리고 길 맞은켠에 이미 사라진 스포츠카의 행적을 한 눈 보고 웃음을 금치 못했다, 눈 안에는 웃음기가 스쳤다.심명, 심 가네 사람?임구택은 순간 무엇이 떠올라 어두운 눈빛으로 전화를 한 통 걸었다, 두어 번 울리더니 전화가 연결되었다, 맞은켠에서 들려오는 사람의 목소리에 숨기지 않는 흥분이 들린다, “구택 씨!”임구택은 바로 본론으로 향했다, “네가 심명한테 소희를 귀찮게 하라고 한 거야?”한소율이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임구택이 이렇게 빨리 알 줄 모르고 어떻게 해명해야 할지 대처 없이 일단 부인했다, “나 아니야.”말을 하고 한 마디 덪붙였다, “심명 같은 사람을 누가 움직일 수 있겠어? 그리고 심명이 누굴 좋아하던 내가 결정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아니어야 할 거야!” 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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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튿날, 심명은 소희가 골목길에서 밥을 먹고 나오는 시간을 계산하고 뒤에 있는 몇 경호원들에게 눈치를 주고 분부했다, “조심스러워하지 말고 진짜로 하시면 됩니다!”사회 청년으로 위장한 몇 경호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이해했다는 것을 표시하고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심명은 벽에 기대고 담배를 몇 입 피고 10분 즈음이 자났을 때 담뱃불을 끄고 느긋하게 안으로 들어갔다.이 시간대에 밥 먹으러 오는 대학생이 많기에 그의 사람들이 소희를 아주 구석진 곳으로 데려갔다, 사이에 벼러장 벽이 있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그는 소희의 옷이 헐렁해진 모습으로 몇 명의 남자에게 바닥에 깔려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그가 신명처럼 나타나는 모습을 상상했다.그러면 그녀는 두 눈에 빛이 반짝이며 감격스럽고 숭배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그녀와 그는 결혼을 하게 될 것이고 이후로 그에게 온 마음을 다해 받치게 될 것이다!심명은 상상을 하며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다.가까이 가자 싸우는 소리와 남자의 흐느낌 소리가 들렸다.그가 의아하고 있을 때 눈앞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바닥에 깔려 맞고 있는 사람은 소희가 아니라 경호원들이다, 하나같이 얼굴에 멍이 들고 배를 끌어안고 아우성을 쳤다.소희는 포니 테일을 묶고 하얀색 후드를 입은 모습으로 왼발로 한 사람의 가슴을 밟고 침착하게 있었지만 온몸에 서늘한 기운을 풍겨 주위의 공기마저 냉각시킬 듯했다.바닥에 있는 경호원은 코가 파랗고 얼굴이 붓게 호되게 맞았다, 심명의 모습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구명했다, “심 사장님, 살려주세요!”심명의 가슴이 철렁이다 냅다 도망을 치는데 위에서 바람 소리가 나더니 그의 어깨가 붙잡히고 사람 전체가 허공을 가르며 360도 회전을 하고 묵직하게 바닥으로 떨어졌다!“이런!”심명의 눈앞에 별들이 아른거렸다.그의 상상 속 모습과 마찬가지로 별빛이 반짝였다........한소율에게서 전화가 왔을 때 심 가네 개인 닥터가 심명에게 상처를 처리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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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4화

    이도하는 말했다.[며칠 전 강성대학을 지나가다, 우리가 자주 가던 대학교 맞은편 식당이 사라졌더라고.][지금은 카페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그곳이 그립더라. 내가 거기 예약했어. 기다릴게. 너 안 오면 난 안 가!”도도희는 이도하에게 확답을 주지 않았다.잠시 후, 이도하는 침묵 속에서 전화를 끊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도도희는 고민 끝에 이도하를 만나기로 결심했다. 20년 전 그는 갑작스럽게 떠났고, 둘의 관계는 그렇게 끝났다. 그래서 이번 만남은 20년 후에 과거를 정리하는 마침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도도희가 집을 나서려 할 때, 이반스가 뒤에서 다가왔다. 그는 손에 우산을 들고 있었고, 깊은 갈색 눈동자에는 온화한 배려가 담겨 있었다.“도경수 어르신 말씀에 따르면, 정원에 개미가 이사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오늘 비가 올지도 모르니 우산을 가져가.”도도희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우리 아버지가 재희를 위해 장난으로 하신 말이야.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날씨를 확인할 수 있는데, 개미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다니?”그러나 이반스는 고집스러웠다.“그래도 가져가.”도도희는 결국 손을 내밀어 우산을 받으며 말했다.“고마워, 이반스.”이반스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천만에. 빨리 돌아오기나 해.”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약속 장소에 도착했을 때, 이도하는 이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를 보는 순간 도도희의 감정은 물밀듯이 몰려왔다.2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이도하는 도도희의 기억 속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약간 체격이 커졌고, 눈빛은 예전만큼 맑지 않았다.그는 안정된 삶을 살고 있는 듯했으며, 얼굴에는 세월의 풍파보다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여전히 점잖고 잘생긴 모습이었지만, 더 이상 도도희가 알던 그 사람은 아니었다.그들과 함께했던 수많은 추억이,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물결처럼 떠올랐다.도도희는 여전히 믿고 있었다. 그 시절, 이도하는 자신을 사랑했었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3화

