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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1화

소희의 허리를 감싼 심명의 손을 한번 쳐다보고는 임구택이 덤덤하게 말했다.

"심 대표가 이렇게 기뻐하는데, 잠시 후에 같이 술이나 한 잔 하시죠.”

"당연하죠. 하지만 제가 술에 취하는 걸 소희는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한밤중에 저를 침대에서 걷어차 버릴까 봐 무섭기도 하고."

심명이 아양을 떨 듯 소희를 바라보며 웃었다.

듣고 있는 소희의 얼굴색은 전혀 변하지 않았지만, 손은 몰래 심명의 허리살을 꼬집고 힘껏 비틀었다.

"습!"

심명이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더욱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어차피 다 아는 얼굴들인데 뭐."

이에 임구택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

"걱정마요, 소희는 침대에서 사람을 걷어차지 않습니다."

"그래요?"

심명이 듣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럼 제가 소희를 너무 아끼는 탓에 새로 생긴 버릇이겠네요."

소희가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임구택과 이현 앞에서 화를 낼 수도 없는 일이라 화제를 돌리려고 가방에서 선물을 꺼내 이현에게 건네주었다.

"생일 축하해."

선물을 받은 이현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전혀 가시지 않았다.

"소희 씨, 고마워요. 오늘의 디저트는 구택 씨가 미슐랭 3성급 셰프를 모셔 만든 것들이 거든요. 소희 씨 단 걸 좋아하니 많이 먹어요."

소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이현이 남자의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들어 애교 부리듯 말했다.

"나 드레스 갈아입고 싶은데, 도와줘요."

"그래."

임구택이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소희와 심명에게 말했다.

"실례하겠습니다. 두 분은 편한대로 돌아다녀요."

"그러죠."

이현이 다시 남자와 함께 떠났다.

고개를 들어 남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현의 밝은 두 눈에는 예전과 똑같은 숭배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임구택은 고개를 살짝 돌려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소를 옅게 머금고 있는 남자는 인내심 있고 다정해 보였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소희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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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
goodnovel comment avatar
Esther
왜 점점 답답한 느낌이죠?! 역시 중국소설은 울타리안에서 돈다는 느낌이 드네요. 역시 쿨한 미국문화 스토리가 느낌이 더 좋네요 ㅎㅎ
goodnovel comment avatar
Esther
그러니 말예요. 내용이 제목과 다른길로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드네요.
goodnovel comment avatar
까칠한 삼남매 맘
구택은 무슨 마음인거지? 소희를 보내고 엄청 후회 하는거 같더니... 짜증나네요 그리고 교활한 이현은 은혜를 원수로 갚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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