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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5화

"그렇죠."

장시원은 더 이상 청아에 관한 일을 묻지 않고 고개를 숙여 품속의 깜찍한 여자아이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아이가 이렇게 예쁘게 생겼으니 아이의 부모님도 틀림없이 엄청 이쁘게 생기셨겠죠?”

소희가 장시원을 한 번 보고는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

"네, 두 분 다 엄청 이쁘게 생겼어요."

차가 천천히 천위 호텔 밖에 멈추었고 장시원이 요요를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 뒤에는 곰돌이를 안은 소희가 따르고 있었다.

조백림이 약혼식을 위하여 천위 호텔의 비낙룸 전체를 전세 냈다. 오색찬란한 유리구슬로 만들어진 불은 중국식 고풍스러운 룸 전체를 환하게 비춰주었고 도처에 꽃과 분홍색의 풍선으로 꾸며져 사치스럽고도 호화로워 보였다.

마침 오진수 등이 임구택을 둘러싸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높은 소리로 말했다.

"장 도련님도 왔어!”

그리고 그의 소리에 다들 분분히 뒤돌아보았다. 멀리서 장시원이 품속에 아이를 안고 한 소녀와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소녀는 품속의 거대한 곰돌이에 의해 얼굴이 가려져 누구인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

오진수가 바로 웃으며 말했다.

"장 도련님이 어떻게 아이를 안고 있는 거야? 설마 우리 몰래 낳은 건 아니겠지?"

"오늘은 조 도련님이 약혼식을 올리는 날인데 장 도련님이 아예 아이를 안고 오다니. 이건 조 도련님보다 더 뛰어나겠다는 거잖아."

"역시 장 도련님이야. 매사에 앞선다니까."

다들 하나같이 농담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장시원과 그 옆의 소녀가 천천히 불빛이 밝은 곳까지 걸어왔고, 다들 그제야 소녀의 얼굴을 똑똑히 보았다.

그런데 소녀를 알아본 순간 웃음소리가 뚝 그쳤다. 몇 사람은 더욱 약속이나 한 듯 임구택의 눈치를 살폈다.

임구택도 소녀를 알아보았다. 사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일찍 알아보았다.

하지만 눈동자에는 여전히 냉담함으로 가득 차 있어 태도나 감정을 알아낼 수가 없었다.

왕년 임구택과 소희의 일에 대해 알 사람들은 다 알고있었다. 비록 지금은 이미 세월이 흘러 많은 것들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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