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441 - Chapter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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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신세희는 더는 민정아와 실랑이를 벌이며 시간 낭비하기 싫었다.“미안하지만 출근을 해야 해서요. 방해하지 말아주시겠어요? 한번만 더 회사에서 나를 비방하고, 내 업무에 영향 주면 신고할 겁니다.”말을 마친 신세희가 엄선희를 잡아끌었다."선희 씨, 무시하고 이만 들어가요."두 사람이 걸음을 옮겼다. 모퉁이를 돌기 전 엄선희가 민정아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흥, 약 오르지?""짜증나, 짜증나! 어디 두고 봐, 우리 사촌 언니가 서울에서 돌아오면 다 죽었어!"민정아는 양손으로 허리를 짚으며 프런트 입구에서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그녀는 요 며칠 주주들이 회사에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대주주인 서준명은 할아버지의 병세 때문에 3주 동안 회사에 나오지 않고 있었다. 평소에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구서준 대표도 현재 서울에 있었으니 자신이 여기서 난동을 부린다고 해도 아무도 감히 말리지 못 하리라.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인사팀에서 그녀를 제지했다."민정아 씨, 회사에서 이렇게 난동 부리시면 안 됩니다. 업무에 방해되니 이만 나가주세요!""지금 날 쫓아내겠다는 거야?"인사팀 팀장이 말했다."민정아 씨는 더는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닙니다. 계속 이러시면 경찰에 신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민정아는 악, 비명을 지르더니 울음을 터뜨렸다. 얼굴을 감싼 그녀가 쫓겨나듯 회사 밖으로 나갔다.회사 문밖에 선 그녀는 바로 민정연에게 전화를 걸었다."언니, 언니 말대로 신세희 그년, 회사에 출근했어. 게다가 나더러 멍청하대. 언니가 날 이용하는 거라는데... 언니는...""신세희 말이 맞아! 넌 멍청해, 진짜 돌대가리야. 너 같은 게 어떻게 구 대표한테 시집가겠다고 설치는지 모르겠어. 구 대표는 고사하고, 넌 내 약혼자의 눈에도 차지 않을 거야. "수화기 너머에서 민정연의 신랄한 욕설이 들려왔다.신세희가 출근했는지 살펴보라고만 했을 뿐인데 민정아가 또 시비를 건 모양이었다.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었다.민정연은 줄곧 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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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2화

전화를 끊은 임서아는 급히 서씨 집안 어르신이 머무는 병실로 돌아갔다.젊은 시절 꽤 알아주는 정치인이었던 그는 비록 지금은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의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었다. 그가 받는 대우는 매우 특별했다.더구나 그의 밑에서 일했던 부하들은 여전히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하여 그가 병이 났다는 소식에 바로 그를 서울 최고의 국군병원에 모시게 되었다.노인이 평소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꾸준히 관리를 해왔던 그는 사실 아주 건강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렇게 큰 병이 난 건 다 3주 전 부씨 저택에서 만났던 되바라진 신유리 때문이었다.처음엔 아무 문제 없었으나, 그날 새벽 노인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나더니 울컥 피를 토했다. 서씨 집안 사람들은 그날 밤 노인을 전용기에 태워 2시간 만에 서울의 국군병원으로 이송했다.의사는 일주일 동안 노인의 전신을 빠짐없이 진찰했으나 별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의사는 노인에게 최근 화를 낸 적 있는지 여쭸다.노인은 그제야 그날 부씨 저택에서 신유리가 임서아에게 녹색 모자를 씌워 임서아와 진상희가 머리채를 잡고 싸우게 된 일을 입에 담았다. 그 말을 들은 이들은 부소경이 작은 도시에서 데려온 꼬마가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이가 그렇게 못되고 버릇없는 건 똑같은 제 엄마한테서 배운 것일 터였다.서씨 집안 어르신이 서울에서 병 치료를 하는 사이, 그곳의 상류층 사람들에게도 신세희에 대한 소문이 야금야금 퍼졌다. 신세희는 어느새 후안무치한 나쁜 년이 되어있었다.심지어 어떤 이들은 구경민에게 직접 묻기까지 했다."혹시 부소경 곁에 그 여자 본 적 있어? 너 그 사람이랑 친하잖아. 대체 어떤 여자야? 마법이라도 부려? 아니면 생긴 게 아주 요염한가?"그럴 때면 구경민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한 번만 더 부소경과 그 여자에 대해 캐물으면 저기 저 나무처럼 될 줄 알아."말을 마친 그는 근처의 백양나무를 향해 총을 쏘았다. 나무는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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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3화

