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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장시원이 그래도 많이 조용해졌어. 더 이상 공개적으로 여자친구를 사귀지도 않았고. 우민율이 계속 그를 쫓아다녔지만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잖아."

성연희가 눈동자를 굴리더니 입을 열었다.

소희는 순간 조백림의 약혼식에 참석했던 그 여인이 떠올랐다. 성연희가 말한 우민율이 그 여인인 게 분명한 것 같았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비웃음부터 나왔다.

장시원은 이름 난 바람둥이라 공개된 여자친구는 없다 하더라도 섹파는 절대 적지 않을 거니까.

정원에서 한창 놀고 있는데 점심 밥상을 다 차렸다는 하인의 말에 그들은 다시 거실로 돌아갔다.

그런데 이때, 진석이 갑자기 나타났다.

소희를 본 그의 눈에는 의아한 빛이 번쩍였지만 곧 다정한 웃음으로 바뀌었다.

"돌아왔으면서 왜 연락도 하지 않았어요? 만약 내가 오늘 이곳에 오지 않았더라면 언제까지 피하려고 했는데요?"

소희가 억울하다는듯 대답했다.

"저 돌아온 요 며칠 엄청 바빴거든요."

"바빴다고요?"

진석이 냉소하며 물었다.

"뭐하느라 바빴는데요?"

"아이를 보느라고요."

소희가 요요를 가리켰다.

진석은 소희의 대답에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바라보았다. 한 어린아이가 입을 삐죽 내밀고 큰 눈으로 멀뚱멀뚱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진석이 순간 놀랐다.

"몰래 아이까지 낳은 겁니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방안은 온통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점심을 먹고 있는 동안 도 어르신은 계속 진석더러 빨리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라고 재촉했다. 아이를 돌보는 게 이토록 재미있는 일이라는 걸 오늘에야 깨닫게 되었으니까.

이에 진석은 오늘 괜히 왔다며 속으로 후회하고 있었다.

그러다 밥을 반쯤 먹은 진석이 소희를 향해 입을 열었다.

"마침 아가씨가 돌아와서 하는 얘긴데요, 한 영화 제작팀에서 아가씨에게 영화 복장 디자인을 맡기고 싶다고 이미 나한테 세 번이나 전화를 걸어왔어요.”

주 감독의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높은 시청률을 획득하였고 평판도 엄청 좋았다. 특히 영화 속의 치파오는 사람들의 놀라움을 자아낼 정도로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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