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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9화

소희가 이를 닦으며 택배 포장지를 훑어보았다. 그러고는 덤덤하게 말했다.

"거기에 놓으면 돼."

하지만 다 씻고 돌아왔을 때 택배는 이미 뜯겨져 있었고, 정교한 초청장 한 장이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심명이 그녀에게 계란을 까주면서 물었다.

"너 진짜 이 여인의 생일파티에 가려고?"

"응, 어제 이미 약속했어."

소희가 고개를 숙여 죽을 마시며 대답했다. 긴 속눈썹에는 채 닦지 않은 물방울이 묻어 있었다.

"가도 돼!"

심명이 계란을 그녀의 손 옆에 있는 접시에 올려 놓았다. 그러고는 조소하듯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나도 너와 함께 갈거야."

"이현이 너에게 초청장을 보내지도 않았잖아."

소희가 덤덤하게 말했다.

심명이 듣더니 바로 콧방귀를 뀌었다.

"네가 받았잖아. 가족도 못 데리고 가냐?"

"일 만들 생각은 하지도 마."

"걱정마. 나 아무 짓도 안 해. 맹세할게!"

심명이 실눈을 뜬 채 매혹적인 웃음을 드러냈다.

"조용히 너의 곁에서 투명 인간 역할만 할게."

소희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역시 소희가 최고야!"

심명이 몸을 일으켜 입술을 내민 채 소희의 얼굴에 뽀뽀를 하려고 했지만, 소희가 바로 막았다.

이튿날, 이현의 생일파티 현장.

이현은 현재 인기가 들끓고 있는 배우로 생일파티도 역시 주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현은 미리 개인 생일파티의 규모애 맞춰 준비하고 모든 기자의 취재를 사절했다. 초청한 손님도 연예계에서 그녀와 사이가 괜찮은 자들, 그리고 줄곧 그녀를 지지해 온 일부 팬들뿐이었다.

저녁 무렵이 되자 심명이 소희 데리러 왔다.

그런데 심명을 보자마자 소희가 두 눈을 크게 떴다. 흰색 셔츠, 파란색 체크 조끼에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청색 스포츠카 안에 앉아 있는 심명은 블록버스터를 찍고 있는 모델 같았다.

소희가 의아해 하며 위아래로 그를 훑어보았다.

"너 설마 이현을 좋아하는 거 아니야? 오늘에 가서 고백하려고?"

심명이 듣더니 화가 나서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흰 티셔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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