노인이 조곤조곤 달랬다."소경이 말고 누가 너랑 어울린다고 그러느냐? 의찬이? 의찬이가 정연이랑 결혼하는 건 차치하더라도, 지금 부씨 집안에서 그 애 집안의 사업을 거의 삼켜버렸잖니. 남성에 더는 소경이와 맞먹을 수 있는 이가 없단다.""외할아버지..."노인은 사랑하는 외손녀를 자애롭게 바라보았다."서아야, 남성뿐만 아니라 서울에도 소경이와 겨룰 수 있는 이가 많지 않아. 그중에 하나가 구경민이다만, 이미 여자친구가 있다더구나. 여자친구가 없는 건 소경이뿐이야, 아가!"임서아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하지만 외할아버지... 전 이미 소경 오빠를 6년이나 기다렸어요. 그렇지만 오빠는 절 좋아하지 않아요. 게다가 지금은 신세희가 오빠 곁에 있잖아요. 오빠가 신세희를 사랑하는 건 아니지만, 오빠의 아이를 낳은 여자잖아요. 이젠 저희 집안에서 오빠를 속였다는 것도 알게 됐으니 더는 저와 결혼하지 않을 거라고요. 오빠 성격이라면 제 가족들을 죽이고도 남을 거예요. 어떡해요?"노인이 임서아를 도닥였다."울지 말거라, 아가. 이 할아비한테 다 방법이 있어. 그게 뭐 별거라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네가 소경이와 결혼해서 두 사람을 닮은 아이를 낳는 거다. 그럼 설령 내가 눈을 감더라도 소경이는 널 어쩌지 못할 게다. 이미 아이가 있으니 말이야."외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임서아는 이내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걱정되는 척 말을 흐렸다."하지만 외할아버지...""걱정 말거라, 서아야. 비록 남성에서 우리 집안이 부씨 집안에 미치지 못하고, 나도 이젠 늙었다지만 내겐 많은 부하가 남아있단다. 게다가 우리 집안은 남성과 서울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으니 우리 말에 따를 사람들도 아주 많아. 외할아버지가 있는 한 네가 소경이와 결혼하지 못할 일은 없을 거다. 그 녀석을 두려워하지도 말거라. 내가 널 지지해주마.""정말 감사해요. 흑흑, 외할아버지밖에 없어요. 하늘에 계시는 엄마도 이 말씀을 듣고 시름 놓을 거예요."임서아는 눈치를 보며 은근히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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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깜짝 놀란 임서아는 얼른 표정을 갈무리하고 그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애써 웃으며 서준명을 돌아보았다."준명 오빠..."서준명은 혐오 가득한 표정으로 임서아를 바라보았다."지금 누구 때문에 할아버지가 앓아누우셨는데! 그런데 넌 죄책감도 없고 슬프지도 않아 보이네. 지금 노래랑 웃음이 나와?""오빠, 그게 아니라..."임서아가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으나 서준명이 매몰차게 가로막았다."내 앞에선 변명 집어치워. 너희 임씨 집안에서 무슨 수로 내 할아버지를 구워삶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들어 임서아, 정성을 다해 할아버지를 보살펴드리는 게 좋을 거다. 할아버지께서 잘못되시기라도 하면 네가 남성에서 발붙이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처신 잘해."말을 마친 서준명은 임서아를 무시하고 노인이 머무는 병실로 들어갔다.서씨 집안에는 사내아이들이 매우 많았다. 서준명에게도 형이 세 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해외에 거주 중이라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귀국하지 않았다. 사내들만 득실거리는 터라 서씨 집안 어르신은 항상 손녀를 바라왔다.그러나 바람이 무색하게도 오랫동안 손녀를 보지 못했다. 하여 노인은 민정연을 데려다 서씨 집안의 손녀처럼 키웠던 것이었다.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외손녀가 생길 줄은 그도 미처 몰랐다. 노인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6년 동안 노인이 임서아에게 퍼부었던 사랑과 관심은 친손주들을 훨씬 능가했다.서씨 집안의 손주들도 임서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 덕분에 할아버지가 기운을 되찾자 모두 조용히 불만을 삭였다.그러나 서준명은 달랐다. 비록 모든 가족이 터무니없는 일이라 코웃음 쳐도, 신세희를 직접 본 그는 임서아가 아닌 신세희가 바로 고모의 자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서준명은 제 부모에게도 말씀드렸으나 그의 아버지가 이렇게 그를 타일렀다."준명아, 네 고모는 더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누가 네 고모의 진짜 핏줄인지 뭐가 중요하겠느냐? 네 할아버지가 기뻐하시고 기운을 되찾으면 그만인 것을. 안 그러니? 임서아가 할아버지를 기쁘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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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아버지가 이런 식으로 반박하니 서준명도 더는 해명할 수 없었다.하긴, 할아버지도 직접 신세희를 보았지만 전혀 고모를 닮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대체 왜 그런 것일까? 서준명은 도통 알 길이 없었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신세희는 무조건 고모와 관련되었을 거라고 믿었다.나중에 형들이 귀국하면 그들과 함께 신세희를 보러 갈 생각이었다. 만약 형들도 그녀가 고모와 닮았다고 인정한다면 그의 추측은 틀린 게 아닐 터였다. 그들이 귀국하지 않은 지금, 서준명 혼자만으로는 딱히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저 임서아가 서씨 집안에서 설치는 꼴을 두고 볼 수밖에.