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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소희가 손에 아이스크림을 높이 들고 심명에게 구조요청을 했다.

"빨리! 요요를 말려 줘!"

이에 심명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다가가 요요를 안았다.

"우린 저런 거 안 먹어. 아주머니가 요요를 위해 새우 계란찜을 했는데, 계란찜이나 먹으러 갈까?"

하지만 요요는 여전히 고개를 돌려 소희의 아이스크림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다 동글동글한 눈을 한번 깜박거리더니 눈물이 금세 솟아올라 곧 떨어지려 했다.

심명은 바삐 다른 장난감을 들고 요요를 달랬다. 그러고는 뒤돌아 소희를 노려보았다.

"너도 먹지 마. 너 차가운 거 먹으면 안 된다는 거 몰라? 어쩜 그렇게 요요보다 더 말썽이야."

소희가 듣더니 다리를 꼬고 앉아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누가 말썽인데. 네가 쓸데없이 계속 내 일에 참견하니까 그렇지."

심명은 화가 나서 책상 위의 물을 소희에게 끼얹고 싶을 지경이었다.

하지만 소희도 끝내는 제멋대로 굴지 못하고 아이스크림을 반만 먹고 남은 절반은 고분고분 냉장고에 넣었다.

그러다 부엌에서 나오는데 누군가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머리를 내밀어 보니 역시 청아였다.

"엄마!"

거실에 있던 요요가 소리를 지르더니 작은 걸음으로 달려왔다.

청아가 허리를 굽혀 요요를 안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소희와 심명에게 말했다.

"수고했어."

예전과 변함없는 깨끗하고 명랑한 웃음이었다. 심지어 웃을 때마다 보일 듯 말 듯 나타나는 보조개도 여전했다.

"수고는 무슨. 우리도 미리 육아의 삶을 체험해보고, 좋은데?" 심명이 의미심장한 웃음을 머금고 소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희는 그를 상대도 하지 않고 청아에게 물었다.

"아주머니는 좀 괜찮으셔?"

"응. 상태는 이미 안정되었지만, 그래도 좀 더 관찰해봐야 알 것 같대."

옆에 있던 심명이 청아의 품에서 요요를 안고 갔다.

"자, 심 아빠랑 놀러 갈까? 엄마와 소희 이모가 좀 얘기하게."

워낙 심명의 말을 엄청 잘 따르는 요요라, 조용히 그와 함께 기차놀이 하러 거실로 갔다.

소희가 청아에 물 한 잔을 따라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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