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의찬 씨, 나도 시언 오빠를 보러 가게 해주세요, 제발요."조의찬에게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을 본 남자 동료들은 신세희가 가여워졌다. 가까운 사람을 잃어 애가 타는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게 된 것이다.그들은 그저 신세희가 애타게 자신의 오빠를 찾는 모습만 보았을 뿐, 신세희와 조의찬이 어떤 "부적절한 행위"를 하는 걸 한 번도 목격하지 못했다. 그런 그들이 가족을 잃어 속상해하는 사람을 이유 없이 싫어할 리 있겠는가.조의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지금 당장 가요."가방을 낚아챈 신세희는 조의찬을 따라 얼른 밖으로 달려 나갔다. 조급한 마음에 디렉터에게 미리 보고한다거나 퇴근 기록을 남기지도 못했다.신세희가 디자인팀을 떠나자마자 남자 동료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왜 다들 생트집을 못 잡아서 안달 난 거예요? 그렇게 한가해요?""여자들 건축 디자인이 왜 우리 남자들 것만 못한 줄 알아요? 디자인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딴 일에나 신경을 쓰니까.""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아요? 보름 전엔 또 부씨 집안 넷째 도련님이 산골에서 여자를 잡아왔다고 하질 않나... 참나, 근데 한 번이라도 그 여자를 본 적은 있어요? 이름이 뭔지도 모르죠?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근거 없는 가십거리를 만들어요? 게다가 경험이 많은 사람이 입사했으면 허심하게 배울 생각이나 해야지, 또 그 사람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나 퍼뜨리고... 정말 가지가지 하네요."남자 동료들은 그녀들이 매번 신세희를 괴롭히는 꼴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다. 게다가 신세희는 딱히 말썽을 일으키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만만한 사람도 아니었다.쓸데없는 말밖에 늘어놓을 줄 모르는 그녀들은 신세희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주제 파악도 못 하고 설치는 꼴이라니. 기가 막혀 헛웃음만 나왔다.세라를 포함한 여직원들은 말문이 막혔다.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지만 그녀들은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들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마침내 디자인팀 사무실에 일
조의찬은 민망함을 무릅쓰고 어젯밤 그가 봤던 것들을 털어놓았다. 처음에 당황하던 남자 의사는 이내 얼굴을 잔뜩 붉혔다.의사인 그는 이미지 관리를 해야 했다. 일반인들은 그의 정체성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안심하세요, 선생님. 저흰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랑은 존중받아 마땅하니까요. 저희는 그저 제 친구가 무사한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조의찬이 진심을 담아 설득했다. 그제야 안심한 의사가 입을 열었다."거긴 해외에 있는 병원이에요. 여러 나라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아주 선진적인 병원입니다. 난 그저 그곳에서 일주일 동안 연수했을 따름이에요. 그 병원에서 일하고 싶었지만 아직 그럴 만한 실력은 아니라서 떨어졌어요. 그렇지만 난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신경이 손상되어 하반신이 마비된 젊은 사람이 수술 후 벽을 짚고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된 것을요. 그렇지만 아직 1, 2년 동안은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아야 해요.""그럼... 그 병원은 어느 나라에 있는 건가요?"신세희가 물었다. 그러자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의학계에서 아직 공개하지 않은 곳입니다. 왜냐하면 현재까진 전 지구적으로 널리 보급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제가 알려드릴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분은 매우 운이 좋아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요. 