    아심은 살짝 민망해하며 도도희를 속일 수 없다는 걸 알고 부드럽게 웃었다.“그냥 오해였어요.”...도도희와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눈 후, 아심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머리를 말린 뒤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책을 한 권 꺼내 읽어 보았으나 흥미가 생기지 않아 한쪽으로 던지고, 다시 몸을 뒤집어 침대에 엎드렸다.한참 지나 새벽이 되자, 휴대폰이 진동하며 알림이 왔다. 아심은 바로 휴대폰을 열었고, 누군가 그녀에게 음악 공유를 요청하는 화면을 보자마자 눈가가 붉어졌다.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 부드럽고 잔잔한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그녀의 감정이 출렁이며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노래 한 곡이 끝난 뒤, 아심은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아직 화났어요?]그러자 강시언이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내가 듣고 싶은 말은 이게 아니야.]아심은 다시 물었다.[그럼 뭘 듣고 싶은데요?][스스로 생각해 봐. 생각나면 알려줘.]아심은 휴대폰 화면을 이마에 댄 채 잠시 머물렀고, 이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답장은 보내지 않은 채 휴대폰을 손에 쥔 채 그대로 잠에 들었다....토요일 아침이 되자 막 잠에서 깨어난 도도희는 도경수와 아심이 정원에서 함께 꽃나무를 손질하는 모습을 멀리서 보았다.도경수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했고, 요즘 그의 기분은 나날이 좋아져 몸 상태까지 달라 보였다. 거실에서는 강재석이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에 도도희는 다가가 인사를 건네며 웃었다.“재희가 어렸을 때랑 정말 비슷하네요. 항상 아버지 뒤를 졸졸 따라다녔었죠.”강재석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웃었다.“이젠 도경수도 뭐만 해도 꼭 아심이를 데리고 하려고 하니까.”도도희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이때, 양재아가 계단을 내려와 밝게 인사했다.“할아버지, 도도희 이모.”재아는 정원에서 도경수와 아심이 함께 있는 모습을 힐끗 보며 약간의 어색함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제가 도경수 할아버지의 손녀가 아니라는 게 확정됐으니, 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2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온 강시언은 넓은 거실의 어둠과 고요 속에 발을 들였다. 거실에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이 커다란 통유리창을 통해 바닥에 옅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그는 조명을 켜고 셔츠의 단추를 풀며 담배를 들고 발코니로 나갔다. 발코니의 라탄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한쪽 팔을 의자 팔걸이에 느긋하게 걸친 채 어두운 밤 풍경을 바라보았다.시언의 손가락 끝에서 담배 불빛이 희미하게 깜빡였고, 어두운 조명 속에서 남자의 차가운 분위기는 더욱 서늘하고 날카롭게 느껴졌다.잠시 후, 휴대폰 알림 소리가 울리자, 그는 컴퓨터를 열어 화상 회의를 시작했다.시야는 온두리 지역의 몇 가지 상황을 보고했다. 그러나 시언은 무표정한 얼굴로 담담히 대답만 할 뿐이었다.시야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속으로 의아해했다. 그는 최근 문제를 일으킨 노도 일행의 부하 몇 명을 체포했고, 은신처 하나를 철저히 파괴했다.이 정도면 칭찬받을 만한 일이었는데, 시언은 조금도 기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시야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진언님! 혹시 또 강아심 씨와 다투신 겁니까?]시야는 설날 무렵, 자신이 시언의 연애를 방해한 일을 뒤늦게 알고는 몹시 불안해했었다.당시 아심은 남자 친구를 만난 상태였고, 그 일로 시언이 몇 날 며칠 동안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소문을 들었다.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 걸까 싶었다. 그의 질문이 끝나자, 화면 속에 있던 시경과 시온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그러나 시언의 얼굴은 한층 더 차갑고 어두워졌다.“다른 보고할 내용은 없나?”그의 목소리에는 억누를 수 없는 냉기가 서려 있었다.시야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자신이 화상 통화로 안전한 거리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시경은 시야에게 조용히 입을 닫으라는 눈빛을 보내며 시언에게 보고했다.[요청하신 자료는 오늘 이미 전달했습니다.]시언은 짧게 대답했다.“알겠어.”시경은 이어서 말했다.[몇 가지 세부 사항은 직접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회의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1화

