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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한편, 여자의 말투는 무척이나 여유로웠다. “아이고. 기억력은 좋은가봐? 어제 말 한마디 한 것뿐인데 바로 누군지 알아차리고 말이야. 그렇게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면 6년 전에 충분히 운성의 재벌 집 도련님들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이제 와서 에밀리처럼 대단한 배우까지 있는 자리에서 교만하게 꼬리를 쳤는지 몰라? 발정 난 개새끼처럼?”

구자현의 욕설은 남들과 수준이 좀 달랐다.

신세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었다. “시간 맞춰서 출근할 테니까 회사에서 보죠!”

말을 끝낸 후, 신세희는 전화를 끊었다.

유리는 바로 그녀의 옆에 있었다. 그녀는 유리에게 아무 일이 없었으면 했다.

신세희는 몸을 숙이더니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리를 쳐다보았다. “엄마한테 알려줘. 아빠 뭐 하러 갔는데?”

유리는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 “아빠 출장 가서 며칠 뒤에나 집에 온데. 엄마는 모르지?”

유리의 말에 신세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엄마는 모르고 있었네. 유리는 어떻게 알았어?”

유리는 점점 더 자랑스러워졌다. “어젯밤에 아빠가 알려줬어. 아빠가 없는 동안 대신 엄마 좀 잘 보살펴 달라던데? 엄마 잠꾸러기라고 지각하지 않게 아침마다 깨워주라고도 했어. 아빠가 엄마한테 주라고 차키도 줬는데.”

말을 끝낸 후, 유리는 신세희에게 열쇠 하나를 건네주었다.

신세희는 알 수 있었다. 이 차키가 바로 부소경이 얼마 전에 그녀에 사준 그 차라는 걸.

그녀의 심정이 복잡미묘해졌다.

유리는 또 입을 열었다. “아빠가, 요즘에는 엄마가 유치원에 데려다줄 거라고 했어. 서울에 내 장난감 사러 갔다고, 며칠 뒤면 나한테 새로운 장난감이 생길 거래,”

유리의 말에 신세희는 웃어 보였다. “유리한테 새 장난감이 생기겠네. 축하해.”

밥을 먹은 후, 신세희는 옷을 갈아입었다. 그녀는 또다시 몸이 부서질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고, 통증에 그대로 드레스 룸에 기대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며칠 전처럼 편안한 와이드 핏의 청바지에 셔츠를 골라 입었다. 무척이나 깔끔해 보이는 차림이었다.

오늘 몸 상태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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