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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9화

장명원의 말에 간미연은 순간 고개를 돌려 눈을 가렸고, 소희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몇 사람이서 요요를 에워싸고 한창 놀고 있는데 심명이 이미 천위 호텔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걸려왔다.

장시원이 시간을 한 번 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나도 마침 가야 하는데. 내가 가서 백림에게 인사만 하고 올테니, 같이 가요."

"네."

소희가 요요를 안고 장시원을 기다렸다.

조백림은 소희가 떠난다는 걸 듣고 약혼녀와 함께 그녀를 배웅하러 나왔다.

호텔 문밖으로 나오니 심명이 자신의 차에 기대어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소희를 보더니 바로 전화를 끊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심 아빠!"

요요가 심명을 보자마자 작은 손을 내밀어 그에게 안기려 했다.

심명은 즉시 요요를 품에 안고 아이의 작은 얼굴을 살짝 꼬집었다. 그리고 소희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집에 가자."

"응."

소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서 뒤에 있는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요요가 ‘심 아빠’라고 부르는 소리에 장시원은 마음속에 순간 이상한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지금은 그 느낌보다 임구택의 반응이 더욱 궁금했다.

전에 심명이 소희를 한 번만 힐끗해도 임구택이 참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소희가 심명의 여인으로 되었으니.

심명이 한 손으로 요요를 안고 한 손으로 소희를 잡고 떠나는 모습을 보며 다들 마음이 복잡해 나는 느낌이 들어 임구택의 반응을 몰래 살폈다.

임구택은 멀지 않은 천위 호텔 문앞 큰 기둥 뒤에 몸을 숨기고 서 있었다. 어두운 그림자에 가려져 얼굴의 표정은 똑똑히 보이지 않았지만 그 주위의 분위기는 초여름인데도 겨울에 처해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심명은 고의로 임구택 쪽을 한 번 쳐다보고는 입가에 보일 듯 말 듯한 웃음을 드러냈다. 그러고는 차문앞에 서서 직접 차문을 열어 소희가 차에 타기를 기다렸다. 동작은 너무나도 다정하고 자상했다.

소희가 차에 오른 후 심명은 요요를 그녀에게 맡기고 운전석에 올랐다.

세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훈훈하여 마치 한 가족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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