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2823 챕터

제461화

구자현은 분명 신세희 때문에 이곳에 찾아왔을 것이다. 구서준 때문인가?아님, 민정아의 입장을 대변해주려고?신세희는 미리 예상을 했다. 아마 구서준 때문이겠지?아무래도 구자현이 민정아랑 접점이 있는 건 아니니까.지금 이 순간, 신세희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으면 안 되었다. “구자현씨, 전 그냥 월급쟁이일 뿐이에요. 제가 이 일자리에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말씀해주세요. 당장 그만둘게요.”“No! No! No!” 구자현은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신세희, 당신은 절대로 단순한 월급쟁이가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구자현이 뭘 알고 있는 건가?구자현은 신세희에게 가까이 다가가더니, 그녀의 귓가에 한 글자 한 글자 가볍게 속삭였다. “이 창년아. 참 간도 커. 감히 우리 구씨 집안 회사에 들어오다니. 그것도 이력서까지 조작해서. 감옥에 한 번 더 가고 싶은 가봐?“그녀의 말에 신세희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버렸다.구자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6년 전에 네가 운성에서 벌인 더러운 짓들, 재벌가 중에 모르는 사람이 없어. 지금 저 사람들이 네가 바로 6년 전의 그 여자라는 걸 모르는 이유는 단 하나야. 그 영상이 인터넷에서 아주 빠르게 사라졌거든. 네 이름, 네 사진들이 완벽하게 통제됐어. 게다가 부소경이 아무도 그 사건을 퍼뜨리지 못하게 명령하기도 했고. 그래서 지금 이 사무실에 널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거야. 네가 바로 6년 전의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하지만 그렇다고 날 속일 수 있는 건 아니야!“신세희는 한 손으로 책상을 짚으며 몸을 지탱했다. 그녀는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신세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뭘 어쩌고 싶은 건데요?“”우리 언니가 누군지 알아?” 구자현은 아직도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고 있었다.“몰라요!”“에일리가 누군지는 당연히 기억하고 있겠지!”그녀의 말에 신세희는 멍해졌다.그녀는 정말로 에일리가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이름이긴 했다.신세희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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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구서준 때문이 아니라니.게다가 구자현은 임서아가 불러들인 조수였다.오랫동안 아무 소식이 없었던 임서아는 결국 이런 방식으로 손을 썼다. 그것도 신세희의 발목을 단단히 잡으며.신세희는 처량하게 냉소했다.그녀는 그렇게 호랑이라도 된 양 위엄을 부리며 자리를 떠나는 구자현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다.구자현이 자리를 떠나자마자 사무실은 발칵 뒤집혔다.“신세희씨! 구자현 아가씨, 서울에서 제일 권세 있는 집안사람이거든요! 이제 당신이 어떻게 하는지 한번 지켜보죠!” 세라는 대놓고 신세희를 무시하기 시작했다.“나를 무시하던 날들을 대신 복수해줄 사람이 드디어 생기는구나!”“당신이 얼마나 잘난 줄 알았어요? 감히 구자현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리다니… 쯧쯧쯧… 당신이 고분고분하게 있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 하하하!”지금 이 순간, 디자인 디렉터도 감히 그녀의 편을 들어주지 못했다.그녀는 신세희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세희씨, 첫 직장 생활에는 적당히 자제할 줄도 알아야 하는 거예요. 남자들한테 여기저기 꼬리치면 안 돼요. 아무리 월급쟁이라고 해도 본분을 지켜야 하는 거예요. 본분을 지켜야만 한 곳에서 오랫동안 일할 수 있어요… 충고 한마디 할게요. 아직은 회사 그만두면 안 돼요. 이 일, 해결하고 싶으면 그냥 아가씨가 하고 싶은 데로 하게 둬요. 그러다 기분 다 풀리고 싫증 나면 당신을 놓아줄 수도 있으니까. 구씨 집안과 부씨 집안의 능력으로는 당신이 벼랑 끝으로 도망간다고 해도 찾아낼 수 있을 거예요.”신세희는 담담하게 앞을 쳐다보았다. “알아요.”그녀는 자신이 도망칠 수 없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본인이 그렇게 잡혀 왔으니까.그녀는 유리에게 아무 일도 생기지 않기를 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오후 내내, 그녀는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세라는 일부러 설계도에 문제가 있다며 신세희에게 일을 시켰고, 신세희는 어쩔 수 없이 그녀의 설계도를 확인 해볼 수 밖에 없었다. 신세희는 설계도의 문제가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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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엄선희의 사촌 오빠 엄선우가 바로 부소경의 비서였다. 