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세라였다. 신세희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세라 씨, 혹시 날 질투하는 건가요? 내가 세라 씨 상사가 되어서? 내가 세라 씨보다 나이도 어리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더 많아서? 왜 그렇게 사람이 못났어요?"신세희는 입이 독했다. 세라는 그녀가 만만한 사람이 아님을 매번 깨달아야 했다.신세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조의찬이 입을 열었다."내가 몰락한 가문의 자제라고 다들 눈에 뵈는 게 없나 봐? 내 머리 꼭대기로 기어오르려 드는 걸 보면. 내가 아무리 힘이 없어도 당신 같은 사람들 매장해 버리는 건 일도 아니야. 가질 수 없으니까 괜히 질투나 하고, 한심해서 못 봐주겠군. 나와 신세희 씨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 걸 누가 직접 목격하기라도 했나? 당신들같이 형편없는 여자들은 거리에서 남성 지인을 만나 대화 몇 마디 나눈 걸 가지고 곧바로 불륜관계라고 단정 짓나 봐?"그들은 조의찬의 말에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했다. 조의찬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아 씩씩거렸다."한 번만 더 아무 근거 없이 신세희 씨를 괴롭힌다면 당신들의 그 쓸모없는 눈깔은 내가 파버리도록 하지. 난 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야!"조의찬의 악에 받친 모습을 본 디자인 팀 여직원들은 오줌이라도 지릴 것만 같았다. 남성의 모든 이들은 조의찬의 뒤에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 그의 사촌 형, 부소경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조씨 집안은 이미 몰락했지만 조의찬의 기세가 수그러든 건 아니었다.그러니 사람들은 신랄한 욕설을 들었다고 해서 감히 그에게 반발하지는 못했다.조의찬이 덤덤하게 신세희를 바라보며 말했다."일단 전화부터 받아봐요."프런트 직원이 재빨리 달려갔다.얼마 후 그녀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네, 신세희입니다.""세희 씨, 나예요, 서준명."수화기 너머에서 서준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처음엔 그녀도 그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없었다. 감기에 걸린 듯 코맹맹이 소리가 잔뜩 났기 때문이었다. 신세희가 그에게 물었다."어... 목소리는 왜 그런 거예요
서준명이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일 봐요."전화를 끊은 서준명이 중얼거렸다."독립적인 성향이 강해서 누군가에게 함부로 뭘 요구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깜짝 선물을 준비해야지. 6년 동안 서시언이 세희 씨를 잘 보살펴 줬으니 이젠 내 차례야. 앞으론 서시언 대신 내가 잘 보살펴 줄게요, 세희 씨."물론 신세희가 서준명의 이런 마음을 알 리 없었다.통화를 마친 신세희가 조의찬을 바라보았다."의찬 씨, 어제 이미 카페에서 얘기 나눴었잖아요. 오늘은 무슨 일인가요?""세희 씨, 좋은 소식이에요. 시언이에 관한 거요."조의찬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어젯밤, 조의찬은 민정연과 다툰 뒤 잔뜩 화를 내며 혼자 술을 마시러 갔었다. 그런데 우연히 의사로 보이는 남자가 제 남성 지인에게 하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그쪽 의료 수준이 그렇게 높은 줄은 몰랐지. 나도 그 병원에서 일하고 싶은데... 아쉽게 됐군.""무슨 병원인데?""인공신경섬유 개발 전문병원.""말도 안 돼!""진짜야. 남성 부잣집 도련님이 내원한 걸 내가 직접 봤다고. 이름이 서시언인데, 글쎄 신경을 다쳐서 하반신이 마비되었지 뭐야. 그런데 그 장치를 사용하고 나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니까? 내가 돌아오기 직전엔 두 걸음 정도 걸을 수도 있었어. 지금은 재활치료 중이야."조의찬과 그의 지인은 모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내 정신이 번쩍 든 그는 다짜고짜 그 남자 의사의 손을 덥석 잡으며 잔뜩 질문을 퍼부었다."그 서시언이라는 사람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제발 가르쳐 주십시오! 대체 어디 있습니까?"깜짝 놀란 두 남자는 혼비백산하며 도망갔다. 도망치면서도 그들은 조의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저거 완전히 미친놈 아니야!"다른 수가 없었던 그는 두 의사가 멀리 도망간 뒤 몰래 차를 몰고 그들을 쫓아갔다. 그런데 뜻밖에 그 두 의사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호텔 안으로 들어간 것이었다.조의찬은 온 밤도 모자라 이튿날 오전까지 그들을 감시했다