하지만 더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신세희가 더 캐물으려 하던 때 의사가 언성을 높였다."어제 과음하고 답답한 마음에 애인과 넋두리를 한 것뿐입니다. 밤말은 쥐가 듣는다고 하더니... 사실 난 끝까지 잡아뗄 수도 있었어요. 여기까지 말해 준 것만으로도 난 이미 징계감이란 말입니다. 더는 방해하지 마세요.""알겠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흰 이만 가볼게요."조의찬은 의사에게 사과한 뒤 얼른 신세희를 이끌고 병원을 나섰다. 신세희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시언 오빠가 살아있어요! 걸을 수도 있대요. 세상에... 오빠가 살아 있었어. 이 모든 게 꿈은 아니겠죠?"신세희는 같은
"......"그녀를 일찍 데려와 운전 연습을 시키려고 했더니 먼저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동료들과 싸우기라도 했나? 동료들이 텃세를 부리며 따돌렸나? 아니라면 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부소경은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엄선우가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도련님, 왜 대답을 안 하시는 겁니까? 사모님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아."부소경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이야? 왜 이렇게 일찍 돌아갔어?"수화기 너머에서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말을 마친 그녀가 전화를 끊었다."......""도련님..."엄선우가 일부러 말을 보탰다."사모님의 회사로 계속 갈까요? 두 분을 연습장에 모셔다드리고 저 혼자 공주님을 데리러 갈까요?""계속 출발해."부소경이 말했다.어차피 거의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회사 앞에 직접 가서 신세희가 왜 먼저 집으로 돌아갔는지 확인할 생각이었다.엄선우는 할 말을 잃었다.그는 도련님에게 알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거렸다. 회사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거라고. 설령 안에 들어가더라도 당신의 기세에 잔뜩 눌린 사람들은 아무 말도 못 할 거라고.그러나 엄선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도련님이 그를 걷어찰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제 도련님에게 충성을 다하는 엄선우는 결국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을 건넸다."도련님, 제가 사촌 여동생에게 무슨 일인지 물어볼까요?""됐어."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내가 직접 확인해 보지."엄선우는 더는 말을 보태지 않았다.부소경은 쉽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직접 본 것만 믿었다.어쩔 수 없지!엄선우가 속도를 높였다. 얼마 후 그들은 신세희가 다니는 회사 앞에 도착했다.회사 건물 밖에서 알아낼 수 있는 소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차를 세우자마자 마침 회사를 나온 몇몇 여직원들이 다가왔다. 그녀들은 택시를 기다리며 부
“그런데, 신세희 확실히 예쁘긴 해요. 남자들이란! 정말 하나 같이 시각적인 동물이에요… 가요, 가서 먼저 꾸며야겠어요! 내일은 꼭 신세희 보다 예뻐 보일 거예요!”택시가 슥 하고 출발했다.엄선우는 부소경을 보았다. “도련님?”“집으로 가!” 부소경은 또 간단하게 한 마디만 했다. 그는 더 많은 얘기를 들을 필요가 없었고, 그는 그저 무의미한 대화를 나누는 세 여자들로부터 분별할 수 있었다. 이 여자들은 신세희를 무척 질투하고 있었다!신세희의 남자 관계를 질투했다.신세희의 꽃처럼 아름다운 미모를 질투했다.그 여자들이 신세희의 남자 관계를 질투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신세희의 남편인 그마저 똑같이 기분이 좋지 않았다.엄선우는 대답을 한 뒤 운전을 해서 먼저 유치원에 가서 신유리를 픽업하고 집으로 갔다. 신유리는 차에 엄마가 없는 걸 보고 물었다. “엄마는?”“내가 어떻게 알아!” 부소경은 기분이 나빠서 말했다.신유리:“엄마 출근하던 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거 아니었어?”“픽업을 못 했어.” 남자는 표정이 차가웠다.신유리는 아빠를 보다가 웃었다.그리고 5살의 신유리는 악랄하게 아빠의 상처의 소금을 뿌리는 말투로 말했다. “오, 나 알 거 같아. 분명 엄마 회사에 잘생긴 남자가 엄마랑 같이 저녁 먹자고 했겠지, 그래서 엄마는 그 약속에 갔으니까 엄마를 픽업하지 못한 거야. 