무슨 일이 생긴다면 사촌 오빠가 한 번쯤은 자신의 목숨을 살려줄 것이다.엄선희는 진지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세희씨, 세희씨는 우리 사촌 오빠 친구 맞죠? 우리 사촌 오빠한테 한번 부탁해봐요. 우리 오빠가 부소경 비서거든요. 우리 오빠가 세희씨 도와줄 수도 있잖아요.”그녀의 말에 신세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도 날 도와주지 못할 거예요.”“이게 다 구서준 때문이잖아요. 세희씨가 먼저 구서준한테 꼬리 친 것도 아니고,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때까지 구서준이랑 밥 한 끼 먹은 적도 없잖아요. 구서준한테 관심 한번 준 적 없으면서.”신세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것 때문이 아니에요. 선희씨는 몰라요… 괜찮아요. 이 얘기는 이제 그만 해요. 내 걱정은 하지 마요. 난 정말 괜찮으니까. 아, 그리고… 선희씨, 이 일 절대로 엄선우씨한테 말하지 말아 주세요. 대신 비밀 좀 지켜주세요. 네? 부탁할게요.”엄선희는 신세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알려주면 안 되는데요?”신세희는 또 고개를 흔들었다. “선희씨 오빠는 그냥 일개 비서일 뿐이라 도와주지는 못할 거예요. 오히려 내가 선우씨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난 굳이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아요. 그냥 조용하게 넘기고 싶어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죠?”신세희의 말에 엄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았어요. 꼭 비밀 지킬게요.”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로 들어갔다.엘리베이터가 닫히자마자 사무실이 발칵 뒤집혔다. 여직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난리를 피우기 시작했다.“어머, 감히 구자현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리다니. 이번에는 좀 힘들겠네.”“이 여자 간도 크기도 하지. 대체 어디서 온 자신감일까? 감히 이 회사에서 겁도 없이 나대다니. 회사가 작다고 만만하게 생각한 건가? 우리 회사 사람들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감히 민정아를 건드리더니. 그래도 사촌 언니가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인데. 트레이닝 복 입고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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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신세희에게 말을 건 여자는 그녀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여자였다. 엄청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고 옷차림도 수진이 엄마보다 훨씬 더 럭셔리했다.멀지 않은 곳에는 8억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차 벤틀리가 세워져 있었다.신세희는 그 여자가 부잣집 사모님이라는 사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사모님의 말투가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신세희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낮에 구자현이 귀찮은 일을 벌인 탓에 그녀는 더 이상 다른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듯 주눅 든 모습으로 눈앞에 있는 사모님에게 물었다. “어느 어린이 어머님이세요? 죄송해요. 제가 요즘 바빠서 미처 단톡방 확인을 못 했네요. 근데 단톡에서 말씀하신 그 파티, 저 참가할 거거든요. 어느 호텔에서 하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요? 아님 누군가의 집에서 하는 건가요? 호텔이든, 누군가의 집이든 말씀만 해주세요, 필요한 비용은 얼마든지 다 낼게요.”신세희의 말에 사모님은 냉소했다. “유치원 앞에서 이런 말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거죠? 일부러 다른 학부모 들으라고. 사실 당신은 돈이 엄청 많다고, 일부러 우리를 피한 게 아니라고 증명하고 싶은 거죠? 당신이 정말 저희 파티에 참가하고 싶은 거라면 기회를 줄게요. 집에 가서 단톡 기록 제대로 확인해봐요! 이미 다 봐 놓고 모르는 척하지 말고!”여자의 뜻은 신세희가 벌써 기록들을 다 보고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뜻이었다.그녀는 신세희가 일부러 모르는 척하고 단톡에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신세희는 진짜로 모르고 있었다.낮에는 출근하느라 바빴고 또 그녀는 살가운 성격이 아니었다. 그래서 단톡방의 소식을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신세희는 빨리 유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급하게 말을 얼버무렸다. “네네, 집에 도착하면 꼭 제대로 확인할게요.