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 - Chapter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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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노을이 질 무렵, 신세희는 감옥 대문을 나섰다.그녀는 임시 보석으로 출소를 한 것이었다. 그녀에게 주어진 휴가는 단 하루뿐이었다.그녀는 주소를 손에 꼭 쥔 채로 차에 올라탔다. 해가 다 진 후에야 그녀는 산 중턱에 위치한 낡은 별장 앞에 도착했다.문지기가 신세희를 별장 안으로 인도했다.별장 안은 칠흑같이 어두웠고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짙은 피비린내를 맡을 수가 있었다. 신세희가 미처 어둠에 적응하기도 전에 한 쌍의 팔뚝이 그녀를 단단히 품속으로 끌어안았다.이내, 뜨거운 숨결이 그녀를 덮치기 시작했다. “너구나? 게네들이 죽기 전에 즐기라고 보낸 아가씨?”신세희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당신… 곧 죽어요?”“맞아! 나 손님으로 받은 거 후회하고 있는 거야?” 남자가 조용히 냉소했다.“후회 안 해요.” 신세희가 처량하게 대답했다.그녀에겐 후회할 여지가 남아있지 않았다.살려야 할 어머니의 목숨이 아직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으니까.별장은 남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무척이나 어두웠다. 하지만 남자가 죽을 사람 같지 않다는 사실 하나는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두, 세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죽은 건가?신세희는 두려움에 떨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황급히 별장에서 도망쳤다.밤하늘에는 거센 비가 차갑게 내리고 있었고 그녀는 내내 비를 맞으며 임씨 저택으로 달려갔다.밤 열한 시가 넘는 시간이었다. 임씨 저택의 대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그런데도 신세희는 저택 안에서 들려오는 즐거운 말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축하하는 것 같았다.“문 열어요! 빨리 문 열어요! 돈 줘요! 빨리요! 우리 엄마 살리러 가야 한단 말이에요…. 문 열어요! 문 열어요!”대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비바람을 맞으며 버스를 기다린 탓인지 신세희의 정신은 무척이나 흐릿했다. 제대로 몸을 가눌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반드시 정신을 차리고 부서져라 대문을 두드려야 했다. “문 열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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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부소경은 신세희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신세희는 꼬질꼬질한 옷소매를 만지작대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부소경씨, 그 장난 재미없어요.”부소경이 냉소하며 엄숙하게 말했다. “나랑 결혼하는 거 당신의 오래된 계획 아니었나?”부소경의 차가운 눈빛이 칼날처럼 빠르게 신세희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그와 두 눈이 마주치자 신세희는 놀라움에 몸을 움찔대며 얼굴을 돌려버렸다. 하지만 부소경은 그녀의 턱을 단단히 잡으며 강압적으로 신세희의 얼굴을 돌려버렸다.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볼수 있게 말이다.신세희는 그제야 선글라스 아래에 숨겨져 있던 남자의 차갑고 날렵한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부소경은 무척이나 남자다웠다. 신의 편애를 받았다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멋있는 얼굴을 갖고 있었다.그의 정장은 무척이나 정교했다. 고가의 제품이라는 사실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신세희는 남자의 신분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챘다.그녀의 모습은 최악이었다. 낡다 못해 곰팡이가 낀 옷에, 흐트러진 머리, 꾀죄죄한 얼굴. 게다가 그녀는 며칠째 씻지 못했다.이런 두 사람이 혼인신고를 하러 간다고?신세희는 눈을 아래로 드리우며 조용히 말했다. “부소경씨, 지금 날 아무 남자나 잡고 늘어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감옥에 있는 2년 동안 남자 한 번 못 만나봤다는 이유로?”부소경은 계속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나이가 많은 것 같지는 않은데… 그녀의 말투는 무척이나 날카로웠고 또 유난히 냉정했다. 그렇게 그녀에 대한 혐오가 또 한 층 더 심해졌다. “일부러 그러는 거야? 날 자극하는 방식으로 너에 대한 내 흥미를 일으키려고?”그는 말을 끝낸 후, 신세희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비서에게 명령했다. “구청으로 가!”“나 좀 내려줘요! 나 당신 전혀 모른다고요!” 밀려오는 두려움에 신세희는 차에서 뛰어내리려 손잡이에 손을 댔다.