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42화

전화를 끊은 임서아는 급히 서씨 집안 어르신이 머무는 병실로 돌아갔다.

젊은 시절 꽤 알아주는 정치인이었던 그는 비록 지금은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만한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서울의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었다. 그가 받는 대우는 매우 특별했다.

더구나 그의 밑에서 일했던 부하들은 여전히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하여 그가 병이 났다는 소식에 바로 그를 서울 최고의 국군병원에 모시게 되었다.

노인이 평소 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다. 꾸준히 관리를 해왔던 그는 사실 아주 건강했다. 그러나 이번에 이렇게 큰 병이 난 건 다 3주 전 부씨 저택에서 만났던 되바라진 신유리 때문이었다.

처음엔 아무 문제 없었으나, 그날 새벽 노인은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 나더니 울컥 피를 토했다. 서씨 집안 사람들은 그날 밤 노인을 전용기에 태워 2시간 만에 서울의 국군병원으로 이송했다.

의사는 일주일 동안 노인의 전신을 빠짐없이 진찰했으나 별다른 문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의사는 노인에게 최근 화를 낸 적 있는지 여쭸다.

노인은 그제야 그날 부씨 저택에서 신유리가 임서아에게 녹색 모자를 씌워 임서아와 진상희가 머리채를 잡고 싸우게 된 일을 입에 담았다. 그 말을 들은 이들은 부소경이 작은 도시에서 데려온 꼬마가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이가 그렇게 못되고 버릇없는 건 똑같은 제 엄마한테서 배운 것일 터였다.

서씨 집안 어르신이 서울에서 병 치료를 하는 사이, 그곳의 상류층 사람들에게도 신세희에 대한 소문이 야금야금 퍼졌다. 신세희는 어느새 후안무치한 나쁜 년이 되어있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구경민에게 직접 묻기까지 했다.

"혹시 부소경 곁에 그 여자 본 적 있어? 너 그 사람이랑 친하잖아. 대체 어떤 여자야? 마법이라도 부려? 아니면 생긴 게 아주 요염한가?"

그럴 때면 구경민은 표정을 딱딱하게 굳혔다.

"한 번만 더 부소경과 그 여자에 대해 캐물으면 저기 저 나무처럼 될 줄 알아."

말을 마친 그는 근처의 백양나무를 향해 총을 쏘았다. 나무는 이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