    여준석은 바로 강아심 옆에 앉았다. 그의 눈은 순수하고 꾸밈없으면서도 젊음의 활기로 빛나고 있었다.“누나, 대학은 졸업하셨어요?”아심은 잔잔하게 웃으며 말했다.“제 모습이 아직 학생 같나요?”준석은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뭐랄까,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누나는 정말 특별해 보여요!”아심의 눈은 깊고 매혹적이었다. 별이 가득한 밤하늘처럼 심오한 아름다움이 느껴졌고, 많은 일을 겪은 뒤의 투명함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순수하고 온화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 맑음과 매혹 사이에서 저절로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아심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대학에 다니지 않았어요. 일찍부터 일을 시작했죠.”준석은 놀라움과 아쉬움이 섞인 얼굴로 말했다.“정말 아쉽네요.”준석은 아심이 도씨 집안에 돌아오기 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을 거로 생각하고는 말했다.“하지만 이제 집에 돌아왔으니, 다시 공부를 시작해 볼 수도 있잖아요.”아심은 흥미를 느낀 듯 말했다.“사실 그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준석은 열정적으로 말했다.“어떤 전공을 공부하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시면 제가 학교를 추천해 드릴게요. 저도 요즘 해외 유학을 고민하고 있어서 자료를 많이 찾아보고 있거든요!”아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우선 자료를 좀 찾아볼게요.”이때 도경수가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둘이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재미있게 하느라 음식이 다 식겠네. 일단 밥부터 먹어라!”다른 사람들도 그의 말을 듣고 시선을 두 사람에게로 돌렸다. 아심은 대각선 맞은편에 앉아 있는 시언의 깊고 어두운 눈빛과 마주쳤다.시언은 아무런 감정도 드러내지 않은 채 조용히 아심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몇 마디 농담을 나눈 뒤 다시 식사를 이어갔다....식사 후, 모두 거실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도경수는 아심이 최근에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 이야기를 꺼내며 여정에게 그녀의 그림 실력을 봐 달라고 부탁했다.여정은 겸손한 태도로 말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900화

    잠깐 네 눈이 마주친 뒤, 아심은 시선을 피하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성을 바꾸는 건 급하지 않아요. 관련된 서류도 많고, 회사 법인 자료나 도장 같은 것들도 처리해야 해서 조금 번거롭거든요.”도경수는 단호하게 말했다.“어차피 바꿀 거니 걱정하지 마라. 할아버지가 다 알아서 해줄게.”강재석은 웃으며 시언에게 물었다.“시언아, 넌 어떻게 생각하니?”시언은 여전히 냉담하고 차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건 아심의 일이니, 제 의견은 중요하지 않죠.”아심은 속눈썹을 살짝 떨며 정원의 꽃나무를 바라보았다. 저녁이 깊어지면서 낮 동안 화려했던 목련꽃은 저무는 빛 아래서 쓸쓸해 보였다.도도희는 두 사람의 반응을 살피며 부드럽게 웃었다.“성을 바꾸지 않아도 호적은 올릴 수 있어요. 천천히 해도 되니까요. 대신 파티는 언제 열지 정해야 하지 않을까요?”강재석은 말했다.“파티 준비도 생각보다 많아. 초대장을 몇 장 보낼지, 누구를 초대할지도 결정해야 하고.”도경수는 금세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초대장은 내가 직접 쓰지!”강재석은 웃으며 말했다.“그럼 준비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겠는데.”도도희는 달력을 살펴보며 말했다.“그러면 이달 말에 하는 게 어떨까? 그때까지 초대장을 준비해서 발송하면 되겠네.”현재는 5월 중순이었고, 말까지는 열흘 남짓 남아 있었다.도도희는 강아심을 바라보며 물었다.“재희야, 네 생각은 어때?”아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할아버지와 엄마께서 알아서 정해 주세요. 저는 괜찮아요.”강재석은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그럼 그렇게 정하자. 성을 바꾸는 건 아심이 번거롭다고 하니, 파티 이후에 해도 늦지 않겠지.”도경수는 강재석의 의도를 눈치채고 반박하려 했으나, 아심이 말했다.“그럼 저는 강재석 할아버지 말씀을 따를게요.”도경수는 한마디 더 하려다 말을 삼키고 씩씩거리며 입을 다물었다.그때 도우미가 다가와 말했다.“어르신, 여정 씨 오셨어요!”도경수는 고개를 들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여정,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9화