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말을 끝낸 후, 신세희는 유리를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엄마, 오늘 좀 혼비백산인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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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엄마, 내가 알아. 같은 반 친구 강수희 엄마야.” 유리가 먼저 선수를 치며 대답했다.“아…” 그 단톡방 주인이구나. 오늘 드디어 만났네.남자는 신세희를 쳐다보며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유리가 아는 사람이 너보다 더 많네!”“…”신세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창밖만 바라볼 뿐이었다.남자는 그런 그녀를 쳐다보았다.이 여자 오늘 왜 이러지?여자는 줄곧 조용하고 얌전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 조용함이 조금 이상했다. 마치 넋이라도 잃고 있는 듯했다. 요 며칠 그녀는 매일 온순한 사슴처럼 먼저 그를 찾아오고, 그의 이불속으로 파고들기도 했다. 먼저 그의 목에 손을 두르기도 하고, 행복한 얼굴로 그의 팔을 베기도 했는데…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러는 거지?남자는 정신을 잃고 있는 여자를 쳐다보더니 그녀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너 어디 아파?”남자의 손길에 신세희는 몸을 움찔거렸다. 그러고는 느릿하게 그에게 대답했다. “아… 아니요.”남자도 알 수 있었다. 신세희가 어디 아픈 건 아니라는 것을. 그녀의 이마는 차가웠고, 오늘이 마법의 날도 아니었다. 아마 어디가 아픈 건 아닐 것이다.남자는 잠시 고민하더니, 화제를 바꾸었다. “요 며칠 매일 같이 운전 가르쳐줬잖아. 이제 운전 정도는 잘 할 수 있겠지?”그의 말에 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제 할 줄 알아요.”“그래. 요즘에 서울 갈 일이 있어서 한참 뒤에나 집에 올 수 있을 것 같아. 혼자 운전하고 싶으면 혼자하고, 하기 싫으면 기사 하나 붙여줄게. 매일 마다 유리랑 너 데려다주는 기사로 말이야.” 부소경이 말했다.“아… 필… 필요 없어요. 내가 할 수 있어요.” 신세희가 대답했다.신세희는 잠시 멈칫하더니 다시 그에게 물었다. “당신… 어디 간다고요? 서울이요?”“응. 서울.”“구씨 저택에 가는 거예요?” 신세희가 또 물었다.그녀의 말에 부소경은 고개를 돌려 신세희를 쳐다보았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의아한 표정이었다.신세희는 침울하게 웃었다. “당신 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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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부소경의 말에 신세희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무척이나 평온했다.그녀는 부소경에게 더 이상 눈길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시선을 창밖으로 옮길 뿐이었다. 가만히 있는 그녀의 표정은 그윽하고 답답했다. 마치 혼자만의 세상에 빠져 있는 듯했다.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아무 감정이 없는 사람 같았다.누가 목에 칼을 들이민다고 해도, 그녀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이다.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그녀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을 리는 더 만무했다.부소경은 이런 신세희가 좋았다.자리에 앉아 있는 그녀의 자세는 무척이나 꼿꼿했다. 남자의 손이 그녀의 등 뒤로 향하더니, 여자의 허리를 가볍게 감쌌다. 여자도 그런 그의 행동을 밀어내지 않았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온순하게 그의 어깨에 기댔다.비록 그가 한 말은 ‘구자현 일은 알려고 하지 마.’ 이 한마디뿐이었지만 그녀는 다 알고 있었다.구씨 집안은 그와 가장 절친한 사람들이었다. 지방에서 데리고 온 여자에게는 감히 그들을 물어볼 자격도 없겠지. 한가지 가능성이 더 있긴 했다. 구자현이 날 괴롭힐 거라는 소리를 듣고 일부러 요 며칠 서울에 있는 구씨 저택에 숨는 걸 수도 있다.생각만 해도 너무 슬픈 일이었다.가는 길 내내,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리가 그녀에게 뭐라 말하긴 했지만 그 말이 잘 기억나지는 않았다. 유리는 정신이 딴 데 팔려 있는 엄마의 모습에 엄마가 오늘 많이 힘들었다고 생각했다. 유리는 손을 들어 신세희의 다리를 두드리며 부소경에게 말했다. “아빠, 나 다 크면 우리 같이 엄마한테 잘해주자. 엄마 고생하는 것 좀 봐.”“…”네가 나랑 엄마한테 잘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아무 대답이 없는 부소경의 모습에 유리는 또 한 번 그에게 물었다. “왜? 혹시 내 말에 불만 있어? 엄마한테 잘해줄 생각 없으면, 내가 엄마한테 아빠보다 더 잘생긴 남자친구 찾아 줄 거야. 어차피 우리 엄마 좋다고 하는 남자는 엄청 많으니까! 흥!”“풉.” 앞에서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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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부소경과 신세희 사이의 거리.