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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7화

고명계는 임구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그러더니 곧 깨달았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아무래도 임구택의 여인이 여민이 꼬신 사람이 임구택인 줄 알고 화가 나서 달려들어 여민을 때린 것 같았다.

설사 임구택의 여인이 때린 사람이 그라고 하더라도 그는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 일은 원래 크게 벌려서는 안 되는 거라 그는 순간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오해네요, 그럼! 임 대표님의 여자친구분은 손을 안 다쳤죠?"

여민은 얼굴을 가린 채 고명계의 뒤로 물러나 임구택과 소희를 주시하였다.

소희는 한 번도 이런 큰 실수를 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창피함에 진심으로 두 사람에게 사과하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임구택이 소녀의 궁핍한 뒷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 다시 고개를 돌려 고명계에게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하던 걸 계속하세요."

그러고는 돌아서서 소희를 쫓아갔다.

여민은 고귀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임구택을 보며 고명계에게 물었다.

"저 사람이 바로 임구택이에요?”

"그래! 왜, 마음에 들어?"

고명계가 여인의 허리를 꼬집으며 웃었다.

여민이 듣더니 눈썹을 올렸다.

"전 제가 어떤 신분인지 잘 알고 있어요. 그런 허황한 꿈은 안 꾼다고요."

하지만 말하고 있는 그녀의 눈빛이 번쩍였다.

다들 임구택이 좋아하고 있는 사람이 이현이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방금 그 여인은 누구지?

그녀는 이미 부은 자신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콧방귀를 뀌었다. 언젠가는 복수할 거라고 다짐하면서.

*

소희는 앞에서 아주 빨리 걸었고, 임구택은 뒤에서 서두르지 않고 따라갔다.

술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연회장 안에 있어 온천 화원은 엄청 어둡고 조용했다.

임구택은 조용하게 앞의 소녀를 주시하다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렇게 충동적인 모습은 처음이네."

소희의 발걸음이 순간 멈추었다. 그녀는 입술을 굳게 오므리고 생각에 잠겼다.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건데? 그의 접근으로 인해 그녀가 잠시 정서가 불안해져서 실수했다고?

"임 대표님이 왜 여기에 있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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