지금은 아무리 신세희를 도와주고 싶어도 남몰래 소소한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었다.이날 오후, 서준명은 노인의 식사 시중을 들고 그가 낮잠에 드는 걸 지켜보았다. 서준명은 잠깐 시간을 내어 신세희에게 전화를 걸었다.서울에 온 지 3주나 흘렀다. 그동안 노인의 병세가 안정되지 않아 요즘 회사 생활은 어떤지 신세희의 안부를 물을 새도 없었다. 구서준에게 신세희를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그녀가 부소경에게 끌려오다시피 했다는 걸 떠올리고는 이내 관뒀다. 더구나 구서준도 점잖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행여 신세희에게 피해를 줄까 봐 그녀가 그의 건축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한편, 신세희는 디자인에 열중하고 있었다.하루 종일 회사에는 신세희에 대한 소문들이 떠돌고 있었다. 대부분은 그녀와 조의찬에 관한 것이었다. 민정아가 한 말은 모함이 아니라고,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그러나 신세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본인만 떳떳하다면 소문 따윈 상관없다는 당당한 태도로 일에 몰두했다.그러나 퇴근 시간에 조의찬이 또 찾아왔다. 더구나 그는 바로 디자인 부서의 문을 박차고 들어와 절박한 목소리로 외쳐댔다."신세희 씨, 전화기는 왜 꺼놓은 거예요!""......"그녀는 한참 만에 가까스로 화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조의찬 씨,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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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6화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세라였다. 신세희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세라 씨, 혹시 날 질투하는 건가요? 내가 세라 씨 상사가 되어서? 내가 세라 씨보다 나이도 어리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더 많아서? 왜 그렇게 사람이 못났어요?"신세희는 입이 독했다. 세라는 그녀가 만만한 사람이 아님을 매번 깨달아야 했다.신세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조의찬이 입을 열었다."내가 몰락한 가문의 자제라고 다들 눈에 뵈는 게 없나 봐? 내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르려 드는 걸 보면. 내가 아무리 힘이 없어도 당신 같은 사람들 매장해 버리는 건 일도 아니야. 가질 수 없으니까 괜히 질투나 하고, 한심해서 못 봐주겠군. 나와 신세희 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걸 누가 직접 목격하기라도 했나? 당신들같이 형편없는 여자들은 거리에서 남성 지인을 만나 대화 몇 마디 나눈 걸 가지고 곧바로 불륜관계라고 단정 짓나 봐?"그들은 조의찬의 말에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 조의찬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씩씩거렸다."한 번만 더 아무 근거 없이 신세희 씨를 괴롭힌다면 당신들의 그 쓸모없는 눈깔은 내가 파버리도록 하지. 난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조의찬의 악에 받친 모습을 본 디자인 팀 여직원들은 오줌이라도 지릴 것만 같았다. 남성의 모든 이들은 조의찬의 뒤에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그의 사촌 형, 부소경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조씨 집안은 이미 몰락했지만 조의찬의 기세가 수그러든 건 아니었다.그러니 사람들은 신랄한 욕설을 들었다고 해서 감히 그에게 반발하지는 못했다.조의찬이 덤덤하게 신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전화부터 받아봐요."프런트 직원이 재빨리 달려갔다.얼마 후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네, 신세희입니다.""세희 씨, 나예요, 서준명."수화기 너머에서 서준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처음엔 그녀도 그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없었다. 감기에 걸린 듯 코맹맹이 소리가 잔뜩 났기 때문이었다. 신세희가 그에게 물었다."어... 목소리는 왜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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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서준명이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일 봐요."전화를 끊은 서준명이 중얼거렸다."독립적인 성향이 강해서 누군가에게 함부로 뭘 요구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깜짝 선물을 준비해야지. 6년 동안 서시언이 세희 씨를 잘 보살펴 줬으니 이젠 내 차례야. 앞으론 서시언 대신 내가 잘 보살펴 줄게요, 세희 씨."물론 신세희가 서준명의 이런 마음을 알 리 없었다.통화를 마친 신세희가 조의찬을 바라보았다."의찬 씨, 어제 이미 카페에서 얘기 나눴었잖아요. 오늘은 무슨 일인가요?""세희 씨, 좋은 소식이에요. 시언이에 관한 거요."