그녀는 절대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부소경은 신세희를 아껴준다. 직접 그녀에게 운전을 가르쳐주고, 그녀와 혼인신고도 하고, 심지어 그녀를 부씨 저택으로 데리고 가 그녀의 입장을 정리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목숨을 나눈 친구 앞에서 그녀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신세희는 아무 말이 없었다. 밥을 먹고 난 후에도 그녀는 유리에게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았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은 부소경과 유리가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신세희는 핸드폰을 챙기고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유치원 단톡방에 들어가 그동안의 문자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보았다.요즘 그녀는 단톡방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서 그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이렇게 확인하고 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처음 단톡방에 들어왔을 때부터 사람들은 그녀를 의심하고 있었다. 가끔씩 그녀가 제때 답장을 하지 못했을 때는 활발하게 활동하는 여자들이 이렇다 저렇다 그녀를 말하기도 했다.유리 엄마는 무슨 일이나, 돈 내야 한다는 소리만 하면 단톡방에서 사라진다나?더 날카롭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유리 어머니, 사정이 좀 곤란하시면 단톡방에서 나가주세요. 괜히 자리 차지하지 마시고요. 네?’직설적인 말로 신세희를 쫓아내려는 사람들이 생기게 된 건 최근의 일 때문이었다. 며칠 전, 서수진 엄마가 이런 말을 했었다. ‘집이 부유하지 않으면서도 이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은 쫓아내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학부모들은 모두 이 일에 대해 의논을 하고 있었다. 유치원의 명성을 유지해야 했다. 이 의견이 정식적으로 실행되게 하기 위해서 그녀들은 모임을 하나 열기로 했다.파티 장소는 무척이나 럭셔리한 호텔이었다.이 호텔은 신세희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있는 집 사모님들은 호텔안의 술 한 병이 몇천만 원이니, 포크가 은으로 됐다느니, 타르트 하나에 몇백만 원이니, 분위기는 또 얼마나 좋다느니 하며 과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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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엄청 중요한 전화?돈 달라고 찾아가도 될까?신세희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그 생각을 멈추었다. 그냥 밑에서 기다리자. 굳이 옥상까지 가서 걸 전화면 분명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안 되는 엄청 중요한 일이겠지.신세희의 예상이 맞았다. 부소경은 신세희가 이 일을 몰랐으면 했다.10년 전, 부소경이 해외에서 떠돌 때 갓 18살이 된 구씨 집안 둘째 아가씨 구자현이 그를 졸졸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때의 부소경은 여기저기 떠돌고 있었고 남녀간의 감정에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구자현처럼 오만하고 이기적인 살벌한 아가씨를 싫어했다. 그래서 부소경은 번번이 구자현의 구애를 거절했고, 나중에는 구자현의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직설적인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그런 이유로 구자현은 근 2년간 슬픈 나날을 보냈다.그녀는 그제야 천천히 부소경에 대한 집착을 거두었다.하지만, 매번 부소경이 구경민이랑 함께 모일 때마다 구경민은 매번 장난으로 그의 앞에서 구자현의 얘기를 꺼내곤 했다. “내 사촌 동생 기억해? 아직도 너 못 잊고 있는 것 같던데.”“네 사촌 동생은 그냥 금사빠야! 나 부소경이 고작 금사빠한테 잡혀서 살 수는 없잖아?” 부소경은 친구들 앞에서 절친의 사촌 동생을 마음껏 험담하곤 했다.그의 말에 구경민은 조금은 불편하게 웃었다. “아무리 내 사촌 동생이 금사빠라고 해고 그걸 그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안 되지! 내 체면은 어떻게 하라고! 우리 사이 틀어지는 게 무섭지도 않아?”“무슨!” 부소경은 냉소했다.구경민은 부소경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소경아, 진지하게 말할게. 구자현이 금사빠이긴 해. 그래도 내 얼굴을 봐서 그 얘기는 떠벌리지 말자. 어차피 쟤가 너한테 시집갈 것도 아니고. 금사빠든 아니든 너랑은 상관없잖아. 내 체면 좀 살려줘. 어때?”그의 말에 부소경은 고개를 끄덕였다. “걔가 금사빠인게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내가 그거 떠벌릴 일이 뭐가 있겠어? 걱정하지 마!”