신세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의찬 씨, 나도 시언 오빠를 보러 가게 해주세요, 제발요."조의찬에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을 본 남자 동료들은 신세희가 가여워졌다. 가까운 사람을 잃어 애가 타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 것이다.그들은 그저 신세희가 애타게 자신의 오빠를 찾는 모습만 보았을 뿐, 신세희와 조의찬이 어떤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걸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다. 그런 그들이 가족을 잃어 속상해하는 사람을 이유 없이 싫어할 리 있겠는가.조의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지금 당장 가요."가방을 낚아챈 신세희는 조의찬을 따라 얼른 밖으로 달려 나갔다. 조급한 마음에 디렉터에게 미리 보고한다거나 퇴근 기록을 남기지도 못했다.신세희가 디자인팀을 떠나자마자 남자 동료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왜 다들 생트집을 못 잡아서 안달 난 거예요? 그렇게 한가해요?""여자들 건축 디자인이 왜 우리 남자들 것만 못한 줄 알아요? 디자인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딴 일에나 신경을 쓰니까.""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아요? 보름 전엔 또 부씨 집안 넷째 도련님이 산골에서 여자를 잡아왔다고 하질 않나... 참나, 근데 한 번이라도 그 여자를 본 적은 있어요? 이름이 뭔지도 모르죠?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근거 없는 가십거리를 만들어요? 게다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입사했으면 허심하게 배울 생각이나 해야지, 또 그 사람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나 퍼뜨리고...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남자 동료들은 그녀들이 매번 신세희를 괴롭히는 꼴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신세희는 딱히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만만한 사람도 아니었다.쓸데없는 말밖에 늘어놓을 줄 모르는 그녀들은 신세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주제 파악도 못 하고 설치는 꼴이라니. 기가 막혀 헛웃음만 나왔다.세라를 포함한 여직원들은 말문이 막혔다.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들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마침내 디자인팀 사무실에 일
조의찬은 민망함을 무릅쓰고 어젯밤 그가 봤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처음에 당황하던 남자 의사는 이내 얼굴을 잔뜩 붉혔다.의사인 그는 이미지 관리를 해야 했다. 일반인들은 그의 정체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안심하세요, 선생님. 저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랑은 존중받아 마땅하니까요. 저희는 그저 제 친구가 무사한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조의찬이 진심을 담아 설득했다. 그제야 안심한 의사가 입을 열었다."거긴 해외에 있는 병원이에요. 여러 나라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아주 선진적인 병원입니다. 난 그저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 연수했을 따름이에요. 그 병원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아직 그럴 만한 실력은 아니라서 떨어졌어요. 그렇지만 난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신경이 손상되어 하반신이 마비된 젊은 사람이 수술 후 벽을 짚고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된 것을요. 그렇지만 아직 1, 2년 동안은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요.""그럼... 그 병원은 어느 나라에 있는 건가요?"신세희가 물었다. 그러자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의학계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현재까진 전 지구적으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제가 알려드릴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분은 매우 운이 좋아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요. 하지만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신세희가 더 캐물으려 하던 때 의사가 언성을 높였다."어제 과음하고 답답한 마음에 애인과 넋두리를 한 것뿐입니다.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더니... 사실 난 끝까지 잡아뗄 수도 있었어요. 여기까지 말해 준 것만으로도 난 이미 징계감이란 말입니다. 더는 방해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흰 이만 가볼게요."조의찬은 의사에게 사과한 뒤 얼른 신세희를 이끌고 병원을 나섰다. 신세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시언 오빠가 살아있어요! 걸을 수도 있대요. 세상에... 오빠가 살아 있었어. 이 모든 게 꿈은 아니겠죠?"신세희는 같은