부소경은 그녀의 손을 의자에 고정하고는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주시했다. “너! 내 말 잘 들어, 죽고 싶으면 지금 당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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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뭐라고?” 부소경이 눈썹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빠르게 원래대로 돌아왔다.욕실에 있던 사람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한 줄의 혈서만이 벽에 남아있었다. ‘부소경씨, 당신은 나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이에요. 하지만 난 당신이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다시는 보지 말죠!’그녀의 혈서는 깔끔하고 날카로웠다. 죽어도 굴하지 않을 듯한 고집이 느껴지는 글이었다.부소경은 멍하니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설마 내가 뒷조사를 잘못한 건가?몇초 뒤 그가 입을 열었다. “얼른 뒷산으로 가서 찾아봐!”자신의 어머니에게 여한을 남겨줄 수는 없었다.산에 가득 자란 가시덤불이 신세희의 옷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가시덤불 덕분에 그녀는 산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녀는 무성하게 자란 가시덤불 아래에 숨어 비서의 눈을 피했다.어두운 밤, 신세희는 산의 반대편으로 넘어갔다.다음 날 아침, 신세희는 또 임씨 저택으로 발길을 향했다.신세희의 모습이 임지강과 허영을 무척이나 당황하게 했다.“너… 너 어떻게 감옥에서 탈출한 거야?” 허영이 안절부절못하며 물었다.신세희가 비웃는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사모님, 저 석방됐어요.”“그래도 우리 집에 오지 말았어야지. 몸에 냄새 나는 거 좀 봐, 누구 하나 질식하겠어. 얼른 꺼져!” 허영이 강한 기세로 신세희를 몰아붙였다.허영을 대꾸하는 것조차 너무 귀찮았던 신세희는 임지강을 보며 말했다. “임씨 아저씨, 당신네 집에서 제일 잘 알지 않나요? 그때 내가 왜 감옥에 들어갔는지? 당신 나흘 전에 면회하러 와서는 주소 하나 주며 거기에 있는 남자랑 하룻밤만 보내고 오라고 했잖아요. 엄마 살릴 돈 주겠다면서. 그 남자랑 하룻밤은 이미 다 보냈는데… 우리 엄마는 그만 죽어버렸네요?”뭔가 켕기는 게 있는 듯 임지강이 소리를 질렀다. “사람마다 주어진 운명이라는 게 있는 거야. 나는 진심으로 너네 엄마 살리고 싶었어. 근데 너네 엄마가 너무 빨리 죽어버렸잖아. 그걸 내 탓이라고 할 수가 있나?”신세희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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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부소경은 신세희를 한 달 동안 찾아다녔다.그는 신세희를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신세희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VIP 룸에 이렇게 웨이터로 들어오다니.신세희를 너무 얕잡아 봤다.“부대표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 함께 앉아 있던 레스토랑 매니저가 전전긍긍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쳐다보았다.“이 직원, 여기에 얼마나 있었어요?” 부소경이 차가운 눈빛으로 매니저를 쳐다보았다.“한… 한 달이요.” 매니저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한 달!신세희가 부씨 저택에서 도망친 날이랑 딱 맞는 시간이었다.신세희는 도망치고 싶었던 게 아니었다. 판을 더 키우고 싶었던 거지.젠장!신세희는 억울하고도 화난 표정으로 부소경을 쳐다보았다.세상은 왜 이렇게 좁은 거야?“나, 당신이 무슨 말 하는 건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이거 좀 놔요. 안 놓으면 신고할 거예요.” 그녀는 부소경에게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신세희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그 모습에 겁에 질린 매니저는 신세희에게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원지민씨, 너무 건방지네요!”“원지민?” 부소경이 차갑게 웃었다. “감히 출소한 사실을 속이고 원지민으로 이름을 고쳐?”같은 시각, 홀을 담당하는 경리와 신세희에게 서빙을 부탁한 여직원도 자리에 도착해 있었다. 모두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신세희는 절망에 빠졌다.월급 받는 날이 이틀밖에 안 남았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되어버렸다.“왜 자꾸 날 물고 늘어지는 거예요! 왜!” 억울함과 분노의 감정이 신세희의 눈시울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녀는 손목을 들어 부소경의 팔뚝을 깨물었다. 갑작스레 밀려오는 아픔에 부소경은 그대로 신세희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신세희는 발걸음을 돌리더니 그대로 도망치기 시작했다.