내 추측이 맞지!”엄선우:“......”정말 공주님 때문에 식은땀이 흘렀다.아이고!공주님!비록 공주님 신분에 부씨 가문에서 가장 귀한 유망주지만, 그래도 이렇게 친 아빠를 공격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엄선우는 친 아빠가 차창을 열고 직접 친 딸을 밖으로 던질까 봐 두려웠다.그런데 뒷자리에 앉아있던 남자의 표정은 어두웠지만 차 문을 열지도 않았고, 딸을 버리려는 행동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 부소경의 표정은 그저 어둡기만 했다. 게다가 단호하게 신유리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이렇게 되니 신유리는 더 기뻐했다.그녀는 반달모양 눈을 하고 웃었다. “못된 아빠, 내 말에 대답
신유리:“......”뒤에서 강제로 애정행각을 본 엄선우:“......”“아이고, 작은 공주님, 오는 길에 계속 아빠를 억압하는 엄마를 지켜주더니, 지금 보니까 공주님이 엄마한테 큰 코 다쳤네요.” 엄선우는 자비 없이 신유리의 아픈 곳을 찔렀다.옆에서 잊힌 신유리는 얼른 턱을 들었다. “흥! 난 엄마만 행복하면 돼.”엄선우:“......”그는 나름 깨달았다. 신유리의 엄마 신세희 여사는, 인간이든 동물이든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를 이길 수 있었고, 심지어 옆에 있든 이 강철 같은 꼬마아이 마저 이길 수 있는 백전백승의 전사 같은 존재였다.이 순간, 엄선우는 도련님 앞에서 감개무량 하고 싶었다. ‘아이고, 도련님, 딸 키우는 게 참 좋네요. 딸이 100명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저는 지금에서야 왜 도련님이 멀리까지 가셔서 고생하시면서 6년동안 수억을 들이셔서 친 딸과 딸의 엄마를 찾아오시려고 했는지 이해가 돼요.알고보니 다 본인이 상처 받을 걸 알면서도 그러신 거군요.’고개를 들자, 엄선우는 도련님이 살기 넘치는 차가운 눈동자로 그를 보고 있는 걸 보고, 엄선우는 놀라서 말했다. “그, 도련님, 별 일 없으시면 저는 가보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말이 끝나고, 그는 뒤를 돌아 차를 향해 뛰어갔다.차에 탄 뒤, 그는 유리를 통해서 도련님이 한 쪽엔 아내를 안고, 한 쪽엔 딸의 손을 잡은 뒤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세 가족은 여전히 가족이었다.엄선우는 갑자기 사실은 자신이 제일 비참한 솔로라는 걸 알았다.솔로인 그는 얼른 차를 타고 떠났다.한편, 부소경은 아내를 감싸 안고 딸의 손을 잡은 뒤 엘리베이터에 탄 후 그제서야 물었다. “오늘 왜 이렇게 일찍 왔어?”신세희:“네.”‘네’를 끝으로 고개를 들어 그를 보니, 그는 여전히 그였다. 그 침착하고 차갑지만 위협적이고 잔인한 남자의 얼굴. 그리고 그는 실제로 그런 사람이 맞았다. 그는 자신의 이복 형제들마저 없애버렸지만, 그는… 서시언의 다리를 치료해줬다.하지만 그녀에게 말하지
손을 잡고 있던 신유리도 멍해졌다. “엄마! 오늘 평소랑 엄청 다른 거 같아!”신세희가 바로 물었다. “왜 유리야? 아이고, 우리 유리 오늘 왜 이렇게 춥게 입었어? 안 추워? 오늘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이렇게 적게 입은 거야?”신유리는 삐진 것처럼 엄마를 보고 말했다. “흥! 이제서야 내가 적게 입은 거 본 거야? 나 아까 아저씨 차에서 내려서 우리 별장 한 바퀴를 뛰었는데도 못 봤지? 내가 나쁜 아저씨 안 마주쳐서 다행이지, 만약 나쁜 사람한테 납치라도 됐어 봐, 엄마가 만약 지금 내 생각이 났으면, 난 이미 잡혀 가서 비행기 타고 저 멀리 떠났을 걸?”신세희는 언짢은 듯 딸을 노려봤다.그리고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방금 확실히 부소경이 차에서 내리는 것만 기다렸고, 바로 그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려고 했어서 딸한테 소홀했다.“미안해, 아가.” 신세희는 정직하게 딸에게 사과했다.“그래, 내가 용서해줄게!” 신유리는 늘 엄마에겐 관대했다.다른 집들은 다 엄마가 아이를 예뻐했다.신유리네 집은 아이가 엄마를 예뻐했다.“못된 아빠, 가자 손 씻으러.” 신유리는 신나서 아빠의 손을 잡고 세면실로 향했다.세면실 문 앞까지 왔는데 부소경은 여전히 뒤돌아 신세희를 보았다.신세희는 그를 보며 말했다. “얼른 손 씻어요.”남자:“......”그는 밥 먹을 때 꼭 그녀에게 회사에서 왕따당했는지 물어볼 생각이었다.결국 그와 신유리 두 사람이 씻고 나오자, 식탁에 위에 있던 신세희의 핸드폰이 울렸다. 신세희의 핸드폰은 그녀가 남성에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거의 울리지 않았다.조의찬의 전환가?왠지 모르게 신세희는 긴장해서 부소경을 보았고, 부소경의 표정이 정말 안 좋자 그녀는 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수신인을 확인했다.이때, 안도했다.모르는 번호였다.그래서 신세희는 일부러 스피커폰을 켜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누구시죠?”“세희씨, 안녕하세요. 저 세희씨 동료 주현욱이에요, 세희씨 왼쪽에 앉는 그 잘생긴 남자요.” 전화 너머 경쾌한 남자