"......"그녀를 일찍 데려와 운전 연습을 시키려고 했더니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동료들과 싸우기라도 했나? 동료들이 텃세를 부리며 따돌렸나? 아니라면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부소경은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엄선우가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도련님, 왜 대답을 안 하시는 겁니까? 사모님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아."부소경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일찍 돌아갔어?"수화기 너머에서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말을 마친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도련님..."엄선우가 일부러 말을 보탰다."사모님의 회사로 계속 갈까요? 두 분을 연습장에 모셔다드리고 저 혼자 공주님을 데리러 갈까요?""계속 출발해."부소경이 말했다.어차피 거의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회사 앞에 직접 가서 신세희가 왜 먼저 집으로 돌아갔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엄선우는 할 말을 잃었다.그는 도련님에게 알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회사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설령 안에 들어가더라도 당신의 기세에 잔뜩 눌린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할 거라고.그러나 엄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도련님이 그를 걷어찰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제 도련님에게 충성을 다하는 엄선우는 결국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을 건넸다."도련님, 제가 사촌 여동생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볼까요?""됐어."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내가 직접 확인해 보지."엄선우는 더는 말을 보태지 않았다.부소경은 쉽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직접 본 것만 믿었다.어쩔 수 없지!엄선우가 속도를 높였다. 얼마 후 그들은 신세희가 다니는 회사 앞에 도착했다.회사 건물 밖에서 알아낼 수 있는 소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차를 세우자마자 마침 회사를 나온 몇몇 여직원들이 다가왔다. 그녀들은 택시를 기다리며 부
“그런데, 신세희 확실히 예쁘긴 해요. 남자들이란! 정말 하나 같이 시각적인 동물이에요… 가요, 가서 먼저 꾸며야겠어요! 내일은 꼭 신세희 보다 예뻐 보일 거예요!”택시가 슥 하고 출발했다.엄선우는 부소경을 보았다. “도련님?”“집으로 가!” 부소경은 또 간단하게 한 마디만 했다. 그는 더 많은 얘기를 들을 필요가 없었고, 그는 그저 무의미한 대화를 나누는 세 여자들로부터 분별할 수 있었다. 이 여자들은 신세희를 무척 질투하고 있었다!신세희의 남자 관계를 질투했다.신세희의 꽃처럼 아름다운 미모를 질투했다.그 여자들이 신세희의 남자 관계를 질투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신세희의 남편인 그마저 똑같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엄선우는 대답을 한 뒤 운전을 해서 먼저 유치원에 가서 신유리를 픽업하고 집으로 갔다. 신유리는 차에 엄마가 없는 걸 보고 물었다. “엄마는?”“내가 어떻게 알아!” 부소경은 기분이 나빠서 말했다.신유리:“엄마 출근하던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거 아니었어?”“픽업을 못 했어.” 남자는 표정이 차가웠다.신유리는 아빠를 보다가 웃었다.그리고 5살의 신유리는 악랄하게 아빠의 상처의 소금을 뿌리는 말투로 말했다. “오, 나 알 거 같아. 분명 엄마 회사에 잘생긴 남자가 엄마랑 같이 저녁 먹자고 했겠지, 그래서 엄마는 그 약속에 갔으니까 엄마를 픽업하지 못한 거야. 내 추측이 맞지!”엄선우:“......”정말 공주님 때문에 식은땀이 흘렀다.아이고!공주님!비록 공주님 신분에 부씨 가문에서 가장 귀한 유망주지만, 그래도 이렇게 친 아빠를 공격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엄선우는 친 아빠가 차창을 열고 직접 친 딸을 밖으로 던질까 봐 두려웠다.그런데 뒷자리에 앉아있던 남자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차 문을 열지도 않았고, 딸을 버리려는 행동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 부소경의 표정은 그저 어둡기만 했다. 게다가 단호하게 신유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이렇게 되니 신유리는 더 기뻐했다.그녀는 반달모양 눈을 하고 웃었다. “못된 아빠, 내 말에 대답