그녀는 다른 사람과 싸울 능력이 없었다. 그냥 이렇게 도망치는 수밖에.부소경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신세희가 레스토랑을 빠져나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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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신세희의 등 뒤에 서 있던 사람은 다름이 아닌 부소경이었다.남자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낮고 부드러운 그의 목소리는 마치 귀를 녹일 것만 같았다. “어머니 많이 아프셔. 휴식이 필요해. 고민 있으면 날 찾아오지 그랬어. 왜 어머니를 귀찮게 만들어?”신세희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발걸음을 옮겼다.“아들, 결혼 얘기 세희랑 한번 잘 상의해봐. 세희한테 꼭 잘해줘야 해.” 등 뒤에서 하숙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걱정하지 마세요, 어머니.” 남자는 하숙민의 말에 대답하며 병실의 문을 닫았다.부소경은 병실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신세희를 끌고 갔다.복도의 끝에 도착했을 때 그의 얼굴은 이미 차갑게 얼어있었다.남자는 신세희의 목을 단단히 움켜쥐며 그녀를 벽으로 밀쳤다. 그의 눈빛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너! 너 자꾸 내 인내심 시험하지 마. 감히 우리 엄마 앞에 나타나? 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우리 엄마가 사리 분별을 조금이라도 할 줄 알았다면 좋을 텐데. 그럼 내가 사는 게 죽는 거보다도 더 못한 기분이 뭔지 느끼게 해줄 텐데!”신세희의 얼굴이 빨갛게 질렸다. 그녀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나… 몰랐어요… 아주머니가… 당신 엄마인 거…”부소경이 왜 그렇게 자신을 싫어하면서도 혼인신고를 하려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감옥에 있을 때 하숙민이 그랬었다. 출소하면 며느리 삼겠다고.아주머니가 장난으로 한 말인 줄 알았는데…남자의 손에 힘이 더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네 말을 믿을 거 같아? 계속 이렇게 내 앞에서 알짱대는거, 판 더 키우고 싶어서 그런거잖아. 아니면 그냥 부씨 집안 사모님 자리에 눌러앉고 싶은 건가?”아무런 변명도 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그냥 이대로 목 졸라 죽이라고 해. 그럼 평생 배 속에 있는 아이랑 함께 있을 수 있겠다. 엄마랑도 더 빨리 만날 수 있고.얼마나 좋아.눈물이 눈가를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남자는 드디어 그녀를 놓아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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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두 사람은 구청에서 걸어 나왔다. 신세희는 부소경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부소경씨, 오후에는 의사가 면회를 못 하게 하더라고요. 당신이랑 같이 가지는 않을게요. 내일 오전에 다시 아주머니 만나뵈 러 갈게요.”신세희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아주머니가 없을 때 그녀는 주동적으로 부소경과 거리를 두었다.“네 마음대로 해.” 부소경이 차갑게 대답했다.신세희는 혼자 자리를 떠났다.차 안, 엄선우가 부소경에게 물었다. “도련님, 도망이라도 갈까 걱정되지 않으세요?”부소경이 경멸하는 말투로 차갑게 말했다. “도망간다고? 진짜로 도망가고 싶었으면 내가 자주 가는 레스토랑에서 일했을까? 우리 엄마한테 찾아와서 돈도 빌렸을까? 두 번이나 도망친 건 그냥 판을 더 키우고 싶어서 그랬던 거야.”엄선우가 말했다. “제 말이 그 말이에요.”“운전이나 해.” 부소경이 입을 열었다.차는 그대로 신세희의 옆을 지나쳤다. 부소경은 신세희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신세희는 피곤한 몸을 이끌며 집으로 돌아왔다.집에 도착하자마자 누군가가 그녀를 막아섰다. “신세희! 역시 여기 숨어있었구나!”임서아가 찾아오다니!2년 전, 임서아의 사생활은 무척이나 혼잡했다. 그 이유로 그녀는 늙고 못생긴 변태남에게 폭행을 당했었다. 그러던 중, 임서아는 남자가 잠시 무방비 상태가 된 틈을 타 하이힐을 들어 그대로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고 남자는 그 자리에서 바로 즉사했다.임서아의 죄를 씻어내기 위해 임씨 집안은 신세희를 취하게 만든 후 열심히 위조한 현장으로 그녀를 보내버렸다.이러한 이유로 신세희는 살인죄로 10년 형을 선고 받았다.임서아는 그렇게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났다.이런 생각이 들자 신세희는 임서아를 죽여버리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그녀는 임서아를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임서아의 기세가 한층 더 의기양양해졌다. “신세희, 여길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기녀촌! 남성에 유일한 기녀촌! 여기 뭐 하는 사람들이 사는지 알아? 