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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신세희는 헛숨을 들이켰다. 구자현이 이런 방식으로 벌을 줄 줄은 미처 몰랐다.

잔뜩 해진 신발을 손에 들고 있던 민정아도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민정아는 사실 쪼들리는 월급으로 연명하는 평민들 앞에서 부잣집 아가씨 행세를 하며 자신의 허영심을 채웠을 따름이었다. 진정한 부잣집 아가씨를 마주하고 있는 그녀는 시녀보다도 못한 처지였다. 오늘 구자현이 그녀를 부른 이유도 순전히 끄나풀 노릇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구자현은 그녀의 차에 탄 민정아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었다. 그러다 차가 육교를 지날 때쯤 가방에서 20만 원을 꺼내며 민정아에게 명령했다.

"저기 밑에 있는 구두 수선공한테 가서 낡은 신발을 사 와."

구자현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었던 민정아가 버벅거리며 질문했다.

"대체... 신발로 뭐 하시려고요?"

"신세희 목에 걸어주려고."

"…..."

그녀는 속으로 감탄했다. 명문가의 아가씨 아니랄까 봐 아이디어가 참으로 남달랐다. 신세희의 목에 낡고 냄새나는 신발이 걸려있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그녀는 잔뜩 신이 났더랬다.

그러나 민정아는 구자현이 이런 식으로 신세희의 뺨을 내려치라는 명령을 할 줄은 몰랐다. 당황한 그녀가 말을 더듬었다.

"아가씨... 그러니까... 저년의 얼굴을 때, 때리라고요?"

"그래. 당장."

"...…"

민정아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사람들 앞에서 신세희의 얼굴을 엉망이 될 때까지 때린다면 정말 감옥에 갈지도 몰랐다.

평소 제멋대로 날뛰는 그녀였지만, 그것들은 언제까지나 작은 소란일 뿐이었다. 이렇듯 대놓고 사람의 얼굴을 망가뜨리는 짓을 저지를 배짱은 없었다. 민정아는 심지어 속으로 구자현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렇게 큰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왜 자기가 직접 때리지 않고?'

그러나 속으로 욕설을 지껄였을 뿐 감히 입 밖에 낼 순 없었다.

민정아는 겁에 질린 눈빛을 감추지도 못하며 그대로 서 있기만 했다.

그런 민정아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구자현이 비웃었다.

"한심하긴. 누가 신세희 대신 보복하기라도 할까 봐서 그래?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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