신유리:“......”뒤에서 강제로 애정행각을 본 엄선우:“......”“아이고, 작은 공주님, 오는 길에 계속 아빠를 억압하는 엄마를 지켜주더니, 지금 보니까 공주님이 엄마한테 큰 코 다쳤네요.” 엄선우는 자비 없이 신유리의 아픈 곳을 찔렀다.옆에서 잊힌 신유리는 얼른 턱을 들었다. “흥! 난 엄마만 행복하면 돼.”엄선우:“......”그는 나름 깨달았다. 신유리의 엄마 신세희 여사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를 이길 수 있었고, 심지어 옆에 있든 이 강철 같은 꼬마아이 마저 이길 수 있는 백전백승의 전사 같은 존재였다.이 순간, 엄선우는 도련님 앞에서 감개무량 하고 싶었다. ‘아이고, 도련님, 딸 키우는 게 참 좋네요. 딸이 100명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지금에서야 왜 도련님이 멀리까지 가셔서 고생하시면서 6년동안 수억을 들이셔서 친 딸과 딸의 엄마를 찾아오시려고 했는지 이해가 돼요.알고보니 다 본인이 상처 받을 걸 알면서도 그러신 거군요.’고개를 들자, 엄선우는 도련님이 살기 넘치는 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보고 있는 걸 보고, 엄선우는 놀라서 말했다. “그, 도련님, 별 일 없으시면 저는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말이 끝나고, 그는 뒤를 돌아 차를 향해 뛰어갔다.차에 탄 뒤, 그는 유리를 통해서 도련님이 한 쪽엔 아내를 안고, 한 쪽엔 딸의 손을 잡은 뒤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세 가족은 여전히 가족이었다.엄선우는 갑자기 사실은 자신이 제일 비참한 솔로라는 걸 알았다.솔로인 그는 얼른 차를 타고 떠났다.한편, 부소경은 아내를 감싸 안고 딸의 손을 잡은 뒤 엘리베이터에 탄 후 그제서야 물었다.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어?”신세희:“네.”‘네’를 끝으로 고개를 들어 그를 보니, 그는 여전히 그였다. 그 침착하고 차갑지만 위협적이고 잔인한 남자의 얼굴. 그리고 그는 실제로 그런 사람이 맞았다. 그는 자신의 이복 형제들마저 없애버렸지만, 그는… 서시언의 다리를 치료해줬다.하지만 그녀에게 말하지
손을 잡고 있던 신유리도 멍해졌다. “엄마! 오늘 평소랑 엄청 다른 거 같아!”신세희가 바로 물었다. “왜 유리야? 아이고, 우리 유리 오늘 왜 이렇게 춥게 입었어? 안 추워? 오늘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이렇게 적게 입은 거야?”신유리는 삐진 것처럼 엄마를 보고 말했다. “흥! 이제서야 내가 적게 입은 거 본 거야? 나 아까 아저씨 차에서 내려서 우리 별장 한 바퀴를 뛰었는데도 못 봤지? 내가 나쁜 아저씨 안 마주쳐서 다행이지, 만약 나쁜 사람한테 납치라도 됐어 봐, 엄마가 만약 지금 내 생각이 났으면, 난 이미 잡혀 가서 비행기 타고 저 멀리 떠났을 걸?”신세희는 언짢은 듯 딸을 노려봤다.그리고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방금 확실히 부소경이 차에서 내리는 것만 기다렸고, 바로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려고 했어서 딸한테 소홀했다.“미안해, 아가.” 신세희는 정직하게 딸에게 사과했다.“그래, 내가 용서해줄게!” 신유리는 늘 엄마에겐 관대했다.다른 집들은 다 엄마가 아이를 예뻐했다.신유리네 집은 아이가 엄마를 예뻐했다.“못된 아빠, 가자 손 씻으러.” 신유리는 신나서 아빠의 손을 잡고 세면실로 향했다.세면실 문 앞까지 왔는데 부소경은 여전히 뒤돌아 신세희를 보았다.신세희는 그를 보며 말했다. “얼른 손 씻어요.”남자:“......”그는 밥 먹을 때 꼭 그녀에게 회사에서 왕따당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다.결국 그와 신유리 두 사람이 씻고 나오자, 식탁에 위에 있던 신세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신세희의 핸드폰은 그녀가 남성에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거의 울리지 않았다.조의찬의 전환가?왠지 모르게 신세희는 긴장해서 부소경을 보았고, 부소경의 표정이 정말 안 좋자 그녀는 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수신인을 확인했다.이때, 안도했다.모르는 번호였다.그래서 신세희는 일부러 스피커폰을 켜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시죠?”“세희씨, 안녕하세요. 저 세희씨 동료 주현욱이에요, 세희씨 왼쪽에 앉는 그 잘생긴 남자요.” 전화 너머 경쾌한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