    “외할아버지가 기쁜 건 좋은데, 네가 행복하지 않을까 봐서 걱정이야.”도경수의 목소리는 따뜻하고 진중했다.“네가 행복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단다.”아심은 갑작스러운 울컥함이 목을 막아버려, 그녀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고마워요, 할아버지.”도경수는 웃으며 말했다.“너무 많은 걸 생각하지 말아라. 네가 막 집에 돌아왔으니, 우선 가족끼리 이렇게 모여 즐겁게 지내는 게 중요하지. 다른 건 천천히 해결하면 돼.”“강시언이 너를 괴롭히면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내가 나이가 들긴 했어도, 우리 손녀를 지킬 힘은 아직 있어!”그는 다부지게 말했다.“우리 재희를 괴롭히는 녀석이 있으면, 내가 직접 찾아가 혼쭐을 내주마.”아심은 문득 설날 때 시언이 강재석에게 먼지떨이로 혼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아심을 데리고 강씨 집안으로 찾아가는 모습을 상상하자,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아심의 웃음은 화사하게 번지며 저녁 햇살처럼 따뜻했다.도도희는 청석길을 따라 걸어오며, 아심과 도경수가 함께 웃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다.그녀의 눈길은 부드럽고, 마음속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이 가득했다. 오랜 세월 쌓여있던 응어리가 이 따뜻한 저녁 속에서 말끔히 사라진 것 같았다.‘이런 게 정말 행복이구나.’ 도도희는 속으로 생각했다.거실에서는 강재석이 시언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바쁘냐? 저녁에 와서 같이 식사하자.”시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일이 있어서 못 갈 것 같아요.]그러자 강재석은 약간 성을 내며 말했다.“맨날 일이 바쁘다고 얼굴도 안 보이고. 아심이랑 오해가 있으면 빨리 풀어라. 계속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냐?”시언은 여전히 침착하게 대답했다.[피한 게 아니라 정말 바빴어요.]강재석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내 말도 안 들을 작정이냐? 좋아, 네가 안 오면 오늘 밤 내가 운성으로 돌아갈 거야!”[할아버지!] 시언의 목소리에 드디어 약간의 감정이 묻어났다.[그렇게 하지 마세요.]“내가 떠들썩하게 굴고 있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8화

    승현은 양재아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솔직히 말했다.“감정은 결국 느낌의 문제예요. 아마 내가 강아심을 먼저 만나서 선입견이 생겼을 거고요.”재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 동작에 따라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재아는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지승현 씨, 푹 쉬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내가 한 말은 꼭 지킬게요. 재아 씨가 필요로 하는 건 무엇이든 내가 최선을 다해 보상할게요.”재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저는 부족한 게 없어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그냥 그날 밤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게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병실을 떠났다. 병실 밖으로 나온 재아는 눈물을 닦고 표정을 다잡았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어두운 기운이 감돌았다.‘이대로 끝낼 순 없어.’재아는 이를 악물었다....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심은 강시언을 보지 못했다. 시언은 중간중간 도씨 저택을 방문해 강재석과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다 떠나곤 했다. 하지만, 아심과는 마주치지 않았다.아심에게는 그가 오든 가든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시언은 원래 자신의 일정을 굳이 그녀에게 알리지 않았고, 아심도 이미 다시 떠났겠다고 생각하며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승현은 이미 퇴원했다. 아심은 그와 두어 번 전화로 안부를 주고받았을 뿐, 병원에 다시 가지 않았다.아심은 낮에는 일에 몰두했고, 밤에는 도경수와 그림을 배우며, 자기 전에 도도희와 이야기를 나눈 뒤 방으로 돌아가 잠들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생활은 혼자였던 시절과 완전히 달랐다.이날은 일찍 퇴근해 저녁 무렵에, 집에 도착했다. 아심이 정원을 지나던 중, 도경수가 한 그루의 나무 아래서 잡초를 뽑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그녀는 다가가며 말했다.“할아버지, 제가 도와드릴게요!”도경수는 기뻐하며 말했다.“오늘은 일찍 끝났구나.”아심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네, 내일이 토요일이라 일찍 퇴근하고 싶었어요.”도경수는 아심을 말리며 말했다.“넌 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7화