조의찬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조의찬은 민정연과 다툰 뒤 잔뜩 화를 내며 혼자 술을 마시러 갔었다. 그런데 우연히 의사로 보이는 남자가 제 남성 지인에게 하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그쪽 의료 수준이 그렇게 높은 줄은 몰랐지. 나도 그 병원에서 일하고 싶은데... 아쉽게 됐군.""무슨 병원인데?""인공신경섬유 개발 전문병원.""말도 안 돼!""진짜야. 남성 부잣집 도련님이 내원한 걸 내가 직접 봤다고. 이름이 서시언인데, 글쎄 신경을 다쳐서 하반신이 마비되었지 뭐야. 그런데 그 장치를 사용하고 나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니까? 내가 돌아오기 직전엔 두 걸음 정도 걸을 수도 있었어. 지금은 재활치료 중이야."조의찬과 그의 지인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내 정신이 번쩍 든 그는 다짜고짜 그 남자 의사의 손을 덥석 잡으며 잔뜩 질문을 퍼부었다."그 서시언이라는 사람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제발 가르쳐 주십시오! 대체 어디 있습니까?"깜짝 놀란 두 남자는 혼비백산하며 도망갔다. 도망치면서도 그들은 조의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저거 완전히 미친놈 아니야!"다른 수가 없었던 그는 두 의사가 멀리 도망간 뒤 몰래 차를 몰고 그들을 쫓아갔다. 그런데 뜻밖에 그 두 의사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호텔 안으로 들어간 것이었다.조의찬은 온 밤도 모자라 이튿날 오전까지 그들을 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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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신세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의찬 씨, 나도 시언 오빠를 보러 가게 해주세요, 제발요."조의찬에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을 본 남자 동료들은 신세희가 가여워졌다. 가까운 사람을 잃어 애가 타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 것이다.그들은 그저 신세희가 애타게 자신의 오빠를 찾는 모습만 보았을 뿐, 신세희와 조의찬이 어떤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걸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다. 그런 그들이 가족을 잃어 속상해하는 사람을 이유 없이 싫어할 리 있겠는가.조의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지금 당장 가요."가방을 낚아챈 신세희는 조의찬을 따라 얼른 밖으로 달려 나갔다. 조급한 마음에 디렉터에게 미리 보고한다거나 퇴근 기록을 남기지도 못했다.신세희가 디자인팀을 떠나자마자 남자 동료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왜 다들 생트집을 못 잡아서 안달 난 거예요? 그렇게 한가해요?""여자들 건축 디자인이 왜 우리 남자들 것만 못한 줄 알아요? 디자인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딴 일에나 신경을 쓰니까.""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아요? 보름 전엔 또 부씨 집안 넷째 도련님이 산골에서 여자를 잡아왔다고 하질 않나... 참나, 근데 한 번이라도 그 여자를 본 적은 있어요? 이름이 뭔지도 모르죠?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근거 없는 가십거리를 만들어요? 게다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입사했으면 허심하게 배울 생각이나 해야지, 또 그 사람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나 퍼뜨리고...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남자 동료들은 그녀들이 매번 신세희를 괴롭히는 꼴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신세희는 딱히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만만한 사람도 아니었다.쓸데없는 말밖에 늘어놓을 줄 모르는 그녀들은 신세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주제 파악도 못 하고 설치는 꼴이라니. 기가 막혀 헛웃음만 나왔다.세라를 포함한 여직원들은 말문이 막혔다.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들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마침내 디자인팀 사무실에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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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9화

