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33화

임구택은 머릿속이 멍해났다. 숨을 쉴 수조차 없이 목이 메어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많이 다쳤던가요?"

"그건 임 대표가 신경 쓸 일이 아니죠."

시언이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서희의 과거는 이미 알려드렸지만 서희의 미래는 그쪽과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 물어볼 필요도 없고, 참여하지도 마세요. 그쪽만 없으면 서희는 아주 잘 지낼 겁니다."

밤처럼 고요하던 임구택의 눈빛은 순간 삶의 모든 희망이 심연에 빠진 사람처럼 어두워졌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 떠났다.

강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의 핸드폰이 계속 울리고 있었다.

장시원의 전화, 구은서의 전화, 회사의 전화......

그는 바로 무음모드로 전환했다. 핸드폰의 화면은 그렇게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여러 번을 반복했다.

모든 것이 다 드러났다!

전에 그가 의심했던 소희의 신분을 포함해서.

그녀의 신분은 바로 그의 아내이다!

그녀가 그의 곁으로 온 건 아마도 그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초콜릿을 주어서. 아마도 2박 2일동안 생사를 같이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3년이 되도록 집에 돌아가지도 않았고, 그녀를 만나주지도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이름조차도 몰랐었고.

3년 후, 그녀는 다시 그에게로 다가오려고 노력했지만, 그는 다시 한 번 그녀를 다치게 했다!

순간 그가 헤어지자고 했을 때 그녀의 눈에서 스쳐지난 침통의 빛이 생각났다.

그녀는 틀림없이 그에게 매우 실망했을 것이다!

임구택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시큰거리는 느낌을 억눌렀다. 그러고는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19일 저녁, 어느 의사가 심명 교외의 장원으로 갔었는지 알아보고 나한테로 데리고 와."

전달이 끝나고 전화를 끊은 그는 갑자기 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강성으로 돌아왔을 땐 날이 이미 어두워졌다.

명우가 소희를 치료했던 의사를 데리고 임구택 만나러 왔다.

의사가 방으로 들어가니 소파에 앉아있는 어두운 그림자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그림자는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