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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4화

의사는 소희를 치료한 경과를 빠짐없이 말해주었다.

"그 환자분의 생명력은 아주 완강했습니다. 게다가 다행히 장기를 찌르지 않아 살았지만......"

임구택이 침을 삼켰다.

"지만...?"

진 의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독소가 신경을 자극하는 바람에 실명했습니다."

임구택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핏빛이 스며든 두 눈동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의사를 쳐다보았다.

"앞을 볼 수 없다고요?"

"네."

임구택은 순간 머리를 세게 맞은 느낌이 들었다. 가슴이 아픈 건지 저린 건지 구분할 수 없었다. 그는 손을 뻗어 탁자 위의 담배를 집으려고 했다. 하지만 손이 심하게 떨고 있어 담배가 쏟아져 나왔다. 물방울도 떨어져 나온 담배와 함께 튀면서 미세한 소리를 냈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

"진 의사님을 모셔다드려."

내내 듣고 있던 명우도 눈살을 찌푸렸다. 그날 포위된 사람이 소희일 줄은 정말 몰랐다. 게다가 실명까지 했다니.

그는 감히 임구택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직접 보지 않아도 그의 당황함과 침통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명우는 부하더러 진 의사에게 준 돈을 챙기라고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진 의사님, 가시죠. 아래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곧 방안에는 임구택만 남았다. 그의 눈에서 후회가 용솟음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칼로 자신을 죽이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래야만 질식할 정도로 가슴으로부터 전해오는 격렬한 고통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녀가 피투성이로 된 모습을 감히 상상하기도 무서웠다. 어떻게 불곰의 손에서 살아남았을지는 더욱 그랬고.

심지어 그녀가 포위 공격당하고 있을 때, 그는 전망대에서 보고 있었다!

‘실명이라니.’

그래서 그날 밤, 방금 생사의 고비를 겪고 어둠 속에서 그에게 전화를 걸었던거야?

근데 그가 뭐라고 했었지?

떠나라고, 다시는 그의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임구택은 평생 자신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명우는 사람을 시켜 소희의 출국 기록을 조사하게 했다.

그리고 곧 소식을 보고 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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