조의찬은 민망함을 무릅쓰고 어젯밤 그가 봤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처음에 당황하던 남자 의사는 이내 얼굴을 잔뜩 붉혔다.의사인 그는 이미지 관리를 해야 했다. 일반인들은 그의 정체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안심하세요, 선생님. 저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랑은 존중받아 마땅하니까요. 저희는 그저 제 친구가 무사한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조의찬이 진심을 담아 설득했다. 그제야 안심한 의사가 입을 열었다."거긴 해외에 있는 병원이에요. 여러 나라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아주 선진적인 병원입니다. 난 그저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 연수했을 따름이에요. 그 병원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아직 그럴 만한 실력은 아니라서 떨어졌어요. 그렇지만 난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신경이 손상되어 하반신이 마비된 젊은 사람이 수술 후 벽을 짚고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된 것을요. 그렇지만 아직 1, 2년 동안은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요.""그럼... 그 병원은 어느 나라에 있는 건가요?"신세희가 물었다. 그러자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의학계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현재까진 전 지구적으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제가 알려드릴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분은 매우 운이 좋아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요. 하지만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신세희가 더 캐물으려 하던 때 의사가 언성을 높였다."어제 과음하고 답답한 마음에 애인과 넋두리를 한 것뿐입니다.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더니... 사실 난 끝까지 잡아뗄 수도 있었어요. 여기까지 말해 준 것만으로도 난 이미 징계감이란 말입니다. 더는 방해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흰 이만 가볼게요."조의찬은 의사에게 사과한 뒤 얼른 신세희를 이끌고 병원을 나섰다. 신세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시언 오빠가 살아있어요! 걸을 수도 있대요. 세상에... 오빠가 살아 있었어. 이 모든 게 꿈은 아니겠죠?"신세희는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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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0화

"......"그녀를 일찍 데려와 운전 연습을 시키려고 했더니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동료들과 싸우기라도 했나? 동료들이 텃세를 부리며 따돌렸나? 아니라면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부소경은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엄선우가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도련님, 왜 대답을 안 하시는 겁니까? 사모님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아."부소경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일찍 돌아갔어?"수화기 너머에서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말을 마친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도련님..."엄선우가 일부러 말을 보탰다."사모님의 회사로 계속 갈까요? 두 분을 연습장에 모셔다드리고 저 혼자 공주님을 데리러 갈까요?""계속 출발해."부소경이 말했다.어차피 거의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회사 앞에 직접 가서 신세희가 왜 먼저 집으로 돌아갔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엄선우는 할 말을 잃었다.그는 도련님에게 알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회사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설령 안에 들어가더라도 당신의 기세에 잔뜩 눌린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할 거라고.그러나 엄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도련님이 그를 걷어찰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제 도련님에게 충성을 다하는 엄선우는 결국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을 건넸다."도련님, 제가 사촌 여동생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볼까요?""됐어."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내가 직접 확인해 보지."엄선우는 더는 말을 보태지 않았다.부소경은 쉽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직접 본 것만 믿었다.어쩔 수 없지!엄선우가 속도를 높였다. 얼마 후 그들은 신세희가 다니는 회사 앞에 도착했다.회사 건물 밖에서 알아낼 수 있는 소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차를 세우자마자 마침 회사를 나온 몇몇 여직원들이 다가왔다. 그녀들은 택시를 기다리며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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