그 순간 남자의 표정은 너무 어두워서 어떻게 형용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고, 신세희는 남자와 몇 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남자의 주변에 냉기가 느껴졌으며 그 기운은 주변을 다 차갑게 만들었다.냉기로 사람을 죽일 것만 같았다.신세희는 놀라서 입술을 깨물었고, 걱정스럽게 딸 신유리를 보았다.이때의 신유리는 아직 아빠의 손을 잡고 있었고, 그녀가 왜 아빠의 냉기와 살기를 느끼지 못 하는 건지 너무 이상했다.신세희는 딸을 대신해서 식은땀이 흘렀다.하지만 신유리는 순진무구한 얼굴로 아빠를 보았다. “아빠, 우리 가족이랑 그 엄마 좋아하는 잘생긴 아저씨랑 같이 밥 먹자! 그럼 그 잘생긴 아저씨가 아빠가 자기보다 잘생긴 거 알 거 아니야, 흥!”꼬마 아가씨는 거만하게 콧방귀를 뀌었다.신세희는 정말 딸의 입을 막고 신유리를 제지하고 싶었다. 이 대화를 더 이상 이어가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그녀는 부소경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좀 나아진 게 보였고, 그는 신유리의 작은 손을 꽉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가자, 아빠랑 밥 먹으러.”“좋아.” 신유리는 방방 뛰며 부소경과 함께 식탁 앞에 앉았다.신세희:“......”그녀는 등에 땀이 너무 나서 옷을 적실 것만 같았다.방금 같은 전화가 또 오는 걸 방지하기 위해 신세희는 아예 전화기를 껐다. 어차피 그녀를 찾을 사람이 많지도 않았고, 남성에서 그녀를 아는 사람도 적었다. 그녀는 친구도 없고, 유일한 가족인 신유리가 옆에 있으니 핸드폰을 꺼놔도 상관없었다.전원을 끈 후, 신세희는 신유리와 부소경 맞은 편에 앉아 잔치국수를 부소경 앞으로 밀어주며 담담하게 말했다. “나 요리 잘 못 하잖아요. 저번에 만들어 달라고 한 물고기는 너무 짜서 못 먹었는데, 이번 잔치 국수는 좀 다를 거예요. 이건 잘 만드니까 한번 먹어봐요.”말을 하고 신세희는 더 이상 남자를 보지 않았다.그녀는 남자가 이 국수를 엎어버릴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지금 남자가 화난 건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늘 부소경을 알 수 없었고,
남자는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다. 그가 한 발짝 걸을 때 신유리는 두 세 발짝 걸어야 했고, 하얀 달빛 아래서 신세희는 이 둘을 보면서, 크고 작은, 빠르고 느린 그림자가 움직이는 걸 보면서 마음이 평온해졌다.이렇게 두 사람을 지키며 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여한이 없었다.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녀는 부소경이 느릿느릿 신유리에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밝은 달빛 아래 두 개의 그림자가 보였다.”신유리는 따라했다. “밝은 달빛 아래 두 개의 그림자가 보였다.”어른:“큰 그림자 하나, 작은 그림자 하나.”아이:“큰 그림자 하나, 작은 그림자 하나.”어른: “하나는 키가 크고, 하나는 키가 작다.”아이: “하나는 키가 크고, 하나는 키가 작다.”어른:“하나는 착하고, 하나는 나쁘다.”아이:“......”어른:“하나는 잘 생겼고, 하나는 못 생겼다.”아이:“......”“신유리, 왜 아빠 말 안 따라해? 계속 해야지.” 부소경은 억지로 물었다.신유리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럼… 누가 착하고 누가 나쁜 거고, 누가 잘생기고 누가 못생긴 건데?’부소경이 말했다. “순서대로 말한 거잖아. 그러니까 너가 나쁘고 못생긴 거지.”신유리:“......”“푸흡......” 벤치에 앉아 있던 신세희는 갑자기 웃었다.“못된 아빠, 어떻게 말을 그렇게 할 수가 있어? 지금 나 괴롭히는 거잖아! 내가 애라고 괴롭히는 거네. 하나는 나쁘고, 하나는 착하다. 하나는 못 생겼고, 하나는 잘 생겼다. 이렇게 말했어야지. 안되겠어, 못된 아빠 다시 말해봐.”“그래, 원하는 대로 해줄게.” 부소경은 망설이지 않고 동의했다.그리고 그는 느릿느릿 말했다. “밝은 달빛 아래 두 개의 그림자가 보였다. 큰 그림자 하나, 작은 그림자 하나. 하나는 키가 작고, 하나는 키가 크다. 하나는 나쁘고, 하나는 착하다. 하나는 못 생겼고, 하나는 잘 생겼다.”신유리:“......”신세희:“하하......”이런 순간이 처음이라 그녀는 신나게 웃었다. 이 순간,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