몸 파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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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임서아는 부소경이 자신을 무척이나 싫어한다는 사실을 눈치 챌 수 있었다.누가 바늘로 찌르는 듯 심장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프고 부끄럽고 화가 났다.한편으로 또 그런 부소경이 무섭기도 했다.막 가식적으로 애교를 부리려는 그때 부소경이 뚝 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임서아의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았다.“왜 그래 서아야?” 허영이 허겁지겁 달려와 그녀에게 물었다.“엄마… 부소경이… 결혼 얘기하러 오기 싫데. 혹시… 뭐 알아버린 거 아닐까?”임서아는 놀랐는지 엉엉 울기 시작했다. “내가 신세희인척하는 거 들켜버린 거 아닐까? 엄마 어떡해? 부소경 사람을 숨 쉬듯이 죽인다던데… 나 너무 무서워… 흑흑”허영과 임지강도 놀랐는지 그대로 얼어버렸다.오후 내내, 온 가족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하인이 그들에게 다가와 보고 할 때까지 말이다. “사모님, 신세희가 찾아왔어요. 사진 가지러 왔다고 하는데.”“꺼지라고 해!” 임서아는 쌓여있는 분노를 신세희에게 풀기 시작했다.그녀는 두려움에 떠느라 어제 신세희에게 했던 말을 잠시 잊고 있었다.임서아는 신세희 앞에서 자신이 부소경과 꽁냥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신세희 마음이 불편하게!부소경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할 줄은 몰랐다.“…”“잠깐만! 내가 가서 말할게!” 임서아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걸어갔다.오후 내내 울어서 그런지 임서아는 눈은 팅팅 부어 있었고 머리도 무척이나 난잡했다. 그녀는 거울도 보지 않고 그 상태 그대로 밖으로 걸어 나갔다.“창년! 몸이나 파는 계집년! 한번만 더 찾아와서 우리 집 더럽혀봐! 너 환영해주는 사람 아무도 없어! 당장 꺼져!” 임서아가 악독하게 말했다.신세희는 냉소했다. “임서아, 난 그냥 우리 엄마 사진 가지러 온거야!”“꺼져! 꺼져! 나가 죽어! 지금 당장 꺼져!” 임서아는 아무 맥락 없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신세희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너무 웃겼다.그녀는 위 아래로 임서아를 훑어보기 시작했다.그녀는 임서아가 아무 이유없이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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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부소경도 경악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신세희의 몸에는 아무것도 걸쳐있지 않았다. 방금 목욕을 끝내서인지 그녀의 피부에서 핑크빛이 돌고 있었다. 촉촉이 젖은 단발머리는 어지럽게 헝클어져 있었고 손바닥만 한 얼굴에는 물기가 어려있었다.그녀는 그렇게 나체로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황급히 몸을 움츠리는 모습이 무척이나 나약해 보였다.부소경도 많은 옷을 걸치고 있지는 않았다.힘차고 곧은 근육에 구릿빛 피부, 넓은 어깨와 얇은 허리, 강철처럼 팽팽한 오른팔에는 눈을 사로잡는 흉터가 나 있었다. 그의 몸은 부소경의 남성적인 패기와 압박감을 충분히 나타내고 있었다.부소경의 흉터를 본 신세희는 깜짝 놀랐는지 몸을 움찔거렸다. 그녀의 심장이 복잡하게 뛰고 있었다.그녀는 낱낱이 드러난 자신의 모습에 수치심을 느끼고 있었다.그녀는 다급하게 자신의 몸을 가려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리 가려도 다 가려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전전긍긍해 하며 가운을 가지려 앞으로 손을 뻗었다.그녀의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당신… 당신 안 들어오는 거 아니었어요? 당신이… 어떻게 왔어요?” 그녀의 입술은 덜덜 떨렸고 얼굴은 토마토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그녀는 드디어 가운을 손에 잡아 겨우 몸에 걸쳤다. 하지만 가운은 바닥에 끌릴 정도로 길었다.신세희는 그제야 자신이 입은 가운이 남자용 가운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무척이나 크고 길었다.그녀는 아무렇게 가운을 몸에 감고는 밖으로 걸어 나갔다. 긴장하면 일이 더 꼬인다는 말이 있던가? 바닥에 끌리는 가운을 밟아버린 그녀는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아…” 신세희는 또 한 번 비명을 질렀다.부소경은 팔을 들어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덕분에 그녀는 넘어지지 않을 수 있었다.어디선가 맡아본 듯한 익숙한 냄새가 풍겨왔다. 남자는 가볍게 눈을 감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놀란 신세희가 울먹거리며 말했다. “놓아줘요… 흑흑.”그 소리에 부소경은 바로 정신을 차렸다.“젠장!” 