이게 바로 그때 구경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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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부소경은 아무 말없이 신세희를 데리고 서재로 들어왔다. 그는 서랍에서 카드 하나를 꺼내더니 그것을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10억이야. 비밀번호는 네 생일이고.”“…천만 원이면 돼요. 이렇게 많이는 필요 없어요.”“이 돈, 어차피 너한테 주려던 보상이야.” 이 카드는 6년 전, 그의 어머니 하숙민이 세상을 뜬 후에 신세희에세게 보상으로 주려던 것이었다. 하지만 신세희는 그것을 거절해버렸다.그녀에게 주는 보상?앞으로 구자현이 날 괴롭히거나, 모욕하기 때문에 그런 건가? 날 못살게 굴 거니까? 그래서 먼저 10억이나 보상해주는 건가?좋지 뭐.신세희가 죽지 않는 한, 10억만 있으면 그녀는 지금이라도 당장 집으로 돌아가 어머님을 찾아뵐 수 있었다. 그리고 남은 돈으로는 또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유리에게 남겨주면 하나의 보장이 될 수도 있으니까.신세희는 바로 그 카드를 받았다. “알겠어요.” 말을 끝낸 후, 그녀는 카드를 챙기고 자리를 떠났다.하지만 남자는 떠나는 여자의 허리를 낚아챘다. “이렇게 귀중한 선물을 줬는데, 고맙다는 성의 표시도 안 하는 거야?”신세희는 그의 가슴팍에 가녀리게 기대며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 “유리, 혼자 놀이방에서 놀고 있어요. 얼른 가서 달래줘요. 카드는 제가 잘 챙길게요. 유리 잠들면…”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남자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남자는 허리를 감싸고 있는 손에 힘을 주며 두 사람의 거리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그녀의 말랑한 볼에 빠르게 입술을 갖다 댔다.그리고는 유리와 놀아주러 놀이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남자는 딸의 손을 잡고 산책을 했고, 신세희는 단톡방에 답장을 했다.‘천만 원은 내일 아침에 바로 낼게요. 죄송해요, 앞으로 단톡방에 올라오는 소식은 최대한 빨리 답장할게요.’문자를 다 보낸 그녀는 욕실로 발걸음을 옮겼다.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안 된다면 그녀는 더더욱 편하게 쉬어야 했다.샤워는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그녀는 얼굴에 팩도 하고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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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한편, 여자의 말투는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아이고. 기억력은 좋은가봐? 어제 말 한마디 한 것뿐인데 바로 누군지 알아차리고 말이야. 그렇게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면 6년 전에 충분히 운성의 재벌 집 도련님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이제 와서 에밀리처럼 대단한 배우까지 있는 자리에서 교만하게 꼬리를 쳤는지 몰라? 발정 난 개새끼처럼?”구자현의 욕설은 남들과 수준이 좀 달랐다.신세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시간 맞춰서 출근할 테니까 회사에서 보죠!”말을 끝낸 후, 신세희는 전화를 끊었다.유리는 바로 그녀의 옆에 있었다. 그녀는 유리에게 아무 일이 없었으면 했다.신세희는 몸을 숙이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리를 쳐다보았다. “엄마한테 알려줘. 아빠 뭐 하러 갔는데?”유리는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아빠 출장 가서 며칠 뒤에나 집에 온데. 엄마는 모르지?”유리의 말에 신세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엄마는 모르고 있었네. 유리는 어떻게 알았어?”유리는 점점 더 자랑스러워졌다. “어젯밤에 아빠가 알려줬어. 아빠가 없는 동안 대신 엄마 좀 잘 보살펴 달라던데? 엄마 잠꾸러기라고 지각하지 않게 아침마다 깨워주라고도 했어. 아빠가 엄마한테 주라고 차키도 줬는데.”말을 끝낸 후, 유리는 신세희에게 열쇠 하나를 건네주었다.신세희는 알 수 있었다. 이 차키가 바로 부소경이 얼마 전에 그녀에 사준 그 차라는 걸.그녀의 심정이 복잡미묘해졌다.유리는 또 입을 열었다. “아빠가, 요즘에는 엄마가 유치원에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 서울에 내 장난감 사러 갔다고, 며칠 뒤면 나한테 새로운 장난감이 생길 거래,”유리의 말에 신세희는 웃어 보였다. “유리한테 새 장난감이 생기겠네. 축하해.”밥을 먹은 후, 신세희는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또다시 몸이 부서질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고, 통증에 그대로 드레스 룸에 기대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며칠 전처럼 편안한 와이드 핏의 청바지에 셔츠를 골라 입었다. 무척이나 깔끔해 보이는 차림이었다.오늘 몸 상태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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