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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2화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임구택은 초조하고 절박해 났다. 1초가 1년처럼 느껴졌다.

몇 분 후, 오 노인이 나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어르신께서 만나고 싶지 않으시답니다. 하지만 도련님께서 돌아오셨는데, 한 번 만나드리겠다네요."

시언이?

임구택이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그럼 수고스러우신 대로 안내해 주세요."

오 노인이 임구택을 데리고 뒤뜰로 향했다. 익숙한 회랑과 경치를 보노라니 전에 소희와 함께 왔었을 때가 생각났다. 순간 많은 일들이 풀리게 되었다.

소희가 어떻게 고옥이 강씨 가문에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 강 어르신은 왜 소희만 남겨두었는지, 또 왜 고옥을 그에게 공짜로 주었는지.

모든 것이 이상하게 말이 되었다.

뒤뜰에 도착하니 물가에 지은 정자 하나가 보였고, 시언이 나무로 된 복도 중간에 앉아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다. 그러다 임구택을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앉아요."

하지만 임구택이 바로 물었다.

"소희는요?"

시언의 검은 눈썹 아래에 박힌 눈은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있었지만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기세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

그는 손에 붙은 사료 부스러기를 털어버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 어젯밤에 금방 운성으로 돌아왔거든요. 원래 오늘 아침에 가서 서희도 같이 데려오려 했지만 이미 떠났더군요."

"어디로 갔죠?"

임구택의 심장이 금방 가라앉았다.

"그건 내가 되려 임 대표에세 물어봐야 할 것 같은데. 그쪽이 서희더러 떠나라고 한 거 아닙니까?"

시언의 말투가 급격히 차가워졌다.

임구택은 순간 목구멍이 막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오 노인이 와서 차를 올리자 임구택이 시언 맞은편에 앉았다. 어두워진 눈빛속에는 초조함과 침통함이 가득했다.

"임 대표가 여기까지 찾아온 걸 보니, 소희가 바로 서희라는 것도 눈치챘겠네요? 하지만 분명 아직도 많은 의문이 들 겁니다."

시언이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말을 이어갔다.

"오늘, 서희에 관한 모든 일을 알려줄게요."

"서희는 소정인의 딸이 맞습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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