그는 작게 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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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신세희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부소경처럼 우수한 벤츠남한테 여자친구가 부족할 리가 없지. 부소경이 나랑 결혼하는 이유는 곧 돌아가실 어머니에게 여한을 남겨주지 않기 위해서일 뿐이야.부소경의 여자친구가 임서아 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삶은 항상 그녀를 불행 속으로 밀어 넣었다.그녀를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은 점점 행복해지고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는데… 그녀는 앞길도 망가져 버렸고 배 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도 그 사람의 이름이 뭐인지도 알지 못했다.짚신처럼 짝이 딱 맞는 두 사람을 보니 신세희는 마음이 불편해졌다.아무래도 내 앞에서 남자친구 자랑하려고 날 집으로 부른 것 같아. 엄마 사진 가지러 오라는 건 전부 다 핑계고 말이야.그녀는 쓸쓸한 마음을 감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나처럼 흠 있는 여자가 어디 가서 잘난 떡두꺼비 사위를 얻어오겠어? 그냥 장난으로 한 말이야. 집에 손님이 있었네. 그럼 더 이상 방해 안 할게. 우리 엄마 사진이나 좀 줄래? 바로 갈게.”그녀는 부소경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행동했다.부소경의 얼굴에도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그는 임씨 저택에 찾아오고 싶지 않았다. 단지 임서아가 자신의 목숨을 살렸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러 시간 내 찾아온 것이었다.여기서 신세희를 마주치다니, 부소경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서로 모르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이 임지강과 허영의 눈에 들어왔다. 두 사람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역시 신세희는 모르고 있었다. 그날 같이 밤을 보낸 남자가 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하룻밤 사시에 남성에서 제일 잘나가는 남자가 됐다는 사실을.임서아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며 신세희를 뭐라하기 시작했다. “신세희, 내 남자친구 오자마자 가는 건 너무한 거 아니야? 내 체면은 살려줘야지. 내 남자친구가 오해하겠다. 우리 집이 너한테 뭐 못 해줬다고 말이야.”신세희는 고개를 돌렸고 같은 시각 임서아는 부소경에게 뭐라 말하고 있었다. “소경오빠는 모르죠? 우리가 쟤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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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신세희는 그대로 얼어버렸다.자신을 모욕하는 임서아의 말에 신세희는 그녀의 얼굴을 찢어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이성을 차려야 했다.손을 대기 시작하면 싸움은 격렬해질 것이다, 신세희는 배 속에 있는 아이가 다치게 되는 게 두려웠다.그녀는 웃으며 대답했다. “왜 이쪽에 관심이라도 있어?”“쯧!” 임서아는 만족한 듯 웃었다. “난 그냥 네 몸 상태가 걱정돼서 한 말이야. 이상한 병이나 달고 다니지 마! 우리 집 공기 더러워지니까!”“그럼 왜 날 초대했어? 남아서 밥까지 먹으라고 하고 말이야. 난 또 그쪽에 관심 있는 줄 알았네.” 신세희의 말투는 무척이나 담담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같은 시각, 부소경은 차갑고 음침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무도 그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얼마나 지났을까, 부소경은 차키 들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소경 오빠, 화 난 거예요…” 임서아가 그런 그를 쫓아 나섰다.“한 번이라도 더 이런 여자랑 친하게 지내기만 해! 보상금 몇 푼 쥐여주며 결혼도 없던 일로 할 테니까!” 부소경은 무척이나 차가웠다.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알았어요. 소경 오빠, 이런 여자 때문에 화내지 말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 소경 오빠, 내가 데려다줄게요…” 임서아는 비틀거리며 그를 쫓아갔다.“재수 없는 년! 너 일부러 서아 약혼자 쫓아낸 거지! 얼른 꺼져! 나가 죽어!” 허영은 신세희를 죽여버리고 싶었다.신세희는 자리를 떠나려고 발걸음을 돌렸다.“거기서!” 허영이 악독하게 그녀를 불러세웠다.신세희는 고개를 돌려 허영을 쳐다보았다. “?”“내일 집으로 천 만원 들고 와!”“내가 왜요?” 신세희가 흥분한 말투로 그녀에게 물었다.“우리가 널 8년이나 키워줬으니까! 딱 천만 원이야. 너한테 사기치는 거 아니야.” 허영은 알고 있었다. 신세희에게는 백만 원도 없다는 사실을.임서아는 신세희를 궁지로 내몰 생각이었다.임지강도 허영의 말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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