    지승현의 목소리는 약간 힘이 없었다.[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훨씬 나아졌어. 지금은 약간 어지러운 것 빼고는 큰 문제는 없어.]강아심은 차분히 말했다.“아까 경찰서에서 전화가 왔는데, 널 친 운전자는 음주 운전으로 차량을 통제하지 못했다고 해.”“하지만 난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것 같아. 너도 조심하고, 안전에 신경 써.”승현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알겠어. 고마워, 아심아. 그리고 어제도 고마워. 병원에 데려다주고, 모든 절차도 네가 대신해 줬다고 간호사가 말해줬어.]아심은 담담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너도 예전에 날 도와준 적 있었잖아. 우린 친구니까, 그런 건 따질 필요 없어.”[어제 우리 엄마가 와서 너한테 무례하게 굴진 않았어?]아심은 짧게 대답했다.“아니.”[그렇다면 다행이야.]“너는 몸 잘 추스르고, 다른 건 너무 신경 쓰지 마.”[그럴게.]...승현이 전화를 끊자마자, 양재아가 꽃다발을 들고 병실로 들어왔다.“승현 씨, 몸은 좀 괜찮아요?”승현의 비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재아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었다. 재아는 꽃을 탁자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꽃은 여기 둘게요.”승현은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재아 씨, 일부러 돈 쓸 필요는 없었는데.”재아는 순간 표정이 굳었지만,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승현 씨, 우리 좀 진지하게 얘기해 봐요.”승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나도 재아 씨랑 분명히 말해야 할 게 있어요.”재아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귀여운 얼굴에는 진지한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그동안 여사님께서 우리를 이어주려고 하셨지만, 나는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고요.”“그날 밤의 일도 승현 씨만의 잘못은 아니예요. 나 역시 술에 취했고, 내 잘못도 있었으니까요.”승현은 재아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휘말려 이런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 재아를 보며 약간의 연민을 느꼈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2896화

    두 사람이 대화 중이던 중, 이반스가 측문으로 들어왔다. 그는 도도희를 보며 놀란 듯 물었다.“도도희, 바둑을 두고 있었어?”강재석이 웃으며 말했다.“도도희는 어릴 적부터 바둑을 잘 뒀지. 학교 다닐 때 상도 받았었다고. 정말 대단했어!”이반스는 눈을 반짝이며 감탄과 부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나도 배우고 싶어요!”도도희는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넌 바둑보단 오목을 배우는 게 나을 것 같아.”이반스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왜?”도도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오목이 더 어려워. 너의 높은 지능에 딱 맞을 거야.”이반스는 칭찬을 들었다고 생각하며 기뻐했다.“고마워, 도도희!”강재석은 옆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크게 웃었다....양재아는 요즘 매일 늦게 귀가했다. 이날도 밤 10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와, 강재석과 도도희에게 인사를 건넨 뒤 물었다.“할아버지는 어디 계세요?”도도희는 대답했다.“서재에 계셔.”재아는 거실 옆의 작은 서재로 향했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안쪽의 모습을 보았다.도경수와 강아심은 커다란 화판 앞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책상 위에는 크고 작은 붓과 각종 채색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도경수는 가끔 아심의 붓질을 살펴보며 친절하게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그의 눈에는 뿌듯함과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고, 그 감정은 멀리서도 느껴질 정도였다. 재아는 그 모습을 보고 괜히 속이 쓰리고, 마음이 더욱 불편해졌다. 결국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발길을 돌려 나와버렸다.잠시 뒤, 도도희는 밤참을 들고 서재 문을 열며 들어왔다.“이제 그만하고 쉬세요. 너무 늦었어요.”도경수는 얼굴 가득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우리 재희는 정말 재능이 있어! 너랑 똑같아!”도도희는 딸을 보며 기쁜 미소를 지었다.“그러게요. 역시 혈연은 속일 수가 없네요.”아심의 얼굴 한쪽에는 물감이 살짝 묻어 있었는데, 그 모습이 더욱 생기 있고 사랑스럽게 보였다.“할아버지가 훨씬 대단하세요!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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