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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깜짝 놀란 임서아는 얼른 표정을 갈무리하고 그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애써 웃으며 서준명을 돌아보았다.

"준명 오빠..."

서준명은 혐오 가득한 표정으로 임서아를 바라보았다.

"지금 누구 때문에 할아버지가 앓아누우셨는데! 그런데 넌 죄책감도 없고 슬프지도 않아 보이네. 지금 노래랑 웃음이 나와?"

"오빠, 그게 아니라..."

임서아가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으나 서준명이 매몰차게 가로막았다.

"내 앞에선 변명 집어치워. 너희 임씨 집안에서 무슨 수로 내 할아버지를 구워삶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들어 임서아, 정성을 다해 할아버지를 보살펴드리는 게 좋을 거다. 할아버지께서 잘못되시기라도 하면 네가 남성에서 발붙이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처신 잘해."

말을 마친 서준명은 임서아를 무시하고 노인이 머무는 병실로 들어갔다.

서씨 집안에는 사내아이들이 매우 많았다. 서준명에게도 형이 세 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모두 해외에 거주 중이라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귀국하지 않았다. 사내들만 득실거리는 터라 서씨 집안 어르신은 항상 손녀를 바라왔다.

그러나 바람이 무색하게도 오랫동안 손녀를 보지 못했다. 하여 노인은 민정연을 데려다 서씨 집안의 손녀처럼 키웠던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갑자기 외손녀가 생길 줄은 그도 미처 몰랐다. 노인은 기쁘기 그지없었다. 6년 동안 노인이 임서아에게 퍼부었던 사랑과 관심은 친손주들을 훨씬 능가했다.

서씨 집안의 손주들도 임서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녀 덕분에 할아버지가 기운을 되찾자 모두 조용히 불만을 삭였다.

그러나 서준명은 달랐다. 비록 모든 가족이 터무니없는 일이라 코웃음 쳐도, 신세희를 직접 본 그는 임서아가 아닌 신세희가 바로 고모의 자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서준명은 제 부모에게도 말씀드렸으나 그의 아버지가 이렇게 그를 타일렀다.

"준명아, 네 고모는 더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누가 네 고모의 진짜 핏줄인지 뭐가 중요하겠느냐? 네 할아버지가 기뻐하시고 기운을 되찾으면 그만인 것을. 안 그러니? 임서아가 할아버지를 기쁘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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